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변경 전 상호 : C 주식회사)는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인 D그룹(이하 '본사'라고 한다)의 국내 계열회사로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이라 한다)에 의한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등 금융투자업무를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00. 7. 18. 피고에 감사실 차장로 입사한 후 2003. 6. 25.부터 피고의 등기감사로서 임명되어 재직하다가 2015. 3. 26. 퇴사한 자이다.
피고는 2015. 3. 26. 주주총회에서 원고를 감사의 지위에서 해임하고, 같은 날 원고에게 이를 통지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5. 3. 26.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5. 3. 27.부터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킬 때까지 매월 10,250,000원씩을 지급하라.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피고의 형식상 등기임원이었고 실질적으로는 피고 경영진 및 본사 아시아지역본부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바,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5. 3. 26.자 해고처분은 구체적인 해고사유가 전혀 적시되어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재량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2015. 3. 26.자 해고처분의 무효를 구함과 아울러, 해고 다음날인 2015. 3. 27.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월 10,25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2003년경부터 2015년경까지 피고의 등기된 상근감사로서 대표이사 등 임원진의 지휘·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독립적으로 감사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판단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 등 임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소정의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직무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에 불과하다. 다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등 임원이라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대법원 1988. 6. 14. 선고 87다카2268 판결, 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한편, 일반적으로 다국적기업은 국적이 다르고 법적으로 분리된 여러 기업으로 구성된 기업집단으로서의 특성을 지니게 되는데, 기업집단으로서의 다국적기업은 구성기업들의 대등한 연합체가 아니라 지배기업인 모기업이 기업집단의 정점에 위치하여 다국적 기업에 대한 모든 사항을 총괄해서 결정하고, 종속기업은 지배기업인 모기업의 통제 하에 놓이게 되어 지배기업인 모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에 지배종속관계가 존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배기업인 모기업의 대표이사 등 임원들과 종속기업의 대표이사 등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 사이에도 지배기업과 종속기업의 지배종속관계가 투영되어 일정한 수준의 지휘·감독관계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는 하나의 기업 내에서의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지배종속관계와 유사한 면이 있으나 어디까지나 지배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의 기업 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지배종속관계라는 점에서 구별되어야 하고, 따라서 비록 종속기업의 대표이사 등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과 모기업 임원들 사이에 일정한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한다고 하여 그러한 사정만으로 종속기업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임원들을 종속기업의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서울고등법원 2012. 12. 21. 선고 2012나52795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피고는 조직구조상 대표이사 산하에 각 사업부와 경영관리부, 준법감시부, 법무부 등을 배치하고 이와 독립하여 감사실을 별도로 두고 있으며, 피고의 내부규정(Access Card Control Policy)은 피고 대표이사를 포함한 임직원들의 감사 사무실 접근권한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원고는 2003. 6.경부터 퇴직시까지 피고의 감사실 소속 1인 상근감사로 재직하면서 별도의 사무실과 피고의 '임원 보수 및 퇴직급여 지급규정'에 따른 보수를 지급받았고, 피고의 경영의 기본방침 및 계획 등을 심의, 의결하는 피고 경영진들로 구성된 경영위원회의 구성원이 되었다. 원고는 재직기간 동안 피고의 내부감사계획 수립 및 통보, 감사의 실시, 감사보고서 작성 등 감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하고, 피고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이사회 회의록에 날인하였으며, 위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피고의 대표이사나 이사회 등 임원진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은 사실은 없다.
원고는 피고 내부에서는 유일한 감사로서 감사 관련 업무를 총괄하였으나, 본사 차원에서는 홍콩 또는 싱가포르에 위치한 아시아지역본부의 외국인 관리자로부터 피고의 감사계획 수립 및 시행 등에 관하여 지시를 받아 업무를 처리한 후 그 결과를 보고하였고, D그룹의 타 국가 소재 계열사 감사에 참여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만, 원고는 한국의 독자적인 법령에 따라 시행하는 감사(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의한 내부회계관리제도의 운영실태 평가, 자금세탁방지 및 공중협박자금조달금지에 관한 업무규정에 의한 자금세탁방지 관련 감사 등)에 관하여는 본사 소속 외국인 관리자의 구체적인 지시나 업무감독을 받지 아니하고 원고의 책임으로 감사를 시행하였다.
한편, 피고는 업무위임전결 규정(갑 제10호증)을 통하여 상근감사(Statutory Auditor)에게 피고의 재무제표 및 사업운영 감사 업무, 외부감사기관과의 협조 및 수감 관련 업무 외에도 각 부서의 분기별 자체평가 진행, 운영위험관리위원회(Business Risk and Compliance Committee, 이하 'BRCC'라고만 한다)의 관장 등에 관한 최종승인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고는 2003. 6.경부터 2012. 2. 15.까지 각 부서별로 운영위험 자체평가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도록 조력하고, 피고의 경영진들로 구성된 BRCC를 개최하여 평가 결과를 보고하는 등 피고 내부의 운영위험관리업무(Risk Control Self-Assessment, 이하 'RCSA'라고 한다)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본사 아시아지역본부 관리자로부터 매년 업무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았고 그 평가가 원고의 승진 등 인사고과와 급여에 반영되었다.
원고는 휴가를 사용하거나 출장을 떠나기 전 미리 본사 아시아지역본부 관리자에게 휴가 사용 여부, 출장일정 등을 보고하고 이를 승인받아야 했다.
피고는 원고를 피보험자로 하여 고용보험 등에 가입하였고, 원고로부터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호증, 갑 제10 내지 14호증, 갑 제16호증, 갑 제18 내지 24호증, 갑 제27 내지 35호증, 갑 제41 내지 45호증, 을 제5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본사 아시아지역본부의 외국인 관리자에게 피고의 감사계획 수립 및 시행 등 업무와 관련하여 보고하고 그로부터 지시를 받았으며, 위 담당자로부터 매년 업무수행 평가를 받고, 출장, 휴가 사용과 관련하여서도 위 담당자의 사전승인을 받는 등 일정한 수준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였는바, 이와 같은 원고와 본사 아시아지역본부 담당자 사이의 일정한 지휘·감독 관계는 피고가 다국적 기업 내의 종속기업의 지위에 있어 지배기업으로부터 통제를 받는 지배종속관계가 투영된 결과로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지배종속관계와는 구별되어야 하는 것이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를 곧바로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피고는 본사나 타 계열사와는 독립하여 설립등기를 마친 별도의 법인이고, 원고는 피고의 3명밖에 없는 등기임원 중 1명이었던 점, ② 원고는 감사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본사 아시아지역본부의 외국인 관리자에게 감사계획의 수립, 진행, 그 결과 등을 보고하거나 그의 지시를 받았을 뿐 피고의 대표이사나 이사 등 피고에 소속된 임원들로부터는 구체적인 업무상 지휘·감독을 받은 적이 없는 점, ③ 원고는 D그룹 아시아지역본부의 일반적인 방침과 외국인 담당자로부터 받은 업무지시의 범위 내에서 피고의 유일한 상근감사로서 감사업무와 관련하여 독자적인 업무집행권을 가지고 관련 업무를 총괄하였고, 특히 한국의 법령에 따라 수행한 감사업무는 자신의 책임 하에 이를 독립하여 시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원고는 피고 임원진으로 구성된 BRCC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주로 수행운영위험관리업무(RCSA)를 수행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의 위임전결규정에 따라 상근감사가 감사업무와 운영위험관리업무를 모두 담당하였던 것은 앞서 본 바와 같고, BRCC가 운영위험관리와 관련한 회의체의 성격을 넘어서서 구체적인 업무지시나 지휘·감독을 할 수 있는 성질의 업무집행기관이라고 보기도 어려우며, 피고의 각 부서의 자체평가에 조력하고 그 결과를 취합하여 보고하는 업무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운영위험관리업무가 그 성질에 비추어 원고의 감사업무와 직접적으로 충돌한다거나 이해상반된다고 단정할 수도 없는 점(더 나아가, 원고는 2012. 2.경 이후부터는 운영위험관리업무를 타부서에 인계하고 감사업무만을 수행하였다고 자인하고 있다) 등을 비롯하여 그 밖에 원고의 업무 내용과 업무수행과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비록 다국적 그룹인 D그룹 본사 차원에서 볼 때 아시아지역본부의 담당자로부터 감사업무 수행과 관련하여 일정한 수준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와의 관계에서는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원고가 본사 내에서 부서장 직급으로서 피고의 다른 임원들에 비해 비교적 낮은 수준의 연봉을 받았다거나 근로소득세가 원천징수되었고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이 적용되었다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임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소결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지급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범준(재판장) 강민정 강동훈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5가합535461
판결선고
2016. 5. 31.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8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