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7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및 법리오해)<1>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은 근로기준법 제36조의 형사처벌 범위에 법리오해 및 고의의 인정을 잘못하여 피고인에게 유죄판결을 하였는바, 원심판결에는 이와 같은 위법이 있다.
피고인은 F에게 근로계약서상 기재된 근로계약시간, 임금 및 휴식시간 등을 고지하였고, 피고인이 운영하는 회사가 2012. 12. 17. 감시적, 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 제외 승인을 받았다. 그럼에도 노동청은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휴게실에서의 휴식시간까지 근무시간에 포함하여 F이 하루 18시간 동안 근무했다는 것을 전제로 미지급된 임금을 산정하였는바, F은 실제 위 시간만큼 근무를 하지 않았고, 근로기준법 제63조에는 감시적, 단속적 적용 제외 승인을 받은 사업장은 주휴수당, 연장근로수당 등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부당하다.
피고인은 F에게 근로계약서에 따른 약정된 임금을 전액 지급하였는바, 위 근로관계 종료 후에 휴게시간을 대기시간으로 평가하여 실 근로시간을 다시 산정하여 미지급임금이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근로기준 제36조의 죄책을 부담시키는 것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다<2>.
피고인이 F에게 추가임금지급여부에 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다는 점, 지급의무여부 및 범위가 F의 퇴직 후에야 결정되었다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라 하더라도 사용자가 최저임금법상의 최저 임금의 적용제외에 관한 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근로자에 대하여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이 적용된다(대법원 2007. 10. 11. 선고 2007도4737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장에게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소정의 적용제외 승인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위 적용제외 승인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효력이 있을 뿐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는 효력은 없다. 한편 F과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에 관하여 정하고 있으나, 이는 명목상에 불과한 것 일뿐, F은 언제나 입주자 또는 외부인의 호출이나 비상사태를 대비하여야 하는 대기상태를 전제로 식사를 하거나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느슨한 형태의 근로를 제공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1일 5시간만을 근무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인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F의 근무시간 및 임금 산정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F이 하루 18시간 동안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제9조에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대하여 "근로시간(식사 휴게시간 포함)은 오전 08:00 ~ 익일 오전 08:00까지로 한다. 주간휴게시간은 오전 07:00 ~ 11:30까지, 오후 02:00 ~ 05:30까지, 오후 08:00 ~ 09:00까지로 하며, 야간휴게시간은 오후 10:00 ~ 익일 오전 06:00까지로 하고, 식사사간은 오후 12:00 ~ 01:30까지, 오후 06:00 ~ 07:30까지로 한다."라고 기재되어 근무시간이 총 4시간이고, 제12조에서 "근로시간을 준수하고 만약 계약시간 외에 연속적으로 근무를 지시받는다면 본사에 꼭 통보해야 하며, 본사 승인없이 근로계약시간 외의 근무는 일체 인정하지 아니하며, 근무시간 외는 근무지를 자유롭게 이탈할 수 있다."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증거기록 제22~23면).
그러나 F이 근무했던 서울 용산구 소재 E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에 근무하는 경비원은 총 2명으로 격일로 근무하였는데, 경비업무는 업무의 특성상 근무지를 벗어나기 힘들고, 위 업무를 대체할 인력도 따로 존재하지 않았던 점, 이 사건 아파트 경비실 내에 CCTV가 설치되어 있고, 경비실 내에서 기계조작을 통해 2개의 출입문과 주차장을 통제·관리하고 있으며, 주차장의 경우 차단봉이 설치되어 있어 외부인의 경우 경비실을 경유하도록 안내문이 부착되어 있는 점, 입주자나 외부인이 경비원의 휴게시간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식이 따로 없었던 점, 경비실 내 공간은 CCTV, 출입통제기계, 책상 등의 설치로 휴게공간으로 볼 수 없는 점, 피고인이 휴게실로 주장하는 지하 1층의 창고는 관리 상태 등에 비추어 휴게실로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했던 경비원들 모두 위 공간을 휴게실로 활용한 적 없다고 진술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F은 위 근로계약서의 기재에도 불구하고 하루 15시간 동안 입주자 또는 외부인의 호출이나 비상사태를 대비하여야 하는 대기상태를 전제로 식사를 하거나 상대적으로 유연하고 느슨한 형태의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인다.
또한 F 및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했던 경비원들은 경비업무 이외에도, '주차관리업무, 청소업무, 폐기물 분리수거 및 종량제배출의 업무' 등의 업무를 수시로 수행하였다고 진술하며, 피고인도 수사기관에서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기도 하였다.
F 및 이 사건 아파트에서 근무했던 근로자들은 업무일지를 작성하였는데, 비록 위 업무일지에 피고인의 결재 등이 되어 있지는 않으나, 피고인이 위 서류들을 보관하고 있던 점, 이 사건 아파트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했던 F 및 I는 '경비원들은 소장 역할을 수행하던 G의 지시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수행내용을 업무일지에 기재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 피고인은 '반장과 반원 2명이 24시간 맞교대로 근무하고 있고 반장이 반원을 관리하고 업무를 알려준다.'라고 진술하기도 한 점, G은 원심 법정에서 '회사에서 자신에게 소장이라고 지시를 한 것 같다.'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은 G을 소장으로 두고 위 근로자들로 하여금 업무일지를 작성하도록 하여 근로자들의 그 근무태도를 관리해 온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사건 공소사실에 관하여 검사가 제출한 F의 법정 월 임금의 계산 근거는 다음 표 기재와 같다.
<3>
다만, 피고인이 2012. 12. 17.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장으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를 소재지로 하여 감시적 근로종사자 2명에 관한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 소정의 적용제외 승인을 받은 사실은 인정된다(공판기록 제34면).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의 적용 제외를 받으면 근로기준법 제4장 및 제5장에서 정한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은 적용하지 아니하는바<4>, 연장, 휴일근로시간에 대한 가산율 및 유급휴일을 전제로 하는 주휴시간은 제외함이 타당하다(다만, 근로기준법의 야간근로에 관한 규정은 적용되므로, 야간근로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가산율을 고려하여야 한다). 따라서 F이 수령하여야 할 금액 중 연장근로시간 및 주휴시간은 그 적용이 제외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에 따르면, F의 법정 월 임금은 월 실근로시간과 월 야간근로시간을 합한 금액으로서 그 금액인바, 그 금액은 다음 표 기재와 같다.
F은 피고인으로부터 4월 급여로 696,667원, 5월 급여로 1,100,000원, 6월 급여로 586,667원을 각 수령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피고인이 F에게 지급하지 않은 임금은 2020년 4월 임금 916,459원(= 1,613,126원 – 696,667원), 2020년 5월 임금 1,447,042원(= 2,547,042원 – 1,100,000원), 2020년 6월 임금 771,755원(= 1,358,422원 – 586,667원) 합계 3,135,256원(= 916,459원 + 1,447,042원 + 771,755원)이 된다.
따라서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위 3,135,256원을 초과하여 F에게 임금을 미지급한 점에 대하여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부분에 한하여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죄형법정주의 위반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을 하여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문언이 가지는 가능한 의미의 범위 안에서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 등을 고려하여 문언의 논리적 의미를 분명히 밝히는 체계적 해석을 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다(대법원 2020. 8. 27. 선고 2019도1129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36조 본문은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으로 근로관계가 종료된 후에도 근로자가 당연히 지급받아야 할 임금 등의 금품이 조속히 지급되지 아니한다면 근로자는 금품을 받기 위하여 사업장에 남아 있는 등 부당하게 사용자에게 예속되기 쉽고 또한, 근로자 및 근로자가족의 생활이 위협받을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름에 따라 금품을 지급받지 못할 위험이 커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5도8364 판결 등 참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근로기준법 제36조의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근로기준법 제36조의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의 의미에 관해 사용주가 근로자와의 임금약정에 따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사유로만 한정적으로 해석할 경우 이 사건과 같이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임금약정을 체결한 근로자가 조속히 임금을 지급받는 것을 어렵게 하여 위 입법 목적에도 반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 위반죄의 경우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그 고의가 인정될 경우에만 처벌하는 것으로 한정적으로 해석하여 그 처벌 범위를 적절히 제한하고 있는 점, 이 사건의 경우 F이 격일제로 근무하였음에도 근로계약서상 4시간의 근로시간만 형식적으로 기재하여 월 1,100,000원 기준으로 임금을 지급하였는바 이는 명백히 부당한 것으로 보이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위반에 대한 고의도 인정되는바, 위 임금 미지급은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법적인 평가 영역으로 인해 부득이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죄책을 부담하도록 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고의 관련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F에게 지급한 임금이 시간당 최저임금액에 상당히 못 미치는 점, ② 피고인도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비정상적인 휴게시간을 근로계약서상 기재해 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F이 경비로 근무하여 실질상 감시 또는 단속적 근로에 종사한 사정이 있더라도 사용자인 피고인이 최저임금법상의 최저임금의 적용에 관한 고용노동부장관의 인가를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근로계약서상 근로시간을 전제로 임금을 정하여 최저임금법이나 근로기준법 등의 법령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믿었더라도, 이와 같은 내용을 관할관청에 확인하는 등의 노력을 전혀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에게 미필적이나마 이 사건 범행에 대한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고, 달리 피고인에게 위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데 불가피한 사정이 있다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결국 피고인의 항소이유 중 제1의 ②항, ③항 주장은 이유 없으나, 제1의 ①항 주장과 관련하여 제2의 나. 1) 나) (2)항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의 항소이유는 일부 이유 있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일부 무죄로 인정된다 할 것임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은 이유 있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