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73,915,22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2. 24.부터 2017. 2. 15.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공사도급계약의 체결
주식회사 한신기연(이하 '한신기연'이라 한다)은 2013. 5. 6. 피고로부터 B부대 이전 및 개발사업 중 제3, 4공구의 기계소방설비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았다.
이 사건 공사 계약은 3차례에 걸쳐 변경되어 최종적으로 공사대금은 3,996,300,000원, 하자보수보증금은 119,889,000원, 공사기간은 2013. 5. 6.부터 2015. 8. 31.까지로 그 내용이 확정되었다.
공사의 완공 및 지급된 공사대금
한신기연은 2015. 8. 31. 이 사건 공사를 완공하였고, 피고는 한신기연에게 공사대금 3,372,776,000원을 지급하였다.
한신기연에 대한 파산 선고
한신기연은 2013. 11. 29.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하여 회생계획인가 결정을 받았으나, 회생계획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여 2015. 8. 24. 서울중앙지방 법원으로부터 회생절차폐지 결정을 받았고, 2015. 9. 8.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았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5하합125).
대금의 직접 지급
피고는 2015. 9. 1.부터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한신기연에게 자재 등을 납품한 업체들(이하 '이 사건 업체들이라 한다)로부터 그 대금의 직접 지급요청을 받았고, 2015. 9. 24. 아래 대금 직접 지급표와 같이 위 업체들에게 합계 422,136,161원(부가가 치세 포함)의 대금을 직접 지급하였다.
관련 법령
이 사건에 관하여 적용되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이라 한다)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부터 5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공사대금 중 623,524,000원을 미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액에서 하자보수보증금, 피고가 한신기연의 근로자들에게 직접 지급한 임금을 공제한 430,771,2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판단
공사대금 지급 책임
한신기연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아 완공한 사실, 피고가 한신기연에게 공사대금 중 623,524,000원(= 공사대금 3,996,300,000원 - 기지급한 공사대금 3,372,776,000원)을 미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공사대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책임의 범위
다툼 없는 부분
이 사건 공사계약의 하자보수보증금이 119,889,000원인 사실, 피고가 한신기연의 파산선고 후 한신기연의 근로자들로부터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임금의 직접 지급 청구를 받아 한신기연을 대신하여 근로자들에게 72,863,780원의 임금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공사대금에서 지급이 유보되어 있는 하자보수보증금 119,889,000원과 피고가 한신기연의 근로자들에게 직접 지급하여 근로기준법 제44조의 3에 따라 소멸한 임금 72,863,780원은 미지급 공사대금에서 공제되어야 한다.
하도급법에 따른 공사대금 채무 소멸 여부
피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업체들에게 그 대금을 직접 지급하였으므로, 하도급법에 따라 피고의 한신기연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는 모두 소멸하였다.
판단
한신기연이 파산 결정을 받은 사실, 피고가 이후 이 사건 업체들로부터 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 받아 495,237,041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하도급법 제14조 제1, 2항에서 원사업자가 파산하여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하면 발주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지급하고, 이 경우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 채무와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 채무는 같은 범위에서 소멸한다고 정하고 있다. 그리고 하도급법 및 제조위탁의 대상이 되는 물품의 범위 고시의 규정에 따르면, 건설공사에 물품 등을 공급함에 있어서 하도급법 제14조에서 정한 직접청구권의 대상이 되는 하도급거래라 함은, 건설을 업으로 하는 원사업자가 건설에 따른 물품의 제조를 수급사업자에게 위탁하고 수급사업자는 위탁받은 물품을 제조하여 원사업자에게 납품한 후 그 대가를 받는 행위를 말하며, 여기서 제조위탁의 대상이 되는 물품이란 건설공사에 소요되거나 설치되는 자재, 부품, 시설물로서 규격 또는 성능 등을 지정한 도면, 설계도, 시방서 등에 따라 주문 제작한 것이거나 건축공사에 설치되는 부속시설물로서 규격 등을 지정한 도면, 시방서 및 사양서 등에 의하여 주문한 것을 말한다.
이를 기준으로 한신기연과 이 사건 업체들의 거래가 하도급법 제14조가 적용되는 하도급거래로서 자재, 부품, 시설물의 제조위탁에 해당하는 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을 제2, 7,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업체들 중 주식회사 에스엔지 에너지(이하 '에스엔지에너지'라 한다)는 태양열 급탕설비를, 주식회사 이에스피(이하 '이에스피'라 한다)는 소화가스설비를, 크린에어테크 주식회사(이하 '크린 에어테크'라 한다)는 집진기를, 주식회사 환승공조(이하 '환승공조'라 한다)는 덕트를, 주식회사 선일금속(이하 '선일금속'이라 한다)은 냉장실을, C는 전기온수기, 주식회사 한신콤프렛서(이하 '한신콤프렛서'라 한다)는 콤프렛서를 이 사건 공사의 도면, 설계도, 시방서에 맞추어 제조하여 납품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는 하도급법에서 정한 '제조위탁'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을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한신기연이 주식회사 기한엔지니어링(이하 '기한엔지니어링'이라 한다)에게 하도급법이 적용되는 TAB공사에 관한 용역 위탁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공사대금 지급 채무는 하도급법 제14조 제1, 2항에 따라 한신기연에게 제조위탁으로 물품을 납품한 업체이거나 용역위탁 업체인 에스엔지에너지, 이에스피, 크린에어테크, 환승공조, 선일금속, C, 기한엔지니어링에 대한 피고의 직접 지급 금액인 156,856,000원(= 에스엔지에너지 21,780,000원 + 이에스피 8,910,000원 + 크린에어테크 3,802,000원 + 환승 공조 30,140,000원 + 선일금속 34,100,000원 + C 2,464,000원 + 한신콤프랫서 28,160,000원 + 기한엔지니어링 27,500,000원)의 범위에서 적법하게 소멸하였다.
그러나 을 제2호증의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업체들 중 위 업체들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피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의 도면, 설계도, 시방서에서 맞추어 제조하여 줄 것을 위탁받았다거나 제시된 규격 등에 따라 물품을 제조하여 납품한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한신기연과 위 나머지 업체들의 거래가 하도급법에서 정한 제조위탁이라고 볼 수 없다.
피고는 한신기연과 이 사건 업체들의 거래가 하도급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더라도 한신기연과 피고의 거래는 건설위탁으로서 하도급법이 적용되므로, 피고의 이 사건 업체들에 대한 대금 직접 지급으로 피고의 한신기연에 대한 동액 상당의 공사대금 채무가 소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하도급법은 발주자(피고)와 원사업자(한신기연)의 거래가 제조·수리·건설·용역위탁인 경우가 아니라 원사업자(한신기연)와 수급사업자(이 사건 업체들) 사이의 거래가 제조·수리·건설·용역위탁인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직접지급 약정에 의한 공사대금 채무 소멸 여부
피고의 주장
한신기연과 피고는 한신기연의 노임, 자재대, 장비대, 식대, 기타 비용 등의 지불에 관한 직접 지급 약정을 하였고, 피고는 위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업체들에게 자재대 등을 직접 지급하였으므로 위 직접 지급액에 상당하는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공사대금 채무는 소멸하였다.
판단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 계약 특수조건 제5조 제1항에서 '피고는 한신기연이 이 사건 공사로 인하여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자재대, 장비대, 식대, 기타 비용을 미불 또는 미불할 우려가 있는 경우 한신기연의 공사기성대금 중에서 우선적으로 해당금액을 공제하여 직접 지급할 수 있다', 동조 제3항에서 '피고는 본 계약에 관한 자재업자, 중기임대업자, 기타 거래업자 등이 피고에게 대금을 직접지급을 요청하는 때, 한신기연이 시공한 분에 해당하는 공사대금을 수급사업자의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다', 동조 제5항에서는 '피고가 한신기연의 채권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경우 원고는 한신기연에 대하여 동 금액의 기성금 채무를 면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한신기연과 피고는 이 사건 업체들에 대한 대금 직접지급 약정(이하 '이 사건 직접지급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332조(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는 '파산선고 후에 그 사실을 알지 못하고 채무자에게 한 변제는 이로써 파산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으나, 파산선고 후에 그 사실을 알고 채무자에게 한 변제는 파산재단이 받은 이익의 한도 안에서만 파산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위 규정의 '파산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함은 파산채권자 전체의 공동의 이익을 위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그 직무를 수행하는 '파산관재인'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음을 뜻한다( 대법원 2008. 2. 1. 선고 2006다32187 판결).
이 사건 직접지급 약정에 따르면 피고가 한신기연의 채권자들에게 대금을 직접지급하여 피고의 한신기연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가 소멸하게 되는 바, 이는 채무자 회생법 제332조에서 정한 피고의 한신기연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의 '변제'에 해당하고, 갑 제6, 7,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한신기연에 대한 파산선고 후 그 사실을 알고 이 사건 직접지급 약정에 따라 이 사건 업체들에게 대금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피고는 채무자회생법 제332조에 따라 파산재단이 받은 이익의 한도 안에서만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업체들에 대한 대금 직접지급 및 그로 인한 피고의 한신기연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의 변제로 파산재단이 이익을 받았다는 점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 및 입증이 없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직접 지급 약정에 따른 피고의 한신기연에 대한 공사대금 채무의 변제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상계 여부
피고의 주장
피고는 한신기연에게 물품을 납품한 업체들에게 한신기연을 대신하여 그 물품 대금 422,136,161원을 변제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동액 상당의 구상금 채권을 가진다. 피고는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이 사건 공사대금 채권과 상계한다.
판단
피고가 2015. 9. 24. 원고들 대신하여 한신기연에게 물품을 납품한 업체들에게 422,136,161원을 변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이해관계 없는 제3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변제하지 못하는데(민법 제469조 제2항), 한신기연의 단순채무자에 불과한 피고는 변제함으로써 당연히 대위의 보호를 받아야 할 법률상 이익을 가지는 자로서의 이해관계 있는 제3자라고 볼 수 없고(대법원 2009. 5. 28. 2008마109 결정 참고), 갑 제7,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한신기연에 대하여 파산이 선고되자 피고에게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대금은 원고와 법원의 승인 없이 지급하여서는 안되고 이를 자신에게 지급하여 달라며 변제 거부의 의사를 밝힌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해관계 없는 제3자인 피고의 변제는 채무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여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자동채권인 구상금채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상계 항변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계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73,915,220원(= 미지급 공사대금 430,771,220원 - 하도급대금 직접 지급으로 소멸한 156,856,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지급명령 신청서 송달 다음날인 2016. 2. 24.부터 피고가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7. 2. 15.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임태혁(재판장) 장영채 심우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