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18. 8. 30. 선고 2017가합40108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들(이하 명칭에서 '주식회사'의 기재는 생략한다)은 해상화물운송업, 선박관리업, 주유소 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들로서 F가 대표로 있고, 그 인적·물적 구성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

나.

원고는 2007. 8. 1. 피고 B에, 2010. 2. 1. 피고 C에, 2013. 6. 1. 피고 D에, 2014. 2. 21. 피고 E에 각각 입사한 것으로 처리되었고, 피고 B에서는 2008. 11. 17.부터 2011. 4. 27.까지는 등기이사로, 그 이후로는 미등기임원(전무)으로 있었으며, 나머지 피고들에서는 대부분 기간 등기이사로 있었다.

다.

피고들은 2017. 2. 28. 11:00 원고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같은 달 22. 원고에게 출석통지를 하였다. 피고들은 위 징계위원회에서 원고를 해고하기로 의결한 다음(피고 C, D, E는 같은 날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원고를 해임하기로 결의하였다) 원고에게 '회사에 해를 가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함, 심각한 수준의 음주 및 폭언 자행, 사적인 목적으로 직원 및 회사를 이용함, 회사의 재산을 사익을 채우기 위해 소비하였음을 징계사유로 하여 징계위원회규정 제8조 제2, 4, 5, 6호에 따라 2017. 3. 2.자로 원고를 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통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들의 등기이사 또는 미등기임원의 지위에 있었지만 이는 형식적인 것에 불과했고 실질적으로는 업무집행권한이 없이 피고들 대표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노무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런데 피고들은 원고에게 근로계약,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정당한 해고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이 사건 해고통보를 하였고, 위 통보를 하면서 구체적인 해고사유를 적시하지 않았으며 해고사유에 대한 충분한 소명기회를 부여하지 않았다.

이처럼 이 사건 해고통보는 실체적·절차적 하자가 존재하여 무효이므로 원고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하고, 피고들은 원고에게 위 해고처분일 다음날부터 원고의 복직일까지 직전 연도의 월 평균임금(피고 B 11,956,879원, 피고 C 1,334,583원, 피고 D 442,916원, 피고 E 501,041원)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들의 반박 요지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 등기이사 또는 미등기임원으로서 피고들 대표를 대신하여 피고들의 경영관리 및 자금부문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였다. 이 사건 해고통보는 실질적으로 이사의 해임 내지 위임계약의 해지 통보로서 유효하다.

3.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참조).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그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참조), 또한 등기된 상법상의 이사가 아닌 미등기 이사, 공장장 등의 임원 내지 간부직원 중에서도 자율적인 위임사무의 처리를 하고, 경영상의 결정에 개입하는 사람도 있어, 법인 등기부상 이사 등으로 등기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이런 사람을 근로자로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대법원 2006. 11. 9. 선고 2006다54637, 2006다54644(병합)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므로 우선 이에 관하여 살펴보면,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2, 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을 인정할 수는 있다.

①

원고가 피고 C, D, E의 등기이사로 있긴 하였으나, 원고는 사실상 최초 입사회사인 피고 B에서만 보수를 지급받아왔는데(2016년 기준 총 수령액 170,825,056원 중 143,482,556원) 원고는 2011. 4. 28. 이후로는 피고 B의 등기임원 지위에 있지는 않았다.

②

원고는 주로 피고들의 회계·자금관리 업무를 총괄하였고 피고들의 주력 사업인 선박운항·관리, 주유소 사업 등에 관해 전문적 지식을 가진 경영인으로서 피고들에 입사한 것은 아니라 보인다.

③

신규직원 채용 등 중요 인사사항에 관하여는 대표 F에게 최종 결정권한이 있었고, F는 선박운항·관리 등 주요 경영업무에 관하여 직접 보고를 받고 업무지시를 하기도 하였다.

④

피고들은 상시 근로자 30여명 정도의 소규모 회사로서 내부적으로 등기임원과 미등기임원 및 임원과 직원을 엄격히 구분하여 그 처우를 달리한 것이라 보이지 않는다(임원의 인사관리, 보수에 관한 규정은 별도로 제출되어있지 않다).

⑤

원고는 매월 고정적인 보수를 지급받았던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가장 높은 직급의 직원 기본급(약 300만 원)보다 2배 이상 높은 기본급을 받긴 하였으나, 이는 대표 F의 기본급(약 2,700만 원)보다는 훨씬 낮은 액수였다(2015년 기준).

⑥

원고에게 경영성과에 의한 임원 상여금이 별도로 지급된 적은 없고, 피고들은 원고의 보수에 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⑦

피고들은 직원에 대한 징계해고 절차를 거쳐 이 사건 해고통보를 하였고, 그 통보서에는 '원고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판단되어 징계위원회규정 제10조 제2호의 중징계로서 징계해고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도 하다.

2)

그러나 무엇보다, 그 밖에 원고의 최초 입사 경위와 동기, 입사 당시의 직책, 근무기간 중 직책과 업무내용의 변동 여부 등을 확인할 증거가 없고, 갑 제4호증의 4, 갑 제5호증의 5, 6의 각 메일 정도만으로 업무처리 과정에서의 대표 F와 원고의 구체적 지휘·감독관계를 파악하기도 충분하지 않다.

나아가 위 기초사실과 을 제1 내지 4, 12 내지 1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도 인정된다.

㉠ 원고는 피고 B에 입사한 후 불과 1년 3개월이 지나서부터 등기이사로 있었고 나머지 피고들에서는 설립 무렵부터 모두 등기이사로 있었으며, 회사 내에서 유일하게 전무로 호칭되었다[상법 제395조에 의하면 원고가 담당한 전무의 직위는 일반적으로 회사를 대표할 권한이 있는 명칭으로 인정되고 등기이사가 아니라도 이러한 명칭을 사용하여 회사의 업무를 집행한 원고는 그 지시하거나 집행한 업무에 관하여 이사로 간주되어 회사 및 제3자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진다(상법 제401조의2 제1항)].

㉡ 피고들은 대표이사의 산하에 자금·투자전략부문, 영업부문, 선박관리부문을 두어 업무를 구분하였는데 원고는 그중 자금·투자전략부문의 업무책임자로 근무하면서 경영관리, 회계·자금 등의 업무에 관하여 전결권을 가지고 비교적 폭넓은 권한을 행사하였으며, 중요한 계약체결 등 업무에 관해서만 대표의 결재·승인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 특히 피고들 대표 F는 주로 해외사업을 담당하면서 해외에서 체류하는 기간이 많았던 것으로 보이고, 그럴 경우 원고가 자금·투자전략부문 외에 영업부문의 업무에 관하여도 직접 보고를 받아 독자적으로 업무지시를 하기도 하였다.

㉣ 원고는 팀장급 이상 임직원들로 구성되는 경영실적보고 회의를 직접 주재하면서 경영현황(영업부문 포함)을 공유·점검하고 보완사항을 지시하였으며, 해외시장 진출, M&A 등과 같은 중장기 사업전략에 관한 경영방침을 직접 정한 사실도 있다.

㉤ 원고는 다른 일반 직원들과는 달리 취업규칙 등이 정하는 근무시간의 엄격한 제약 없이 비교적 자유롭게 출퇴근하였고, 피고들은 원고의 근무시간 준수 등 근무태도를 관리·평가하지 않았다.

㉥ 원고는 회사 법인카드를 소지·사용하면서 별다른 제약 없이 회사자금을 집행하였고(원고는 2014년~2016년 유흥비, 골프비용 명목으로만 1억 4,000여만 원을 사용하였다) 그 사용한도를 직접 설정하여 다른 임직원들의 법인카드 사용을 통제 관리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점까지 모두 감안하여 보면, 비록 원고가 피고들 대표로부터 완전히 독립하여 업무집행권한을 행사하는 경영인의 지위에 있었다고 인정하긴 어려울지라도, 앞서 1)항에서 본 사실과 사정 및 이 사건에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지위나 직책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했고 실질적으로는 원고가 피고들 대표의 구체적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단정하기는 어려우며 달리 증거가 없다.

다.

소결론

결국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정당한 해고사유 및 절차적 하자의 존부, 임금 액수)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라옥(재판장) 홍예연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