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6. 8. 26.자 면직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6. 8. 27.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10,000,000원의 비 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은행법에 의한 은행업무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93. 4. 1. 피고에 입사한 후 2014. 12. 26.부터 2016. 7. 25.까지 피고의 B 지점에서 예금팀장(부지점장)으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2016. 8. 26. 원고가 다음의 징계사유와 같이 고객의 예금을 횡령하고,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이라 한다)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징계지침 제4조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면직을 결정하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칙처분'이라 한다).
피고 징계지침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7, 8,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지 않고, 설령 인정되더라도 이 사건 면직처분은 그 정도가 지나치게 과도하므로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이어서 무효이다. 따라서 이 사건 면직처분의 무효확인과 이 사건 면직처분이 무효이므로 이 사건 면직처분 다음날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킬 때까지 월 10,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은행, 증권사, 신용카드회사 등에 과다한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범행 당 월 신용카드결제 대금 등에 사용할 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에 원고는 C이 고령이어서 통장관리가 힘들 것으로 판단하고 청약통장과 인장을 몰래 빼돌린 후, 위 청약통장을 해지하여 8,180,000원을 인출 · 사용하였고, 이를 은폐할 목적으로 임의로 C 명의의 신규 청약통장을 개설 및 해지하였다. 따라서, 징계사유는 모두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정당하다고 주장한다.
면직처분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인정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4, 12 내지 17, 1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주식회사 우리은행에 대한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회신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다.
C은 2016. 7. 14. 피고의 B 지점을 방문하여 원고에게 통장정리, 예금인출 등의 업무처리를 하고 상품설명을 듣던 중, 청약통장과 인장을 남겨두고 은행을 떠났다.
원고는 C이 은행을 떠난 직후 C의 청약통장을 해지하였고, 위 통장을 해지한 돈 8,183,420원(= 원금 7,450,000원 + 이자 733,420원) 중 3,000,000원으로 C 명의의 신규 청약통장을 개설하고, 3,420원은 C의 다른 예금계좌에 입금처리하였으며, 나머지 5,180,000원은 현금으로 보관하였다.
원고는 2016. 7. 19. C 명의로 개설한 3,000,000원이 입금된 신규 청약통장을 해지하였다.
C은 2016. 7. 22. B 지점을 방문하여 자신 몰래 청약통장이 해지되었다고 항의하였고, 이에 원고는 업무처리에 착오가 있었다면서 C에게 7,450,000원이 입금된 청약통장을 재개설하여 주었다.
원고는 2016. 7. 25. C의 청약통장을 재개설하면서 입금하지 않았던 나머지 이자 730,000원을 전산상 원장정정 방법을 통하여 복원하였다.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고객예금 횡령의 점에 관하여
원고의 주장
C은 30년 이상 B 지점의 고객으로 방문거래를 해오면서 평소 원고와도 상당한 친분이 있었다. 원고가 2016. 7. 14. C에게 상속 및 증여에 관한 상품설명을 하던 중, C은 갑자기 며칠 내로 다시 온다면서 청약통장과 인장을 맡기고 은행을 떠났다. 원고는, C이 원고의 설명대로 상품에 가입한다고 하였고 청약통장과 인장을 맡기고 갔기에 다음 방문시 빠른 업무처리를 위해 그 자리에서 C의 기존 청약통장을 해지하였고, 해지금 중 3,000,000원으로 신규 청약통장을 개설하였으며, 나머지 5,180,000원은 서랍 속에 보관하였다.
그런데, 일주일이 지나도 C이 방문하지 않자 전액 현금으로 보관하고 기다리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고, 위 신규 청약통장을 해지한 후 합계 8,180,000원을 봉투에 담아 C이 은행을 다시 방문할 때까지 사용하지 않고 그대로 보관하였다. 그런데, 고령에 치매증상이 있어서 기억력이 좋지 못한 C이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고 항의하면서 이 사건이 발생하게 되었다.
판단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 인용증거, 을 제2, 3, 5,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는 2016. 7. 25., 2016. 8. 11. 두 차례에 걸친 피고의 조사과정에서 보관하던 C의 돈 중 일부를 허락 없이 사용한 사실을 인정한바 있고, 위 조사과정에 강압이나 강요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또한, 원고는 위 조사과정에서 자신이 사용한 돈을 메꾸기 위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2,000,000원을 인출하였다고 진술한 적이 있고, 이는 금융기록과도 일치하는 점, ③ 원고가 8,180,000원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봉투 속에 그대로 보관하고 있었다면, C이 2016. 7. 22. 방문하였을 당시 이자 부분을 누락한 채 청약통장을 재개설하거나 위와 같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지는 않았을 것인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고객의 예금을 임의로 사용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다만,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불법영득의 의사를 가지고 고객의 예금을 횡령하였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 이는 피고의 징계지침에서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에는 해당한다.
금융실명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원고는 금융실명법 위반에 대한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위 인정사실, 을 제13, 1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C이 부재한 상태에서 이미 스캔되어 있던 C의 주민등록증 이미지를 이용하여 신규 청약통장을 개설하고 이를 다시 해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금융실명법령 및 피고의 내규에 위반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가 된다.
징계양정의 당부에 관한 판단
전제되는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참조).
또한,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다100760 판결 참조).
판단
살피건대, 원고가 고객의 돈 일부를 사용하고 금융실명법을 위반한 행위는 고객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저버리고 피고의 신용질서를 어지럽히는 행위로써, 그 비위의 정도가 가볍다고 볼 수 없어 상당한 정도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기는 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인용증거, 갑 제2, 4, 6, 7, 9호증, 을 제18, 20호증의 각 기재 및 음성, 증인 C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와 이 사건 면직처분 사이에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균형이 존재한다거나 원고에게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모든 금융거래내역은 전산에 기록될 뿐만 아니라 지점 내에는 CCTV가 상시작동하고 있었다. 특히 C은 피고의 B 지점을 주거래은행으로 삼아 수년 동안 매월 3~4번 가량 방문하여 업무를 처리하여 왔고, 여러 개의 통장을 관리하고 있을 정도로 금융거래경험이 많으며, 이러한 사실을 원고도 잘 알고 있었다. 또한, 원고가 보관하던 돈의 일부를 처음 사용한 것은 기존 청약통장을 해지한 날로부터 일주일가량 지난 2017. 7. 20.경 이후인 것으로 보인다. 위와 같은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C을 속여서 청약통장과 인장을 빼돌리고, 8,180,000원을 종국적으로 횡령 내지 사용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원고는 나중에 보충할 생각으로 일부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2016. 7. 14. 11:08경 C이 180,000원을 인출하고 은행을 떠난 후, 11:13경 비밀번호 변경제신고를 하고, 11:26경 C의 기존 청약통장을 해지하였으며, 11:28경 해지금의 일부인 3,000,000원으로 다시 신규 청약통장을 개설하였다. 이와 같이 C이 은행을 떠난 직후 불과 수분 내에 업무처리가 이루어졌다는 사정에, 위 ①항에서 본 사정들을 아울러 고려하여 본다면, 원고가 C에게 상품설명을 하는 과정에 기존 청약통장의 해지나 신규 상품의 가입에 관하여 상당한 수준의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원고가 8,180,000원의 횡령사실을 은폐할 목적으로 C 명의의 계좌를 신규로 개설 및 해지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앞서 본바와 같이 모든 금융거래 내역이 전산에 기록되는 점, C의 금융거래경험이 상당하고, C이 이른 시일 내에 지점에 재 방문할 것으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횡령사실을 은폐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위와 같은 목적으로 C 명의의 계좌를 개설하고 이를 다시 해지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1993. 4. 1. 피고에 입사한 이래로 이 사건 면직처분이 있기까지 23년 이상을 어떠한 징계처분도 받지 않고 성실히 근무하였고, 피고로부터 10회에 이르는 표창을 받았으며, 영업실적 우수 직원으로 수차례 선정되기도 하였다.
피고는 이 사건이 문제된 후 원고가 B 지점에서 근무하는 동안 처리한 업무의 정당성에 관하여 전수조사를 하였지만 아무런 문제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원고가 일시적으로나마 사용한 돈의 액수가 면직처분이 불가피할 정도로 다액이라고 보기 어렵고, C은 원고의 선처를 호소하고 있으며, 비위행위의 동기 내지 목적, 원고의 급여수준 및 재정상황 등에 비추어 볼 때 실질적인 손해의 발생이나 그 가능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면직처분은 피고가 정하고 있는 징계의 종류 중 가장 중한 처분으로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지나치게 과중한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이 사건 면직처분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은 정직이나 감봉 등 다른 징계처분을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면직처분은 그 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 · 남용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무효이고, 피고가 그 유효를 주장하고 있는 이상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임금청구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고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하지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 여기에서 '근로자가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임금'은 근로기준법 제2조에서 정하는 임금을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계속적 · 정기적으로 지급되고 이에 관하여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 관행 등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지급의무가 지워져 있다면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이에 포함되며, 반드시 통상임금으로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참조).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면직처분이 무효인 이상, 피고와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여전히 유효하게 존속하고, 원고가 이 사건 면직처분으로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의 액수에 관하여 본다. 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15년도에 총 124,568,451원의 급여를 받은 사실이 인정되고, 이를 12개월로 나눈 평균액은 10,380,704원(= 124,568,451원 ÷ 12개월, 원 단위 미만 버림)인바,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면직처분 다음날인 2016. 8. 27.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원고가 구하는 매월 10,000,000원의 비율로 계산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범준(재판장) 강민정 김현성
각주1) 원고가 2016. 7. 25. 작성한 자필 진술서(을 제3호증의 1)는 피고의 검사역인 D이 불러주는 내용을 그대로 적은 것이기는 하나(을 제12호증 녹취록 제23, 24면 참조), 그 내용 및 작성정황에 비추어 볼 때, 원고가 주장· 설명하였던 내용을 기초로 한것이어서 진술의 임의성을 부정할만한 사정으로 볼 수 없다.
각주2) 원고는 2016. 7. 22. 은행 업무시간 중인 14:07~14:08경 B 지점의 자동화 기기에서 2,000,000원을 인출하였다(을 제6호증 참조).
사건정보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가합553329
판결선고
2017. 9. 5.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8민사부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