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C빌딩 D호 소재 주차용역관리 및 파견업 등을 가족회사 형태로 영위하는 회사로서, 대표이사는 원고의 외숙모 E로 되어 있으나 E의 배우자인 F가 실질적으로 피고를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6. 5. 1.부터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근로계약서는 따로 작성하지 아니하였다) 2021. 5. 31.까지<1> 피고 사무실 근처 주차부스에서 발렛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1. 3.경부터 5.경까지 피고로부터 급여로 월 4,300,000원씩 지급받았다.
원고는 2023. 12. 20. 피고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 퇴직금 미지급을 사유로 진정하였고(이하 '관련 진정사건'이라 한다), 위 노동청은 2024. 5. 7. 피고가 원고의 퇴직금 21,384,177원을 미지급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14,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의 요지
원고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시부터 종료시까지 피고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임금을 지급받은 근로자
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는 관리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없고 현장근무자에 불과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설령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다른 근무자들보다 많은 급여를 지급받고 피고로부터 숙식을 제공받는 대신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피고와 구두로 약정하였다(원고의 모친 G는 피고 대표이사인 E의 배우자 F로부터 3,250만 원을 차용하면서 위 차용금을 원고의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하였다).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2018. 5. 1.경부터 2018. 12.경까지 퇴사하고 성남시 소재 H 매장의 주차관리를 하였으므로, 피고에서 계속근로한 기간인 2019. 1.경부터 2021. 4. 30.경까지의 퇴직금만을 청구할 수 있고, 이러한 원고의 퇴직금 채권을 ① F가 원고 모친 G에게 대여한 3,250만 원의 반환채권, ② 원고가 퇴사 이후 피고의 거래처에 있는 주차부스를 불법 점유한 데 따른 부당이득 1,800만 원의 반환채권, ③ 원고에게 지급한 가불금 650만 원의 반환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8다292418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본 각 증거, 갑 제2, 9, 14,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피고의 실장이라는 직함으로 피고의 컴퓨터, 책상 등 사무용 집기가 설치되어 있는 피고 사무실에서 근무하였다(피고는 원고가 실질적인 관리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면서도 원고가 피고의 지시에 따라 I 매장 등의 발렛업무 담당자로 근무하였고, 일일 9시간 정도 근무한 사실, 원고가 피고 사무실에서 숙식한 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있다<2>).
원고는 관련 진정사건에서 '피고 사무실인 C빌딩 D호로 출근하여 근무할 장소를 확인한 후 주변 J 일대 주차장으로 가서 발렛업무를 하였고, 근무장소가 고정적이지는 않았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피고가 원고의 근무기간 동안 근무장소에 관해 별다른 문제제기를 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원고의 근무장소는 피고의 요청에 따라 유동적으로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F는 관련 진정사건의 대질조사에서 '원고가 I매장 퇴근 후 오거리 마감업무를 지시하지 않았음에도 자의적으로 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는데, 위 진술내용은 기본적으로 원고가 피고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전제로 한 내용이다.
퇴직금 지급의무에 관한 판단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피고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계속근무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 분으로 계산한 평균임금에 해당하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의 액수
원고가 피고로부터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급여로 2021. 3.경부터 같은 해 5.경까지 월 4,300,000원을 수령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원고의 1일평균임금은 140,217원(3개월간 임금 합계 12,900,000원/92일)이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2018. 5. 1.경부터 같은 해 12.경까지 피고 거래처가 아닌 H 매장의 주차관리를 하여 위 기간 동안은 퇴사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2019. 1.경부터 2021. 5. 31.경까지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만을 청구할 수 있다
고 주장한다.
원고가 위 기간 동안 성남시 K 소재 H 매장의 주차관리 업무를 수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본 각 증거, 갑 제14, 15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위 기간 동안 피고에서 퇴사하여 계속근로기간이 종료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는 관련 진정사건의 대질조사에서 '피고의 거래처였던 H라는 피고의 직원이 인력 파견으로 주차장 관리 업무를 하였는데, 그 직원이 무단결근을 하고 잠수를 타게 되어 제가 그 직원 대신 H로 출근을 하여 주차장 관리를 한 것이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F 또한 '부득이하게 H 쪽에 인원 공백이 생겨 원고가 H에 가서 업무를 본 것이고, 이후 원고에게 복귀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원고가 성남시 K 소재 H에서 근무한 것은 피고의 인력파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을 제1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H 주차관리 업무를 수행하던 당시인 2018. 8. 6., 같은 달 14.경, 같은 해 9. 17.경, 같은 해 11. 15.경, 같은 달 28.경에도 E및 피고로부터 금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는바, 원고는 위 기간 동안에도 피고의 직원으로서 급여를 받으면서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1,401,339원(140,217원× 30일 × 1,857일/365일, 원 미만 버림)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21,383,09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퇴직금 관련 합의가 있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다른 근로자들보다 급여를 많이 지급받고 피고로부터 숙식을 제공받는 대신 퇴직금을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구두 합의가 있었다거나 원고의 어머니가 F로부터 3,250만 원을 차용하면서 위 차용금을 원고의 퇴직금으로 대체하기로 합의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가 퇴직금을 지급받지 않기로 구두 약정하였다고 하더라도,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1다41568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상계 항변에 관하여
피고의 G에 대한 차용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 주장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G에 대하여 대여금채권을 갖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할 뿐만 아니라 상계의 자동채권은 원칙적으로 상계자 자신이 피상계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어야 하는데, 피고가 주장하는 자동채권은 원고가 아닌 원고의 모친 G에 대한 채권일 뿐만 아니라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제3자에 대한 채권으로 상계합의가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어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머지 상계 주장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본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가 피고 거래처들의 주차부스를 불법적으로 점유하였다거나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불금 650만 원의 반환채권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러한 자동채권의 성립을 전제로 하는 피고의 상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퇴직금으로 원고에게 21,383,092원 및 이에 대하여 근로계약이 종료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1. 6.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은경(재판장) 장재윤 김우정
각주1) 피고는 2024. 9. 10.자준비서면에서 원고가 2021. 5. 31. 퇴사한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각주2) 2024. 9. 10.자준비서면 7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