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8고정1118
판결선고
2019. 7. 24.
서울서부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마포구 B, C호 소재 ㈜D(이하 'D'라고 한다) 대표자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방송제작업 및 도소매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9. 12.부터 근로하다가 2017. 5. 31. 퇴직한 근로자 E에게 지급사유 발생일인 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 임금 및 연말정산환급금 합계 43,631,09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E, F의 각 법정진술
증인 G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수사보고(피의자 A 자료 제출보고)
전화 등 사실 확인 내용, 급여대장(2016년 9월 ~ 2017년 5월), 등기부등본, 사직서,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 관련 메일, 위임계약서, E 고용보험 피보험 이력, 카카오톡 대화내용(진정인-피진정인)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구 근로기준법(2017. 11. 28. 법률 제1510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09조 제1항, 제36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 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E은 D의 임원으로서 사용자에 대하여 종속적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피고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①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②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③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④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⑤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⑥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⑦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⑧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 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한편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0다57459 판결 등 참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E은 피고인의 지휘, 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종속적인 고용관계에 있었다고 판단되므로, E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E은 D 사내에서 상무의 직함으로 불렸고, 퇴사일 무렵에는 D에 위임계약서를 작성・제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E의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는 그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을 보아야 한다.
피고인은 조카인 E에게 '나와 일하며 방송일을 배워보라.'는 취지로 이야기하면서 함께 일할 것을 권유하였고, E이 이에 응하여 D에 입사하게 되었다. E은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D의 사무실 개소를 위한 업무를 하였고, 식품에 관한 무역업 등 업무도 하였다. 피고인은 E에게 수시로 카카오톡 대화 등을 통하여 업무보고를 받고 매출목표, 영업방법 등의 사항을 지시하여, E이 그 지시사항을 실행하게끔 하였다[수사기록 제51쪽 이하 카카오톡 대화내용(진정인-피진정인) 참조].
E이 D 입사 당시 D의 사업영역에 속하는 패딩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으나, F로부터 패딩 관련 사업을 배우는 입장에서 함께 사업을 영위한 정도에 불과하였고 F로부터 독립하여 패딩 관련 사업을 한 적은 없었다. D에 함께 입사한 F와 비교하여도 E에게 독자적으로 패팅 관련 사업을 영위할 만한 특별한 능력이 있지는 않았고, 실제로 D 내에서 패딩 관련 사업은 F가 주로 담당하였다. 따라서 D에 입사하여 패딩사업을 주도적으로 한 F도 근로자로서 일하였던 것이므로, E이 D에서 패딩 관련 사업에 관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E은 D의 사무실에 거의 매 근무일 출근하여 피고인의 지시에 따른 업무 등을 하였다. D의 근무시간은 평일 09:30부터 18:30까지로 정해져 있었고 이는 E에게도 적용되었으므로, E은 이를 준수할 의무가 있었다. 다만 E이 출근이 다소 늦었던 적은 있었다고 보이나, E의 불성실한 근무태도를 탓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로써 E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E에 대한 보수는 월 500만 원의 기본급으로 정해졌다. 피고인이 E에게 D 경영성과에 따른 이익 등을 분배하기로 약정한 바도 없다. E은 D를 사업장으로 하여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어 있기도 하였다.
E이 D 내에서 근로자로서 담당한 업무나 업무처리내역 등이 다소 불분명하나, D가 신설법인으로서 사업영역 등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었고 직원들 사이의 업무분장도 다소 불분명하였던 점, D에 명시적인 취업규칙, 복무규정도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E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E이 법인카드를 교부받아 사용하였으며 법인이 제공한 리스차량을 일정기간(2017. 1. ~ 2017. 2.) 이용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법인카드는 근로자인 F에게도 제공되었던 것일 뿐만 아니라, 법인카드 및 리스차량의 제공이 근로제공의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유의미한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오히려 회사로부터 영업활동을 위한 법인카드를 제공받고 영업용 차량을 제공받았다면, 이는 회사로부터 영업용재산 등을 제공받은 것으로서 근로자성을 긍정하는 근거로 볼 수도 있다).
판사 박용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