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4,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1고단4351
판결선고
2011. 12. 28.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서울 금천구 B건물 C호에 있는 D 주식회사(이하 'D'이라 한다)에서 2002. 8. 29.부터 사업부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된다.
근로자 E은 2008. 11. 16.부터 2010. 9. 28.까지 위 D에서 근무하고, 같은 해 9. 29.부터 주식회사 F(이하 'F'라 한다)에서 근무하기로 내정되어 있었다.
피고인은 2010. 9. 16.부터 2010. 9. 28.까지 사이에 장소불상지에서 2회에 걸쳐 (주)F 총괄팀장 G에게 전화를 하여 "E을 어떻게 채용할 수 있느냐, 근무 중인 직원을 빼내어 가도 되느냐"고 항의함으로써 E의 취업을 방해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E, H의 각 법정진술
E, G에 대한 각 경찰진술조서
E의 진술서
고소장, 진정서, D의 등기사항증명서, 사업자등록증, 근로계약서, H의 참고인 답변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07조, 제40조,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
이 사건 범죄의 구성요건은 '비밀기호 또는 명부 등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여 조직적, 계획적으로 취업방해를 한 자를 처벌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매개로 하는 경우여야 하고 통신의 경우도 그 내용이 블랙리스트에 기재할 만한 사항일 때로 제한되어야 하는바, 피고인은 이른바 블랙리스트를 작성,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우편, 전신, 전화 등 통신수단으로 주고받는 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
피고인과 F의 G 팀장과의 통화내용은 E이 후임자 없이 퇴사할 경우 예상되는 어려움을 토로한 것이었고, E의 취업을 제한하여야 한다는 취지는 아니었다.
따라서 피고인은 E의 취업을 방해하겠다는 고의가 없었고 나아가 취업방해의 목적이 없었으며 또한 취업방해에 해당하는 행위가 없었으므로 피고인에게는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
판단
먼저, 근로기준법 제40조는 "누구든지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비밀 기호 또는 명부를 작성·사용하거나 통신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문언상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통신하는 행위'가 반드시 비밀기호 또는 명부의 작성·사용이나 이를 매개로 하는 경우로 한정하여 해석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하는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앞서 본 각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 즉 ① E은 2010. 9. 15.경 F에서 면접을 본 후 구두로 '채용이 확정되었고, 2010. 9. 29.부터 출근을 하라'는 말을 들었으나(수사기록 12쪽, 51쪽), 피고인이 G과의 통화 이후인 2010. 9. 28.경 G으로부터 '피고인이 E을 채용하지 말라고 심하게 어필하여서 채용을 취소하여야겠다'는 통보를 받았던 점(수사기록 12쪽), ② F의 대표이사 H는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피고인이 연락을 하여 '근무 중인 직원을 채용할 수 있느냐', '동종업체끼리 너무한다'는 등의 항의 전화를 하였고 이러한 상황과 채용시 동종업체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채용하지 않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수사기록 37쪽, 52쪽, 증인 H의 법정진술), ③ 피고인은 2010. 11. 초경 F를 방문하여 '피고인이 E의 취업과 관련하여 외압을 행사한 적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여 온 후 이에 서명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F에서는 그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던 점(수사기록 37쪽, 증인 H의 법정진술), ④ 피고인도 '전화통화시 E이 우리 회사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게 해달라고 이야기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수사기록 67쪽), ⑤ H도 '당시 피고인의 이의제기가 없었다면 E을 채용하였을 것'이라고 진술한 점(증인 H의 법정진술) 등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G 팀장과의 전화통화를 할 당시 근로자인 E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 및 고의가 있었음이 넉넉히 추단되고, 피고인의 항의 전화 이후 실제로 F에서 동종업계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E을 채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40조에서 정한 '근로자의 취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통신하는 행위'에 해당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은 건전한 노사관계의 형성 및 근로자의 생존권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점, 이러한 취업방해로 인하여 피해자는 계속적으로 동종업계에서의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등 피해를 입게 된 점 등은 불리한 양형조건이다.
다른 한편 피고인에게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점과 피고인이 E의 근무태도가 좋다고 말한 것(수사기록 66쪽)으로 보아 악의적인 동기에서 비롯된 범행으로 보이지 않는 점 등의 사정은 유리한 양형조건인바, 위와 같은 사정 및 그 밖에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환경 등 형법 제51조에서 정한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여 주문의 형을 정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염우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