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D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근로자 300명을 고용하여 건물관리 서비스업을 종사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4. 4. 21.부터 2010. 2. 13.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E의 2007년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3,841,920원, 2008년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4,162,080원, 2009년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4,416,000원 등 합계 12,420,00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이를 기초로 하여 근로자가 실제로 근무한 근로시간에 따라 시간외근로·야간근로·휴일근로 등이 있으면 그에 상응하는 시간외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의 법정수당을 산정하여 지급함이 원칙이라 할 것이고, 이러한 원칙적인 임금지급방법은 근로시간 수의 산정을 전제로 한 것인데, 예외적으로 감시·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이러한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5다4056 판결, 대법원 2010. 5. 13. 선고 2008다6052 판결 등 참조).
돌아와 이 사건을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는 2004. 4. 21.경 주식회사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D이 빌딩관리 용역계약을 체결한 서울 강남구 F빌딩 주차장 관리 업무 중 주차요금 정산업무를 수행하였는데, 당일 오전 06:50경부터 다음날 오전 06:50경까지 근무하고 퇴근하여 온종일 쉬었다가 다시 출근하는 2교대 격일제 근무로서, 오전 근무시간은 06:50경부터 11:30경까지, 오후 근무시간은 12:30경부터 17:30경까지, 야간근무시간은 18:00경부터 24:00경까지이고, 24:00경부터 다음날 05:00경까지는 기사대기실에서 대기하면서 소파에서 잠을 자는 등 휴식을 취할 수 있고, 휴게시간은 점심에는 11:30경부터 12:30경까지, 저녁에는 17:30경부터 18:00경까지로 이루어져 있었던 점, ② E는 D과 2004. 4.경 및 같은 해 8.경 등 2회에 걸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2004. 4.경 작성한 근로계약서 상 급여는 기본급 849,910원, 월차수당 30,090원, 식대 50,000원을 합한 930,000원에 근로기준법상 제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2004. 8.경 작성한 근로계약서 상 월 급여 총액은 1,032,670원이고, 급여 구성은 기본급 898,290원, 법정/약정 제수당 134,380원으로 되어 있으며, "월 급여 중 법정/약정 제수당은 당사의 특수성 및 직무의 특수성 등을 감안하여 제3조의 총 근로시간에 대한 연장, 야간, 연월차, 직책. 직무, 자격수당 등 법정/약정 제수당을 포괄적으로 계산된 것으로 이에 대하여 어떠한 법적 이의를 제기치 아니하기로 하며 근로자는 승낙한 것으로 간주한다"고 기재되어 있었고, 이후 위와 같은 근로계약이 그 내용의 변경 없이 계속 갱신되어 왔으며, 이에 따라 D은 E 등 주차정산원에게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 등에 대한 제수당을 모두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으로 하여 2007년에는 매월 1,063,000원, 2008년과 2009년에는 매월 1,103,000원의 급여를 정액급으로 지급해 왔던 점, ③ E가 종사한 근로내용은 F빌딩의 주차장에 있는 요금정산소에서 위 주차장에 입·출고되는 차량의 확인, 주차장에서 나가는 차량에 대한 주차요금 정산과 징수 등 감시·단속적 업무에 해당하고, 위 사업장에서는 주차정산원과 주차관리원의 업무가 구별되어 있어서 E 등 주차정산원은 나가는 차량의 주차요금을 정산하고 징수하는 업무만을 수행하였으며, 근무 중 대기시간이 많아 나가는 차량이 없을 때에는 정산소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의자에 기대어 수면을 취하기도 하고, 통상 21:00경에는 주차된 차량 대부분이 주차장에서 나가며 F빌딩의 자체 보안요원들이 23:00경 주차장의 입구를 차단하였다가 다음날 04:00경 다시 개방하고, F빌딩에 파견된 D의 관리소장은 통상 18:00경 퇴근하여 그때부터 다음날 06:00경까지는 E 등 주차정산원의 업무를 직접적으로 관리·감독하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 있는 등 통상의 근로자와 비교하여 근로의 밀도와 강도가 떨어지고, 실근로시간을 산출하기도 어려우며,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기준법상의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와 야간 및 휴일근무가 당연히 예상되었던 점, ④ D은 E 등 F빌딩 주차정산원으로 근무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자에 대한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였으나,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이 그대로 적용됨을 전제로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근로기준법상의 연장·야간·휴일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포괄임금으로 지급하려는 것이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려는 것은 아니므로, 감시 또는 단속적으로 근로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지급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그러한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시간, 휴게와 휴일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노동부장관의 승인을 받아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 점(대법원 2005. 8. 19. 선고 2003다66523 판결 등 참조), ⑤ E는 D에 입사한 이후 퇴사하여 피고인을 상대로 위와 같은 진정을 제기하기 전까지 상당 기간 동안 위와 같은 방식에 따라 지급되는 월급여를 수령해 오면서 D을 상대로 연장근로 및 야간근로 수당을 받지 못하였다며 이의를 제기하거나 문제로 삼았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⑥ D에서는 그동안 E에게 월 소정근로시간을 259시간으로 하고, 시간급 통상임금을 매년 고시된 최저임금액에 따라 급여를 산정하여 지급해 왔으며, D이 F빌딩 측으로부터 지급받은 주차관리 용역대금과 그 중 E 등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 동종 업계 주차정산·관리원의 임금액 등을 감안할 때, 위와 같은 급여 수준이 근로자인 E에게 불리하다거나 부당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E와 D 사이에 체결된 임금지급약정은 기준 근로시간을 초과한 근로 등에 대한 제 수당을 모두 합한 금액을 월 급여액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약정으로서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E에 대한 위 공소사실 기재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수 없고, 설령 위와 같은 임금지급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앞서 본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에 대한 위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볼 수 있고, 결국 E에게 위 연장근로수당 및 야간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