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방법원판결

서울서부지방법원 2026. 1. 13. 선고 2023가단271081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24,948,528원 및 이에 대하여 2022. 10. 22.부터 2025. 9. 22.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 4, 6, 8, 9,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신분관계

1)

망 D(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부모가 누구인지 모른 채 고아원에서 자라 성본 창설허가를 받아 호적을 새로 편제 받았고, 망인의 가족관계증명서에 의하면 사망 당시 E와 혼인관계에 있었고, 그 외 가족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2)

원고의 부(父)는 망 F이고, 모(母)는 G인데, 유전자 검사결과에 의하면 망인과 원고는 동일부계, 동일모계에 의한 혈연관계가 성립하고, 망인과 H, I은 동일모계에 의한 혈연관계가 성립한다.

3)

한편, 망 F의 제적등본에 의하면 망 F은 J과 혼인하여 슬하에 자녀 K(L생), M(N생)을 두었다고 기재되어 있다.

나.

망인의 사망

1)

피고는 비계 구조물 해체 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보조참가인'이라 한다)은 건설업 등을 영위하는 O의 대표자이다.

2)

피고는 2021. 4. 19. P공동주택 건설사업으로부터 하남시 Q 소재 모델하우스에 대한 철거공사(이하 '이 사건 철거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았고, O은 2021. 4. 20. 피고로부터 이 사건 철거공사를 하도급받았다.

3)

O의 근로자인 망인은 2021. 5. 8. 이 사건 철거공사 현장에서 모델하우스 지붕에 올라가 그라스울 판을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 미끄러져 약 10m를 추락하였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 사건 사고 직후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14:17경 사망하였다.

다.

E의 상속포기

E는 2022. 3. 23. 청주지방법원에 상속포기 신고를 하였고, 위 법원은 2022. 4. 4. 위 신고를 수리하였다(청주지방법원 2022느단50110호).

라.

관련 형사판결의 확정

피고, 피고의 대표자 R,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사고에 대해 산업안전보건법위반및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1고단3627호)되었고, 위 법원은 2022. 4. 7. '피고, R, 보조참가인은 모두 이 사건 철거공사의 시공자 또는 이를 하도급한 자로서 근로자의 추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망인을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이유로R와 보조참가인에게 각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의, 피고에게 벌금 1,000만 원의 형을 각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22. 4. 8. 확정되었다.

마.

원고, H, I의 상속재산분할협의

원고, H, I은 `망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개시된 재산상속에 있어서 공동상속인들 전원은 모든 상속재산을 원고가 단독으로 상속하는 것으로 분할한다'는 내용의 상속재산분할협의(이하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라 한다)를 하였는데,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따른 협의서(이하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라 한다)의 하단에는 `2023.11. 1.'의 날짜가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의 두 번째 장(별지)에는 '공동상속인 전원의 표시'라는 기재와 함께 원고, H, I의 자필 서명 및 날인이 되어 있다.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1)

피고는 이 사건 철거공사의 하도급자로서 산업안전보건법, 건축물관리법 등에 따라 하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여 망인이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피고는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보조참가인과 공동하여 망인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2)

유전자 검사결과 원고, H, I, 망인은 형제·남매 관계이고, 망 F의 제적등본상 K, M은 망인의 이복남매에 해당하므로, 원고, H, I, K, M은 망인의 형제자매로서 망인의2순위 상속인이다. 그런데 망인의 1순위 상속인인 배우자 E가 상속을 포기하였으므로, 위 원고 등 5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채권(이하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이라 한다)을 1/5씩 상속하였다.

3)

원고는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따라 H, I의 상속지분을 포함하여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중 3/5지분을 상속받았다. 설령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가 무효이더라도,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의 실질은 H, I이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중 각 1/5지분씩을 원고에게 양도한다는 채권양도의 실질을 가지므로, 원고는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에 대하여 1/5지분은 상속인으로서, 2/5지분은 채권양수인으로서 권리가 있다.

4)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소극적 손해는 150,309,434원이고, 이 사건 사고에 대한 피고의 책임은 80%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책임을 참작한 위 손해는 120,247,547원(= 150,309,434원 × 80%, 원 미만 버림)이다. 또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위자료는 8,800만 원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24,948,528원[= (120,247,547원 + 8,800만 원) × 3/5지분,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는 이 사건 철거공사를 보조참가인에게 일괄하여 하도급하였고, 이 사건 철거공사의 안전관리는 보조참가인이 전담하는 등 이 사건 철거공사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망인은 피고가 아닌 보조참가인에게 소속된 근로자이므로, 피고에게 이 사건 사고에 관하여 피고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 H, I이 망인의 법정상속인임을 증명하는 가족관계등록부 등 공적기록부의 기재가 없고, 원고가 제출한 유전자 검사결과는 망인의 사망일로부터 약 5개월 후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려우며, 원고가 별도의 친생자관계존재 확인의 소를 거치지 않은 이상 위와 같은 유전자 검사결과만으로 새로운 혈연관계의 발생을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 H, I을 망인의 상속인이라 볼 수 없다.

3)

설령 유전자 검사결과에 따라 원고, H, I을 망인의 상속인으로 인정하더라도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하지 않아 무효이고, 위와 같이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가 무효인 이상 위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채권양도의 실질을 가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청구 중 H, I의 상속지분에 관한 부분은 이유 없다.

4)

가사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의 실질을 채권양도로 보더라도,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는 '2023. 11. 1.'이 아닌 '2024. 5. 28.'경 작성된 것으로 보아야 하며, 그에 따른 채권양도 역시 2024. 5. 28. 이루어진 것으로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중 원고가 양수받은 H, I의 2/5지분에 해당하는 채권은 소멸시효가 도과되어 소멸하였다.

3.

판단

가.

망인의 피고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의 발생 여부

1)

관련 규정

구 산업안전보건법(2021. 4. 13. 법률 제18039호로 일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산업안전보건법'이라고 한다) 제63조 본문은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64조 제1항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 도급인은 다음 각 호의 사항을 이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각 호에는 '도급인과 수급인을 구성원으로 하는 안전 및 보건에 관한 협의체의 구성 및 운영', '작업장 순회점검', '관계수급인이 근로자에게 하는 같은 법 제29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안전보건교육을 위한 장소 및 자료의 제공 등 지원, 위 안전보건교육의 실시 확인'이 포함되고, 같은 법 제29조 제1항 내지 제3항은 사업주는 소속 근로자에게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정기적으로 안전보건 교육을 하여야 하고, 근로자를 유해하거나 위험한 작업에 채용하거나 그 작업으로 작업내용을 변경할 때에는 위험한 작업에 필요한 안전보건교육을 추가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판단

피고가 이 사건 철거공사를 보조참가인에게 하도급 주었고, 이 사건 철거공사 현장에서 보조참가인 소속 근로자인 망인이 철거 작업을 수행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위 관련 규정에 비추어 피고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본문 및 제64조 제1항에 따라 이 사건 철거공사에 관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 및 작업장 순회점검의무, 하수급인의 안전보건교육을 위한 장소 및 자료를 제공하며 위 안전보건교육이 실시되었는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와 피고의 대표자 R는 도급인의 안전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이 사건 사고 및 망인의 사망의 점에 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증거, 갑 제13, 14, 22, 23, 27, 28, 28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에 대한 문서송부촉탁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하도급인으로서 이 사건 철거공사 현장에 관하여 추락방지를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할 위 규정상의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는 망인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가)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이 하였던 작업은 높이 약 9.8m인 철골 지붕 위에 올라가 쇠지렛대로 무게 약 40~50kg인 그라스울 샌드위치 패널을 지붕에서 떼어내어 위패널 5~6장을 1묶음으로 만든 후, 위 묶음을 이동식 크레인을 이용하여 지상으로 인양하는 것으로서 작업자가 추락할 경우 상당한 위험이 예상되는 작업이었으나, 피고와 보조참가인은 작업자의 추락위험을 예방할 수 있는 안전대책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위 지붕에 작업발판이나 추락방호망을 설치하지 아니하였으며, 안전대 부착설비도 설치하지 않았다.

나)

하수급인인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철거공사와 관련하여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않았고, 피고 또한 보조참가인으로 하여금 그러한 안전교육이 실시되었는지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피고가 이 사건 철거공사 현장을 순회하거나 점검하지도 않았다.

다)

피고의 대표자 R와 보조참가인은 경찰 수사 당시 이 사건 철거공사에 관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지 못하였던 특별한 이유는 없고, 그 외 작업발판, 추락방호망, 안전대 부착설비를 설치하지 못한 것 또한 모두 본인들의 안전관리가 소홀하였던 탓이라고 진술하였다.

라)

피고는 망인이 스스로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철거 작업을 하였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이 작성한 재해조사의견서(갑 제23호증)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의 '재해발생원인'란에는 '추락자를 위한 추락방호망 및 안전대 부착설비 미설치 및 안전대 미지급 상태로 작업 수행'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에게 안전대가 지급되었는지 여부도 확실하지 않으며, 설령 망인에게 안전대가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철거공사 현장에는 안전대 부착설비가 설치되어 있지도 않아 안전고리를 걸을 생명줄이 없었던 상태이었으므로, 망인이 안전대를 착용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 피고의 과실이 없다고 볼 수 없다.

나.

원고, H, I이 망인의 상속인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호적의 기재는 그 기재가 법률상 적법하게 되었다는 것과 그 기재사항이 일단 진실에 부합되는 것이라는 추정을 받는 것에 불과하므로, 그 기재의 정정이나 그 기재의 신분관계에 관한 부존재확인의 확정판결에 의하지 아니하고도 그 기재에 반하는 증거로써 그 추정을 번복할 수 있고(대법원 1978. 4. 11. 선고 78다71 판결, 1968. 4. 30. 선고 67다499 판결, 대법원 1998. 5. 29. 선고 97다18226 판결 등 참조), 자연혈족이란 혈연관계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을 말하고, 자연혈족관계는 출생에 의하여 자연적으로 발생하며, 사람의 신분관계는 가족관계등록부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므로, 공부상 확인되지 아니하더라도 증거가 충분한 경우에는 법정상속인이 될 수 있다.

한편, 유전자검사나 혈액형검사 등 과학적 증거방법은 그 전제로 하는 사실이 모두 진실임이 입증되고 그 추론의 방법이 과학적으로 정당하여 오류의 가능성이 전무하거나 무시할 정도로 극소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관이 사실인정을 함에 있어 상당한 정도로 구속력을 가진다 할 것이므로, 비록 사실의 인정이 사실심의 전권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합리적 근거 없이 함부로 이를 배척하는 것은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7도1950 판결 참조).2)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 5, 11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 H, I은 망인과 부모 또는 모를 같이 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가족관계등록부의 기재 여부와 관계없이 그 출생만으로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3호에 따른 망인의 법정상속인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가)

원고, H, I은 망인이 사망한 후인 2021. 5. 10. 주식회사 S에 유전자 검사를 의뢰하여 같은 날 원고, H, I, 망인의 검체를 채취하였고, 위 검사결과 2021. 5. 13. 원고, H, I, 망인이 동일모계에 의한 혈연관계가 성립한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이후 원고는 2021. 10. 1. 위 유전자연구소에 다시 유전자검사를 의뢰하여 2021. 5. 10.경 채취한 망인의 검체를 통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였고, 2021. 10. 5.경 망인과 원고가 동일부계에 있다는 시험결과가 나왔다.

한편, 피고는 2021. 10.경의 유전자 검사결과는 망인의 검체 채취일로부터 5개월이 경과한 뒤 이루어진 점에 비추어 이를 믿을 수 없다고 주장하나,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유전자 검사결과의 신빙성이 배척된다고 볼 수는 없고, 원고가 2021. 10. 1. 유전자 검사를 의뢰할 당시 망인의 가족관계등록부상 원고, H, I이 망인의 가족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아 유족간 합의 및 경찰 수사 등이 수개월 지연되고 있었으며, 원고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한 차례 더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망인의 사망일로부터 5개월 뒤 한 번 더 유전자 검사결과를 의뢰하였던 것이 특별히 이례적이라고 보이지도 않는다.

나)

유전자 검사결과에 비추어 망인과 원고는 동일부계, 동일모계에 의한 혈연관계가 동시에 성립함이 인정되므로 형제사이에 있음이 넉넉히 인정된다. 다만, H, I은 망인과 동일모계에 있다는 사실만이 확인될 뿐이므로 H, I의 모(母)가 원고, 망인의 모(母)인 G과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는 없으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H, I은 원고, 망인과 부모를 같이 하는 남매사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1)

원고는, 원고, H, I, 망인은 망 F과 망 G 사이에 태어난 남매인데, 망인, H, I은 출생 직후 출생신고 없이 고아원에 맡겨져 서로의 존재를 모른 채로 자랐으나, 성인이 된 후 수소문 끝에 서로를 찾게 되어 형제·남매로서 교류하며 지냈다고 주장한다.

(2)

원고가 제출한 사진 및 영상(갑 제5호증)에 의하면 원고, H, I, 망인은 망인이 사망하기 전 자녀들의 결혼식에 참석하였고, 원고는 망인과 카카오톡 메시지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기도 하였으며, 원고와 H, I이 망인의 장례를 치러주었다.

(3)

이 사건 사고에 관한 수사기록 중 '합의 진행경과'에는 "2021. 5. 13. 재해자의 가족관계 및 제적등본상에 형, 동생이 등재되어 있지 아니하여 유전자검사결과로형 A, 누나 H, 여동생 I이 형제자매관계가 성립한다는 결과통보를 받았음", "2021. 5.14. 장례를 치르도록 장례비 1,500만 원 송금을 요청하여 피고가 1,500만 원을 망인의 형인 원고에게 송금함"이라 기재되어 있고, 실제로 피고는 H, I의 대리인인 원고에게 망인의 장례비로 1,500만 원을 송금하였다.

(4)

피고는 망인(T생)의 생년월일과 I(U생)의 생년월일이 불과 2개월밖에 차이나 지 않으므로 경험칙상 망인과 I의 모(母)가 동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가족관계등록부상 H의 모(母)는 V(V, W생)이고, I의 모(母)는 X(X, Y생)이며, 원고의 모(母)는 G(출생일 불명)이고, 망인의 부모는 기재되어 있지 않은데, 유전자 검사결과 위 4명은 모두 동일모계에 있고, 위 V, X, G 사이에 어떠한 친족관계 또는 교류가 있었다는 사정도 보이지 않는바, H, I은 동일모계에서 출생한 후 각기 다른 가정으로 보내져 출생신고가 된 것으로 보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할 때 가족관계등록부상 기재된 I의 출생일이 실제 출생일과 다른 임의의 날짜로 신고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5)

원고와 망인의 부(父)인 망 F이 이미 사망하여 H, I과 망 F 사이의 친생자 검사가 불가능하다.

(6)

원고, 망인과 동일모계에 있는 H과 I의 모(母)가 G과 동일하지 않을 경우는 H, I의 나이를 고려하여 볼 때 H, I이 원고, 망인과 모계 이종사촌 관계에 있는 경우일것인데, 현재 G의 생사여부가 불분명하고(원고는 소장에서 '망 G'이라 표현하였으나 G이 사망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G은 망 F과 사실혼 관계에 있었던 자로서 망 F의 제적등본 또는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되어 있지도 않으며, 더군다나 망인은 1963년 즈음에 출생한 후 고아로 자랐는데, 그로부터 약 60여 년이 지난 시점에서 G의 가족관계를 다시 모두 파악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

피고는 공부상 망인의 법정상속인이 확정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 등을 법정상속인으로 인정하더라도 그 외에도 다른 법정상속인이 존재할 수 있어 이중변제의 위험이 있다고 주장하나, 만일 장래에 망인의 선순위 또는 동순위의 다른 상속인이 나타나 피고에게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의 지급을 청구하는 경우 피고는 이 사건 판결에 따라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을 원고에게 지급한 것은 민법 제470조의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유효하다고 주장하여 이중변제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대법원 1997. 3. 11. 선고 96다44747 판결, 서울고등법원 1986. 3. 12. 선고 85나4365 판결 참조).

다.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의 체결일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의 별지에 원고, H, I의 서명,날인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위 별지에는 `E-FAX'라는 문구와 함께 '20240528'이라는 숫자가 기재되어 있는 사실,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에 간인이 되어 있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10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 첫 번째 장에는 "위 협의는 당사자가 충분히 그 내용을 숙지한 후 서명 날인한 것으로서, 그 과정에 어떠한 기망이나 착오, 기타 의사의 불일치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하며, 이를 증명하기 위하여 이 협의서를 작성하고 인감을 날인하여 각자 1통씩 소지한다."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그 하단에는 "첨부 : 별지 목록(공동상속인 전원의 표시)"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는바, 비록 간인이 없다 하더라도 이 사건 상속분할협의는 이 사건 상속분할협의서에 서명 및 날인이 기재된 '별지 목록'이 포함됨을 전제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는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는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의 기재와 같이 2023. 11. 1. 이루어졌다. 다만, 당사자로부터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받는 과정에서 별지가 누락되어 별지만을 이후에 팩스로 받은 것이다."라는 원고의 주장(원고의2025. 11. 21.자 준비서면 3쪽)을 원용하며, 원고의 위 주장에 비추어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의 별지는 팩스 전송일인 2024. 5. 28. 작성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변론 전반에 걸쳐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의 별지 부분 또한 2023.11. 1. 함께 작성되었다고 주장하여 왔는바, 피고가 원용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위 별지가 2023. 11. 1. 작성되었으나 차후 증거제출 등을 위하여 별지를 팩스로 전송받았다'는 취지로 보이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피고의 주장처럼 원고가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가 2024. 5. 28. 이루어졌다고 인정하였다고는 볼 수 없는 점, ③ H, I은 2025. 6. 30.경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본인의 의사로 작성하였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제출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 H, I 사이의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는 2023. 11. 1.경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중 H, I의 2/5지분을 취득하였는지 여부

상속재산의 협의분할은 공동상속인 간의 일종의 계약으로서 공동상속인 전원이 참여하여야 하므로 일부 상속인만으로 한 협의분할은, 그 협의에 참여한 사람들 사이에서 채권적 효력을 가짐은 별론으로 하고, 상속재산협의분할로서의 효력은 없다(대법원1995. 4. 7. 선고 93다54736 판결, 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1다36831 판결 등 참조). 따라서 망인의 공동상속인인 K, M이 참여하지 않은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는 무효이다.

그러나 금전채권과 같이 급부의 내용이 가분인 채권은 공동상속되는 경우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되어 귀속되므로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것이 원칙이고, 상속재산분할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상속채권에 관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에 분할의 협의가 있는 경우라면 이러한 협의는 민법 제1013조에서 말하는 상속재산의 협의분할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 분할의 협의에 따라 공동상속인 중의 1인이 법정상속분을 초과하여 채권을 취득하기로 하는 약정은 채권양수의 실질을 가진다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다8809 판결 등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중 자기 상속분을 넘어서는 범위의 손해배상채권을 H, I으로부터 양수하였다고 볼 수 있고,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서(갑 제6호증)가 증거로 제출되어 2024. 6. 25. 피고에게 송달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같은 날채권양도의 통지가 이루어졌다고 할 것이다.

이에 관하여 피고는 상속재산분할협의의 실질을 채권양도로 볼 수 있는 것은 공동상속인 전원이 그 협의에 참여하였을 경우에 한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금전채권은 공동상속되는 경우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공동상속인들에게 법정상속분대로 분할되어 개별적으로 귀속되는 것이므로, 공동상속인들은 이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상속채권의 경우 상속인들 사이의 협의로 채권의 귀속이 결정된다고 하여도 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제3자를 상정하기 어려우므로 상속재산분할협의의 실질을 채권양도로 보기 위하여 반드시 공동상속인 전원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항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상속재산분할협의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중 H, I의 2/5지분을 양도받았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하는데(민법 제766조 제1항),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H, I으로 양도받은 지분을 포함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전액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가 이 사건 사고 발생일로부터 3년이 경과되기 전인 2023. 11. 2.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중 원고가 구하는 3/5지분의 채권은 이 사건 소 제기일에 그 시효가 중단되었다[한편, 채권양도 후 대항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채권양수인이 채무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채권양수인이 채무자를 상대로 재판상의 청구를 하였다면 이는 소멸시효 중단사유인 재판상의 청구에 해당하므로(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4다3673, 3680 판결 참조), 위 채권양도의 통지가 시효 완성 후인 이루어졌더라도 이 사건 소 제기로 인하여 그 시효는 중단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중 원고가 H, I으로부터 양수받은 2/5지분 부분의 소멸시효가 도과되었다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마.

손해의 범위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발생한 망인의 손해는 다음과 같다.

1)

일실수입 : 150,309,434원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일실수입 손해는 아래 가), 나), 다)와 같은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을 기초로 하여 아래 라)와 같이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라 이 사건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한 151,655,422원이고, 그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150,309,434원만을 인용하기로 한다.

가)

인적사항 : T생 남자, 사고 당시 58세 2개월

나)

소득 및 가동기한

망인은 이 사건 사고 당시 O에 소속된 근로자이었으나, 망인의 실제 임금에 관한 자료가 없고, 원고도 망인의 소득을 도시지역 보통인부 일용노임을 기준으로 하여 청구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사고일부터 망인이 65세에 달하는 2028. 3. 6.까지 도시지역 보통인부의 일용노임(월 가동일수 20일)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을 산정한다.

다)

생계비 : 수입의 1/3 공제

라)

계산 : 별지 표 기재와 같다(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림).

2)

망인의 위자료 : 8,800만 원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내용, 망인의 나이와 과실 정도, 관련 형사사건 결과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가 망인에게 지급할 위자료 액수를 8,800만 원으로 정한다.

3)

피고의 책임 : 80%

망인의 부주의 등 과실을 피고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참작하기로 하되,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및 내용, 피고가 추락방호망, 안전대 부착설비 등을 설치하지 않았던 점,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한 정도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망인의 과실을 20%로 보고, 피고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

4)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피고의 책임 제한을 반영한 망인의 일실손해액은 120,247,547원(= 150,309,434원 × 80%, 원 미만 버림)이고, 망인의 위자료를 포함한 최종 손해액은 208,247,547원(= 120,247,547원 + 8,800만 원)이다.

바.

소결

원고, H, I이 망인의 법정상속인으로서 이 사건 손해배상채권 중 각 1/5지분씩을 상속하였고, H, I이 원고에게 위와 같이 상속받은 손해배상채권을 모두 양도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이자 채권양수인인 원고에게 124,948,528원(=208,247,547원 × 3/5지분, 원 미만 버림)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2022. 10. 22.부터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2025. 9. 22.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다.

판사 최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