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3. 11. 선고 2015가단5229573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0,020,927원과 이에 대하여 2015. 7. 21.부터 2016. 3. 1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5%는 피고가 부담하고, 나머지는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망 A은 피고 은행의 B센터에서 센터장으로 재직하다가 2012. 4. 17. 상속인으로 C, D, E를 남긴 채 사망하였다. 한편, C, D, E는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2느단595호로 상속한정승인신고를 하여 2012. 7. 9. 수리되었다.

나.

피고 은행의 고객인 F는 '망인이 피고 은행의 사무처리와 관련하여 자신으로부터 195,000,000원을 편취하였다'고 주장하며 피고 은행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에서 '피고 은행은 F에게 136,5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2. 8. 14.부터 2013. 10. 11.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0. 11. 선고 2012가합65862 판결)이 선고되었고, 위 판결은 항소심에서 항소기각판결이 선고된 후 상고 없이 확정되었다. 피고 은행은 2014. 5. 20.경 F에게 160,957,808원을 지급하였다.

다.

원고는 망인 사망 후 상속채권자로서 상속인들인 C, D, E를 상대로 대여금 청구의 소(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단315386)를 제기하여 상속재산의 범위 내에서 금전 지급을 명하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받았다.

라.

원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2가단315386 판결을 집행권원으로 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5. 30.자 2013타채17441 결정으로 C, D, E이 망인으로부터 상속받은 피고 은행에 대한 퇴직금 채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가압류의 본압류로의 이전 및 추가 압류)을 받았다.

마.

위와 같은 원고의 압류와 그 밖에 다른 채권자들의 압류가 있자, 피고 은행은 2003. 11. 12. 망인의 퇴직금 108,682,667원 중 1/2인 54,341,334원을 집행공탁하였다.

바.

그런데, 원고는 2015. 4. 24. C, D, E를 채무자로, 피고 은행을 제3채무자로 하고, 청구금액을 합계 82,313,488원으로 하여 '채무들의 제3채무자에 대한 퇴직금지급청구채권 중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과 '망인이 제3채무자에 대하여 가지고 있다가 채무자들에게 상속된 가수금 지급채권 중 위 청구금액에 이를 때까지의 금액'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5. 4. 24.자 2015타채3029 결정, 이하,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이라고 한다)을 받았다.

사.

피고 은행은 이 사건 추심금 청구의 소가 제기된 직후인 2015. 8.경 망인 생전에 발생하였던 가수금채권 10,020,927원과 피고 은행이 F에게 지급한 손해배상금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뜻을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내지 제6호증, 을 제1호증 내지 제6호증의 2, 변론 전체의 취지

2.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주장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대상 중 퇴직금은 이미 집행공탁된 1/2을 제외한 나머지 1/2로서 압류금지채권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상속인들의 한정승인신고가 수리되었으므로 유족들의 생계보장이라는 압류금지의 입법취지를 관철할 필요성이 소멸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쟁점에 대한 판단

망인의 사망이나 그 상속인들의 한정승인신고가 수리되었다는 이유로 상속재산인 퇴직금채권에 대한 압류금지의 법률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1)

먼저, 위와 같이 해석될 만한 명시적인 법률적 근거 없이 강행규정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의 적용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2)

한정승인제도는 상속인이 자신의 고유재산으로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해 주는 것으로서 상속채무에 대한 상속인의 책임을 제한하는 것일 뿐, 상속재산과 상속채무의 귀속을 변경하거나, 상속재산의 법적 성질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다. 한정승인신고의 결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상속채무의 책임재산에서 배제될 뿐, 상속인의 상속재산이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부터 완전히 분리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상속채권자가 상속인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는 것과 달리, 상속인의 고유채권자가 상속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거나 상속재산에 대하여 우선권 있는 담보권을 설정받는 것은 가능하다(대법원 2010. 3. 18. 선고 2007다77781 판결 참조).

3)

법률이 근로자의 임금, 퇴직금 중 일정액에 대한 압류와 상계를 금지하는 것은 근로자와 그 부양가족의 생계 보장을 위한 것인데, 근로자 본인이 사망하였다거나, 상속인들이 한정승인신고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입법취지를 관철시킬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비록 이 사건에서 망인의 상속인들이 상속한정승인신고를 한 다음 피고로부터 퇴직금을 수령해 가지 않고, 이로 인하여 그 금액 상당액을 피고가 그대로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상속인들이 스스로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있음으로 인한 사실상의 반사적 이익에 불과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피고 은행은 여전히 망인의 상속인들에게 퇴직금 중 1/2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는 압류 및 상계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4)

만약 상속인들이 상속한정승인을 하지 않았다면 상속채권자인 원고가 상속재산인 압류금지채권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었을 것인데, 상속인들이 상속한정승인을 함으로써 그것이 가능하게 된다면 이는 우연한 사정에 의하여 원고에게 유리한 결과가 되어 부당하다. 물론, 상속한정승인으로 말미암아 원고가 상속인들의 고유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할 수 없게 되는 불이익을 입었다고는 하나, 상속인이 존재하거나, 상속인에게 충분한 고유재산이 있는지 여부는 원고의 피상속인에 대한 기존 채권의 발생에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상속한정승인으로 말미암아 위와 같은 불이익을 입는다는 이유로 상속재산 중 압류금지 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허용할 까닭은 없다.

이상 살펴본 바에 의하면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5. 4. 24.자 2015타채3029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중 퇴직금에 대한 부분은 압류금지채권에 대한 압류로서 효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항변은 이유가 있고,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가 없다.

3.

가수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추심채권자인 원고에게 가수금 10,020,927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상계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기초사실 '사'항에서 본 바와 같이 F에게 손해배상금을 지급함으로써 발생한 구상금 채권과 위 가수금 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위 가수금이 임금이나 퇴직금에 해당하여 상계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가 사망하여 임금채권과 퇴직금에 대한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도 임금이 확실하게 근로자 본인의 수중에 들어가게 하여 그의 자유로운 처분에 맡기고 나아가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고자 하는 위 법률규정의 입법목적이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본문의 '근로자'는 '근로자의 포괄승계인'도 포함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데, 을 제2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가수금은 망인의 퇴직급여 재계산으로 인한 미정리금액 7,445,762원과 망인의 급여차액으로 인한 미정리금액 2,575,165원으로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상계항변은 이유가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10,020,927원과 이에 대하여 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5. 7. 21.부터 판결선고일인 2016. 3. 1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기각한다.

판사 임일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