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 20. 선고 2020가합4250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결혼을 위한 상담 및 알선, 결혼 정보 제공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인 원고에 2013. 4. 2. 입사하여 2016. 6. 21. 퇴사한 후 2017. 4. 3. 재입사하여 2018. 6. 14. 다시 퇴사하였다.

나.

피고는 2019. 6. 17. 원고에 다시 재입사하면서 같은 날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인쇄된 ‘경업금지서약서(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서약서‘라 한다)’에 성명, 생년월일, 주소를 자필로 기재하고 서명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다.

또한 피고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인쇄된 ‘서약서(이하 ’이 사건 서약서‘라 한다)’에 성명, 생년월일, 주소를 자필로 기재하고 서명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는데, 이 사건 서약서상 날짜란에 “2019. . .”이라고 인쇄되어 있고, 월, 일은 기재되어 있지 않았다.

라.

피고는 2020. 6. 29. 원고를 퇴사하였고, 2020. 10. 5. 결혼상담 및 정보제공업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C’에 입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6호증, 을 제1, 2호증(이하,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강남구청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원고를 퇴사한 2020. 6. 29. 이 사건 서약서를 작성함으로써 피고가 원고에서 득한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는 한 일체의 민·형사적인 이의제기를 하지 않는다는 부제소 합의를 하였는바, 피고는 원고에서 득한 영업비밀을 침해한 사실이 전혀 없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소를 제기할 이익이 없다.

또한 피고는 원고의 부제소의 의사표시를 신뢰하여 퇴사 후 다른 회사에 입사하였는바, 원고가 이를 어기고 이 사건 소를 제기하는 것은 금반언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위 기초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서약서 제8항은 ‘원고는 피고가 본 서약서를 성실히 이행하며 준수하는 한, 피고를 대상으로 경업금지가처분을 포함한 어떠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라고 규정하였으나, 한편 ① 위 조항은 ‘피고가 본 서약서를 성실히 이행하며 준수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데,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피고가 원고와동종 업체로 이직하여 원고에서 근무할 당시 지득한 회원유치에 따른 원고의 영업 노하우, 회원관리시스템, 홍보용 동영상 등 영업비밀을 이용하였다는 등의 이유로도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으로 이 사건 서약서상의 의무를 위반하였음을 전제로 하므로, 설령 위 조항에서 ‘어떠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고 기재된 것을 부제소합의로 본다 하더라도, 이러한 합의가 피고가 이 사건 서약서상의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그 자체에 관한 다툼에 관하여도 당연히 미친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서약서 제7항은 피고가 이 사건 서약서를 어길 경우 경업금지가처분을 포함하여 모든 민·형사상책임을 부담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바, 이 사건 서약서는 어떠한 경우에 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데 핵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피고가 만일 어길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각오하고 퇴사 후 지켜야 하는 사항을 명확히 하는데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청구가 위 조항에 반하여 제기되어 부적법하다고 보거나,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부제소의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가 원고를 퇴사하고 원고와 동종 업체인 결혼중개업체 ‘C’에 입사하여 결혼을 위한 상담 및 알선 등의 업무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이 사건 경업금지서약서상 약정(이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이라 한다)을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서 근무할 당시 지득한 회원유치에 따른 원고의 영업 노하우, 회원관리시스템, 홍보용 동영상 등 영업비밀을 이용하여 위 ‘C’에서 유튜브 동영상 등을 제작하여 현재까지 모객 영업 행위를 지속하고 있는바,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 한다) 제2조의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 내지 부정경쟁방지법 제5조 및 제6조에 의해 원고의 영업상 손해를 배상하여야 할 책임이 있다.

설령 위와 같은 피고의 경업행위와 부정경쟁행위 등으로 인하여 원고는 동종 업체에대한 매출액 감소 등으로 인한 재산적 손해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매출액 감소 등을 통한 손해액이 피고의 경업행위, 부정경쟁행위 등과 직접적으로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 미흡하더라도,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위와 같은 유·무형의 손해를 입은 것이 분명한 이상 피고는 원고의 유·무형의 손해에 대하여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근로기준법 제7조 및 제15조에 의하여 무효이고,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약하여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피고는 원고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사실이 전혀 없고 이를 이용하여 직업 활동을 하고 있지도 않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이유 없다.

설령 위 약정이 유효하더라도 위 약정에서 정한 손해배상의 예정액이 과다하므로 감액되는 것이 타당하다.

나.

판단

1)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효력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에 의하면, 피고가 퇴사하면서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서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그 효력이 상실되었거나,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위반하였다는 점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①

피고는 원고에 입사하면서 ‘퇴사시 3년간 동종 업체에 취업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 사건 경업금지서약서를 작성하였다. 그 후 피고는 원고에서 퇴사하면서 이 사건 서약서를 작성하였는데, 이 사건 서약서의 내용에는 동종 업체에 취업하지 않겠다는취지의 내용은 없고, 오히려 동종 업체에 입사하는 것을 전제로 금지되는 행위를 특정(이 사건 서약서 제1, 3항 참조)하고 있으며, 이와 같은 사항을 어길 경우 피고가 경업금지가처분을 포함하여 모든 민·형사상 책임을 부담하고, 이를 어기지 않는 한 경업에 관한 일체의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와 같은 이 사건 서약서의 작성 시기, 내용 등에 비추어,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서약서를 작성함으로써 이 사건 경업금지서약서의 기재와 달리 피고가 퇴사 후 동종 업체에 취업을 하는 것을 허용하되 영업비밀 등을 침해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 원고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입사(재입사)와 퇴사를 수시로 반복하는 피고와 같은 일부 매니저를 대상으로 재취업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이 사건 서약서에 우선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작성된 것인 만큼 그 효력이 상실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하는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서약서의 작성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기로 당사자 사이에 합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②

ⓐ 관련법리에 의하면,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 인정되어야 하는데, 원고가 사용자의 이익이라고 주장하는 원고가 보유 중인 회원들에 관한 자료, 정보와 업무 노하우의 경우 i) 원고와 피고가체결한 근로계약서 제10조에서 비밀유지 의무를 정하고 있고 피고가 이를 유출, 남용하는 경우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또는 고발이 가능하여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까지 체결할 필요까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 점, ii)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체결 당시 다수의 결혼정보업체가 영업 중이어서 원고가 주장하는 결혼정보업체의 영업 노하우 등은 동종업계 전반에 어느 정도 알려져 있었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게 동종 업체에 없는 독자적인 마케팅 전략, 정보, 고객관리 노하우 등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주장하는 사용자의 이익이 보호할 가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3년이라는 지나친 장기간 피고의 근무지역과 무관하게 모든 동종 업체에서의 근무를 금지하고 있는데, 피고로서는 동종 업체로의 근무 금지로 이전 직장에서 습득한 지식, 기술 등을 활용할 수 없어 생계에상당한 위협을 받을 우려가 있다는 점, ⓒ 직업선택의 자유에 대한 제한과 생계에 대한 위협을 해소할 만한 대가가 충분히 지급되었다면 이러한 경업금지약정이 정당화될 여지가 있으나 피고가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 작성으로 수령한 대가는 월 10,000원에 불과하여 사실상 유의미한 대가를 수령하지 못하였고 또한 피고의 손해배상 예정액은 1일 당 100만 원으로 과다하다는 점, ⓓ 사용자인 원고와 피용자인 피고로서는 현실적으로 대등한 관계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기해 계약의 체결이 어렵다는 점에서 생계유지질서에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하며, 이와 같은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에 관한 판단은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경업 제한의 기간·지역 및 대상 직종,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유무, 근로자의 퇴직 경 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말하는 ‘보호할 가치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라 함은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에 정한 ‘영업비밀’뿐만 아니라 그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였더라도 당해 사용자만이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거나 고객관계나 영 업상의 신용의 유지도 이에 해당한다(대법원 2010. 3. 11. 선고 2009다82244 판결 참조). 그리고 경업금지약정의 유효성을 인 정할 수 있는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은 사용자가 주장·증명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16. 10. 27. 선고 2015다221903(본소), 2015다221910(반소) 판결 참조].

를 위하여 원고에서 근무하여야 할 필요가 있는 피고로서는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에 서명할 것을 거부하거나 그 내용에 이의를 제기하기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여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을 작성한 것이 완전한 자유의지로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 ⓔ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의 내용도 원고가 사전에 작성한 후 피고에게 인적사항을 기재하고 서 명토록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경업금지약정은 피고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함에 반해 원고에게 특별히 보호할 가치가 있는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려워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 반하는 법률행위로서 무효이다.

2)

피고가 이 사건 서약서상 의무 위반이나 부정경쟁행위를 하였는지 여부

살피건대, 갑 제9, 10, 1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13. 11. 6.부터 2015. 7.22.까지 원고의 회원 정보를 개인 메일을 이용하여 받거나 전달한 사실, 피고는 2020년 9월경부터 유튜브에 결혼을 위한 상담 및 알선, 결혼 정보 제공에 관한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하여 업로드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가 원고에 재입사한 2017. 4. 3. 이후에도 개인 메일을 이용하여 회원 정보를 취급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는 점, ② 피고가 개인메일을 이용하여 취급한 회원 정보는 상당히 기간이 지난 것으로 영업비밀로 보호할 만큼 가치가 있다고 보이지도 않는 점, ③ 원고 스스로 영업 노하우, 회원관리시스템 등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피고가 제작한 동영상의 내용이 원고의 영업 노하우, 회원관리시스템 등 영업비밀을 활용하였다고 충분히 증명되지도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한 사실과 원고 제출의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서약서상 의무를 위반하였거나 부정경쟁행위를 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도균(재판장) 김서현 김승현

각주1) 피고는 이 사건 서약서가 피고가 퇴사한 후 동종경쟁업체에 입사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주장하는바, 피고의 주장은 이와 같은 취지로도 선해할 수 있다.

각주2) 이에 대해 원고는 이 사건 서약서는 피고가 입사하면서 작성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2020. 10. 30.자 소장에서 ‘피고는 2020. 6. 29. 퇴사 시에도 이 사건 경업금지서약서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을 재확인하는 이 사건 서약서를 추가로 작성하였다(갑 제6호증, 서약서).’라고 기재하였고(제3면), 위 소장은 이 사건 제1회 변론기일에서 진술되었다. 피고는 2021. 3.24.자 준비서면에서 이를 그대로 원용하였고, 위 서면은 이 사건 제2회 변론기일에서 진술되었다. 그리고 원고는 2021. 7. 2.자 준비서면에서 이 사건 서약서는 피고가 입사할 당시 작성한 것이라고 하였는데, 위 서면은 이 사건 제3회 변론기일에서 진술되었다.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았을 때 이 사건 서약서가 피고의 퇴사시에 작성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원고의 자백이 성립한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자백이 진실에 반하고 착오로 말미암은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민사소송법 제288조 참조), 위 자백이 취소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게다가 을 제20,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이 사건 서약서를 작성하고 사진을 촬영하였는데, 그 날짜가 피고가 원고를 퇴사한 2020. 6. 29.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서약서는 피고의 퇴사시에 작성되었음이 뚜렷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각주3)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경업금지약정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약정이 헌법상 보장된 근로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근로권 등을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자유로운 경쟁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조에 정한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