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 12. 22. 선고 2022노18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자 D(D, 이하 ‘D’라 칭한다)는 원심 법정에 출석하여 자신이 피고인으로부터 밀린 급여를 몇 달씩 늦게 모두 지급받았고 못 받은 급여는 1달치 급여 밖에 없다고 자인하였다.

설령 D의 위 자인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D는 식사시간을 포함하여 하루 4시간 이상씩 휴식을 취하였으므로 하루 일한 시간은 1일 8시간으로 계산되어야 하고, 피고인이 운영한 음식점(이하 ‘이 사건 음식점’이라 한다)은 상시 5인 미만 사업장이므로 연차수당은 적용되지 않으며, D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돈은 D의 숙소비로 사용된 금액을 돌려받은 것이므로 급여액에서 공제되어서는 안된다. 그런데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한 월 급여액은 월 220만 원 이상이며 이는 하루 8시간을 일한 근로자에게 지급될 최저임금 이상이므로,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하지 못한 급여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D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도 역시 이와 다른 기준에서 산정된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무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는바, 위 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원심의 형(벌금 3,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위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과 유사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해 원심은 ‘근로자는 수시로 오는 손님의 응대 및 배달 업무 등으로 인해 1일 식사시간 합계 1시간 30분 이외에 별도의 휴게시간이 없었다고 판단된다. 그 밖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근로시간, 휴게시간, 임금 등 근로조건을 인정하기 어렵다. 근로자는 월 임금 220~240만 원을 자신의 통장으로 지급받았으나, 이는 명목상인 것으로 보이고, 이 중 50~60만 원은 매번 피고인에게 돌려주어, 실제 근로자의 월 급여는 160만 원 가량으로 판단된다. 그 외에 숙소비 상당의 금액을 급여에서 공제하기로 합의가 있었다거나, 4대 보험이나 세금을 피고인이 근로자를 대신하여 납부하고 이를 급여에서 공제하기로 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 역시 근거가 부족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2)

원심이 적절하게 설시한 사실 및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충분히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D는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이 1달치 월급을 주고 있지 않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다. 그런데 위 증인신문과정에서 D는 원심 재판장의 “증인은 한 달 치 월급 210만 원과 퇴직금만 받으면 되나요.”라는 질문에 “제가 일한 부분에 대한 금액인데 구체적으로는 저도 계산해보지 않았습니다. 노동법에 근거해서 제가 받아야 할 추가 수당 같은 것을 계산했을 때 금액이 있지 않습니까. 그 부분에 대한 것을 받고 싶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제58면). 실제 D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서부지청에 피고인을 진정할 당시 피고인으로부터 지급받지 못한 금액의 구체적 항목 및 금액으로 미지급 임금 2,813,333원, 연장근로수당 16,676,031원, 연차미사용수당 1,786,720원, 퇴직금 3,781,779원이라고 각 계산하였다. 결국 D는 위 받지 못한 금액 중 미지급 임금 항목으로 1달치의 월급 정도만을 요구하기는 했으나, 수사단계 및 원심 법정에서 위 미지급 임금 항목보다 더 많은 금액을 연장근로수당 등으로 요구한 것으로 보아,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D는 받지 못한 금액이 1달치 급여 밖에 없다고 자인하여 위 급여만을 청구하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②

구 근로기준법(2007. 4. 11. 법률 제8372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의 적용 범위를 정한 같은 법 제10조 제1항 소정의 ‘상시 5인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 함은 ‘상시 근무하는 근로자의 수가 5인 이상인 사업 또는 사업장’이 아니라 ‘사용하는 근로자의 수가 상시 5인 이상인 사업 또는 사업장’을 뜻하는 것이고, 이 경우 상시라 함은 상태라고 하는 의미로서 근로자의 수가 때때로 5인 미만이 되는 경우가 있어도 사회통념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상태적으로 5인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여기의 근로자에는 당해 사업장에 계속 근무하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그때그때의 필요에 의하여 사용하는 일용근로자를 포함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1243 판결, 대법원 2008. 3. 27. 선고 2008도36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D가 원심에서 제출한 진술서에는 D가 근무할 당시 이 사건 음식점의 근무자로 주간 근무자의 경우 ‘주방 근무자 3명, 홀 관리자 1명, 배달직원 1~2명’, 야간 근무자의 경우 ‘주방 근무자 2명, 홀 관리자 1명, 배달직원 1명’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 사건 음식점에 최소한 5~6명은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공판기록 제85면), 피고인이 당심에서 제출한 이 사건 음식점에서 근무하였던 홀 직원들인 H, I 명의의 각 사실확인서에서도 ‘정직원이 3명이고 필요시 일당 및 대행 직원을 사용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상시근로자수가 6명이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던 점(증거기록 제6면), 피고인은 홀 직원인 H, I가 하루씩 번갈아 나오면서 홀에서 근무하였으므로 1인으로 취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유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음식점의 상시근로자가 5인 미만이었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상 연차수당에 관한 규정이 이 사건에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③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현실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 등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휴게시간으로서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고,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놓여있는 시간이라면 이는 근로시간에 포함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D는 원심 법정에서 ‘일을 할 준비를 하거나 손님 맞을 준비를 하거나 필요한 자재를 준비하는 일을 계속하여 아침, 점심에 각각 10분에서 15분 정도의 식사시간 외에 실제로 휴식시간이 없었다.’고 진술하였고(공판기록 제52면), 원심에서 제출한 진술서에도 ‘배달영업 사업장이라 항상 주방에서 대기해야 한다.’고 기재한 점(공판기록 제85면), 이 사건 음식점의 주방장이었던 F도 원심 법정에서 쉬는 시간이 3시간 정도라고 하였으나, 쉬는 시간이라도 손님이 오면 받는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제83면), 이 사건 음식점에는 영업시간 중 아예 손님을 받지 않는 시간이 별도로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식사 시간 이외의 시간을 사용자인 피고인의 지휘·명령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되어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이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D가 4시간 이상 휴식을 취했음을 전제로 근로시간을 산정할 수는 없다.

④

피고인은 D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돈은 D의 숙소비로 사용된 금액을 돌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이 제출한 임대차계약서나 이체 내역에 의하더라도 D가 거주한 숙소의 보증금이 500만 원, 차임이 35만 원에 불과하고, D나 F은 위 숙소를 여러 명이 사용한 적도 있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D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돈(50~60만 원)은 위 숙소비에 비해 과다해 보이는 점, D가 피고인에게 위 돈을 현금으로 줄 특별한 필요성이 없음에도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계좌이체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하였던 점, D가 자신은 한국에 연고가 없는 외국인이므로 식사와 숙소가 포함되는 조건을 우선으로 보고 이 사건 음식점에 취업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공판기록 제61면), 피고인과 D가 2019. 2. 8. 최초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당시 숙소비에 관하여 따로 기재를 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D 사이에 숙소비 상당의 금액을 급여에서 공제하기로 합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⑤

결국 앞서 본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D에게 미지급한 금품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다고 볼 수 있고, 이를 근거로 산정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 액수가 잘못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의 규모가 상당한 점을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근로자는 밀린 급여를 체당금을 통해 거의 변제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의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점을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당심에서 원심의 양형조건과 달리 평가할 만한 특별한 정상이나 사정변경도 없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상목(재판장) 조현우 김승현

각주1) 현행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에 해당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