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6. 16. 선고 2016나904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서울 성북구 C, 4층에서 'D'라는 상호의 요가학원을 운영하던 사람이고, 원고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2. 8. 22.부터 2012. 9. 12.까지 요가강사로 근로를 제공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3. 1. 9.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소18488호로 미지급임금 2,16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12. 9. 27.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및 동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이하 '이 사건 임금채권'이라 한다)의 지급을 구하는 소(이하 '종전 소송'이라 한다)를 제기하였다.

다.

위 사건에 관하여 법원은 2013. 1. 22. 이행권고결정(이하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이라 한다)을 하였고, 그 등본이 2013. 3. 23.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피고가 그로부터 14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제기하지 않음으로써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피고는 2013. 5. 22.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채권의 원리금 중 66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을 받아 집행권원을 확보해두었으나, 여전히 피고로부터 이 사건 임금채권을 변제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2015. 7. 1.부터 임금채권보장법상의 소액체당금 제도가 시행되고 있고, 위 법 부칙에서는 위 시행일 이후에 판결, 명령, 조정 또는 결정 등이 있는 경우부터 위 제도를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은 위 법 시행일 이전에 이루어진 것이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으로는 소액체당금 제도의 적용을 받을 수가 없다. 원고가 소액체당금 제도의 적용을 통한 실질적인 권리구제를 받기 위해서는 다시 소송을 제기하여 집행권원을 확보하여야 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종전 소송과 동일한 내용의 이 사건 소를 제기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

또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의 경우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는다. 이로 인하여 피고에 의하여 이행권고결정 전에 생긴 사유로 청구이의의 소가 제기되거나 강제집행 완료 후 부당이득반환의 소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어 원고는 계속적으로 불안정한 법적 지위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원고로서는 불안정한 법적 지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기판력 있는 판결을 다시 받을 법률상 이익이 있다.

그렇다면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있다.

나.

관련 규정 및 법리

임금채권보장법(2015. 1. 20. 법률 제13047호로 개정되고 2015. 7. 1.부터 시행된 것) 제7조 제1항은 고용노동부장관이 퇴직한 근로자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의 지급을 청구하면 그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 등을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하는 경우 중 하나로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라는 판결, 명령, 조정 또는 결정 등이 있는 경우(제4호)"를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에서 "체당금의 지급대상이 되는 근로자와 사업주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개정법 부칙 제2조(체불 임금등의 지급에 관한 적용례)는 "제7조 제1항 제4호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판결, 명령, 조정 또는 결정 등이 있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7 제1항은 이행권고결정에 관하여 피고가 일정한 기간 내 이의신청을 하지 아니하거나 이의신청에 대한 각하결정이 확정된 때 또는 이의신청이 취하된 때에는 그 이행권고결정은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확정 판결에 대한 청구이의 이유를 변론이 종결된 뒤(변론 없이 한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이 선고된 뒤)에 생긴 것으로 한정하고 있는 민사집행법 제44조 제2항과는 달리 소액사건심판법 제5조의8 제3항은 이행권고결정에 대한 청구에 관한 이의의 주장에 관하여는 위 민사집행법 규정에 의한 제한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관하여는 그 결정 전에 생긴 사유도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에서 주장할 수 있다. 이에 비추어 보면 위 소액사건심판법 규정들의 취지는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 확정판결이 가지는 효력 중 기판력을 제외한 나머지 효력인 집행력 및 법률요건적 효력 등의 부수적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고, 기판력까지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6다34190 판결 참조).

다.

판단

원고의 주장 내용 및 앞서 본 사실관계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관련 규정 및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을 받고서도 그와 동일한 내용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거나 그가 불안정한 법적 지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기판력 있는 판결을 다시 받아야 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1)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당사자가 전소의 상대방을 상대로 다시 승소 확정판결의 전소와 동일한 청구의 소를 제기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후소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고, 예외적으로 확정판결에 기한 채권의 소멸시효기간인 10년의 경과가 임박하였음이 분명한 경우 그 시효중단을 위한 소제기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만 소의 이익이 있다. 이러한 법리는 기판력을 제외한 집행력, 법률요건적 효력 등에 있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는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2015. 7. 1. 시행된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에 제4호가 신설되면서 체당금의 지급 대상이 확대되었으나, 이러한 체당금 제도는 근로자 보호를 위한 수혜적 차원에서 도입된 사회보장책일 뿐 그것이 대한민국의 민사법 체계에서 예정된 본래의 강제집행의 모습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제4호의 적용 대상이 되는 종국판결 등을 새로이 취득하면 체당금 제도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는 사정 때문에 종전에 이미 유효한 집행권원이 존재함에도 다시 소를 제기할 권리보호의 이익이 인정되는 특별한 경우라고 보기는 어렵다.

체당금의 지급에 충당하기 위하여 설치되는 임금채권보장기금은 사업주의 변제금 및 부담금, 국가의 차입금 등 각종 재원에 의해 조성되도록 되어 있는데, 그 기금의 설치 목적과 집행 대상 등에 비추어 기금의 건실화를 도모하고 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엄격하게 통제·관리할 공익적 필요성이 커 이와 관련된 임금채권보장법 규정의 해석·적용 또한 엄격할 필요성이 있다. 그런데 임금채권보장법 부칙 제2조는 그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앞서 본 공익적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개정 체당금 제도의 수혜자를 장래의 해당 요건 충족자로 한정하려는 취지로 봄이 옳고, 그럼에도 임금채권보장법 시행 전에 이미 집행권원을 확보한 근로자가 체당금을 지급받을 목적으로 재차신소를 제기하는 것까지 허용한다면 위 부칙 규정의 입법취지를 몰각하게 되고, 법적 안정성을 크게 해할 우려가 있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소의 이익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앞서 본 것과 같이 확정된 이행권고결정에는 확정판결이 가지는 효력 중 기판력만이 인정되지 않을 뿐 이를 제외한 나머지 효력인 집행력 및 법률요건적 효력 등의 부수적 효력은 모두 인정되므로, 원고는 이 사건 이행권고결정에 기하여 피고의 재산에 대하여 언제든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사건의 경우 피고로부터 청구이의의 소가 제기될 것이 예상된다고 볼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원고가 기판력 있는 판결을 다시 받아야 할 정도의 법적 불안이 존재한다거나 그와 같은 새로운 소를 제기하여야 할 법률상 이익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는 각하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이 같아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심규홍(재판장) 김상호 김지향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