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D에 있는 E백화점 지하2층에 있는 ㈜ F의 실제 경영자로서 상시근로자 7명을 사용하여 의류도소매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3. 5. 16.부터 2014. 6. 2.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한 G의 2014. 3.부터 2014. 6.까지의 임금 2,044,516원과 퇴직금 1,855,959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판단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G의 임금, 퇴직금의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G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G은 2013. 5. 16.부터 서울 강남구 D에 있는 E백화점 지하2층에 있는 ㈜ F(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의 매장인 H(이하 '이 사건 매장'이라고 한다)에서 판매사원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매장의 전산프로그램상 매출현황과 재고현황이 맞지 않자, 이 사건 회사의 실질적 경영자인 피고인은 2014. 6. 1.경 본사 직원들로 하여금 이 사건 매장의 재고현황을 실사하도록 하였고, 그 과정에서 이 사건 회사 소유의 의류들이 지하 2층 검품장 및 지하 3층 창고에 적치되어 있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사건 회사는 2014. 6. 2.경 피고인에게 위 의류들이 지하 2층 검품장 및 지하 3층에 적치되어 있는 이유를 추궁하였고, 그로 인하여 G은 2014. 6. 3.경부터 출근하지 않았으며, 같은 달 6.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G의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2014. 7. 7. G에게 '재고물건 등이 분실된 경위를 소명하고, 근무기간 중 무단결근과 지각을 한 것에 관한 소명과 이로 인하여 부당하게 수령한 월급과 수당의 반환을 요구하며, 2014. 7. 14.부터 2014. 8. 13. 까지 출근하여 근무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위 사건과 관련하여 G은, '피고인은 2013. 11.경부터 2014. 5.경까지 이 사건 회사 매장에 비치된 이 사건 회사 소유 의류 등 합계 163,555,700원 상당의 물건을 위 백화점 지하2층 검품장 및 지하3층 창고로 함부로 옮겨놓고 은닉하는 방법으로 효용을 해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재물손괴죄로 기소되어 징역 6월을 선고받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고단4714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노2869호), 현재 상고심 계속 중이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G이 은닉한 재고물품의 수량과 처분경위를 조사하여 책임소재와 피해금액을 파악할 필요성이 있었다. 또한 피고인이 G의 무단결근과 지각사실을 문제삼고 그에 해당하는 임금과 수당의 반환 내지 정산을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이러한 문제들의 진상을 파악하기 위하여는 G의 소명과 협조가 필요한데도 G은 이 사건 회사의 실사로 재고물건을 은닉한 범행이 발각되자, 2014. 6. 3.경부터 무단결근을 하고 같은 달 6. 사직서를 제출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하였고, 피고인은 이러한 문제들의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G의 임금,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되, 피고인이 무죄판결 공시 취지의 선고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으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김태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