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5. 17. 선고 2016고정3854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C빌라 비동 102호에서 조경공사업체인 D 주식회사(이하 'D')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2012. 8. 20.경부터 2015. 5. 20.경까지 D 종전 소재지인 서울 서초구 E, 101호에서 영업 총괄업무를 담당하는 상무이사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F의 임금 7,935,400원 및 퇴직금 4,366,775원 합계 12,302,175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호에서 규정하는 근로자는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하며,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한다.

한편 상법상 주식회사의 이사는 주주총회의 선임 결의를 거쳐 임명되고(상법 제382조 제1항), 그 등기를 하여야 한다. 이러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선임된 이사만이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업무집행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상법에서 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고, 이러한 주식회사의 이사는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다(상법 제382조 제2항). 따라서 이사가 상법상 정하여진 이사로서의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한편 회사의 경영을 위한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경우에, 그 담당하고 있는 전체 사무의 실질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한다면, 그 이사는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다22591 판결 등).

그리고 주식회사의 이사가 정관이나 주주총회의 결의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 원칙적으로 이는 상법 제388조의 규정에 근거한 것으로서 그 보수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임금이라 할 수 없으며, 또한 회사의 규정에 의하여 이사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경우에도 원칙적으로 그 퇴직금은 근로기준법 등에서 정한 퇴직금이 아니라 재직 중의 위임 사무 집행에 대한 대가로 지급되는 보수의 일종이라 할 수 있으므로, 그 보수 및 퇴직금 지급에 관한 사정을 이유로 하여 이사의 지위를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도6537 판결).

나.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12. 10. 2.중·고등학교 동창이던 F을 자신과 G이 대표이사로 있던 D의 상무이사로 영입한 사실, ② 피고인이 G으로부터 D의 경영권을 모두 양수한 2013. 1. 2. F은 사내이사(임기 3년)에 취임하고 같은 달 10. 그 등기가 마쳐진 데 이어 같은 달 23. 대표이사로 등기된 사실, ③ F은 D의 대표이사의 지위에서 공사입찰, 수목구매, 식재 관련 업무 등을 맡아하면서 거래처와 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현장업무를 전반적으로 관리하던 직원 H은 피고인뿐만 아니라 F에게도 '대표님'이라고 호칭하면서 업무보고를 한 사실, ④ F은 2013. 11. 5. 대표이사에서 사임한 후 상무이사의 직함으로 D에서 계속하여 위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면서 근무한 사실, ⑤ 2014. 12. 말경 F이 납품하였다는 나무대금을 두고 피고인과 F 사이에 다툼이 발생하였고, 그 과정에서 F의 형인 I은 2015. 2.경 피고인에게 '회사의 제반 경영현안에 대한 대표이사의 권리와 권한, 최대주주로서 가지는 권리와 권한을 I에게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에 서명, 날인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 사실, ⑥ 피고인은 2015. 4. 1. F에게 지각, 무단외출, 무단퇴근, 무단결근 등에 관한근무태도를 지적하면서 "지난 주 최종 통보한 등기이사 자진 사임 수용치 않으시는 것으로 판단해도 되겠지요... 저희 회사는 상무님 능력 감당 불가합니다. 상무님 개인사물은 내일 중 자진 회수해 가시기 바라며.. "라는 내용이 포함된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낸 사실, ⑦ F은 2015. 5. 20.경 D의 사무실에 들렀다가 직원들이 짐을 싸는 모습을 보고 곧 사무실을 이전한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직원들에게 이전할 회사 주소를 물었으나 직원들은 이를 알려주지 않은 사실(법인등기부에는 2015. 6. 5. 사무실을 이전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음), ⑧ F은 이 법정에서 임원의 경우에는 부당해고에 관한 신고가 되지 않는다고 하여 위 해고를 다투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한 사실, ⑨ 피고인은 2016. 1. 8. 이 사건에 관하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 F의 임원임기가 2016. 1. 2.까지라고 진술하면서 곧 임원말소등기를 할 예정이라고 진술하였고, 실제 같은 달 15. F의 사내이사 등기가 말소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다.

위와 같이 F은 등기된 이사로서 상법상의 적법한 선임절차를 거쳐 임명된 이사로 추정되고(대법원 1991. 12. 27. 선고 91다4409, 91다4416 판결 등 참조), 공사 수주에 따른 계약체결, 수목 납품 등 현장 운영에 관하여 상당한 재량권을 가지고 독립적인 권한을 행사한 점, F이 D에서 퇴직하게 된 경위나 그 전후 사정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비록 F이 이사 외에 수목 납품 등 현장 운영에 관한 업무를 함께 담당하는 과정에서 대표이사인 피고인으로부터 지시 등을 받는 경우가 있다고 하더라도 F의 등기이사로서의 명칭이나직위가 형식적․․명목적인 것에 불과하다거나 F이 담당한 전체 업무의 실질이 위임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대표이사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그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상법상의 등기이사인 F이 형식적·명목적인 이사에 불과하다는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그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피고인이 무죄판결의 공시를 원하지 아니하므로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아니한다. 판사 명선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