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장기 및 조직 기증자 예우 및 기념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원고는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으로, 하지관절에 장애가 있는 사람이다.
근로계약의 체결
원고와 피고는 2021. 5. 10. 원고가 같은 날부터 2022. 5. 9.까지 피고의 교육운영팀에서 월 1,839,910원의 급여를 받으면서 1일 4시간 근무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종전 계약’이라 한다).
원고와 피고는 2021. 7. 12. 원고가 같은 날부터 2022. 7. 11.까지 피고의 기획예산팀에서 월 3,679,830원의 급여를 받으면서 1일 8시간 근무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
피고의 근로계약 종료 통보
피고의 운영지원부 총무인사팀 직원은 2022. 7. 6. 원고에게 「기획재정부의 통지에 의하면, 2022년 피고의 정원에 포함된 계약직 직원 5명을 일반직 3명, 공무직 1명, 계약직 1명으로 변환하여야 한다. 피고는 2022. 6. 3. 이후 원고를 비롯한 모든 계약직 직원에게 이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2. 7. 11. 고용기간 만료에 따른 근로계약 종료사실에 관한 통보를 한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발송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16, 2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이 사건 계약의 기간이 2022. 7. 11.에 만료되기는 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갱신하여 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으므로,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 그런데도 피고는 부당하게 이 사건 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위 갱신거절행위는 부당한 해고로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위 해고가 무효임을 확인할 이익이 있다. 또한 원고는 2022. 7. 12. 이후에도 피고의 근로자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존재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판단
앞서 든 증거, 을 제2,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2022. 7. 11.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
이 사건 계약은 원고의 근로기간을 2021. 7. 12.부터 2022. 7. 11.까지 1년으로 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계약과 종전 계약은 모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갱신된다거나, 피고에게 원고와 재계약할 의무를 부여하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피고가 원고와 종전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한 직원채용 공고(갑 제5호증)에는 계약직 형태의 행정직(장애인 특별채용)의 계약기간이 채용일로부터 1년, 내부 규정에 의하여 1년 이내에서 계약연장이 가능하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으나,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한 직원채용 공고(을 제2호증)에는 계약직 형태의 행정직(장애인 특별채용)의 계약기간이 채용일로부터 1년이라는 취지만 기재되어 있을 뿐, 계약연장에 대하여 정하고 있지 않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2022. 7. 11. 종료한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가 계약연장을 기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법적으로 보호 가능한 기대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와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당시 시행되었던 피고의 인사규정(갑 제14호증) 제17조 제3항 제2호가 「계약직의 계약기간은 1년 단위로 계약하며 해당 업무의 필요성 등에 따라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규정은 피고가 업무의 필요성에 따라 계약직 직원의 계약기간을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위 계약을 갱신하여야 한다는 취지라고 보기 어렵다. 나아가 종전 계약과 이 사건 계약은 모두 한 차례도 갱신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의 인사규정 및 이 사건 계약에 계약갱신의 구체적인 요건, 절차, 기준 등이 규정되지도 않았으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계약갱신에 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원고는, 피고가 기관장 평가를 통해 계약기간 연장 여부를 결정하고 있고, 실제로 다른 계약직 근로자들과의 근로계약들을 갱신하기도 하였으므로, 원고에게 계약갱신에 대한 신뢰가 발생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기관장 평가로 계약기간 연장이 결정된다고 주장하면서 제출한 계약기간 연장 관련 공문(갑 제18호증)은 원고의 채용형태인 계약직이 아니라 별정직 직원에 관한 것이다. 나아가 피고의 인사규정 제17조 제3항은 별정직 직원의 경우 근무성과 평가 등에 따라 계약기간 연장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한 반면(제1호), 계약직 직원의 경우 해당 업무의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계약기간 연장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여 피고의 재량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와 동일한 조건으로 채용된 계약직 직원들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이 일부 직원들의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는 업무의 특성을 고려한 피고의 결정에 따른 것일 뿐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4호<1>,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4조의4 제1항<2>, 제16조 제2항<3>,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제5조<4>에 따르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드는 각 조항들은 장애인, 고령자의 고용에 관한 일반적인 의무를 규정한 조항 또는 기간제근로자의 사용에 관한 일반조항에 불과하고, 위 규정에서 원고의 근로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도출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가 피고의 직원으로 수행한 생명나눔 가디언스 모집 및 관리 보조, 비의료인 교육 수요처 발굴 보조 등의 업무가 특별히 인적구성의 연속성을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가 업무 특성을 고려하여 이 사건 계약의 갱신을 하지 않은 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피고의 직원인 C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할 것을 종용하면서 위 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갑 제8에서 1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C이 원고에게 2021. 5. 18. 「기간제 계약직 관련 법령을 보니 최대 5년까지 계약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같은 달 21일과 같은 해 7월 1일에는 「근무기간은 1년이고, 내규에 따라 1년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2022. 6. 23. 「장년층은 계약연장이 5년까지 가능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연장이 된다」는 취지로 각 말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C은 피고의 기획예산팀 팀장으로, 원고의 계약연장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C의 각 발언 내용은 관련 법령과 내규를 소개하는 내용에 불과하고, 위 각 발언이 원고에게 계약갱신의 합리적 기대를 부여하는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계약갱신을 거절한 사유로 든 기획재정부의 지침이 원고에 대한 계약갱신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든 여러 사정에 따르면 원고에게 계약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발생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면서 든 일부 사유가 부당한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의 계약갱신 거절이 위법하다고 볼 수는 없다.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
관련 법리
해고무효확인의 소에서는 근로계약관계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하여 또는 해고로 인하여 그 외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위와 같은 과거의 법률행위인 해고에 대하여 무효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확인의 소의 적법요건인 이른바 즉시 확정의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변론종결 당시 이미 채용기간이 만료되는 등으로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회복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면 해고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다20149 판결,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다57362 판결 등 참조).
판단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이 사건 변론종결 전인 2022. 7. 11. 종료되었다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가 이미 종료된 근로관계에 따른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하여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확인을 구하는 것이어서, 확인판결이 있다고 하더라도 현재 회복할 지위나 신분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의 미지급 임금청구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존속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2. 7. 11. 기간 만료로 인하여 종료하였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각주1)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4. 「고령자고용촉진법」 제2조 제1호의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각주2) 제4조의4(모집ㆍ채용 등에서의 연령차별 금지) ①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모집ㆍ채용 2.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3. 교육ㆍ훈련 4. 배치ㆍ전보ㆍ승진 5. 퇴직ㆍ해고
각주3) 제16조(우선고용직종의 고용) ② 제1항에서 규정한 자 외의 사업주는 우선고용직종에 고령자와 준고령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각주4) 제5조(사업주의 책임) ① 사업주는 장애인의 고용에 관한 정부의 시책에 협조하여야 하고, 장애인이 가진 능력을 정당하게 평가하여 고용의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적정한 고용관리를 할 의무를 가진다. ② 사업주는 근로자가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채용ㆍ승진ㆍ전보 및 교육훈련 등 인사관리상의 차별대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