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72,440원 및 이에 대하여 2014. 2.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상시근로자 470여명을 고용하여 시내버스 운송업을 영위하고 있고, 원고는 2004. 12. 3. 피고에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3. 1. 17. 눈길에 미끄러져 오른쪽 다리를 다쳐 2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 대퇴부인대 및 염좌'의 상해를 입자, 피고 회사의 B에게 전화하여 다음날 출근할 수 없다고 통보한 뒤, 2013. 1. 18. 피고에게 진단서와 함께 결근계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
원고는 2013. 1. 19.부터 다시 정상 근무를 하다가, 2013. 1. 23. 오후 근무를 마치고 새벽 시간에 당직근무 중인 B에게 전화하여 내일은 정상적으로 근무할 것이지만, 2013. 1. 25.부터 같은 달 27.까지 3일간은 지난번 다친 데가 아파서 근무를 못하겠으니 연차휴가를 실시하는 것으로 처리하여 달라고 요구(이하 '이 사건 휴가신청'이라 한다)하였다.
라, 이에 B은 원고에게 이미 2013. 1. 28.까지 배차표가 작성되어 결재 완료되었고 내일 오전에 모든 운전원들에게 공고되기 때문에 배차표 조정이 불가하다며 내일 근무시간에 결근계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다음날인 2013. 1. 24. 근무를 마치고 결근계를 제출하지 않은 채 퇴근한 뒤 같은 달 25.부터 27.까지 3일간 출근하지 아니하였다(다만, 원고는 자신이 연차휴가를 청구하였다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하여 2013. 1. 24. 피고에게 3일간의 연차사용을 재차 요구하는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이에 피고는 취업규칙 제21조 제1항에 의하면 '연차휴가를 청구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7일전에 신청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이미 배차표가 작성된 후에 이루어진 연차사용신청은 허용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가 2013. 1. 25.부터 같은 달 27.까지 출근하지 아니한 것(이하 '이 사건 휴무'라 한다)을 무단결근으로 처리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에게 주휴수당 68,976원과 3일분의 상여금 103,464원 합계 172,44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2, 3호증, 을 제1, 2,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주장 및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휴가신청은 근로기준법에 보장된 내용에 따른 적법한 것이어서 이 사건 휴무를 무단결근이라 할 수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휴뮤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미지급한 위 임금 172,4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취업규칙에서 종업원들에게 연차휴가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7일전까지 신청하도록 한 것은 휴가신청을 받아 배차표 작성 직원이 이를 취합한 후 휴가를 신청한 운전원을 배차에서 제외하고 다른 운전원들도 적절한 근무와 휴식이 보장되도록 배차를 시행하기 위한 업무 특성상 불가피한 제한이라고 할 것이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단서에서 정하고 있는 사용자의 정당한 시기변경권의 행사라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휴가신청을 불허한 피고의 조치는 정당하고 원고가 무단결근을 함에 따라 위 주휴수당과 상여금을 공제하고 지급한 것은 당연하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판단
이 사건의 쟁점은 원고의 이 사건 휴가신청이 정당한 연차휴가권의 행사인지,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휴가신청을 불허한 것이 근로기준법상의 정당한 시기변경권의 행사인지 여부라 할 것이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본문은 "사용자는 제1항부터 제4항까지의 규정에 따른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근로자의 연차휴가신청권을 보장하는 한편 그 사용목적은 이를 특별히 제한하고 있지 아니하다. 다만, 같은 항 단서는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예외적으로 사용자의 시기변경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근로자의 연차휴가신청권을 보장한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본문의 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그 시기변경권을 행사할 수 있는 요건인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라 함은 '근로자가 지정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경우 그 사업장의 업무 능률이나 성과가 평상시보다 현저하게 저하되어 상당한 영업상의 불이익 등이 초래될 것으로 염려되거나 그러한 개연성이 인정되는 사정이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기업의 규모, 업무량의 증대, 사용자의 대체 근무자 확보 여부,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성질, 다른 근로자의 시기 지정과의 관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 그 요건이 충족되었다는 점은 사용자가 이를 입증하여야 할 것이다.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휴가신청이 피고의 정당한 시기변경권 행사를 곤란하게 하거나 배차조정이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휴무일에 임박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또한 이 사건 휴무 당시 휴가 또는 결근신청자가 많아 대체인력이 부족하였다고 볼 자료도 없는 점, ② 피고는 취업규칙을 근거로 이 사건 휴가신청을 불허한 조치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연차 유급휴가에 관한 규정이 강행규정임을 고려할 때 위 취업규칙 제21조 제1항에 대하여 그 신청기간이 지나면 피고의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연차휴가신청을 거부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는 없고, 만약 그와 같이 해석되는 경우라면 그러한 범위 내에서 무효로 보아야 할 것인 점, ③ 피고는 배차표가 작성된 뒤 운전원이 연차휴가를 사용하게 되면 부득이 휴무일에 휴식을 취하는 다른 운전원을 동원하여 무리하게 운행을 할 수밖에 없어 사고발생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주장하나, 근로자의 연차휴가는 통상 예견되는 것이고 평상시에도 늘 행하여지는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통상적인 근로자의 결원을 예상하여 그 범위 내에서 충분히 대체근무자를 확보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므로, 배차표가 작성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근로자의 정당한 연차휴가신청을 거부할 수는 없는 점, ④ 피고는 원고가 자신이 소속된 공공운수노조의 시위에 참가하기 위하여 이 사건 신청을 한 것이어서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연차휴가신청이 원고 외에 다수의 근로자들에 의하여 집단적으로 일제히 이루어져 사실상 그 자체로서 부당한 쟁의행위에 해당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원고가 위 시위에 참가할 목적으로 이 사건 휴가신청을 하였다고 해서 그것이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휴가신청은 정당한 연차휴가권의 행사로 보이는 반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당시 원고가 지정한 시기에 휴가를 가게 될 경우 피고가 운영하는 사업장의 업무 능률이나 성과가 평상시보다 현저하게 저하되어 피고에게 상당한 영업상의 불이익 등이 초래될 것으로 염려되거나 그러한 개연성이 인정될 만한 사정이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피고의 시기변경권 행사가 근로기준법 제60조 제5항 단서에서 정한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가 원고의 정당한 연차휴가 사용인 이 사건 휴무를 무단결근으로 처리한 것은 위법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미지급 임금 172,44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14. 2. 18.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인식(재판장) 박평수 전상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