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04. 1. 7. 선고 2001노1150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 B, C을 각 징역 8월 및 벌금 3,000,000원에, 피고인 D, E를 각 벌금 5,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들이 위 각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3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다만, 단수금액은 이를 1일로 한다.

원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에 관하여, 피고인 A, B, C에 대하여는 106일씩을 위 징역형에, 피고인 D에 대하여는 103일을, 피고인 E에 대하여는 4일을 위 각 벌금에 관한 노역장유치기간에 각 산입한다.

다만, 피고인 A, B, C에 대하여는 이 판결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위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 B, C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00. 5. 23.자 및 2000. 5. 27.자 업무방해의 점 및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조정전치주의를 위반하였다는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들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주장

(가)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의 가항(피고인 1, 2, 3에 한하여, "비행전 대기"라는 개념에 대한 오해 및 업무방해죄에 대한 법리오해) 첫째, K 노동조합(이하 'K 노조'라 한다)은 비행전 대기 중인 조종사들을 참석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고, 실제 그들이 참석했는지 확인할 수도 없다. 둘째, "비행전 대기"란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대기근무, 즉 일정 장소에서 근무에 투입될 것을 예정하고서 대기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비행 전 적정한 신체상태를 유지한다는 정도의 의미인바, 이는 조종사들이 휴식 또는 휴게시간 중에 있다는 것에 다름 아니고, 다만 정상적인 비행을 위하여 음주와 같이 신체에 무리한 일을 하지 말라는 의미에 불과하다. 주식회사 L(이하 'L'이라 한다) 운항규정에는 승무개시 12시간 전부터의 음주를 금지할 뿐이고, 휴게시간에 대하여 회사가 관여할 이유가 없다. 결국, 원심은 근로자가 휴일에 집회에 참석한 행동을 형벌로서 처벌하는 것에 다름이 없고, 이는 헌법 제10조, 제32조 제2항, 근로기준법 제53조 제2항의 입법취지에도 반한다. 즉, 휴식 중에 있는 근로자들이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소정의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신고한 집회에 참석한 것은 그 자체가 헌법상 기본권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권을 행사한 것으로서, 이러한 기본권의 행사 행위를 형법상의 업무방해죄로 의율하기 위하여는 피고인들이 그 권한을 남용하였다는 점과 같은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여야 함에도 원심은 심리를 행하지 않았다. 피고인들이 행한 집회가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할만한 세력이나 그에 준하는 정도의 세력이 되어야 할 것이고, 이로 인하여 L의 업무에 대하여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한다는 범의가 있어야 하는바, 원심은 이에 대한 심리가 미진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위 피고인들의 행동이 형법 제314조 소정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잘못이 있다.

(나)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의 나, 다항(피고인 1, 2, 3에 한하여, 집회 진행 경위에 대한 사실오인) 2000. 5. 23. 및 2000. 5. 27.자 집회는 모두 집회신고를 하고 신고내용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된 것이다. 따라서, 위 피고인들이 그 권한을 남용하였다는 점이나 회사의 업무가 방해받았다는 구체적인 상황이 나타나지 않은 이상 이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할 수 없다.

(다)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의 라항(피고인 1, 2, 3에 한하여, 2000. 5. 31. 파업철회 과정에 대한 사실오인 및 업무방해죄에 대한 법리오해) K 노조는 2000. 5. 31.에 비행 계획이 승무원들(A팀)은 금촌 소재 M에서 숙박하도록 조치하고, 비행 계획이 없는 조종사들(B팀)은 N대학교에서, K 노조 집행부(C팀)는 O성당에서 각 숙박하도록 하였다. 당시 A팀이 숙박한 위 M는 숙식환경이 쾌적하였는바, 2000. 5. 31. 06:00(파업돌입시점) 이전에 노조설립신고서가 수리되는 경우에 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2000. 5. 30. 19:00에 M에 도착하여 식사하고, 약 2시간 동안 노래 배우기와 영화상영 등 피로감이 쌓이지 않는 프로그램을 진행하였고, 23:00 이후에는 모두 취침에 임하였다. 그런데, 2000. 5. 31. 00:30경 노동부장관은 2000. 5. 31.까지 K 노조의 설립신고필증을 교부한다고 발표하였고, 2000. 5. 31. 03:00경 피고인 C 등이 노동부 관계자들을 직접 면담하여 그 확답을 받음에 따라, K 노조 집행부는 M에 있는 조합원들에게 연락하여 업무에 복귀할 것을 지시하여, 2000. 5. 31. 06:00경 M에 있는 조합원들은 회사가 제공한 버스를 타고 회사에 도착하였으나 이미 회사는 2000. 5. 31.자 조조편 항공편을 모두 취소한 상태였다. 즉, 회사는 K 노조 간부들이 노동부에 가 있던 시간인 2000. 5. 31. 03:50경 조조편 항공기를 취소한다는 결정을 하였던 것이다. 요컨대, K 노조는 조종사들의 충분한 휴식을 보장하여 2000. 5. 31.자 비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회사측에서 파업 철회사실도 알지 못한 채 임의로 항공편을 취소한 것이다. 특히 업무방해죄에 있어, 그 예비행위를 처벌할 수 없음에도 원심은 파업이 시작되지 아니한 시점에서 회사측이 임의로 운항을 취소한 행위를 근거로 파업준비행위만을 행한 위 피고인들을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이는 사실상 예비행위를 처벌하는 것으로 업무방해죄에 대하여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라)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노법'이라 약칭한다) 제7조 제3항 및 제93조 제1호 부분의 위헌성(피고인 1에 한하여) 노노법 제12조 제4항은 "노동조합이 신고증을 교부받은 경우에는 설립신고서가 접수된 때에 설립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노노법 제7조 제3항, 제93조 제1항과 연결되어 행정관청이 당해 노동조합의 설립신고서를 수리하지 아니하거나 반려하는 경우, 그 노동조합이 노동조합으로서의 실질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 및 행정관청의 반려처분의 위법성 여부와는 무관하게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전혀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이는 행정관청의 설립신고서 수리 여부 및 신고행위의 존재라는 조건만에 의하여 헌법상 단결체와 다른 노동조합들을 차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들의 평등권 및 단결권을 침해하고, 형벌 조항으로 근로자들의 근로3권을 지나치게 제한하여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즉, 헌법 제33조 제1항이 보장하는 근로3권은 "사회적 보호기능을 담당하는 자유권" 또는 "사회권적 성격을 띤 자유권"이라고 볼 수 있고, 개별근로자뿐만 아니라 근로자집단에게도 보장된다 할 것이다. 근로3권의 향유주체가 되는 단체를 "헌법상 단결체"라 하고, 이는 노노법 제2조 제4호 본문(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 소정의 노동조합과 유사한 의미라 할 것이다. 헌법상 보장되는 단결권의 내용에는 노동조합자유설립주의가 포함되므로 노동조합의 설립신고서 수리 여부가 헌법상 단결체의 요건으로 되지 않으므로, 헌법상 단결체는 그 실체를 갖추는 시기 즉 조직결성시에 성립하게 된다. 헌법 제33조 제1항이 모든 근로자들에게 단결권을 보장하고 있고, 노노법 소정의 설립신고제도는 노동행정상의 제도적 목적하에 운영되는 것에 불과하다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설립신고필증이 없다는 이유로 '노동조합'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마)

청원경찰법(이하 '청경법'이라 약칭한다) 제10조 2항의 위헌성(피고인 2, 3에 한하여)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은 "공무원은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청경법 제10조 제2항을 청원경찰 신분에 있는 자들의 근로3권을 제한하는 취지로 해석하는 한, 이는 헌법 제10조, 제11조, 제33조 제1항에 위반된다. 즉, 헌법 제33조 제1항에서 모든 근로자에게 근로3권을 인정하고 있고, 다만, 제2항, 3항에서 근로3권의 항유주체에 관한 헌법적인 한계를 명시하는 규정으로서 근로자 중 근로3권을 향유할 수 없는 근로자는 공무원(다만 법률이 정하는 공무원은 제외)에 한정된다는 점과 근로자 중에서 단체행동권을 법률로서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아니할 수 있는 근로자는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 한정된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헌법 제37조 제2항에 근거하여 청경법 제10조 제2항의 형식으로 근로3권을 제한하여, 청원경찰에게 국가공무원과 마찬가지로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일체의 집단적 행위를 금지하고, 단체행동권 뿐만 아니라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마저 모두 제한하는 것은, 청원경찰에 복무하는 근로자들이 향유하는 일체의 근로3권을 부정한다는 점에서 과잉금지의 원칙, 비례의 원칙을 침해하였다고 할 것이다.

(바)

2001. 5 ~ 6.경 단체교섭 진행 과정에 대한 사실오인의 점(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항에 대하여) K 노조는 임금교섭안 중 중요한 항목(연장, 야간, 휴일 수당)을 제외하고는 탄력적인 자세로 협상에 임하였다. 2000. 6. 11.경 K 노조가 임금인상요구를 포기하게 된 것은 당시 쟁점이었던 임금인상율에 집착할 경우 올해 임금단체협약을 타결 짓기 어렵다는 인식에 기초하여, 근무조건 및 비행안전에 대한 보충협약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으로 이번 교섭을 타결짓는 것이 더 용이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원심은 K 노조에서 2001. 5. 22. 기본급 18% 인상안을 삭제한 수정안을 제시하게 된 경위를 고려하지 아니하고, 협상의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한 순수한 목적에서 행해진 K 노조의 행동을 지나치게 악의적으로 해석하였다. 즉, K 노조는 파업에 대한 부담감으로 인하여 단체교섭 진행과정에서 수차례 수정안을 제시하였고, 실제 파업에 임박해서는 파업돌입시점을 연기하고 임금인상안을 포기하는 수정안까지 제시하였다. K 노조가 임금동결안을 제시하고 보충협약 문제로 교섭대상을 집중한 것은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기 위하여" 행한 행동이었고, 그것을 통하여 파업 직전에 극적인 협상 타결을 시도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K 노조는 임금 문제와 외국인 조종사 문제를 대등한 수준에서 검토하였다. 즉, 교섭과정에서 회사측 교섭위원들은 파업 직전까지 가야 타결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얘기 및 외국인 조종사들에 대해서는 동결 후 감축할 수 있다는 얘기를 비공식적으로 계속 K 노조측에 전달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K 노조는 현격한 차이가 나는 임금인상 부분을 제외한다면, 외국인 조종사 문제는 쉽게 협상이 타결될 것으로 예상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당시 조종사들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던 외국인 조종사 문제를 타결짓게 되면, 조합원인 조종사들을 설득하여 이번 단체교섭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K 노조의 이러한 예상을 뒤엎고 회사는 2001. 6. 12. 02:00 이후 K 노조와의 직접 교섭을 회피함으로써 파업까지 이르게 되었던 것이다.

(사)

파업 목적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오해(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항에 대하여) 외국인 기장의 채용확대는 전체적인 내국인 조종사의 기종 전환, 기장 승격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어 왔다. K 노조로서는 내국인 조종사를 양성하여 부족한 기장의 수를 채우는 것이 가능함에도, 회사가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 규모를 지나치게 확대하는 것은 내국인 조종사의 근로조건을 악화시키는 사안이라 볼 수밖에 없었다. K 노조는 특정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을 거부하거나 L 내에서 일정한 보직을 가지고 있는 외국인 조종사의 퇴진을 요구한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채용 규모와 관련하여 연차적으로 감축비율을 확정하고, 외국인 조종사와 내국인 조종사간의 비행 스케줄 조정 등에서 내국인 조종사들이 불이익을 입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였을 뿐이다. L의 외국인 조종사 선호 정책은 내국인 조종사의 기종 전환, 기장 승격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조종사 내부의 서열에도 혼란을 주고 있으며, 특히 동일 기종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함에도 내외국인 기장간에 실질적인 급여의 차이가 있다는 점에 불만이 있었다.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과 같은 인력 충원의 문제는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서 사용자의 경영권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외부인력의 충원 문제는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있고, 이러한 목적을 가진 쟁의행위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을 2001. 6. 30.자로 동결하고 외국인 부기장을 채용할 수 없도록 한 것은, 외국인 기장의 채용을 2001. 말경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것은 회사측으로서도 당연히 행해야 하는 것이었으며, L의 부기장의 수는 적정인원을 넘어선 상태이고 그러한 상태에서 외국인 부기장들을 고용할 이유가 없으므로, 이에 대한 명시를 하고자 한 것뿐이다. 설령 K 노조가 회사로서는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하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체교섭의 단계에서 조정할 문제이지 조합측으로부터 과다한 요구가 있었다고 하여 곧바로 쟁의목적이 부당하다고 해석할 수 없다.

(아)

평화의무에 대한 법리오해(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항에 대하여) 노사협의회는 노사 공동이익의 극대화를 목적으로 하는데 비하여 단체교섭은 분배 몫을 둘러싼 노사대립을 전제한다는 점에서 서로 목적을 달리하고, 노사협의회가 있다 하더라도 노노법상 인정되고 있는 노동조합의 역할과 기능은 전혀 제약을 받지 않는다.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 제5조는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기타 모든 활동은 이 법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여 노동조합의 단체교섭 등의 활동이 이 법에서 예정하는 노사협의회제도에 의하여 영향을 받지 아니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즉, 회사측은 단체협약 제86조에 근거하여 그 보충협약의 체결을 오로지 노사협의회에서만 논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우리나라 노사협의회 제도의 설립취지를 오해한 것이다. 또,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에 의하면, P노사협의회는 적법한 노사협의회로 성립할 수 없다. 하나의 사업장인 L 안에 이미 설치된 노사협의회와 별도의 P노사협의회를 구성한다는 것은 위법하므로, 결국 P노사협의회는 단체협약 제86조에서 유보한 부속서 체결을 위한 회사와 노조간의 한시적인 교섭기구로서 의미가 있을 뿐이다. 평화의무가 미치는 범위는 단체협약에서 정하고 있는 사항에 한정되고, 단체협약에서 유보한 보충협약 체결을 둘러싸고 야기된 쟁의행위 등에 대하여는 평화의무의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과 같이 단체협약에 규정되지 아니한 사항 및 단체협약에서 부속서의 체결 가능성을 유보한 부분까지 평화의무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한편, K 노조는 노사협의회의 개최를 요청하였으나 회사가 이를 거절하였는바, 이는 단체협약 제86조의 합의 취지를 일탈한 것이다. 특히, 외국인 조종사 문제의 경우, 위 단체협약 체결 당시 140명의 인원에 불과하다가 2001. 5.경 현재 110명이나 증가하고, 교섭기간 중 회사측 임원이 "무제한 수입하겠다"고 발언을 하는 등 조종사들의 근로조건을 유지하는 것이 현저한 위험에 처해 있었던 점과 위 단체협약 체결 시점이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이 급격히 확대될 것을 예상할 수 없었던 2000. 10.경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평화의무 인정의 취지에 비추어 사정변경을 이유로 한 노동조합의 쟁의 행위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결국 K 노조의 보충협약과 관련된 교섭 요구는 정당하고, 회사측이 단체협약의 체결 경위 및 신의칙을 위반한 채 조합측의 교섭요청 및 노사협의회의 개최까지 거부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이 부분의 파업은 정당한 쟁의행위라 할 것이다.

(자)

파업의 시기, 수단, 방법에 대한 사실오인의 점 2001. 6. 12. 새벽에 교섭에 제대로 임하지 않은 것은 회사측이다. 즉, 사용자측이 임금인상안에 대하여 계속 교섭하자고 요구하였다는 원심과 달리 2001. 6. 12. 새벽에 회사측 교섭위원 중 누구도 노조측에게 임금인상안에 대해서 교섭을 요청한 적이 없다. 또, 어떤 사업의 공익성 여부는 그 사업의 성질에 따라 검토되어야 한다. 항공사업의 경우 국내 영업 중 제주노선 외에는 대체운송수단이 있어 그것만으로 사회경제적으로 손실을 끼칠 우려는 거의 없다. 국제선의 경우, 다른 많은 항공사에서 더 많은 편수의 항공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건 파업 당시 난디공항에서 조종사들이 승객들을 버리고 항공기를 이탈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당시 Q 기장의 말에 의하면, 비행 당시 회사측으로부터 난디-오클랜드 구간에 승객이 없다는 점을 듣고서 비행하였으며, 실제 운행계획서상에도 위 구간 예약이 모두 취소되어 승객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있고, 승객들의 항의도 없었다. 원심은 K 노조가 R노동조합의 총파업일정에 동조하였다는 점에 지나치게 집착하고, 집중파업에 동조하였다는 것은 파업의 정당성과 무관한 사정임에도 불구하고, 이 점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관련 사실을 오인한 것이다. 나아가 이 부분의 파업은 노무의 제공을 전면적으로 정지하는 형태로 이루어졌을 따름이고 그 과정에서 폭력이나 파괴행위가 없었음에도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의 주장 피고인들이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들의 연령, 가족관계, 성행 등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주장 현행 노노법 제45조 제2항에서 '조정전치주의'를 규정하고 있는바, 구법상 냉각기간과 달리 조정전치를 강제하려는 입법취지 및 기본법리, 노노법 제53조 후단에서 조정절차에 있어 관계당사자의 성실참여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점, 노노법 제30조에서 단체교섭시 노동조합의 성실교섭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현행법상 조정절차에 있어 조정기간은 관계당사자의 성실참여의무를 전제로 한 개념으로서, 단순한 기간 경과만으로 쟁의에 나아갈 수 있었던 구법의 냉각기간과는 다른 개념이다. 따라서 노사양측 관계당사자가 단체교섭이나 조정절차에 성실히 임하였는지 여부가 조정전치주의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주요 기준이 되고, 적어도 조정전치주의 위반 여부와 관련한 조정기간 경과의 의미 해석 등에 있어서도 깊이 고려할 요소라 할 것이다. 결국, 조정전치주의의 입법취지나 기본법리에 의하면, 관계당사자가 조정절차에 성실히 임하였으나 일정한 기간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K 노조는 임금협상 기간에 임금과 무관한 요구사항을 내세워 협상이 전혀 진행되지 않자 조정을 신청하였고, 노동위원회는 "임금 이외의 부분이 포함되어 있어 조정대상이 아니다"는 이유로 반려하였는데 조정전치주의는 적합한 조정대상을 내세운 조정신청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조정신청 자체의 효력이 없어 조정신청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보인다. 가사 형식적으로 조정신청이 이루어졌다고 본다 하더라도 노조가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지 않았으므로, 조정전치주의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부분의 파업은 목적·시기 등을 위반하였기 때문에 당연히 쟁의행위로서의 정당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조정신청 자체의 효력도 의문시되고 교섭이 진행되지 아니한 책임도 노조에게 있기 때문에 조정전치주의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여, 피고인들에 대한 공소사실이 충분히 유죄로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조정전치주의에 대한 법리를 오해하고,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의 주장 이 사건 쟁의 행위의 불법성,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하여 쟁의 행위 대상이 되지도 않는 목적을 관철하기 위하여 권한을 남용하여 명분없는 파업을 함으로써 국민경제에 커다란 피해를 야기하였고, 중간기착지에서 승객을 방치하고 이탈하는 등 그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도 비난받아야 마땅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에 대하여 선고한 원심의 형량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직권 판단(피고인 1, 2, 3에 한하여) 피고인 1, 2, 3의 항소이유의 주장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당심에 이르러 검사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원심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2001고단2336 사건 공소사실 중 제1의 가항을 "2000. 5. 19. 11:00경부터 같은 날 13:30경까지 서울 중구 S 소재 L 서소문영업소 건물 앞에서 R노동조합 위원장 T, U단체 위원장 공소외 V 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비행전 대기 중인 운항승무원 공소외 W 등 11명을 포함한 운항승무원 350여명을 동원하여 옥외집회를 개최하여, 위 건물 앞마당과 현관을 점거하고 앰프와 핸드마이크 등을 사용하여 '청원경찰신분을 해지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쳐 소음을 발생시키고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노동가요를 부르는 등 다중의 위세를 보임으로써, 위 영업소를 왕래하는 고객들의 출입을 방해하고 급기야 위 영업소 건물 1층 출입문 셔터를 내리도록 만들어 위 영업소의 항공권 예약, 발권 등의 영업을 중단시키는 등 위력으로써 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고,"로, 나항을 "같은 달 23. 11:00경부터 같은 날 12:30경까지 서울 강서구(공소장변경신청서의 '강동구'는 '강서구'의 오기로 보인다) X 소재 위 회사 본사 정문 앞에서 운항승무원 250여명을 동원하여 옥외집회를 하면서 노동가요를 부르고 고성능 확성기로 '조종사도 노동자다, 운항노조 인정하라', '청원경찰 임용을 해지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위 본사 건물을 향하여 집회참가자들이 '와아'하는 함성을 지르는 등 소음을 발생시키고 혼란스런 분위기를 조성하여, 위 본사 건물 내에서 업무를 보던 직원들 중 상당수가 업무를 중단하고 집회상황과 경과를 지켜보며 집회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등 업무에 전념치 못하도록 하여 위력으로써 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고,"로, 라항을 "같은 달 30. 15:00경부터 같은 날 18:00경까지 위 나.항 기재 장소에서 운항승무원 400여명을 동원하여 파업출정식을 개최하여, Y은 '잔악하고 사악한 저들에게 비행기가 땅에 있어야 된다는 것을 보여줍시다'라고 파업을 선동하고, 집단으로 구호를 제창하고 노동가를 부른 후, 미리 대기시켜 둔 버스를 이용하여 집회에 참가한 운항승무원들을 같은 날 22:00경부터 다음날 04:00경까지 금촌 소재 'M'에 집단 투숙시키고 노동가요 제창, 노동영화 시청 등의 집단행동을 하도록 함으로써, 비행을 앞둔 운항승무원들의 휴식시간 부족을 초래하여 위 회사의 항공기운항 안전에 심대한 위해를 가하여 결과적으로 같은 달 31. 06:40경부터 같은 날 09:00경까지 운항 예정이던 서울발 부산행 항공기 등 국내선 8편의 운항을 취소하게 만드는 등 위력으로써 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고,"로, 마항을 "같은 해 8. 23. 17:30경부터 같은 날 20:00경까지 위 나.항 기재 위 회사 본사 앞마당과 현관계단 및 정문 앞 도로의 인도상에서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고 R노동조합 등 외부인사 10여명과 P 노조원 200여명을 동원하여, 이삿짐운반용 트럭을 정문 앞에 세워 연단을 만든 다음 R노동조합 등 외부인사 10여명은 위 연단 및 정문 앞 도로의 인도를 점거하고, P 노조원 200여명은 위 회사 본사 앞마당과 현관계단을 점거한 채 '단협 성실교섭 촉구대회'를 개최하는 등 집회를 주최하고,"로, 바항을 "위 마.항 일시, 장소에서 같은 항 기재와 같은 집회를 개최한 후 고성능 확성기를 이용하여, '동일노동 동일임금 우리 권리 쟁취하자'는 등의 구호를 제창하고 함성을 지르며 소음을 발생시키고 집단의 위세를 보이는 등의 방법으로 운항, 정비 등 항공운송사업의 특성상 24시간 보안근무체제에 있는 위 회사의 정상적인 근무분위기를 해치고, 나아가 위 회사 본사 정문을 점거 봉쇄함으로써 운항업무를 위하여 객실승무원 등을 태우고 위 일시 중 매 5분마다 1대씩 공항을 왕래하는 위 회사 셔틀버스의 정문 출입을 막아 위력으로써 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고,"로, 제3항을 "피고인 B, 같은 C은 2000. 5. 29. 청원경찰 신분이 해지되기까지는 청원경찰로서 노동운동 기타 공무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 행위를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제1의 가, 나, 다항 각 일시, 장소에서 각 같은 항과 같이 L P 노동조합을 인정해달라는 집회를 개최함으로써 각 집단적 행위를 한 것이다."로, 죄명 중 "다. 국가공무원법위반"을 "다. 청원경찰법위반"으로, 피고인 2, 3에 대한 적용법조 중 "각 국가공무원법 제84조, 제66조 제1항, 청원경찰법 제10조 제2항"을 "각 청원경찰법 제11조,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형법 제8조 본문, 제1조 제2항, 제50조"로 각 변경하는 것으로 공소장변경 신청을 하였고 당원이 이를 허가하여 이 부분에 대한 심판의 대상이 달라졌으므로, 이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실체적 경합범에 해당하는 다른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나.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한 판단 다만, 피고인 1, 2, 3은 위와 같이 공소사실이 변경된 후 변경된 공소사실을 포함하여 여전히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주장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를 포함하여 살펴본다.

(1)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의 가항에 대하여(피고인 1, 2, 3에 한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위 피고인들의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Z의 법정진술 및 위 피고인들의 당심에서의 각 일부 법정진술, 당심 증인 Z의 법정진술,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경찰피의자신문조서, Z의 진술서, 소음측정 비교자료의 기재 등을 종합·검토하여 보면, K 노조는 2000. 5. 19. 11:00경부터 같은 날 13:30경까지 위 L 서소문영업소 건물 앞에서 R노동조합 위원장 T, U단체 위원장 V 등을 참석시킨 가운데 비행전 대기 중인 운항승무원 W 등 11명을 포함한 운항승무원 350여명을 동원하여 옥외집회를 개최한 사실, 당시 위 L 서소문영업소 건물 앞마당과 현관을 점거하고 앰프와 핸드마이크 등을 사용하여 "청원경찰신분을 해지하고 노동조합을 인정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쳐 소음을 발생시키고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노동가요를 부른 사실, 이로 인하여 위 영업소를 왕래하는 고객들의 출입을 어렵게 하고, 급기야 위 영업소 건물 1층 출입문 셔터를 내리도록 만들어 위 영업소의 항공권 예약, 발권 등의 영업을 중단시킨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형법 제314조 소정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이란 폭행이나 협박은 물론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세력(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을 요하지는 않는다)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위력에는 폭행, 협박뿐만 아니라 다중의 위력을 과시하는 스크럼, 연좌시위, 소음, 소란, 손괴 등의 행위로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제압할 만한 세력일체가 포함된다고 할 것인바, 어떠한 쟁의행위에 '위력'이 있는가 여부는 구체적 사안에서 당해 쟁의행위의 집단성, 조직성, 지침, 시간, 장소, 규모, 행위유형 등 제반 사정에 따라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세력"이 형성되었는지 여부를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당시 위 피고인들은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세력"을 형성하였다고 할 것이고, 이로써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비행전 대기' 중인 조종사들이 집회에 참여하였는지 여부는 이 부분 업무방해죄의 성립 여부와는 관계없다).

(2)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의 나, 다항에 대하여(피고인 1, 2, 3에 한하여) (가) 공소사실의 요지 및 원심법원의 판단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 A는 서울 강서구 X 소재 주식회사 L 소속 항공기 기장으로 2000. 5. 31. 설립된 L P노동조합 위원장, 피고인 B은 위 회사 항공기 부기장으로 위 노동조합 부위원장, 피고인 C은 위 회사 항공기 부기장으로 위 노동조합 사무국장인바, 1999. 8. 30.경 서울 남부지방 노동사무소에서 위 회사 기장, 부기장으로 구성된 L P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같은 해 9. 7.경 위 노동사무소에서 항공기 기장 및 부기장은 항공기 운항을 책임지는 자로 근로자의 지위에 있지 않고 청원경찰관의 신분으로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위 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반려하자, 피고인들은 위 회사 소속 기장 및 부기장들과 함께 집단행동을 통하여 피고인들의 요구사항을 관철시키기로 Y과 공모하여, 1 2000. 23. 11:00경부터 같은 날 12:30경까지 서울 강서구 X 소재 위 회사 본사 정문 앞에서 운항승무원 250여명을 동원하여 옥외집회를 하면서 노동가요를 부르고 고성능 확성기로 '조종사도 노동자다, 운항노조 인정하라', '청원경찰 임용을 해지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위 본사 건물을 향하여 집회참가자들이 '와아'하는 함성을 지르는 등 소음을 발생시키고 혼란스런 분위기를 조성하여, 위 본사 건물 내에서 업무를 보던 직원들 중 상당수가 업무를 중단하고 집회상황과 경과를 지켜보며 집회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등 업무에 전념치 못하도록 하여 위력으로써 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고, 2 같은 달 27. 14:00경부터 같은 달 16:00경까지 위 1항 기재 장소에서 운항승무원 및 그 가족 등 250여명을 동원하여 같은 항과 같은 방법으로 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거시 증거들에 의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원의 판단 이 부분의 쟁점은 피고인들의 집회로 인한 소음 등으로 L의 업무가 방해되었는지 여부인바, 이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에 대하여 본다. 위 피고인들의 원심 및 당심에서의 법정진술, 원심 및 당심에서의 증인 Z의 법정진술, 위 피고인들 및 Y, AA, AB, AC, AD, AE, AF, AG, AH에 대한 각 경찰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Z의

를 방해하고, 2 같은 달 27. 14:00경부터 같은 달 16:00경까지 위 1항 기재 장소에서 운항승무원 및 그 가족 등 250여명을 동원하여 같은 항과 같은 방법으로 위 회사의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것이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거시 증거들에 의하여 이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원의 판단 이 부분의 쟁점은 피고인들의 집회로 인한 소음 등으로 L의 업무가 방해되었는지 여부인바, 이하 이 부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들에 대하여 본다. 위 피고인들의 원심 및 당심에서의 법정진술, 원심 및 당심에서의 증인 Z의 법정진술, 위 피고인들 및 Y, AA, AB, AC, AD, AE, AF, AG, AH에 대한 각 경찰피의자신문조서의 진술기재, Z의 진술서(공판기록 제921면), 경찰진술서(수사기록 제400면), 각 사진 사본(수사기록 제105 ~ 114면), 소음측정 비교자료에 의하면, 2000. 5. 23. 및 2000. 5. 27.자 집회는 청원경찰해지촉구 결의대회를 위하여 모두 집회신고를 하고 위 회사 본사 정문 앞길 건너편에서 운항승무원 250여명을 동원하여 옥외집회를 하면서 노동가요를 부르고 고성능 확성기로 '조종사도 노동자다, 운항노조 인정하라', '청원경찰 임용을 해지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집회를 한 사실, 위 각 집회시 노동조합원들이 고성능 앰프를 사용하여 노동가요를 제창하고 "와"하고 위 회사 건물을 향하여 구호를 외쳐 소음이 발행하였으며, 회사측 최고경영진에 대한 비난하는 함성을 지르는 행위로 인하여 직원들이 일부는 옥상으로, 일부는 창문쪽으로 가서 집회를 구경하는 등으로 사무실 등의 근무분위기가 저하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형법 제314조 소정의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이란 폭행이나 협박은 물론 사람의 의사의 자유를 제압, 혼란케 할 세력을 의미하는 것인데, 헌법상 집회 및 표현의 자유가 인정되고, 그것이 시위의 형태로 전개되는 경우에 이러한 행위는 집단적이라는 면에서 위력의 개념요소인 '위세와 인원수' 요건을 충족하고, 압력을 가하는 실력행사라는 점에서 자유의사를 제압하는 성질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특히 의사표현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나 혼란스런 분위기가 '위력'에 해당하는지 여부의 판단은 헌법상 보장되는 집회 및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지 않도록 엄격히 해석 적용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위 각 집회는 집회신고를 마친 적법한 집회로서 제출된 사진의 사본에 의하더라도 회사 건물 앞 왕복 6차선 도로의 건너편에서 질서 있게 이루어졌다고 보이는 점, 이 사건에서 피고인들이 의사표현을 하고자 하는 상대방은 피고인들의 고용주인 L이고, 단체가 구두 표현에 의한 의사 전달을 함에는 소음이 수반될 수밖에 없으며 육성만으로는 상대방에게 의사를 전달하기 어려운 사정 아래에서는 확성기 등을 사용할 수도 있으며 그로 인하여 부수적으로 혼란스런 분위기도 조성될 수 있는 점, 위 각 집회 당시 피고인들이 고성능 확성기를 사용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소음이나 혼란스런 분위기가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에 해당되기 위하여는 시위 도중에 발행한 소음의 정도가 반드시 생활소음규제기준치 80데시벨(dB)을 초과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위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소음의 정도를 어느 정도 특정할 수 있어야 하는 데 이를 인정하기 위한 자료가 부족한 점, 비록 회사 직원들이 집회를 구경하느라고 근무분위기가 저하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회사를 상대로 한 일부 동료 직원들의 적법한 시위에 대하여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을 사정에 기인하는 점도 많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앞서 인정되는 사실만으로는 위 피고인들이 L이나 그 직원들에 대하여 수인할 수 없을 정도의 소음 내지 혼란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여 업무를 보던 직원들의 업무활동의 자유의사를 억압할만한 유형력의 행사를 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AI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및 AJ, AK의 각 경찰진술서는 위 피고인들이 이를 부동의하고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각 증거능력이 없으며, 달리 위 피고인들이 위력을 행사하여 L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음에도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위 피고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1의 라항에 대하여(피고인 1, 2, 3에 한하여) 업무방해죄의 성립에 있어서는 업무방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함을 요하지 아니하고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하면 족한 것인바(대법원 1992. 12. 8. 선고 92도1645 판결 참고),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Z의 법정진술 및 피고인들의 당심에서의 각 일부 법정진술, 당심 증인 Z의 법정진술, 위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경찰피의자신문조서, Y에 대한 경찰피의자신문조서, Z의 진술서의 기재를 종합·검토하여 보면, K 노조는 2000. 5. 30. 15:00경부터 같은 날 18:00경까지 위 회사 본사 정문 앞에서 운항승무원 400여명을 동원하여 파업출정식을 개최한 사실, 당시 공소외 Y은 "잔악하고 사악한 저들에게 비행기가 땅에 있어야 된다는 것을 보여줍시다"라고 파업을 선동하였고, 집단으로 구호를 제창하고 노동가를 부른 사실, 미리 대기시켜둔 버스를 이용하여 집회에 참가한 운항승무원들을 같은 날 22:00경부터 다음날 04:00경까지 금촌 소재 'M'에 집단 투숙시키고 노동가요 제창, 노동영화 시청 등의 집단행동을 한 사실, AL 기장은 안전비행을 위하여 비행 전에 충분한 휴식을 취하여야 하는데도 위 단체합숙에 참여하여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도 못한 채로 비행출발시간보다 훨씬 일찍 도착하여 운항준비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출발시간 겨우 20분 전에 회사에 도착한 사실, K 노조는 노동조합 설립신고필증이 교부되지 않으면, 2000. 5. 31. 06:00에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었던 사실, 피고인 A는 2000. 5. 31. 04:00경 피고인 C로부터 노동조합 설립 신고필증을 교부받았다는 전화를 받고, 같은 날 04:30경 Y에게 전화하여 파업을 철회할 것을 알리고 조합원들에게 비행에 참여하도록 지시한 사실, 한편, 회사에서는 2000. 5. 31. 03:50경 운항예정인 조조편 서울발 부산행 항공기 등 국내선 8편의 운항을 취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항공기 운항 업무의 전문성, 항공기 운항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 고객들에게 미리 알려 주어야 할 필요성 등 항공운항업무의 특성을 보태어 보면, 위 피고인들의 이러한 집단적인 단체행동이 위 회사의 항공운항업무를 방해할 위험조차 발생시키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으므로,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이 부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어서, 위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도 역시 이유없다.

(4)

노노법 제7조 제3항 및 제93조 제1호의 위헌성에 대하여(피고인 1에 한하여) 노노법 제5조 본문은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노동조합 자유설립주의를 천명하고, 노노법 제81조 제1호, 제2호, 제4호는 부당노동행위를 금지하는 규정 등을 두어 개별적 단결권의 보장을 구체화하고 있으며, 노동조합의 개념을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라고 정의하고(노노법 제2조 제4호), 노동조합이 그 조직의 자주적·민주적 운영을 보장하기 위하여 당해 노동조합의 규약에 규율과 통제에 관한 사항 등을 규정하도록 하고 있으며(노노법 제11조 제15호),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노동조합 총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노노법 제16조), 사용자가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제하는 규정 등을 두어(노노법 제81조 제4호) 집단적 단결권도 구체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다만, 노노법에 정한 노동조합 설립요건을 갖추어 조직한 노동조합에 대하여는 그렇지 아니한 근로자단체에 비하여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의 조정 및 부당노동행위의 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는 등 적극적인 보호를 위한 특례를 인정하고 있는바(노노법 제7조), 그러한 노동조합은 그 설립에 관하여 행정당국으로부터 신고증을 교부받아야 하도록 하고 있다(노노법 제12조 제4항). 따라서, 노노법상 노동조합은 실질적인 요건으로서,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조직한 단체이고 또한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임을 요하며, 형식적인 요건으로서, 설립신고서를 행정관청에 제출하고 그 행정관청으로부터 그에 대한 신고증을 교부받음으로써만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1996. 6. 28. 선고 93도855 판결, 대법원 1979. 12. 11. 선고 76누189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노동조합의 설립신고제도는 노동조합의 자유로운 설립에 대한 제한이 되는 것은 사실이나, 노동조합법이 노동조합의 설립에 관하여 신고주의를 택하고 있는 취지는 소관 행정당국으로 하여금 노동조합에 대한 효율적인 조직체계의 정비·관리를 통하여 노동조합이 자주성과 민주성을 갖춘 조직으로 존속할 수 있도록 노동조합을 보호·육성하고 그 지도·감독에 철저를 기하게 하기 위한 노동정책적인 고려에서 마련된 것이다(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누9829 판결, 대법원 1993. 2. 12. 선고 91누12028 판결 등 참조). 그렇다면, 노노법상 요건을 갖춘 노동조합에 한하여 행정관청에 의한 일정한 보호의 대상으로 삼기 위한 것이므로, 설립신고증을 교부받지 아니한 근로자단체라 하더라도 일정한 보호의 대상에서 제외될 뿐이고 노동기본권의 주체로서 인정되어야 하는 일반적인 권리까지 보장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닌 점, 원칙적인 노동조합 자유설립주의의 채택이 반드시 노동조합 명칭의 자유로운 사용까지 전제하거나 인정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노노법상의 노동조합에 한하여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유일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한 취지가 노노법상의 실질적인 요건 및 형식적인 요건을 모두 갖춘 노동조합을 다른 단결체와 구별하여 노동조합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여 노동조합의 실체가 없는 단체를 배제하고 그 보호에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데에 그 목적이 있는 점, 이와 같이 그 입법목적이 정당한 이상 위 법률조항이 노노법상 노동조합과 다른 단결체를 불합리하게 차별한다고 할 수는 없는 점, 이를 위반한 경우에 형벌로서 벌금 500만원 이하에 처하도록 하는 정도의 형사제제를 가하는 수단이 적정하지 않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노노법 제7조 3항, 제93조 제1호가 근로자들의 평등권 및 단결권을 침해하고, 과잉금지의 원칙에도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5)

청경법 제10조 2항의 위헌성에 대하여(피고인 2, 3에 한하여)

(가)

청원경찰의 의의 청원경찰이란 국가기관 또는 공공단체와 그 관리하에 있는 중요시설 또는 사업장, 국내주재 외국기관, 기타 행정자치부령으로 정하는 중요시설·사업장 또는 장소의 기관의 장 또는 시설·사업장등의 경영자가 소요경비를 부담할 것을 조건으로 경찰의 배치를 신청하는 경우에 그 기관·시설 또는 사업장등의 경비를 담당하게 하기 위하여 배치하는 경찰을 말한다(청경법 제2조). 한편, 청원경찰법시행규칙 제1조는 청경법 제2조 제3호에서 "기타 행정자치부령으로 정하는 중요시설·사업장 또는 장소"에 대하여, "선박·항공기등 수송시설, 금융 또는 보험을 업으로 하는 시설 또는 사업장, 언론·통신·방송 또는 인쇄를 업으로 하는 시설 또는 사업장, 학교등 육영시설, 의료법에 의한 의료기관, 기타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와 국민경제상 고도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중요시설·사업체 또는 장소"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

청원경찰의 복무관계, 지위 등 청경법은 청원경찰의 직무·임용·배치·보수·사회보장 기타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으로써 청원경찰의 원활한 운영을 기함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청경법 제1조), 청원경찰의 복무에 관하여는 국가공무원법 제57조·제58조 제1항·제60조·제66조 제1항 및 경찰공무원법 제18조의 규정을 준용하게 되어 있고, 청원경찰은 배치된 기관·시설 또는 사업장등의 구역을 관할하는 경찰서장의 감독을 받아 그 경비구역 안에 한하여 경비목적을 위하여 필요한 범위 안에서 경찰관직무집행법에 의한 경찰관의 직무를 행하고(청경법 제3조), 경찰관직무집행법 제2조에 의하면, 경찰관은 범죄의 예방·진압 및 수사, 경비·요인경호 및 대간첩작전수행, 치안정보의 수집·작성 및 배포, 교통의 단속과 위해의 방지, 기타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 등을 그 직무로 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원경찰은, 그 직무수행에 있어서 직권을 남용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게 되며(청경법 제10조 제1항), 청원주가 임용하되, 그 임용에 있어서는 미리 지방경찰청장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국가공무원법 제33조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청원경찰로 임용될 수 없으며(청경법 제5조 제1항, 제2항), 지방경찰청장은 청원경찰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하여 청원주를 지도하며, 감독상 필요한 명령을 발할 수 있고(제9조의3 제2항), 형의 선고·징계처분 또는 신체·정신상의 이상으로 직무를 감당하지 못할 때를 제외하고는 그 의사에 반하여 면직되지 아니하며(청경법 제10조의4 제1항), 근무중 제복을 착용하여야 하고, 지방경찰청장은 청원경찰이 직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청원주의 신청에 의하여 관할경찰서장으로 하여금 무기를 대여하여 휴대하게 할 수 있으며(청경법 제8조), 청원경찰의 임용자격·임용방법·교육·보수 및 징계에 관하여도 특별히 규정되어 있는 등(청경법 제5조 제3항) 신분보장이 되어 있다.

(다)

판단 공무원에 대하여는 헌법 제33조 제2항에서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자에 한하여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이에 관한 법률로서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에서 "공무원은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청원경찰은 임용 및 징계 등에 있어서 일정한 신분보장이 되어 있는 점, 청원경찰의 직무는 일정한 경비구역 안에서 경비목적을 위하여 경찰관의 직무를 행하는 것으로서 공공성이 매우 강하여 일반 근로자와는 매우 다른 직무의 특수성이 있는 점, 특히 공무원 중에서도 경찰공무원에 준하는 권한을 가지는 대신 그에 준하는 의무도 부담하고 있다고 보아야 하는 점, 청원경찰이 근무하는 장소도, 항공기의 납치·폭파와 같은 승객·승무원·항공기 및 항공보조시설 등의 항공재산에 대한 손상과 파괴행위를 포함한 승객·승무원·항공기 등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거나 할 수 있는 일체의 항공범죄행위로부터 승객·승무원·항공기 및 항공관련시설 등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항공보안업무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까닭에 항공기등 수송시설에 청원경찰을 배치하도록 한 것과 같이 "국가기관 또는 공공단체와 그 관리하에 있는 중요시설 또는 사업장, 국내주재 외국기관, 선박·항공기등 수송시설, 금융 또는 보험을 업으로 하는 시설 또는 사업장, 언론·통신·방송 또는 인쇄를 업으로 하는 시설 또는 사업장, 학교등 육영시설, 의료법에 의한 의료기관, 기타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와 국민경제상 고도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중요시설·사업체 또는 장소"로서 공공의 안녕질서 유지와 국민경제상 고도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곳에 경찰관의 직무를 수행할 수 청원경찰을 배치하도록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경법 제10조 제2항이 청원경찰을 형법 기타 법령의 적용에 있어서는 공무원으로 의제하여 근로자인 청원경찰에게 비록 근로3권을 제한 또는 금지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입법자가 청원경찰의 지위 및 직무의 특수성을 종합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결정한 것으로서 필요하고 적정한 범위 내의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헌법 제10조, 제11조, 제33조 제1항 및 제37조 제2항에도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6)

원심판결 범죄사실 제4항에 대하여(피고인들)

(가)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채택한 피고인들의 원심 각 일부 법정진술, 증인 AM, AN, AO, Z의 각 법정진술 및 증인 AP, AQ, AL의 각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들에 대한 각 검찰피의자신문조서, 각 수사보고(임금교섭경과, 단체협약, 노사협의회결과보고, 임금교섭회의록, 중노위결정서, 노조수정요구안 등 첨부) 및 피고인들의 당심 각 일부 법정진술, 당심 증인 Z, AR, AS의 각 법정진술 등을 종합·검토하여 보면, 2001. 3. 29. K 노조는 2000. 5. 31. 노동조합을 설립한 후 2000. 10. 22.경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 위 단체협약에는 운항규정심의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 안전협의회 운영에 관한 사항, 근무시간 기준에 관한 협정, 교육/훈련에 관한 협정 등에 대해서는 노사협의회에서 협의하기로 규정(단체협약 제86조)되어 있는 사실, K 노조는 위 단체협약에 따라 2001년도에 적용될 임금협약의 체결 외에도 만료일이 2002. 10. 21.로 유효기간 중에 있는 단체협약상의 노사협의회에서 논의하기로 한 내용인 운항규정심의위원회 구성, 운항승무원 훈련 심사에 관한 협정, 근무시간 산정에 대한 협정, 안전협의회 구성 등을 단체교섭의 보충협약으로 체결하자고 요청한 사실, 이에 사용자측은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대비하여 비상운영체제를 운영 중에 있으므로 2001. 5. 14.까지 임금교섭을 연기하자고 요청한 사실, 그러나 K 노조는 2001. 4.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 5. 11. 임금협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향후 1개월 정도 계속적인 교섭을 통해 당사자간에 자주적인 노력으로 해결하고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은 노사협의를 통하여 해결할 것을 권고한 사실, 그러나 K 노조는 2001. 5. 22. 임금인상을 오히려 기본급 인상을 동결하는 방향으로 조정하는 대신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을 2001. 6. 30.자로 동결하고 외국인 부기장을 채용할 수 없도록 하는 외국인 조종사 채용 및 관리에 관한 부속협정을 제시하였고 이에 K 노조와 사용자측은 2001. 5. 14.부터 2001. 5. 25.까지 6차례의 교섭을 실시하였으나 K 노조는 임금 이외에 위 부속협정 등을 단체교섭의 보충협약으로 체결할 것을 계속 주장하였고, 사용자측은 위 보충협약 주장 부분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아니므로 임금협약만을 교섭하자고 하여 K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하자 K 노조는 교섭결렬을 선언한 후 위와 같이 수정된 내용으로 2001. 5. 25. 제2차 조정신청을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사실, 이에 중앙노동위원회는 2001. 6. 8. 특별조정위원회를 열어 위 조정신청 사건은 노노법상 '쟁의상태'라고 볼 수 없어 조정대상이 아니므로 조정신청 사건 중 임금협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계속적인 교섭을 통해 당사자간에 자주적인 노력으로 해결하고,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은 노사협의 등을 통하여 해결할 것을 권고한 사실, K 노조는 위와 같이 2001. 5. 22. 기본급 인상요구를 철회하고 일부 수당의 인상만을 남겨두었다가 2001. 6. 12. 02:00경부터 교섭을 재개하면서는 사용자측에서 임금 40억원의 인상을 제의하자 오히려 임금부분은 수당을 포함하여 모두 동결하겠으니 위 보충협약 안건만 수용할 것을 주장한 사실, 그 후 2001. 6. 13.자 L과 K 노조 사이에 파업철회 합의시 합의 내용도 임금은 현행대로 2002. 3. 31.까지 유지하기로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나)

판단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및 노동쟁의 발생신고 등 절차를 거쳐야 하는 한편,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8도3299 판결 참조). 먼저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에 관한 것인가에 대하여 살피건대,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고,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누5204 판결,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도5380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사용자측이 임금교섭에 대하여는 적극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K 노조는 임금 협상은 포기하더라도 위 보충협약 체결에 대하여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여 임금교섭의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던 이상 K 노조의 교섭대상의 주된 목적은 임금교섭이 아닌 위 보충협약 부분이라 할 것이므로, 위 보충협약 부분이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본다. 교섭 주장 내용이 한편으로는 사용자의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근로자들의 근로조건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부분으로서 사용자의 경영권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여질 때에는 단체협약의 대상이 될 수 있으나 사용자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일 경우에는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할 것인바, 위 보충협약 부분 중 가장 쟁점이 된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과 관리에 관한 K 노조측의 제시 요구안은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을 2001. 6. 30.자로 동결하고 외국인 부기장을 채용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사용자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이라 할 것이어서 단체협약의 대상이 되기 어렵고, 그 주장의 관철을 목적으로 한 이 부분 쟁의행위는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할 수 없어 목적의 정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볼 것이다. 가사 위 보충협약 부분이 사용자의 경영권을 근본적으로 제약하는 것은 아니어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된다고 하더라도, 단체협약에서 이미 정한 근로조건이나 기타 사항의 변경·개폐를 요구하는 쟁의행위를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이른바 평화의무를 위반하여 이루어진 쟁의행위도 노사관계를 평화적·자주적으로 규율하기 위한 단체협약의 본질적 기능을 해치는 것일 뿐 아니라 노사관계에서 요구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반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정당성이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인바(대법원 1994. 9. 30. 선고 94다4042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단체협약의 유효기간 중에 위 보충협약안 내용을 노사협의회에서 정하자고 규정하여 이를 단체교섭대상에서 제외하는 노사간의 협약이 이루어졌다 할 것이고, 따라서 단체협약에서 이미 노사협의사항으로 합의하여 단체교섭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위 보충협약안에 관하여 노동조합이 그 교섭을 요구하다가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자 그 요구를 관철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위 쟁의행위는 그 요구사항이 단체교섭사항이 될 수 없는 것을 목적으로 한 것일 뿐 아니라, 외국인 조종사 채용과 관리에 관한 요구안은 외국인 부기장을 채용할 수 없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었던 점, 회사에서는 위 단체협약 체결 이전에 이미 2001. 12. 말까지의 외국인 조종사 채용계획이 확정되어 있었던 점, 회사는 IMF로 인하여 항공노선이 줄어 외국인 조종사를 많이 해고하였는데 이후 항공기 운항이 증가함에 따라 부족한 내국인 조종사로서는 이를 모두 소화하기가 어려웠던 점, 회사는 2001. 5.경 K 노조에게 외국인 조종사 채용 계획을 통보한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위에서 본 평화의무에 반하는 것으로 정당성이 없다고 할 것이다(위 단체협약 제91조에 의하면, 노사협의에 관계된 사항은 근로자참여및협력증진에관한법률에 따르고, 노사협의회 구성에 관한 사항은 별도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보충협약안 내용은 단체협약에 따른 노사협의회에서 협의하였으면 될 것이고, 2001. 6. 7.경 서울지방노동청장의 권유로 사용자측에서는 노사협의회와 임금 교섭을 병행할 것을 수용하였으나, K 노조가 이를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또,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면, 회사가 인천국제공항 개항에 따른 공항운영 전산시스템 정비, 항공기의 운항 및 화물 탑재 관리, 기내 서비스 제공, 인천국제공항 근무직원들의 근무제도, 통근, 식사 등 각종 복리후생 지원업무 등으로 비상운영체제를 운영하는 가운데, R노동조합 AT연맹의 2001. 6. 8.자 연맹 산하 모든 K 노조는 총연맹 차원에서 돌입하는 2001. 6. 12. 총파업투쟁에 결합하여 교섭 결렬시 파업에 돌입하라는 'U단체 6월 총력투쟁 단위 노조 실행지침'에 따라 사용자측이 임금인상안에 대하여 계속 교섭하자고 요구하는데도 이를 거절하고 R노동조합 주관의 연대파업에 동참하기 위하여 2001. 6. 12. 05:30경 위 K 노조측 교섭단 전원이 조합원들의 집결지인 AU대학교로 떠나 버린 후 06:00경 파업을 선언한 사실, L의 경우 국내 2개 항공사중의 하나로 일반 대중의 교통수단으로서 국민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공익사업장임에도 판시 범죄사실 제4항과 같이 파업돌입시 국내외를 포함한 모든 비행 및 교육을 중단하도록 하는 2001. 6. 8.자 투쟁명령 제1호에 의하여 국내외 항공기 운항을 전면적으로 중지하였을 뿐만 아니라 일부 조종사는 파업개시 후 기본적인 인계 등 필요한 조치도 취하지 아니한 채 항공기와 승객을 방치하고 근무지를 이탈하여 파업시작 전 인천을 출발한 AV편의 경우 파업시작 후 중간기착지인 난디공항에 도착하여 최종도착지인 오클랜드로의 운항을 거부한 채 항공기와 승객 10여명을 중도에 방치하였고, AW, AX편의 경우에도 중간기착지인 앵커리지 공항에서 운행을 중지하는 등 사회, 경제적 안정이나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예기치 않은 혼란이나 손해를 끼치는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판시 범죄사실과 같이 2000. 5. 30. 총파업부터 불과 1년 남짓한 기간 내에 세 차례에 걸친 잦은 파업을 감행한 점을 더하여 보면, 국민 전체와 사용자 등에게 준 피해 정도가 크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쟁의행위가 비록 비폭력적이었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조정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소위 파업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서 시기·수단·방법에 있어서도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부분 쟁의행위는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라)

직권판단 다만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은 AN, AM에 대한 검찰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는 피고인들이 이를 부동의하고 원진술자의 진술에 의하여 성립의 진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각 증거능력이 없음에도(원심에서 AN, AM이 증인으로 나와 위 진술기재 내용을 열람하거나 고지받지 못한 채 단지 검사 신문에 대하여 수사기관에서 사실대로 진술하고, 서명 무인하였다는 취지의 증언을 하고 있을 뿐이다),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은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법령위반의 잘못이 있어, 이 점에서도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다.

검사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판시 범죄사실 제4항과 같이 2001. 5.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제2차 조정을 신청하여 같은 해 6. 8.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로부터 "본 조정신청 사건은 노노법상 '쟁의상태'라고 볼 수 없어 조정대상이 아니므로 조정신청 사건 중 임금협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계속적인 교섭을 통해 당사자간에 자주적인 노력으로 해결하고,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은 노사협의 등을 통하여 해결할 것"을 권고 받게 되었음에도 이 부분 쟁의행위에 돌입하여 조정전치주의를 위반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다.

(2)

원심의 판단

(가)

K 노조가 2001. 4.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였다가 2001. 5. 11.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로부터 충분한 노사교섭이 이루어지지 않아 조정대상이 아니므로 향후 1개월간 자주적으로 성실히 교섭할 것을 권고 받고, 2001. 5. 22. 기본급 인상 요구를 철회한 뒤 외국인 조종사 고용제한 문제와 운항규정심의위 문제를 중심으로 한 수정 요구안을 제시하여 같은 달 25.까지 전후 6차례에 걸쳐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안전운항 문제와 외국인 조종사 문제를 임금인상 문제에 포함시켜 협상하는 것에 대한 이견으로 실질적 교섭 없이 같은 달 25. 중앙노동위원회에 제2차 조정을 신청하였다가 같은 해 6. 8. 중앙노동위원회 특별조정위원회로부터 "본 조정신청 사건은 노노법상 '쟁의상태'라고 볼 수 없어 조정대상이 아니므로 조정신청 사건 중 임금협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계속적인 교섭을 통해 당사자간에 자주적인 노력으로 해결하고,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은 노사협의 등을 통하여 해결할 것"을 권고 받았음에도 이 사건 쟁의행위에 돌입한 사실은 위 2의 나항 (6)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러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노노법 제54조가 정한 기간 내에 조정결정을 받지 못하고 권고결정(행정지도)만을 받은 상태에서 그 기간이 경과한 뒤 권고결정에 따르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에 돌입한 경우 노노법 제45조 제2항의 위반으로 노노법 제91조의 처벌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본다. 노노법 제45조 제2항은 쟁의행위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으나 다만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조정의 신청이 있은 날로부터 일반

고 받았음에도 이 사건 쟁의행위에 돌입한 사실은 위 2의 나항 (6)의 (가)항에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러므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노노법 제54조가 정한 기간 내에 조정결정을 받지 못하고 권고결정(행정지도)만을 받은 상태에서 그 기간이 경과한 뒤 권고결정에 따르지 아니하고 쟁의행위에 돌입한 경우 노노법 제45조 제2항의 위반으로 노노법 제91조의 처벌대상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본다. 노노법 제45조 제2항은 쟁의행위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으나 다만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조정의 신청이 있은 날로부터 일반사업은 10일, 공익사업은 15일)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제63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노노법 제53조는 당사자의 일방이 '노동쟁의'의 조정을 신청한 때에는 노동위원회가 조정을 개시하도록 하였고, 노노법 제2조 제5호는 '노동쟁의'라 함은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로 인하여 발생한 분쟁상태로 당사자간에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경우를 말한다고 정의하고 있으므로 노동위원회의 조정 대상은 위 노동쟁의에 한한다 할 것이고, 노노법시행령 제24조는 노동위원회는 그 조정신청의 내용이 조정의 대상이 아니라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 사유와 다른 해결방법을 알려주어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노동위원회가 위 규정을 근거로 조정신청사항이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의 불일치가 없다는 이유로 그 권고결정을 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부분 쟁의 행위의 주된 목적이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것이 아닌 인사, 경영상의 것이고, 임금부분의 교섭에 관하여도 당사자간에 자주적 교섭의 여지가 있어 위 시행령에 따라 노동위원회가 조정의 대상이 되지 아니하는 사유와 다른 해결방법을 알려 주었다 하더라도 조정전치주의 조항은 노사당사자가 직접 실력행사에 들어가기에 앞서 일정기간 동안 평화적인 방법으로 쟁의를 해결할 것을 촉구함으로써 사회·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사용자로 하여금 이에 대비할 시간적 여유를 주기 위하여 정책적인 고려에서 규정된 것이라는 점, 노동위원회가 조정을 하지 아니하고 행정권고만을 하는 경우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이 부당하게 제약된다는 점, 노노법 제45조 제2항 본문에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이라고만 규정되어 있지 '조정결정을 거치지 아니하면'이라고 규정되지 아니한 점, 노노법 제45조 제2항 단서에 '조정기간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쟁의행위를 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조정위원회가 조정을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권고결정을 한 경우에도 그 권고결정의 위반행위에 대한 효력을 규정한 별도의 법규정이 없는 한 노노법 제54조가 정한 기간이 경과하면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또한 쟁의의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에 관한 것이 아니어서 조정신청의 내용이 비록 조정의 대상이 아니라 하더라도 이는 쟁의의 목적이 정당하지 못하여 쟁의행위 전체의 정당성이 상실될 뿐이지 당연히 조정전치주의에 위배되는 것은 아니며, 조정의 대상이 되는 '노동쟁의'에 관하여 조정신청을 한 경우에만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인정할 경우에는 일정기간 동안 평화적인 방법으로 쟁의를 해결할 것을 촉구하는 절차적 규정으로 쟁의행위의 목적의 정당성까지 심사하게 되고 조정신청의 대상이 과연 '노동쟁의', 즉 근로조건의 결정에 관한 주장인지 여부뿐만 아니라 당사자간에 합의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여도 더 이상 자주적 교섭에 의한 합의의 여지가 없는 경우에 해당하느냐 여부에 대한 노동위원회의 판단에 기속되게 되어 조정전치주의를 위반할 의사를 가지지 않고서는 쟁의행위를 할 수 없게 되는 등 노동조합의 단체행동권이 부당하게 제약될 수 있다는 점 및 이 부분 사건에 있어서 조정 신청 당시에는 쟁의의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에 관한 것인지 노사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었고, 이로 인하여 교섭이 결렬되어 두 차례에 걸친 조정의 신청에 대하여 권고결정만을 받은 뒤 쟁의행위를 한 점을 고려하면 이 부분 쟁의행위는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달리 이 사건 쟁의행위가 조정절차를 위반하였음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3)

이 법원의 판단 노노법 제45조 제2항은 "쟁의행위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 다만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제63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노노법 제54조 제1항은 "조정은 제53조의 규정에 의한 조정의 신청이 있은 날로부터 일반사업에 있어서는 10일, 공익사업에 있어서는 15일 이내에 종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노노법 제91조 제2호는 위 규정을 위반한 경우의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노노법의 해석상 조정종결원인과 관계없이 조정이 종료되었다면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므로, 검사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만 원심은 이 사건 쟁의행위가 조정절차를 위반하였음을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위법이 있으므로, 이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원심판결을 모두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