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방송사업 및 문화서비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회사이다.
원고는 1985년경부터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던 사람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와 C노동조합 D 서울지부는 2004. 11. 17.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1차 개정
피고와 C노동조합 D 서울지부는 2007. 11. 28.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는 합의를 하였다(이하 이와 같이 변경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2차 개정
피고와 C노동조합 D 서울지부는 2020. 7. 8.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의 내용을 일부 변경하는 합의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3,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시행 전후 동일한 노동을 제공하였는데도, 임금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해 피고로부터 감액된 임금을 지급받게 되었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를 연령에 따라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에게 과도하게 불리하여 강행규정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4조의4<1> 제1항의 연령차별금지 규정에 위반된다.<2>
피고는 원고에게 위법하게 삭감한 임금 3,949,788원과 그로 인해 발생한 퇴직금 감액분 2,057,800원 및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ㆍ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ㆍ훈련(제3호), 배치ㆍ전보ㆍ승진(제4호), 퇴직ㆍ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또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면서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었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을 제1, 10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인 이유로 연령차별을 한 경우에 해당하여 위법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의 주장은 구체적으로 감액된 임금 및 퇴직금의 범위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피고는 최초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기 전인 2004. 5. 14. 성과주의 인사제도안을 작성하였는데, 위 인사제도안에는 「업무성과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단일호봉제를 유지할 경우 개혁적인 사회분위기 속에서 경영효율성에 대한 비판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조합원들 역시 고령화와 인건비 증가가 지속되어 특정 연령수준에서 임금의 증가를 제한 내지 감소시키자는 의견이 71.5%에 이른다. 퇴직률이 극히 낮은 상황(자연퇴직률 1.5%)에서 인력규모가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80년대 입사집단이 고호봉화 됨으로써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어 경영상의 심각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므로, 인건비 억제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취지의 분석이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배경에서 도입된 임금피크제의 연간 적용대상자는 50명 미만(3.4%)에 불과하였고, 인건비 부담 경감효과는 3년 간 연평균 약 200,000,000원으로, 이는 연간 사원 인건비 합계인 133,400,000,000원의 0.15%에 불과하였다. 결국 피고는 사내·외의 인건비 절감 압력이 가중되고 높은 직급 인력의 대규모 적체현상까지 발생하자, 고령자 임직원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목적에서 기존 임금피크제를 일부 변경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게 되었다.
임금피크제는 고령 노동자들의 고용 유지 및 안정, 청년층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에서 도입된 것으로, 고령 노동자들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하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하는 한편, 이로써 절감되는 재정을 신규 고용 창출에 제공하여,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고 청년일자리를 창출하여 모든 세대의 상생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실제로 피고는 2017. 2. 22. 피고의 정년을 만 58세에서 만 60세로 연장하였고, 원고는 피고에서 정년까지 재직한 후 퇴직하여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한 임금 삭감률은 아래 표에 기재된 것과 같은데, 원고가 지급받은 임금은 피크임금 대비 79.8% ~ 97%에 이르고,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기본급만을 삭감하였을 뿐, 원고에게 지급하던 수당을 삭감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지급받던 수당까지 함께 고려할 경우 원고의 임금 삭감률은 20% 미만에 불과하게 된다. 이와 같은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 및 이로 인한 원고의 불이익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 이유 없는 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는 ‘사업주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여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가 아닌 근로자에 대하여도 연령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또한 같은 법 제4조의5 제4호는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ㆍ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한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때 ‘특정 연령집단’에는 고령자 또는 준고령자인 근로자집단뿐만 아니라 청년층 근로자집단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할 무렵 영업이 악화되고 있었는데도 고령 근로자들이 정년까지 근속하도록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이후인 2008년부터 2021년까지 608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신규채용하여 기존의 채용 규모를 줄이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청년층 및 고령층 근로자집단의 고용유지ㆍ촉진을 위한 지원조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유지ㆍ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장기근속자에 대해 장기간 휴식 기회를 제공하는 안식년제를 도입하였다. 그 결과 피고의 일반직 및 연봉직 직원들은 근속기간이 15년 이상 될 경우 만 50세가 되는 해부터 안식년을 신청할 수 있었고, 안식년 기간 동안 월 3,000,000원의 보수를 지급받을 수 있었다. 비록 피고가 2009. 9. 1.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퇴직 만 1년 전까지 안식년휴직을 신청하지 않은 직원들의 안식년휴직을 강제하기는 하였으나(2009. 9. 1. 개정 취업규칙 제36조), 안식년휴직을 이용하는 직원들이 지급받을 수 있는 급여를 인상하여(2009. 9. 1. 개정 보수규정 제13조 제5항), 직원들이 받을 수 있는 불이익을 어느 정도 상쇄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였고, 의무안식년 예정자를 대상으로는 퇴직예정자 준비연수를 실시하는 등 임금피크제로 인한 불이익을 줄이기 위하여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일(재판장) 송효섭 임현수
각주1) 제4조의4(모집ㆍ채용 등에서의 연령차별 금지) ① 사업주는 다음 각 호의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1. 모집ㆍ채용 2.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3. 교육ㆍ훈련 4. 배치ㆍ전보ㆍ승진 5. 퇴직ㆍ해고
각주2) 피고의 임금피크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차례 변경되었으나, 원고가 2014. 1. 1.부터 2019. 12. 31.까지 적용받은 임금피크제는 1차 개정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이므로, 이에 관하여만 살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