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12. 23. 선고 2016노1996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2년 6월에, 피고인 B를 징역 8월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가)

각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V, W 등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은 피고인 A이 운영했던 주식회사 J(이하 'J'라고 한다)에 사실상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다(피해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주장으로 선해한다).

나)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해자 N은 주식회사 AH(이하 'AH'라고 한다)를 통해 J에 총 30억 원을 투자하기로 하였고, 2013. 5. 22. 그 투자금 중 선급금으로서 피고인 A에게 3억 원을 교부하였던 것이다. 피해자는 자신의 판단으로 J에 투자를 하였을 뿐, 피고인이 변제 의사나 능력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이에 관한 피고인의 편취의 범의도 인정되지 않는다.

2)

양형부당

피고인 A에 대한 1심의 형(징역 3년)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피고인 B에 대한 1심의 형(징역 8월)은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A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1심과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V, W 등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근로자들이 J에서 각 근무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A이 위 근로자들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 관하여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피고인의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에 관한 고의 역시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1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 A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피해자 V, W, X, K, Z, AA에 대한 각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이력 내역' 및 Y에 대한 '건강보험자격득실확인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근로자들이 J에 입사하여 각 2014. 2.경까지 근무하다가 퇴사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

②

J의 경리업무를 담당했던 U는 수사기관에서, 'V와 K은 영업업무, W와 AA은 사업계획 작성 등 기획업무, X는 통역 및 비서업무, Y는 LED 등 신소재 연구, Z는 캐드 및 디자인업무를 담당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수사기록 163쪽), S의 1심 법정진술 등에 의하면 위 근로자들 중 W가 J의 직원으로서 AH와 투자계약 체결 과정에 개입하였던 사정도 나타난다(공판기록 160, 161쪽).

③

J는 매월 10일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는데, 피고인 A은 위 근로자들이 J에 입사한 2013년 1월~6월경부터 회사의 재정상태가 나빠지기 시작한 2013년 9월~10월경까지는 위 근로자들에게 계속해서 임금을 지급하였고, 달리 위 근로자들이 J에 근로하던 시기에 위 근로자들과 사이에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등에 관하여 다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④

J의 직원 R은 피고인 A의 대리인으로 수사기관에 출석하여, '진정인들은 J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근로자들로서 근로계약은 서면으로 체결하였고, U는 경리, X는 통역업무를 하였으며 나머지 진정인들은 엔지니어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으며, J의 위 근로자들에 대한 미지급 임금, 퇴직금 내역 등을 직접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수사기록 173, 175~177쪽).

2)

사기의 점에 관하여

가)

관련 법리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 있어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로서 사람으로 하여금 착오를 일으키게 하는 것을 말하고,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으며 단지 상대방이 개별적 처분행위를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다. 그리고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경위와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이다(대법원 2013. 3. 28. 선고 2013도5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살피건대, 1심과 항소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A이 J의 변제의사나 능력에 관하여 피해자 N을 기망하였고, 피해자 N으로부터 차용금 명목으로 3억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한 사실과 그에 관한 피고인 A의 편취 범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1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피고인 A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피해자 N은 S과 함께 AH를 운영하였는데, 2013. 5. 초경부터 수차례 J의 AG 기술 및 사업현황에 관하여 설명회를 듣고 직접 위 기술에 관하여 검토하는 등(수사기록 100쪽), AH의 J에 대한 투자 여부를 논의하였다.

②

피해자는 피고인 A에게 3억 원을 교부하게 된 경위에 관하여, "J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였으나, 당시 아무것도 검증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기술검토 후 투자하기로 하였다, 2013. 5. 22. 당시 피고인 A이 '피고인 B가 사채 상환 압박을 받고 있어 3억 원이 필요한데, P 등 대기업에서 100억 원가량의 물량을 수주하였으니 금방 갚을 수 있다.'고 하면서 발주서를 보여주기에 3억 원을 대여하였다. 위 3억 원은 나중에 투자 본계약을 하게 되면 그것을 계약금으로 돌리기로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들의 투자설명회 당시 동석하였던 S과 M 역시 1심 법정에서 "피고인들의 사업에 투자하기에는 시기가 적절치 않았고, 피고인 A이 '먼저 3억 원을 융통해주면, 이미 납품계약을 받은 것이 있으니 다음 달 채권으로 돌려줄 수 있다.'고 하여 임시로 3억 원을 변통해주는 형식으로 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위 3억 원은 투자금이 아니라 대여금이고, 나중에 투자가 결정되면 투자금이 되는 것이다."라는 취지로, 피해자의 진술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③

피고인 A과 피해자 사이에 작성된 2013. 5. 22.자 차용증에는 "2013년 5월 22일 N 회장님으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였으며 2013년 6월 22일까지 반환할 것을 약속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위 3억 원이 J에 대한 투자금의 일부였다면, 위 당사자들 사이에 '투자계약서'가 작성되거나, 혹은 차용증의 채무자를 J로 기재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즉, 피해자, S, M의 각 진술 내용 및 차용증의 기재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A은 AH의 투자가 확정되기 전, '2013. 6. 22.을 변제기로 정하여 N으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고, 향후에 투자계약이 체결되면 이를 투자금의 일부로 하기'로 약정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달리 위 차용증이 피고인 A의 주장과 같이 형식적으로 작성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피고인 A은 다시 2013. 7. 22. '위 대여금을 2013. 8. 22.까지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차용증을 재차 작성하여 N에게 교부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13쪽)].

④

이 부분 공소사실의 공범인 피고인 B는 항소심에 이르러 피고인 A과 공모하여 피해자로부터 3억 원을 지급받아 편취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하였다.

⑤

한편,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A이 피해자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할 당시, J는 대기업으로부터 대량 수주를 하거나 금융권에서의 대출이 성사된 상태도 아니었으며, 실제 위 AG 기술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지도 못하였는바, 위 3억 원을 변제기에 피해자에게 변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은 단기간 내에 이를 반환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며, 피해자로부터 3억 원을 차용하였는바, 이는 N에 대한 기망행위를 구성하고, 위 3억 원에 대한 피고인의 편취의 범의도 인정할 수 있다.

㉠ 피해자는 피고인들이 발주서를 보여주며 'P로부터 100억 원대의 주문을 받았다'고 말하여, 이를 믿고 3억 원을 대여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데, 실제 P가 발주하였던 금액은 58,080,000원에 불과하였으며(수사기록 171, 172쪽, 또한 이는 피고인 B가 주식회사 L을 경영할 당시의 사업파트너였던 주식회사 AV에 발주한 것이었다), 달리 2013. 5. 22. 당시 J가 100억 원대의 발주를 받았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 피고인 A 역시 검찰에서 'P으로부터 100억 원 수주를 받지 못하였고, 물건을 실제로 공급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13쪽).

㉡ 주식회사 AJ의 J에 대한 납품 주문 역시 위 대여금의 변제기 이후인 2013년 10월경 이루어진 것이고[위 AJ의 주문에 따른 공급 역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41, 42, 301, 313쪽)], 그 외 주식회사 AW, AX 주식회사, 주식회사 AY 등 업체들은 J에 대하여 '투자의향서'만을 작성하여 교부한 상태였는바, 이들의 J에 대한 투자가 쉽게 현실화되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수사기록 116~121쪽).

㉢ 2013. 6. 14.자 '㈜J 협의자료'(수사기록 109쪽) 등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하나 금융그룹으로부터 160억 원을 투입받아 J의 AG 기술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와 같은 자금투입을 위하여 특허평가 절차 등을 계속해서 거쳐야 했던 것으로 보이는데, 위 하나금융그룹의 자금투입이 피고인들의 희망대로 단기간에 현실화되었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 더욱이 피고인 A은 주식회사 L으로부터 '노즐 원천특허'을 인수하지 못한 상태였고, 위 노즐 원천특허의 가격 역시 40억 원에 달하였는바, J가 단기간 내에 이를 인수하여 제품을 직접 생산하는 것 역시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 A 역시 검찰에서 'L의 원천특허기술은 AZ와 BA이라는 창업투자회사에 담보로 잡혀 있어서 넘겨 오지 못하였다, 그 회사들도 원천기술의 가치를 약 40억 원으로 보고 있는데 적당한 가격이면 넘겨줄 수 있다고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17쪽).

㉤ 피고인 A 역시 항소심 법정에서 'Y 등 직원들에 대한 임금을 지급해야 했고 회사에 빚이 많았기 때문에, 회사 운영자금으로 한 달에 1억 원 정도 돈이 들어갔고, 당시 2개월밖에 회사 운영을 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하였다.

나.

피고인 A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A의 체불 임금, 퇴직금 합계액이 약 1억 3,000만 원에 달하고, AG기술을 적용한 제품 생산 가능성과 변제 자력 등을 과장하는 등 피해자 N을 기망하여 편취한 금액 역시 3억 원으로 고액인 점, 그럼에도, 공범인 피고인 B가 사기 피해자 N에게 5,000만 원을 공탁한 이외에 피고인 A은 달리 근로자들이나 피해자 N에 대한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가 없는 점, 피고인 A이 편취액 일부를 도박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범행 후의 정황도 좋지 않은 점 등은 피고인 A에 대한 불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 A에게 2008년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을 선고받은 외에는 동종 전력이 없는 점, 피해자 N의 피해가 일부 회복된 점, 확정적 고의에 의한 범행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1심의 피고인 A에 대한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다.

피고인 B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 B가 항소심에서 번의하여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모습을 보이는 점, 항소심에서 피해자 N을 위하여 편취액 중 일부인 5,000만 원을 공탁하여 피해자가 피고인 B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1회 벌금형을 선고받은 외에는 별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 B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1심의 피고인 B에 대한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B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