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3. 2. 14. 선고 2020가단308760 판결

주문

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피고 주식회사 D(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에서 2020. 2. 3.부터 2020. 4. 30.까지 근무하였다가 퇴사한 사람이고, 피고 B는 피고 회사의 발행인 겸 편집자, 피고 C은 피고 회사의 편집국장이다.

나.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는 과정에서 피고 회사를 고용노동부서울서부지청에 진정하였고, 2020. 5. 25. 이를 취하하는 조건으로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는 2020. 11.경 다른 인터넷 언론사인 E에 경력직으로 지원하였는데, 당시 위 회사의 인사팀장 F은 원고의 입사 지원서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의 경력증명서를 내지 않아 피고 C에게 전화하여 경력을 확인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 C이 F에게 “원고가 2개월밖에 근무하지 않았다”라고 말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0. 11. 16. E에 경력직 기자로 입사하였다.

라.

E의 G 국장은 원고가 입사한 후 원고를 불러서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당했고, 퇴사 조치에 불응하며 피고 회사에 소송을 해서 6개월치 급여를 받아갔다는 말을 들었고, E의 대표가 원고의 입사를 취소하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했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후 원고는 2020. 11. 19. 입사 취소되었다.

마.

피고 C은 원고가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자 2021. 1. 4. G에게 전화하여 2020. 11. 19. 이전에 자신과 통화한 일이 없는데 원고에게 3개월 정도 근무를 했고 6개월치 급여를 받아갔다는 이야기를 하게 된 경위를 묻자, G는 “저도 구체적으로 누가 뭘 했단 이야기보다는 그런 이야기가 어제 저희들 인사팀을 통해 들어와서 확인차 질문을 한거죠.”라고 대답하였다.

바.

원고는 피고 B, C을 근로기준법위반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서울마포경찰서는 2021. 4. 22. 위 피고들에 대하여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하였다.

[인정사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면서 이 사건 합의를 하였고, 그 내용에는 합의 내용의 누설금지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피고 B, C, 피고 회사는 이 사건 합의 내용에 위반하여 E의 G 국장에게 이 사건 합의 과정을 누설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E에 입사가 결정되었다가 3일만에 입사가 취소되었다.

피고 B, C이 이 사건 합의에 관한 내용을 G 국장에게 말한 것은 ① 이 사건 합의에 위반한 것으로서 채무불이행 책임이 발생하고, ② 한편으로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말로 통신한 행위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40조에 위반되고, 허위 사실을 적시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해당하여 형법상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에 해당하므로 불법행위 책임 역시 구성한다. 한편, 피고 회사는 피고 B, C의 사용자로서 위 피고들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으므로 피고들의 공동불법행위에 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

피고들의 위와 같은 채무불이행 또는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는 E 경제부 기자 지위를 상실하였고, 이로 인하여 취업 당시 약정한 연봉 4,300만 원을 받지 못하는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또한 기자로서의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는 등 정산적 고통을 입었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000만 원(재산상 손해 4,300만 원 + 위자료 7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채무불이행책임 발생 여부

이 사건 합의 제3항에서 합의 내용의 누설을 금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위 조항에서 합의 내용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하는 주체는 원고(합의서상 “을”로 기재됨)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이 위 합의 내용을 누설하지 않을 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이에 더하여 피고 B, C은 위 합의의 당사자가 아니다).

나.

불법행위책임 발생 여부

1)

원고가 피고 회사에서 퇴사한 후 2020. 11. 16. E에 입사하였으나 G로부터 피고 회사에서 퇴사하는 과정에서 소송을 통하여 6개월치 급여를 받았다는 소문이 있다는 듣고 2020. 11. 19. 입사가 취소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원고는 피고 회사의 간부 직원인 피고 B, C만이 이 사건 합의의 내용에 관하여 알고 있으므로, 위 피고들이 이를 누설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위 누설행위는 취업방해행위로서 근로기준법에 위반하거나 소송을 진행하지 않았음에도 소송을 통하여 급여를 받아갔다고 적시한 점에서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2)

피고 B, C의 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들이 F 또는 G에게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을 제3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G, F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위 피고들을 근로기준법 위반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에서 수사기관이 피고들이 해당 발언을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취지로 혐의없음의 불송치결정을 하였던 사실, F은 이 법정에서 원고의 채용 과정에서 서류를 심사하면서 재직증명서가 없어 피고 C에게 전화를 걸어 그에 관하여 들었을 뿐 이 사건 합의와 관련된 내용은 이야기한 바가 없다고 진술한 사실, G는 원고의 입사 취소 이전에는 위 피고들과 연락하지 않았고, 원고의 이 사건 소 제기 이후에 피고 C이 전화를 걸어와 처음 통화하였으며, 위 피고들로부터 원고에 관한 소문을 들은 것이 아니라고 이 법정에서 진술하거나, 피고 C과의 통화에서 이야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을 뿐이다.

한편, 원고는 F이 증인신문 당시 피고 C에게 전화하여 재직기간에 관한 이야기만 하였을 뿐이라고 하면서, 변호인의 ‘원고의 소문에 대한 질문을 하였는지’라는 질문에는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하였으나, 피고 C에 대한 수사결과통지서(을 제5호증)에는 피고 C이 “F으로부터 전화연락이 왔고 원고의 피고 회사 근무 개월수를 물어보아 답변한 것과, 고소인(원고)의 소문에 대한 질문에 아는 바가 없다고 답변한 것 외에 이건 말과 같은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에 비추어 F과 피고 C의 각 진술 사이에 모순점이 있으므로, 피고 C이 F에게 원고의 소문에 관하여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F은 이 법정에서의 증인신문 당시 원고가 지적한 시점 이후에 ‘원고가 경력증명서를 내지 않아서 피고 C에게 전화하여 경력증명서를 받을 수 있는지 묻는 정도로 통화하였다’고 증언하고, 다시 원고 대리인이 피고 C과 다른 내용으로 대화한 것은 기억나는지 묻는 질문에 ”그냥 그 친구가 어떤 친구인지 그 정도 물어보고, 뭐라고 저한테 답변을 했는데, 좋았던 내용인지 안 좋았던 내용인지 모르겠어요“라고만 답하였으며, 이후에 인사권은 편집국장에게 있기 때문에 그 후 원고를 면접하거나 질의하지 않았고 단순 서류 확인만 하는 과정에서 서류상에 경력증명서가 없어 그것을 확인한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하였다. 위와 같이 F은 이 법정에서 진술하는 과정에서 원고, 피고들 변호인 모두의 개괄적인 질문에 대하여 부인하는 취지로 답변한 후에 이어지는 질문에서 상세한 내용을 답변하였는바, F의 증언 중 일부만을 발췌하여 F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하였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국 원고의 주장과 같이 F의 법정 진술과 피고 C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상호 모순된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일부 모순되는 부분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모순의 존재만으로 피고 C이 F에게 이 사건 합의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오히려 F이 원고의 채용 전에 피고 C과 통화하였는데 E이 2020. 11. 16. 원고를 채용하였고, 그 후 G 등이 불상의 경위로 이 사건 합의에 관한 소문을 알게 되어 원고의 입사를 취소한 것으로 보여, 원고를 채용하기 전에 있었던 F과 피고 C 사이의 통화에서 피고 C이 이 사건 합의에 관하여 말하였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3)

결국 원고의 피고 B, C에 대한 불법행위 주장은 이유 없고, 피고 B, C의 불법행위가 성립함을 전제로 피고 회사에 대한 사용자책임이 성립한다는 주장도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