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4. 9. 26. 선고 2022가단23531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2017. 1. 24. 설립되어 보험계약 대리점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8. 11. 1. 피고의 전무로 선임되어 2020. 6. 30.까지 근무한 사람이다.

나.

이 사건 사고 경위

1)

원고는 2019. 4. 12. 07:24경 마곡나루역 부근에 있는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였다가 같은 날 11:00경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같은 날 12:00경에 대전역에 도착하였고, 같은 날 16:00경까지 대전 소재 D 연수원에서 피고의 직원들의 교육과정(개강 및 종강사 포함)을 총괄한 후 대전역에서 KTX를 타고 같은 날 18:23경 서울역에 도착하였다.

2)

원고는 2019. 4. 12. 18:33경 서울역에서 공항철도에 승차하였다가 같은 날 19:00경 마곡나루역에 하자한 후 화장실로 이동하던 중 바닥에 쓰러지면서 얼굴 오른 쪽이 바닥에 부딪혔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3)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는 외상성 시신경질환(우안), 우측 관골상악골 골절 등의 상해(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를 입었다.

다.

원고는 2020. 11.경 이 사건 상병이 업무상 재해로 인하여 발병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 및 장해급여를 신청하였고, 위 공단은 2021. 1.경 이 사건 상병을 승인 상병으로 하는 요양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16,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 3개월 전부터 연장근무·주말근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태에서 지방출장을 갔다가 피고의 사무실로 복귀하던 중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당시 원고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이 70시간을 초과하였다. 피고는 과중한 근무로 인하여 근로자에게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면 미주신경성 실신 등의 증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게 하였다.

원고는 2018년 11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마곡나루역에 있는 피고의 사무실에서 총 928시간의 휴일근로를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보호의무위반에 따른 손해배상금 2,400만 원과 미지급 휴일 근로수당 합계 50,899,96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28813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으나(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등 참조).

나)

원고가 2018. 11. 1. 피고의 전무로 취임할 당시 피고와 사이에 고용 및 연봉계약서를 작성한 사실,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상병을 원인으로 하여 요양급여 및 장해급여를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러나 갑 제2, 3, 8, 1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 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하였다기보다 보험영업관리 부문을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상당한 정도의 독자적인 권한을 바탕으로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는 2017. 1. 24. 설립되어 보험계약 대리점업을 영위하는 회사로, 보험계약 대리점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전문적으로 집행할 수 있는 경영능력을 갖춘 업무담당 임원이 필수적으로 요구되었다.

②

당시 피고는 대표이사의 산하에 회사 업무를 특성별로 나눈 6개의 부문을 두고, 해당 부문 업무에 관한 전문적인 능력 등을 갖춘 미등기임원 7명을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을 가진 각 업무책임자로 선임하여 해당 부문별로 독립적으로 업무를 집행하는 행렬식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었는데, 미등기임원 중 원고만이 보험영업관리에 대하여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③

원고는 E에서 영업관리를 담당하였고, 보험계약 대리점업을 영위하는 F에서 경영지원팀장, 부사장으로 근무를 하다가 2018. 11. 1.경 피고의 미등기임원인 전무로 선임된 이후 보험영업관리 및 직원교육 등의 업무를 총괄하였는데, 이는 피고의 경영목적상 필요에 의하여 원고의 종전 보험계약 대리점업 근무 경력에 기초한 전문적인 능력을 고려하여 보험영업 부분 업무에 대하여 포괄적인 권한과 책임을 맡긴 것으로 보인다.

④

원고는 자신이 선임된 이후 기존에 없던 영업회의문화를 정착시키고 매주 월요일 8시경에 부문장 회의, 사업단장회의 등을 주관하였다.

⑤

피고는 일반 직원과 달리 임원의 경우에는 출근시간이나 근무시간을 관리·감독하는 등 근태관리를 하지 않았다. 원고의 경우에도 근태관리를 하지 않았으며, 고용 및 연봉계약서에도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에 대한 아무런 기재가 없다.

⑥

원고는 당시 G 전무로부터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G이나 피고의 대표이사의 업무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가 위 요양급여 신청사건에서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의견서에 의하면, 피고의 대표이사는 투자회사의 대표를 겸직하고 있어 월 1회 부문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하여 사무실을 방문하는 외에 사무실에 거의 출근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2)

보호의무위반에 기한 손해배상책임 주장에 관한 판단(가정적 판단)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에게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등 참조).

설령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 갑 제12호증의 기재 및 이 법원의 H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①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전 3개월간 원고의 주당 평균 업무시간은 70시간이 넘는다고 주장하나, 이는 원고 소유차량이 피고의 사무실이 있는 건물의 주차장에 주차된 시간에서 점심시간 1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모두 근무하였다는 것을 전제로 산정한 것으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원고가 위 시간 동안 근무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②

원고는 피고의 보험영업관리 및 교육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지위에 있던 사람으로 관리업무 자체에서 비롯되는 긴장 또는 스트레스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기 전 상당기간 동안 위 업무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해 온 경력 등을 인정받아 전무로 채용되었으므로 위와 같은 업무 자체가 원고에게 심한 스트레스가 되었으리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③

원고는 매주 월요일마다 진행되는 회의준비를 위하여 휴일근로를 하였다고 하나, 위 회의는 기존에 없던 것을 원고의 주도하에 정착시킨 것으로 휴일근무 역시 원고 스스로의 판단 하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피고가 그와 같이 휴일근무를 강요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는 없다. 원고가 위 요양급여 신청사건에서 다른 임원이나 직원에게 휴일근무사실을 알릴 경우 위선적이나 권위적으로 보여 이를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하기도 하였다.

④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이전에 갑자기 쓰러지는 증상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이 사건 사고 당일 원고의 공식일정은 16:00경 대전 소재 연수원에서 종료되었는바, 피고로서는 원고가 출장에서 복귀하는 과정에서 실신하여 쓰러질 수 있다는 점을 예측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3)

휴일근로수당주장에 관한 판단(가정적 판단)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한다. 설령 원고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원고의 주당 업무시간이 40시간이 넘고 원고 주장과 같이 휴일에 출근하여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효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