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각 공소를 기각하였고, 근로자 B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하여는 무죄판결을, 근로계약서 미교부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죄는 유죄로 판단하면서 그 형의 선고를 유예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검사만이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과 유죄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고, 공소기각 부분에 대하여는 피고인과 검사 모두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원심판결 중 공소기 각 부분은 항소기간 도과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점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고, 산술적으로 야간근로수당 미지급이 충분히 예상되었던 점, 근로자들이 이미 퇴직하기 전에 피고인에게 추가 임금 지급을 요구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 밖에 기한 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할 특별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해보면 피고인에게 14일 내에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점에 대한 고의가 인정됨에도 원심은 이 사건 발생 이후 사정(근로자들이 고소한 내용 중 일부는 공소제기되지 않은 점, 미지급 임금 등 금액이 공소장 변경 전후로 상당히 차이가 나는 점, 관련 민사사건 판결이 선고된 직후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전액을 지급한 점)을 이유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혐의에 대하여 무죄 판결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의 점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선고유예)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관련법리
형사재판에서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검사의 증명이 그만한 확신을 가지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설령 유죄의 의심이 가는 사정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 대하여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참조).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이 사실인정을 한 후, 이 사건 사업장이 감시적·단속적 근로종사자에 대한 적용제외 승인을 받은 점,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 문구가 기재되어 있었고 피고인 회사는 포괄임금제의 근로계약서에 따라 임금을 지급한 점, 근로자들이 고소한 부분 중 ‘주간 휴게시간 초과 근무수당 미지급 부분’과 ‘시중노임단가 미반영으로 인한 퇴직금 미지급 부분’은 공소제기 되지 않은 점, 관련 민사사건에서 근로자들과 법원이 직무교육수당 관련 시간외 교육시간 및 임금충당금 공제에 관한 피고인 회사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고, 그 판결에서 인정된 휴게시간 관련 초과 근무수당 및 직무교육수당의 미지급금과 기지급 임금충당금액이 서로 비슷한 점, 미지급 임금 등의 금액이 공소장 변경 전과 관련 민사사건 판결 내용을 반영한 변경 후가 상당히 차이가 나는 점, 관련 민사사건 판결이 선고된 직후 피고인 회사가 근로자들에게 판결금 전액을 지급한 점을 이유로 하여 피고인이 포괄임금 약정이 성립한 것으로 믿었을 여지가 많다고 할 것인바, 피고인에게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등의 지급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으므로 피고인이 그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체불에 대한 고의가 있었음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당심의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이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할 때 이 문제는 피고인이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에 대한 판단으로 귀결된다. 즉, 사후적으로 관련 민사판결에서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내용의 판결이 선고되었다는 것만으로 포괄임금약정이 있었다고 믿었던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의 고의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정, 즉 ① 근로자들이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 임금산정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점, ② 근로자들이 퇴직 전에 피고인에게 추가 임금 지급을 요구하였으나 이는 시중노임단가 상승분의 지급을 요구한 것일 뿐 이 사건 변경된 공소사실에서 인정된 개별 항목을 특정하여 요구한 것은 아니었던 점, ③ 직무교육수당의 경우 당초 직무교육 이수현황<1>에서는 교육받은 날짜, 시간이 따로 특정되지 않았으나 이 사건이 형사고소 및 민사소송이 제기되고 문제가 되자 개별 근로자들의 교육시간 자료를 위탁업체를 통해 받아서 정리해 본 결과 근무시간 외에 교육을 받은 부분에 대한 수당만이 인정된 것인 점, ④ 야간근무수당의 경우 근로자들 역시 실제로 3시간을 쉬었기 때문에 휴게시간이나 야간수당이 맞지 않다는 것을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하였던 점, ⑤ 피고인 회사가 한국수력원자력이 정한 직접노무비 이하로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면 부정당거래 업체로 선정이 되어 입찰 참가에 제한을 받고 피고인 회사에서 미지급한 노무비는 한국수력원자력에 환수조치된다는 것을 피고인 회사 측에서도 알고 있었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임금 및 퇴직금 체불에 대한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검사는 원심이 이 사건 발생 이후 사정(근로자들이 고소한 내용 중 일부는 공소제기 되지 않은 점, 미지급 임금 등 금액이 공소장 변경 전후로 상당히 차이가 나는 점, 관련 민사사건 판결이 선고된 직후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전액을 지급한 점)을 무죄 판단의 이유로 삼은 것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도 보이나, 범행의 고의는 내심의 의사로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범행 전후의 정황과 간접사실들을 통해 추단하여 판단하는 것이므로 범행 후 사정을 판단의 근거로 삼은 것에 어떠한 위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근로자들이 피고인에게 요구하였던 금액이 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정당한 금액과 큰 차이가 있었다면 피고인으로서도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즉, 검사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검사가 주장하는 양형부당의 사유는 원심이 형을 정함에 있어 이미 충분히 고려한 사정들로 보이고, 그 밖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양형의 조건이 되는 사항과 관련하여 별다른 사정 변경이 없다. 원심 및 당심의 변론에 나타난 이 사건 양형 관련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인성(재판장) 선민정 송승훈
각주1) 증거기록 148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