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1. 13. 선고 2014고정1605 판결

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 피고인들의 지위

피고인 B 주식회사(이하 피고인 B이라 함)는 건설기계임대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서울 서초구 E소재 'F 신축공사 현장' 내 '타워크레인 설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를 'G'에 도급을 주어 시공한 사업주, 피고인 A은 피고인 B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 근로자들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 등 업무를 총괄하여 관리하는 사람이다.

■ 범죄사실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이나,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 A은 2013. 4. 14. 11:30경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지브[Jib 회전식 크레인에서 화물을 매달기 위하여 돌출한 팔(arm)의 부분을 지칭] 조립 작업을 함에 있어 지브가 넘어지지 않도록 붙들어 지탱하게 하는 등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피고인 B은 피고인 A이 피고인 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위와 같이 근로자의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관련 규정

나.

관련 법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및 제1항은 도급사업에 있어서 안전보건조치에 관한 규정이고, 같은 법 제18조 제1항은 안전보건총괄책임자에 관한 규정인데, 양자는 모두 그 규범의 수범자를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 중 그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 또는 그 사업이 전문분야의 공사로 이루어져 시행되는 경우 각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으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사업의 사업주"라는 동일한 용어로 규정하고 있는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1996. 12. 31. 법률 제5248호로 개정되기 전에는, 그 규범의 수범자를 "제18조의 규정에 의하여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할 사업주"라고 규정하고 있었고, 그에 따라 제18조와 제29조의 사업주의 의미는 동일하게 해석할 수밖에 없었던 점, 위 법률 개정으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가 제18조의 규정을 그대로 인용하는 형식은 없어졌으나, 이는 제18조가 적용되는 사업 중에서 건설업의 경우 규모에 관계없이 제29조를 확대적용하기 위한 입법기술상의 필요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법 개정을 전후하여 제29조 제3항의 해석을 달리할 사정은 없는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의 사업주의 구체적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3. 8. 6. 대통령령 제246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6조 제2항은 법 제18조 제1항의 사업주에 관한 규정인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3조를 준용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사업주와 같은 법 제18조 제1항의 사업주는 동일한 의미로 볼 수 있고,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의 지정업무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 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사업의 발주자 또는 수급인이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경우에 그 수급인으로부터 사업의 일부를 하도급 받은 하수급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의하여 산업재해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할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6. 24. 선고 2010도2615 판결).

다.

이 사건 공사에 관한 하도급 관계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주식회사(이하 삼성전자라 함)는 발주처로서 F 신축공사 전부를 삼성물산 주식회사(이하 삼성물산이라 함)에 도급을 준 사실, 삼성물산은 원청업체로서 피고인 B과 위 신축공사에 필요한 타워크레인을 설치, 임차하는 계약을 체결한 사실, 피고인 B은 타워크레인 설치 및 해체작업을 G에 맡긴 사실이 인정된다.

라.

피고인 B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주인지 여부

이 사건 공소사실은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2호, 제29조 제3항에 해당하는 범죄이고, 제29조 제3항에 해당하는 사업주란 위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제18조 제1항에 규정한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주와 같은 의미이므로, 피고인 B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여야 비로소 범죄가 성립한다.

위 다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삼성전자는 F 신축공사 전부를 삼성물산에 도급을 준 발주처에 해당하고, 삼성물산은 위 신축공사 전부를 수급한 원청업체에 해당하는데, 삼성물산이 위 신축공사의 일부로서 피고인 B과 체결한 타워크레인 설치 및 임대차 계약의 성질이 공사 일부의 도급인지, 혹은 임대차인지 불분명하므로, 이를 나누어 살펴본다.

(1)

공사 일부의 도급으로 볼 경우

위 나항의 관련 법리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수급인이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경우에 그 수급인으로부터 사업의 일부를 하도급 받은 하수급인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의하여 산업재해예방조치를 취하여야 할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신축공사 전부를 도급받은 수급인인 삼성물산으로부터 다시 그 중 일부를 하도급 받은 피고인 B은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둘 필요가 없는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에 정한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오히려 이 경우에는 삼성물산이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 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에 해당하고,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이므로, 삼성물산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한다. 이는 안전보건관리(총괄)책임자 지정서(수사기록 161면)에 나타난 바와 같이, F 신축공사에 관한 안전보건총괄책임자가 삼성물산 소속 H로 지정된 점을 보아도 그러하다.

(2)

임대차로 볼 경우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일시 당시에 시행된 구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2013. 8. 6. 대통령령 제2468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6조, 제23조에 의하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피고인 B이 건설업을 영위하여야 하는데<1>(피고인 B이 위 시행령 제23조 제1 내지 7호에 해당할 만한 사업을 영위하지 아니함은 명백하다), 삼성물산과 피고인 B 사이의 계약을 임대차로 본다면, 피고인 B은 건설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아니라 건설기계 임대업을 영위하는 회사에 해당한다(이 사건 공소사실 역시 피고인 B이 건설기계 임대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라고 모두 부분에서 밝히고 있다). 따라서 피고인 B은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 즉 건설업의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한편, 피고인 B이 G에 타워크레인의 설치 및 해체 작업을 맡겼으므로, 이러한 기계설비의 설치 및 해체 작업 자체를 건설업으로 볼 여지가 있다(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는 '기계설비나 그 밖의 구조물의 설치 및 해체공사 등'을 '건설공사'에 포함하고, 같은 법 제2조 제2호는 '건설공사'를 하는 업을 '건설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① 그런데 위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제1항에서 규정한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의 지정 업무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 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해당하는 사항이다. 앞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F 신축공사라는 전체 사업에 관하여 삼성물산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지정하였는데, 위 신축공사 전체 사업 중에서 극히 일부에 해당하는 '타워크레인의 설치 및 해체작업'을 하위의 사업개념으로 분리하여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여야 하는 사업으로 인정한다면, 이는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도록 한 위 법의 취지에 어긋난다. ② 또한 같은 장소에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가 아닌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제1항에서 말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않는데(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도7030 판결 참조), 피고인 B은 삼성물산과 타워크레인의 설치 및 해체, 임대차, 운용을 포괄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 중 유일하게 건설업으로 볼 여지가 있는 '타워크레인의 설치 및 해체 작업'을 G에 도급을 준 것이므로, 이는 사업(건설업)의 '전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 B을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 제1항에서 말하는 '사업주'로 볼 수 없다. ③ 그리고, 타워크레인의 설치 및 해체작업 자체가 건설업이라면, 삼성물산이 피고인 B에 맡긴 타워크레인의 설치 및 임대차 계약의 성질을 순수한 임대차가 아닌 하도급의 성격을 함께 갖는 계약으로 봄이 타당하므로, 위 (1)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은 이유에서 삼성물산이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주이고, 피고인 B은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마.

소결

삼성물산이 피고인 B과 체결한 계약이 하도급이든, 임대차이든 어느 경우라도 피고인 B은 산업안전보건법 제18조 제1항에 정한 안전보건총괄책임자를 두어야 하는 사업주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이에 따라 같은 법 제29조 제1항에 정한 사업주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위와 같은 사업주임을 전제로 피고인 B이 이 사건 공소사실의 적용법조인 같은 법 제29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 B이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피고인 A에게도 같은 법 제71조 양벌규정에 따른 산업안전보건법위반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임창현

각주1)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제26조 제2호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근로자만 사용하는 사업을 제외한 사업을 말한다.'라고 규정하여 법 제29조의 적용을 받는 사업주의 범위를 확대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