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30,620,902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4.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제외한 소송비용은 피고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은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보조참가인은 다른 6인과 함께 1996. 2. 7. 건축설계 및 시공 감리 등 사업을 하는 건축사사무소인 피고를 설립하여 운영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설립 직후인 1996. 3. 1. 피고에 입사한 후 부장 직책으로 근무하다가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했고, 2002. 4. 13. 이사(취임일자 2002. 3. 30.)로, 2008. 6. 27. 대표이사(취임일자 2008. 6. 25.)로 각 등기되었다.
그 후 2015. 12. 18. 원고의 대표이사 사임 등기가, 2016. 3. 30. 원고의 이사 사임 등기가 각각 마쳐졌다. 원고는 이사 사임 등기가 마쳐진 다음날인 2016. 3. 31. 피고에서 퇴사하였는데 피고에서의 최종 직책은 전무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호증, 을 제1, 3,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에 입사한 이래 근로자로서 피고의 실질적 운영자인 피고보조참가인과 부사장 D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무를 해왔다. 원고가 일부 재직기간 이사로 등기되어 있었으나, 이는 피고보조참가인의 요청에 따라 형식적으로 마쳐둔 것에 불과했고 그 기간 동안에도 동일하게 피고보조참가인 등의 지휘·감독을 받았다.
원고의 급여는 월 500만 원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피고는 2008년 10월부터 원고에 대한 급여지급을 제대로 하지 않았고 퇴직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에게 2008년 10월부터 2016년 3월까지의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반박 요지
원고는 2008. 6. 25.부터 피고 대표이사로 선임되어 업무집행에 관한 위임을 받아 임원으로서 근무를 해왔을 뿐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므로 근로기준법 등에 따른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구할 수 없다.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에 관하여
관련 법리
주식회사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의 핵심 사업에 관한 전문적 지식과 경험을 가진 건축사인 점, 원고는 피고 내에서 단순히 임원(전무)의 호칭으로 불린 것뿐 아니라 이사 또는 대표이사로 등기까지 되었고 그 기간도 짧지 않은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또한 을 제13, 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원고는 피고의 법인카드를 소지하면서 사용한 사실, 원고는 피고에서 사직한 후 직접 건축사사무소를 개설·운영하였고 기존에 피고가 체결한 설계 및 감리 계약을 승계하기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등기이사로 있는 동안에도 원고 주장처럼 상시적으로 출근했다거나 근무시간 및 장소에 엄격히 구속받았다고 인정할 만한 직접 증거는 없다.
그러나 갑 제3 내지 8호증, 을 제2, 3, 6, 12, 14, 19, 24호증(이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사정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피고의 임원으로 등기되어 있는 기간에도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그 밖에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원고는 전문 경영인이 아닌 일반 사원으로서 피고에 입사하였고 등기이사 내지 임원(전무)으로 승진할 때에도 별도로 퇴직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정산 받은 사실도 없다.
피고보조참가인은 피고를 설립한 후 현재까지 사실상 대표로서 피고를 운영하였다. 다만 피고보조참가인은 건축사 자격증이 없어 그 자격증이 있는 원고와 D 등을 대표이사로 등기해두었을 뿐이다. 그 기간 동안에도 피고 내에서는 여전히 피고보조참가인이 사장으로서 모든 경영사항에 관한 최종 의사결정권한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직원들도 원고를 업무집행권을 가진 피고의 임원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원고는 피고에 입사한 후로 계속해서 건축설계, 감리 및 대외 수주활동을 담당해왔고 등기이사 내지 전무로 승진한 후로도 그 담당업무의 내용이나 책임 및 권한에 있어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계약관계의 본질을 다르게 볼 정도의 변화가 있었음을 확인할 자료가 없다.
건축사사무소인 피고는 소속 직원이 10명 이내인 회사로서 담당사업의 경영을 수평적으로 구분할 만한 규모의 사업장이 아니었고 특정 업무분야에 관한 독립된 경영을 위해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던 원고를 임원으로 새로 선임할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수주활동 및 업무진행 상황 등을 피고보조참가인에게 보고하였고, 협력업체들에 대한 용역대금 지급, 급여 및 경비 납입, 대출금 상환 등의 업무집행을 함에 있어서도 모두 피고보조참가인의 최종 결재를 받아 이를 처리하였다. 앞서 본 것처럼 원고가 사직 후 건축사사무소를 개설하여 피고가 체결한 계약을 승계한 사실이 있으나 이는 업무 연속성·효율성 등을 이유로 한 거래상대방의 요구 때문이었고 원고가 임원이 아닌 직원이었다면 상정하기 어려운 경우라고 보기도 어려워서 이를 근거로 원고가 피고에서 독자적으로 계약체결 등 업무를 집행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등기이사로 있는 동안에도 업무수행에 대한 대가로 매월 500만 원 정도의 고정적인 급여를 지급받았고(피고보조참가인 준비서면 3면), 원고의 근무기간, 경력 등을 감안할 때 그 액수가 특별히 고액이라 보기 어렵다. 피고 정관에 의하면 임원의 보수는 주주총회에서 정하는데, 위 급여는 피고의 주주총회 결의에 의해 정해진 것도 아니며, 원고에게 경영성과에 의한 임원상여금 등이 별도로 지급된 적도 없다.
원고가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동안 원고 동생인 E와 원고와 함께 근무하던 직원 F의 배우자인 G가 피고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그러나 피고보조참가인 주장에 의하더라도 부사장인 D과 피고보조참가인이 그들의 채용절차(면접)에 직접 관여하였다는 것이어서 원고가 위 직원들의 채용을 독자적 또는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볼 수 없다.
피고는 소규모 사업장으로서 직원들의 근태관리 등에 관한 객관적 자료가 작성·보관되지 않았을 수 있고(피고나 피고보조참가인도 이러한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설령 원고가 근무시간 및 장소에 있어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다고 하더라도 이는 건축사로서 원고가 담당하는 대외 수주활동 등 영업 업무의 특성에 따른 것일 수 있다.
피고는 피고 명의의 계약서 등 대외적 문서에 원고가 피고의 대표이사로 기재되어 있다거나 피고 소속 직원에 대한 임금 등 미지급으로 인한 벌금을 직접 납부하였다는 점을 그 주장의 주된 근거로 드나, 이는 원고가 형식상 피고의 대표이사로 등기되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수반될 수밖에 없는 사정에 불과하고 근무형태의 실질을 판단할 주요 요소로 삼을 수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가 건축사로서 건축사회에 납부할 감리적립금을 대신 납부하기도 하였으나, 회사가 복지차원에서 전문 자격증을 가진 직원이 소속 협회에 납부할 회비를 대신 납부를 해주는 경우가 있어 이를 이유로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도 없다.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구체적인 액수에 관하여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 을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2008년 10월부터 퇴직 시까지 원고에 대한 임금이 월 500만 원인 사실과 그 기간 동안의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이 131,245,72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의 퇴직 직전 3개월의 총 임금은 1,500만 원(500만 원 × 3개월)이고 이 기간 근무일수는 91일이므로 1일 평균임금은 164,835원(1,500만 원 ÷ 91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 된다. 원고는 피고에서 1996. 3. 1.부터 2016. 3. 31.까지 7,336일 근무하였으므로 퇴직금은 99,388,731원[164,835원 × 30일 × (7,336/365)]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31,245,720원과 퇴직금 99,388,731원 중 원고가 구하는 99,375,182원(원고는 총 근무일수를 7,335일로 하여 퇴직금을 구하고 있다)의 합계 230,620,90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 퇴사 후 14일이 지난 2016. 4.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가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민(재판장) 강순영 이기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