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2. 22. 선고 2016고정223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강남구 C상가 1층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 대표이사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피씨방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임시로 지급하는 임금, 수당,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것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3. 11. 19.부터 점장으로 근로하여 온 E의 2014. 1. 임금 중 1,315,376원을 지급일인 2014. 1. 15.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내역과 같이 합계 32,133,208원을 임금정기지급일인 매월 15일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근로기준법 제2조의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하며,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4도6285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볼 때, 이 사건 매장의 명의상 대표인 피고인은 실경영자 Fㅇ; 갑작스레 구속됨에 따라 G, E 등과 함께 수평적 관계에서 영업에 관여하였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E 등의 근로자에 대한 사항에 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매장을 사실상 운영해 온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주식회사 H 대표이사인 F은 2010. 8. 26. 자신의 동생 I을 대표자로 내세워 J 피씨방 1호점(K점)을 운영하고, 2011. 6. 22. 피고인을 대표자로 내세워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한 다음 J 피씨방 2호점(L점, 이하 '이 사건 매장'이라고 한다)을 실질적으로 운영해 오면서 피고인을 이 사건 매장의 직원으로 일하도록 했다.

②

F은 2013. 11.경 E을 피씨방 1호점(K점)의 직원으로 채용하고 근무토록 하였는데, 2014. 1. 사기 혐의로 갑자기 구속되자 E으로 하여금 이 사건 매장의 직원 채용, 근태 관리, 임금 지급 등의 매장 운영 및 관리를 맡도록 지시하였다.

③

E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F이 구속된 이후 명의자인 피고인이 이 사건 매장을 사실상 운영하였다고 개괄적으로 주장하면서도 이 사건 매장의 수입·지출 관리, 직원 채용, 근태 관리, 임금 지급 등의 사무를 본인이 직접 담당하였음을 시인하였고, 피고인이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 명령이나 지휘감독 등의 사항에 대하여 어떠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아 실제로 어떻게 행사하였는지에 관하여 구체적인 진술을 하지 못하였다.

④

한편, 피고인이 F의 구속 직후(2014. 1.부터 5.까지) 이 사건 매장을 운영하던 E으로 하여금 그 업무 처리에 대해 보고하도록 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는 이 사건 회사의 명의자인 피고인에게 민사상의 채무가 주어질 것을 염려하여 그 손해를 막으려고 한 것으로 보일 뿐, 그 기간 중 직원 고용, 기타 근로조건의 조정 등과 같이 실질적인 사용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다. 오히려 피고인은 2014. 5.경 이 사건 회사의 채무에 관한 연대보증인이자 투자자인 G 등과 상호합의각서(수사기록 112면)를 작성한 후 G에게 이 사건 회사의 관리 및 경영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이전해 준 점에 비추어 보면, E은 위 G 등의 지시와 감독을 받아 이 사건 매장을 계속 운영해 온 것으로 보인다.

⑤

더욱이 주식회사 H의 채권자 측이 H과 그 대표이사인 F, 이 사건 회사와 그 대표이사인 피고인 등을 상대로 제기한 양수금 등의 소송에서, F이 K점과 이 사건 매장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람으로 위 H의 채무를 면탈하려고 피고인을 명의상 대표자로 내세워 이 사건 회사를 설립하였다는 점이 인정되어 이 사건 회사의 법인격을 부인하고 이 사건 회사의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피고인이 채무면탈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가합534713호)이 선고되었는바,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명의자일 뿐 실질적인 경영에 관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의하여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노서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