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금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같은 표 중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이 사건 위임계약의 체결
피고는「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주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피고와 사이에 각자 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근무기간'란 기재 각 근무기간 동안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가 각 근무기간 말일에 퇴직하였다.
이 사건 위임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2조(을의 업무) 을('채권추심원')은 갑('피고')으로부터 위임받은 채권회수 업무 및 이와 관련된 제반 업무를 을의 책임하에 수행한다.
제3조(갑과 을의 관계)
을은 갑과의 관계에 있어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고용관계에 있지 않으며, 갑의 정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 등이 적용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전항의 관계에 따라 을은 스스로 사회보험료(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등을 성실히 납부하여야 한다.
제5조(업무수행 방법)
을은 제2조 소정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관련 법률을 준수하고 신의에 좇아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을은 갑으로부터 처리를 위임받은 채권에 한하여 갑의 명의로 채무 관련인과 상담, 변제촉구, 채무 관련인에 대한 재산조사 및 소재파악 등의 업무와 그와 관련된 부대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을은 갑의 명의를 이용하여 위임을 받지 아니한 다른 채권의 채무자 또는 제3자에 대하여 재산관계 또는 신용정보를 조사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갑의 요구가 있을 경우에는 을은 그 업무처리 상황을 즉시 갑에게 알려주어야 한다.
제6조(복임권의 제한) 을은 갑의 승낙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3자로 하여금 을에 갈음하여 갑의 위임사무를 처리하게 하지 못한다.
제7조(수수료)
갑이 을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는 갑이 별도로 정한 위임계약 수수료 지급기준에 따른다. 단, 동 수수료 지급기준의 변경이 있는 경우, 별도의 계약갱신 없이 갑이 을에게 이를 공지 또는 사전 통보하는 것으로 갈음한다.
을은 제1항의 기준에 따른 수수료와 제8조에서 갑이 인정하는 비용 외에는 일체의 어떠한 수수료 등의 보수를 갑에게 요구할 수 없다.
제8조(비용부담)
을이 제2조 소정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발생한 비용은 을이 부담함을 원칙으로 한다.
제1항에도 불구하고 위임업무의 효율성 제고를 위하여 갑은 을에게 위임업무 관련 실비성(또는 경비성) 비용을 지급할 수 있다.
갑은 경영상의 사정에 따라 전항의 비용 지급을 중단할 수 있다.
제10조(계약의 해지)
다음 각 호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갑은 계약기간 중에도 구두 또는 서면통지로 본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을이 본 계약상 의무를 위반한 경우
을의 채권회수 실적이 부진하거나 위임받은 업무처리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갑이 판단하는 경우
을이 질병 등의 사유로 인해 본 계약상의 업무를 정상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울 정도로 신상에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갑이 판단하는 경우
을이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폭행, 협박, 금품수수, 횡령 등의 범죄사실이 있는 경우
을이 업무수행 중 채무관계인 등에게 중대한 민원을 발생시킨 경우
을이 갑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갑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끼친 경우
갑이 경영상의 이유로 해당 채권관련 업무(조직)의 전부 또는 일부를 축소, 폐쇄 또는 제3자에게 매각, 양도 등의 사유 발생시
갑이 제3자로부터 수임한 해당 채권을 위임사에 반환하는 경우
기타 본 계약을 지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발생할 경우
을이 동종 업계의 타사와 이중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 등 관련 법규 또는 규정에 의하여 금지되는 행위를 한 경우
위임계약 체결 후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27조(종사자 및 위임직채권추심인 등)에 해당됨이 판명되거나 해당되는 경우
제11조(손해배상)
을은 본 계약상의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고의 또는 과실로 갑에게 손해를 발생시켰을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을은 전항의 손해배상을 담보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에서 정한 신원보증보험증권을 계약체결과 동시에 갑에게 제출하여야 한다.
피고의 조직구성 및 채권추심원들의 운용 형태
삼성카드 주식회사가 2004년경 삼성캐피탈 주식회사를 통합(흡수합병)하면서 채권추심업무 조직만을 분리하여 서울보증보험에서 분리된 같은 조직과 합쳐 피고를 설립하였다.
피고의 영업부문은 주로 서울보증보험으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을 추심하는 '신용지원1본부(SGI 파트)', 삼성카드로부터 위임받은 채권을 추심하는 '신용지원2본부(SCC파트)' 및 기타 채권의 추심업무를 담당하는 '신용지원3본부'로 구성되어 있고, 각 본부 산하에 지점을 두고 있다. 신용지원1본부에 소속된 채권추심원들의 상당수는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이른바 '계약직' 근로자로서, 일정 비율의 고정급을 매월 지급받으며 4대 보험에도 가입되었다. 반면, 신용지원2본부에 소속된 채권추심원들은 대부분 피고와 이 사건 위임계약서를 작성한 '위임직' 채권추심원들로 분류되어 취업규칙이나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또한 피고는 위임직 채권추심원들로부터는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한 바 없다.
원고들 중 원고 G, K의 경우 신용지원1본부, 원고 B은 신용지원3본부, 나머지 원고들은 신용지원2본부 소속으로 채권추심 업무를 수행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의 근무형태
원고들을 포함한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은 외근이나 출장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 대체로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피고가 관리하는 통합전산시스템에 로그인을 한 다음 배정된 업무를 수행하다 퇴근하였는데(통상 출근은 08:30경, 퇴근은 19:00경을 전후하여 이루어졌다), 피고는 로그인 시각 및 전산상의 최종 작업이 이루어진 시각 등을 체크함으로써 채권추심원들의 출·퇴근 시간 확인이 가능하였다.
한편 채권회수를 위해 채무자의 거주지를 방문하는 등의 경우가 많은 업무의 특성상 외근이나 출장 등도 자주 이루어졌는데, 채권추심원들은 외근시 피고의 직원에게 외출시간 및 장소 등을 보고하였다.
피고는 업무수행을 위하여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 내의 책상, 컴퓨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하는 한편, 업무 과정에서 지출되는 전화 및 우편요금 등도 지원하여 주었다(다만 가압류 등의 법적조치비용은 추심위임기관에서 부담하였다).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관리·평가
피고가 지점별로 위임 주체 및 채권 유형에 따른 회수 목표를 부여하면 각 지점은 채권추심원별로 개인 목표치를 부여하는 동시에,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소속 팀장이나 지점장 등에게 매일의 수행 업무 및 실적을 보고하도록 하여 채권추심원별 회수 실적을 확인·관리하였다.
피고는 매월 각 지점의 채권추심원별 실적 및 지점별 실적을 평가하여 각 지점에 통보하였고, 실적 부진자에 대해서는 개별면담 등을 통한 지속적인 업무독려 등을 강화할 것을 지시하였다. 나아가 피고는 위와 같이 평가된 채권회수 실적을 바탕으로 각 지점에 대한 포상금 내지 개별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채권 배정율에 차등을 두는 등의 방법으로 지점별·개인별 채권회수를 독려하였고, 이에 따라 신용지원2본부 산하 강서지점 등 일부 지점들의 경우 소속 채권추심원들에게 연장근무나 집중근무 등의 실시에 관한 지침을 하달하기도 하였다.
이에 더하여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출·퇴근 등 기초적 근태사항은 물론, 민원처리나 고객응대 태도 등과 관련하여서도 해당 채권추심원 내지 소속 지점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였다. 예컨대 피고는 민원의 원인이나 처리 내용 등을 항목화·수치화하여 민원발생에 대해 벌점을 부과하였으며, 감사실 소속 직원이 일반전화를 이용하여 각 지점 채권추심원들의 전화응대에 대한 모니터링을 실시한 후 지점별로 평가점수를 부여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업무수행과 관련한 지침을 수시로 공지하는 한편, '불법 채권추심행위 금지', '고객의 신용정보 누출 금지' 등과 같은 업무관련 사항을 교육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4 내지 26, 30 내지 4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채권추심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는 등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이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 소속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피고의 인력운용 방식의 변화 및 이에 따른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있어서의 독립성·자율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은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관한 판단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노무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노무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등 참조).
근로자성 인정 여부
원고들이 피고를 위해 채권관리 및 회수라는 노무를 제공하고, 원활한 노무제공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에서 피고가 회수채권을 배정하고 실적 등을 확인하는 등 원고들의 업무를 관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을 상대로 한 피고의 위와 같은 사실상의 '관리행위'는 대등한 계약 주체들 사이에 약정된 노무제공 및 수령이라는 사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합리적이고도 기술적인 조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 즉 원고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를 위하여 채권관리 및 회수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징표로 볼 수 있다.
비록 원고들이 피고가 제정한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는 않았으나, 피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서 내지 채권회수 방법이나 수수료율의 결정에 관한 본사 차원의 지침 등을 통해 업무수행방법이나 보수지급 기준, 계약해지의 사유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사항들을 사실상 별도로 정하였다.
예컨대 피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서상에 징계해고나 정리해고에 상응하는 규정(제10조 제1항)을 마련함으로써 일정한 경우 원고들과의 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그 결과 채권회수실적이 현저히 부진하거나 피고의 지침(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한 업무수행 방법이나 제한·금지사항에 대한 피고 차원의 교육이 수시로 이루어졌다)을 벗어난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 위임계약의 해지가 가능하였다(채권추심원들의 민원처리나 전화응대 등과 같은 업무태도의 평가를 통해 부여된 벌점 또한 재계약 여부에 일정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채권추심원들로서는 채권배정 또는 위임계약 해지와 같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지시를 사실상 거절하기 곤란한 것은 물론, 업무수행 과정에서도 평소 고객들로부터 불필요한 민원이나 클레임 등이 제기되지 않도록 유의하였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관련하여 피고는, '적어도 2009. 4.부터는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대폭 탈각시키는 방향으로 피고 차원의 제도 변경이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주장하는바,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피고는 2009. 4.부터 위임계약 체결 과정에서 채권추심원들로부터 ⅰ) 계약 당사자인 채권추심원이 근로자가 아닌 개인사업자라는 취지가 기재된 '위임계약 관련 중요내용 설명문'과 함께, ⅱ) 관계 법령에 따라 공정하게 위임업무를 수행할 것과, 피고와는 근로기준법 소정의 고용관계에 있지 않음을 확인하는 취지의 '서약서'를 제출받은 사실, ② 나아가 피고는 2012. 4.부터 ⅰ) 기존의 위임계약서 중 '복임권'(제6조), '비용부담'(제8조) 및 '계약해지'(제10조)의 사유 중 일부를 삭제하는 등 계약서의 내용을 간소화하였고(그 명칭 또한 '채권추심업무 위임계약서'로 변경하였는데, 원고 D, G, I 등도 기존 계약을 갱신하면서 위 계약서를 작성한바 있다), ⅱ) '사무실 입·퇴실 시간 자율 운용', '아침 체조 금지', '팀별·개인별 목표 및 실적관리 폐지', '출장보고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위임직 채권추심원 운용방안'을 마련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① 피고 스스로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위와 같은 계약서상의 문구 수정 등은 대다수 원고들이 이미 채권추심 업무를 개시한 이후에야 비로소 실시된 것에 불과한데, ② 특히 피고가 '출·퇴근 시간 자율 운용', '목표 및 실적관리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위임직 채권추심원 운용방안'을 새로이 마련하였던 것은, 결국 당시까지도 출·퇴근 시간이나 채권추심 실적 등이 사실상 피고에 의하여 관리되어 왔음을 추단케 하는 사정으로 보일 뿐이고, ③ 그로써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피고의 기존 관리방법 등이 질적으로 변화하였다는 정황은 특별히 발견되지 않는다{오히려 갑 제3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의 신용지원2본부 등에서는 2012. 4. 이후에도 위 '위임직 채권추심원 운용방안'에서 천명한 바와는 달리, 여전히 소속 지점들에게 채권회수 목표를 부여하며 그 실적에 대한 점검 및 평가계획을 하달한 사실을 알 수 있다(이에 대해 피고는 '해당 지침은 위임직 채권추심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용지원2본부는 대부분 계약직이 아닌 위임직 형태의 채권추심원들로 구성되어 있음을 고려하면, 위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다)}.
원고들은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근무장소나 근무시간 등에 일정한 구속을 받았고, 피고로부터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설, 비품 및 비용 등을 제공받기도 하였다.
피고는 원고들이 권추심업무를 제3자에게 위임하거나 업무에 지장을 주는 일체의 겸업 및 부업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들은 사실상 피고에게 전속되어 업무를 수행하여 왔다(2012. 4.부터 위임계약서상에 복임권 및 겸업제한 등을 명시한 조항이 삭제되었으나, 제3자에 채권추심 업무를 동시에 위임하는 행위는 관련 법률에 의해 여전히 금지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한편으로 원고들이 종래와는 달리 실제 자유로이 겸업 등을 하고 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한편 피고는 소속 채권추심원들을 '계약직'과 '위임직'으로 구분하여 관리하여 왔으나, 이와 같은 계약의 형태는 주로 채권의 회수를 위임한 주체(서울보증보험·삼성카드 등)나 채권의 종류에 따라 단순히 구분된 것으로 보일 뿐, '계약직'과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이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거나, 위 각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피고의 관리형태가 질적으로 달라져야 할 필요성은 발견되지 않는다(실제 피고의 채권추심원별 관리형태 또한 대동소이하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원고들이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으며, 피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들의 업무수행 방식 및 그에 대한 피고의 관리실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한 방침에 따른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또한 원고들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지 않은 채 업무실적에 따라 매월 지급되었음도 앞서 보았다(그 결과 매월의 수령액 또한 일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와 같이 지급된 수수료 역시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종속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서를 작성한 후 1년 이상 채권관리 및 회수업무를 담당하다 퇴사한 원고들에게「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퇴직금 지급액의 범위
소멸시효 완성 여부
피고는 '원고 A, H의 퇴직금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원고 A의 경우 2010. 7. 31., 원고 H의 경우 2010. 10. 29. 위임계약이 종료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소는 위 각 일자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인 2013. 12. 24. 제기되었음은 기록상 분명하다. 그러나 갑 제43, 4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A의 경우 해당 퇴직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전인 2013. 7. 17., 원고 H의 경우 같은 해 10. 18. 피고에게 퇴직금 지급을 각각 최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 사건 소는 위 최고일로부터 6월이 경과하기 전에 제기되었음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로써 위 원고들의 퇴직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중단되었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한편 피고는, 원고 B, D, I 등에 대해서도 시효소멸의 항변을 하고 있으나, 위 항변은 앞서 살펴 본 바와는 달리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피고의 제도 변경에 따라 적어도 2009. 4.부터는 위 원고들이 개인사업자로 전환되었음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평균임금의 산정
피고는 '원고 D, H의 경우 퇴직 전 3개월 동안의 수수료를 기초로 한 1일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다액이므로, 3개월이 아닌 1년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이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해당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므로(근로기준법 제2조 제6호), 위 원고들의 평균임금 또한 원칙적으로 퇴직일 이전 3개월 동안에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기준으로 산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이 정한 위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였다고 하더라도, 근로자의 퇴직을 즈음한 일정 기간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임금액 변동이 있었고, 그 때문에 위와 같이 산정된 평균임금이 근로자의 전체 근로기간, 임금액이 변동된 일정 기간의 장단, 임금액 변동의 정도 등을 비롯한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볼 때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산정된 것으로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라면, 이를 기초로 퇴직금을 산출하는 것은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산출하고자 하는 근로기준법의 정신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는 것이므로, 근로자의 통상적인 생활임금을 사실대로 반영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타당한 다른 방법으로 그 평균임금을 따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근로자의 평균임금이 위와 같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까지 이르지 않은 경우에는 근로기준법 등이 정한 원칙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728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의 경우, 이들이 피고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수수료 자체가 채권추심의 실적이라는 '우연하고 특수한 사정'에 좌우되는 결과, 평균임금의 위와 같은 예외적 산정 가능성을 판단하기 위한 준거가 되는 '통상의 생활임금'은 예컨대 '기본급' 내지 기타의 형태로 고정적으로 존재하는 개념이 아니다. 즉, 채권추심원들에게 있어 '통상의 생활임금'은 사전에 정하여진 관념적이거나 고정적인 개념이 아니라, 현실적 급여의 지급 실태 등에 따라 사후적으로 결정된다는 특성을 갖는다.
따라서 매월 변동되는 성과급 성격의 수수료를 지급받는 위 원고들에게 예외적인 평균임금 산정방식을 허용할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이 원칙적으로 정하는 '퇴직 전 3개월의 기간'과는 별도로 '퇴직 전 1년'의 산정기간을 단위로 하여 해당 근로자가 실제 수령한 임금 등의 추이를 확인하고 이를 비교함으로써 전자가 후자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다고 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보다 합리적이고 타당하다.
갑 제2호증,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D, H에 대한(원고 H의 경우, 피고는 2011. 4. 1.부터 2013. 2. 28.까지의 근무기간에 대한 퇴직금 산정 방식만을 문제삼고 있다), ①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 및 그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 ② 퇴직 전 1년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 및 그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액, ③ 위 퇴직 전 3개월의 1일 평균임금액과 위 퇴직 전 1년의 1일 평균임금액을 비교한 내용은 각각 아래 표 기재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원고들의 경우, 퇴직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 합계액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이 퇴직 전 1년 동안을 기준으로 한 그것의 약 1.3배 가량에 불과하므로, 피고의 수수료 체계상 채권추심원 사이는 물론이고, 같은 채권추심원의 매월의 수수료 편차 또한 큰 점을 고려하더라도, 위 원고들이 퇴직 전 3개월 동안 수령한 수수료가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많다고 볼 예외적인 정도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소결론
결국 원고들에 대하여는 모두 퇴직 전 3개월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 합계액을 기초로 한 평균임금을 근거로 퇴직금을 산정하기로 한다. 위 각 기준에 따라 산정한 원고들의 퇴직금은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각 '법정퇴직금'란 기재 금액과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 별지 퇴직금산정표 중 각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금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같은 표 중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마용주(재판장) 김나나 성준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