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1. 11. 24. 선고 2019가단270784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 D에게 별지 1 인용금액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 일자부터 2021. 11. 24.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 A, D의 나머지 청구 및 원고 B, C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A, D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 B, C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B, C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주식회사 F(2010. 11. 5. ‘G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에서 2010. 1. 25. 분할신설된 회사로, 2014. 3. 7. ‘H 주식회사’에서 현재의 상호로 변경되었다. 이하 위 분할 전후를 불문하고 ‘피고’라 한다]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신용조사업,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 등을 체결하고 별지 퇴직금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기간 동안 피고의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 업무를 수행하다가 위 ‘근무기간’란 기재 말일에 각 퇴사한 사람들이다.

다.

원고들이 배치되었던 채권추심사이트와 업무기간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9,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은, 형식적으로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실질적으로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은 피고와 채권추심에 관한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업무를 수행한 수임인이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가 아니므로, 피고에게는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고 다툰다.

3.

근로자성 인정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또는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등 참조).

나.

원고 A, D에 대하여

1)

인정사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4, 8, 10 내지 17, 21 내지 2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계약의 내용

(1)

위 원고들은 피고가 미리 작성한 위임계약서에 서명날인하는 방식으로 각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원고들과 피고가 체결한 위임계약 중 이 사건 쟁점과 관련된 부분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는 2014. 6.경 사용된 위임계약서의 양식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 그 이전에 사용하던 양식에는 계약해지 사유로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월간 위임업무 수행실적이 계약상 목표의 75%에 미달하거나 평균 회수액의 90%에 미달하여 계약이행 능력이 향상될 여지가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와 ‘회사가 정한 수수료 지급기준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를 두고 있었다.

13.

회사의 위임업무와 관련하여 회사에서 실시하는 감사 또는 조사에 성실히 협조하여야

는 과실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2)

위 원고들은 통상 3개월 정도의 기간을 정하여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한 다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동일한 내용으로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계약기간을 연장하고 채권추심업무를 계속 수행하여 왔다.

나)

위 원고들의 업무수행 및 근무형태

(1)

위 원고들은 내근직 채권추심인으로 매월 초 피고로부터 채권을 배정받아 채무자와 전화 상담을 하거나 우편물을 발송하는 방법으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고, 피고로부터 부여받은 ID를 이용하여 전산시스템(NCS)에 접속한 다음 채무자의 인적사항, 신용정보 등을 열람하고 채권추심 과정을 입력하였다.

(2)

위 원고들은 피고가 정한 근무시간인 오전 9시경부터 오후 6시경까지 피고의 본사 또는 각 지점에서 제공하는 사무실 내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 피고는 위 원고들의 사무실에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비품을 제공하였으며, 업무수행에 필요한 통신비, 우편요금 등의 비용도 부담하였다.

다)

평가 및 수수료 지급

(1)

피고는 채권추심업무에 관한 수수료 지급기준을 마련하여 원고들로부터 동의를 받았고(앞서 본 것처럼 2014. 6.경 이전에 체결된 위임계약 제9조 제2항 제13호에서는 위 동의를 하지 않는 경우를 계약해지사유로 정하고 있다),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채권추심실적에 따라 위 지급기준에 의하여 산정된 수수료를 매월 지급받았다.

(2)

피고는 채권추심인들 15~20명을 한 파트로 묶어서 관리하였는데 이들을 관리하는 파트장 등은 전산시스템 또는 메신저를 통하여 채권추심인들에게 일별 또는 월별 목표금액을 제시하고 채권추심실적을 보고하도록 하였다.

(3)

피고는 파트별로 소속 채권추심인 전체의 회수실적과 약정건수, 초본발급건수, 우편발송건수 등을 정리한 ‘최근3개월 추심 업무지표’라는 문서를 작성하여 그 실적을 관리하였고, 채권추심인들의 총 통화발신수, 응답수, 통화시간을 확인 및 관리하였다. 피고는 공유폴더에 개인별로 평가실적을 정리한 파일을 게시하여 두기도 하였다.

(4)

피고는 위와 같이 정리한 평가 내용을 바탕으로 회수금액별로 수수료 지급률을 달리 정하고, 회수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인을 포상대상자로 선정하여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2)

위 원고들의 근로자성 유무

위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위 원고들은 피고의 각 지점 소속으로 배치되어 피고로부터 할당받은 채권의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사용자로서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내용과 구체적인 처리기준을 정하였으며 실적관리․평가를 하는 등 그들의 업무수행과정을 지휘․감독하였다.

②

비록 위 원고들과 피고가 작성한 계약서가 위임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나, 그 계약내용과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실제 운용형태를 보면 사실상 피고는 채권추 심원들에 대하여 업무수행방법, 징계해고사유와 유사한 계약해지사유, 수수료 지급기준 등과 같이 취업규칙 등이 정하는 사항에 준하는 사항을 정하여 시행하고 있었다.

③

위 원고들이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임이 분명하므로 피고로서는 위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했고,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과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클 수밖에 없다. 실제로도 피고는 파트장 등을 통하여 회사의 방침 등을 공유하고, 채권추심인들의 실시간 추심실적, 3개월간 추심현황 등을 관리하여 왔다.

④

위 원고들은 근무장소와 근무시간이 정해져있었고, 피고의 실제 근태관리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은 출퇴근에 있어 자율성이 보장되어 있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피고가 제공한 사무집기, 컴퓨터, 전산망 등을 이용하여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 중 일부를 부담하였다.

⑤

위 원고들은 피고가 배정한 채권의 추심업무만을 수행하였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객을 유치하거나 추심업무의 양을 늘림으로써 수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없었다. 원고들이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그로 인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의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⑥

위 원고들과 피고의 위임계약은 보통 3개월 단위로 지속적으로 갱신되어 사실상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보장되어 있었고, 위 원고들은 해당 기간 동안 피고에게 전속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

⑦

위 원고들은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지만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지급되었고, 그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 지급률은 업무수행과정에서의 실적에 따라 정해지게 되므로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을 가진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들이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다.

원고 B, C에 대하여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사실심의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소송과정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20다207864 판결 등 참조).

원고 B, C은 피고의 업무 지시에 대한 증거로서 주로 O채권이나 P채권에 대한 회수업무를 담당하는 채권추심인들의 자료를 제출하면서 피고의 업무지시 및 근태관리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위 원고들이 나머지 원고들과 달리 K사이트와 M사이트의 채권 회수 업무를 담당하였음은 앞서 본 것과 같다. 피고 소속의 채권추심인들은 채권추심인사이트별로 나뉘어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근무장소토 사이트별로 분리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채권추심이라는 동일한 업무를 하였다는 사정만으로 별도로 운영된 채권추심사이트가 모두 동일한 형태로 운영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 B, C이 피고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지휘‧감독을 받았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소결론

원고 A, D이 앞서 본 것과 같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이들이 1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를 제공한 이상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러나 원고 B, C이 피고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위 원고들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원고 A, D의 구체적인 퇴직금 액수

위 원고들이 피고에서 퇴직하기 직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의 액수가 별지 2 퇴직금 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원고들의 1일 평균임금은 같은 표 ‘1일평균임금’란 기재 각 돈이 되고, 이를 기초로 위 원고들의 퇴직금을 산출하면 별지 1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이 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 A, D에게 별지 1 인용금액표 ‘인용금액’란 기재 각 돈 및 이에 대하여 위 원고들이 퇴직한 날부터 14일이 경과한 같은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자부터 피고가 미지급 퇴직금의 전부나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이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1. 11. 24.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2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제3호의 각 규정에 의하면, 사용자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 그 다음 날부터 지급하는 날까지의 지연일수에 대하여 연 100분의 20의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하여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이율에 따른 지연이자를 지급할 필요가 없는바(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8다239110 판결 등 참조), 이를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지급 청구 부분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 론

원고 A, D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위 원고들의나머지 청구 및 원고 B, C의 청구는 각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수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