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들 공통 주장
I과 H은 주식회사 G(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을 위해 도시계획 관련 용역을 수주하게 되면 소정의 수수료를 지급받을 뿐이어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니다.
피고인 A의 주장
피고인 A은 I, H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거나 임금협상을 한 사실이 없고 단지 공동피고인 B가 그들을 데려와 피고인 A의 관여 없이 일을 시켰으므로, 피고인 A이 위 B와 공모하여 근로기준법위반죄를 저질렀다고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범하였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각 벌금 500만 원)이 너무 무겁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자 여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피고인들은 I, H의 출·퇴근시간이나 근무장소가 특별히 정해져 있지 아니하고, 그들이 이 사건 회사를 위하여 도시계획사업을 수주하면 그 수익금의 50%정도를 수수료 명목으로 지급할 뿐 임금을 지급하는 관계에 있지 아니하며, 이 사건 회사는 건축설계업을 영위할 뿐 도시계획과는 무관하다고 주장하나, 피고인들의 위 주장을 인정할만한 자료가 보이지 아니하고, 오히려 원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들은 동업으로 이 사건 회사를 운영한 이후로 I, H을 이 사건 회사의 도시계획부에 배치하여 그들에게 도시계획사업에 관한 업무를 맡겨 그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고, 피고인 A도 그들에게 지시하여 도시계획과 관련한 업무에 대하여 검토하게 한 점, ②I, H은 도시계획업무와 관련하여 사용한 여비, 물품구입비, 야근 식대비 등을 경비로 하여 이 사건 회사에 청구하여 이를 수령하였고, 이 사건 회사로의 출·퇴근을 계속하고 식사도 다른 직원들과 함께 하여 정해진 식대를 지급받은 점, ③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였던 L, M이 I, H이 정식 직원으로 이 사건 회사의 소재지인 서울 서초구 F빌딩 5층에 출근하여 같이 근무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 점, ④ I, H은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2011년도 휴가계획표를 작성하여 그 계획표대로 휴가를 실시한 점, ⑤ 이 사건 회사의 목적 사업에는 도시계획설계업이 포함되어 있는 점, ⑥ 이 사건 회사와 I 사이에 근로계약기간: 2011. 4. 1.부터 2012. 4. 1.까지, 근무장소: 위 회사의 본점 소재지, 업무의 내용: 도시계획, 근로시간: 09:00부터 18:00까지, 시간급 1,923,076원으로 된 2011. 10. 6.자 표준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고, 이 사건 회사의 I에 대한 재직증명서가 2011. 9. 9. 발급된 점, ⑦ I, H은 이 사건 회사에 2011. 4. 1.부터 근무한 것으로 4대보험 가입이 되어 있는 점, ⑧ 피고인 B의 지시로 이 사건 회사의 경리직원 J이 I, H에 대한 급여대장을 작성하였고, 이에 따른 체불 임금의 내역이 총 40,421,483원에 이르는 점 등을 종합하면, I, H이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임을 인정할 수 있다(한편 앞에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비록 I이 임금 외에 용역계약을 수주한 경우 인센티브 명목의 돈을 별도로 지급받았다거나 신정회계법인이 이 사건 회사의 요청으로 2011년도 I, H과 관련한 회계처리를 사업소득으로 인식하고 처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는 I, H의 근로자성이 부인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 A의 공동정범 여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여기에서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 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 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한다. 근로기준법이 그 법의 준수의무자로서의 사용자를 사업주에 한정하지 아니하고 사업 경영 담당자 등으로 확대한 이유는 노동현장에서 근로기준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배려에 있는 만큼, 사업 경영 담당자란 사업 경영 일반에 관하여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부담하는 자로서 관계 법규에 의하여 제도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되었다면 원칙적으로 이에 해당하고, 반드시 현실적으로 그러한 권한을 행사하여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도813 판결, 대법원 2007. 9. 6. 건고 2007도4904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은 건축사 자격증을 구비하여 2005. 10. 11. 건축설계업 등을 목적으로 주식회사 AJ을 설립하여 그 대표이사로 위 회사를 단독으로 운영한 사실, 그 후 피고인들은 2010년경 건축사사무소를 동업으로 운영하기로 하여 2010. 10. 4. 위 회사 명칭을 이 사건 회사로 변경함과 아울러 이 사건 회사의 목적 사업에 도시계획설계업을 추가한 다음 건축사 면허증을 구비한 피고인 A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계속 등재하고, 피고인 B는 건축사 자격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여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로 2011. 3. 31. 등재하여 이 사건 회사를 공동으로 운영하다가 사업부진으로 2011. 11. 24.경 사실상 위 회사 운영을 그만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러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 A은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게 되고, 실제로 공동피고인 B와 함께 이 사건 회사를 공동으로 운영한 이상, 피고인 A은 위 B와 공동으로 근로기준법의 각 조항을 이행할 권한과 책임이 부여된다 할 것이므로, 비록 공동피고인 B가 I, H을 근로자로 채용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 체불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체불금품 합계액이 40,421,483원에 이르는 점, 피고인들은 임금 지급 책임을 부인하면서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 근로자들과 합의하지 아니한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성행, 이 사건 범행의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모두 종합하면, 원심의 각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성수제(재판장) 정봉기 조정래
각주1) 당심 변론종결 후 제출된 확인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