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 A, B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별지2 '퇴직금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같은 표의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 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고,
원고 A, B에게 같은 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같은 표 의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2018. 8. 17.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 A, B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의 가.항 및 피고는 원고 A에게 28,919,805원 및 이에 대한 2017. 1.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원고 B에게 7,793,675원 및 이에 대한 2016. 3.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이유
기초 사실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 및 신용조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들은 각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별지2 '퇴직금 산정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시기부터 종기까지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이하 '채권추심업무'라 하고, 원고들과 같이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한 사람들을 '채권추심원'이라 한다)를 담당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한 기간 동안의 퇴직금을 구하는 원고들의 이 사건 소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 C, D이 위 퇴직금의 지급에 관한 부제소합의를 하였으므로 원고 C, D의 각 소는 부제소합의에 위배되어 제기된 것으로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판단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그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으로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계속근로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하여 발생되는 것인바,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대법원 1998. 3. 27. 선고 97다49732 판결 참조).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C은 2015. 8. 7. 피고와 사이에, '2001. 3. 5.부터 2015. 7. 31.까지의 위임기간 동안 위임직 채권추심인으로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었음을 진정으로 확인하고, 위 기간에 관련된 금전관계는 정산되어 일체의 금원을 모두 포기하며, 원고 C은 향후 본 합의에 반하여 피고에 대하여 민사·형사·행정상 청구나 이의 또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 원고 D은 2015. 7. 1. 피고와 사이에, '2002. 8. 1.부터 2015. 6. 30.까지의 위임기간 동안 위임직 채권추심인의 신분으로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었음을 진정으로 확인하며, 위 기간 동안의 모든 금전에 관련된 사항은 위임기간 연장계약(2015. 7. 1.부터 2015. 9. 30.까지)을 함으로써 정산·완료된 것으로 보고, 원고 D은 향후 본 합의에 반하여 피고에 대한 퇴직금 및 임금 청구 등을 비롯하여 명목 여하를 불문하고 어떠한 민사·형사·행정상 청구나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약한다.'는 내용의 부제소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한편, 위 원고들은 피고와 위와 같은 각 부제소합의를 한 이후에도 위임계약을 연장 또는 갱신하여 원고 C은 2016. 1. 31.까지, 원고 D은 2015. 9. 30.까지 계속해서 피고의 채권추심원으로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아래 3.의 나.의 3)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와 채권추심원들은 3개월 내지 6개월 단위로 기간을 정하여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로는 반복적으로 계약을 갱신하여 옴으로써 계속적 근로관계를 유지하여 왔는바, 반복적으로 갱신되어 온 위임계약 중 하나의 위임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종료되었다는 것만으로 위 원고들과 피고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한 위 부제소합의는 퇴직금청구권이 발생하기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항변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본안에 관한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위임계약의 형식으로 피고에 입사하였으나,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 · 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들과 위임관계에 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관하여 위탁자로서 불가결한 최소한의 관여만 하였을 뿐이며 그 정도를 넘어 근로계약과 같은 정도의 전속적이고 종속적인 지휘 · 감독을 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들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 할 수 없다.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 · 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 · 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 · 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인정 사실
갑 제4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위임직 운용규정을 만들어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적용하였다.
원고들을 포함한 채권추심원들은 외근이나 출장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가 지정한 출·퇴근 시각에 따라 피고의 사무실에 출근하여 배정된 업무를 수행하였고, 채권회수를 위하여 근무시간 중 외출하는 경우에는 피고의 직원에게 외출시간 및 장소 등을 보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영업본부 산하의 전략영업부 파이낸셜팀에서는 외근으로 인하여 현장에서 바로 퇴근하는 경우에는 관리자에게 전화로 보고 하도록 하였는데, 외근 시 수행한 업무내용을 다음날 피고의 전산망에 등록하지 아니한 경우 허위 보고로 간주하여 해당 채권추심원을 아래에서 보는 'Cut-off' 대상에 포함시키기로 하는 내부기준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게 업무수행상황(회수실적, 교섭현황, 현장실사, 등기발송, 법조치 진행 등)을 피고의 전산시스템에 입력 · 등록하게 한 후, 매일의 업무수행상황을 점검 · 확인하였다. 또한 피고는 매월 초 채권추심원들에게 개인별로 해당 월의 채권회수 예상명세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게 하였고, 회수실적을 점검하여 목표 달성을 독려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이 입력한 업무수행상황 등을 토대로 관리금액, 회수실적, 회수율 등에 따른 순위 등이 기재된 '개인별 실적표'를 작성하여 관리하였고, 개인별 회수실적관리 및 교섭등록, 현장실사, 법조치진행 등의 내역을 각종 대장으로 정리하여 보관하였다(이와 관련하여, 피고의 카드영업본부에서 2008. 5. 2. 작성한 '업무지침'에는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관리지침'의 내용으로 '일일 개인별 실적 및 교섭내용 확인: 출근 후 즉시 점검', '일일 개인별 실사건 등록 여부 확인 후 대장기록' 등의 업무를 명시한바 있다).
피고는 위와 같은 평가 자료를 토대로 회수실적 등이 저조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배정하는 채권의 수를 줄이는 불이익을 주었고, 목표 달성률에 따라 지급수수료율을 달리하였다. 또한 피고의 카드영업본부는 회수실적이 저조한 일정 비율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경고장 발송(1회 해당자) 내지 위임계약 해지(2회 해당자) 등의 불이익 조치를 할 것을 내용으로 하는 이른바 'Cut-off' 제도를 시행하였고, 전략영업부파이낸셜팀은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채무자와의 교섭 내용을 전산으로 등록하게 하고 해당 채권추심원이 보유한 채권 수 대비 교섭등록 건수가 100%에 미치지 못하거나 월 1건 이상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한 법조치(동산집행, 차량인도)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 해당 채권추심원에게 불이익 조치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Cut-off 기준'을 마련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위와 같이 설정한 채권회수 목표의 달성 여부를 앞서와 같이 위임계약 해지의 근거로 삼는 동시에, 그에 따라 채권추심원들에게 채권을 차등 배정하거나 지급 수수료율을 차등 적용하였고, 소속 지점에 따라서는 채권회수 목표 달성 등을 위해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연장 · 휴일근무 등의 실시에 관한 지침을 하달하기도 하였다.
피고는 출근시간 무렵 수시로 아침 조회를 개최하여 채권추심원들에게 당일의 업무수행과 관련한 지침을 전달하거나 업무관련 교육을 실시하였다. 특히 업무교육에 있어서는 대환대출이나 리볼빙에 관련된 긴급조치사항과 같이 구체적 업무수행방식에 관한 사항들이 교육내용에 포함되었다.
피고는 업무수행을 위하여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 내의 책상, 컴퓨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하는 한편, 우편발송요금, 등기부등본 또는 주민등록등·초본 발급비용 등 채권회수와 관련하여 지출한 비용도 보전해 주었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제정된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않았다. 한편, 피고는 채권추심원들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을 뿐, 이들을 피보험자로 하여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 등에 가입한 바는 없다.
판단
원고들이 피고를 위해 채권관리 및 회수라는 노무를 제공하고, 원활한 노무제공이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에서 피고가 회수채권을 배정하고 실적 등을 확인하는 등 원고들의 업무를 관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아가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을 상대로 한 피고의 위와 같은 사실상의 '관리행위'는 대등한 계약 주체들 사이에 약정된 노무제공 및 수령이라는 사무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합리적이고도 기술적인 조치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의 근거, 즉 원고들이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를 위하여 채권관리 및 회수업무를 수행하여 왔다는 징표로 볼 수 있다.
비록 원고들이 피고가 제정한 취업규칙 등의 적용을 받지는 않았으나, 피고는 위임계약의 내용이나 채권회수 방법, 수수료율의 결정에 관한 본사 차원의 지침 등을 통해 업무수행방법이나 보수지급 기준, 계약해지의 사유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사항들을 사실상 별도로 정하였다.
예컨대 피고는 '위임직 운용규정'에 징계해고나 정리해고에 상응하는 규정(제16조 제1항)을 마련함으로써 일정한 경우 원고들과의 계약관계를 일방적으로 파기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 그 결과 채권회수실적이 현저히 부진하거나 피고의 지침(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한 업무수행 방법이나 제한 · 금지사항에 대한 피고 차원의 교육이 수시로 이루어졌다)을 벗어난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경우(불법부당 채권추심행위) 계약해지의 대상이 되었다.
따라서 채권추심원들로서는 채권차등배정 또는 위임계약 해지와 같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지시를 사실상 거절하기 곤란하였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채권배정, 수수료율 및 계약해지 여부 등을 결정하기 위한 근거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였다. 즉,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의 채권회수실적은 물론, 매일의 업무수행 내용 및 과정 전반을 전산시스템을 통해 상세하게 보고받아 그 결과를 각종 대장으로 정리함으로써, 이를 원고들에 대한 평가의 기초로 활용하였다. 전산시스템을 통한 위와 같은 업무실적 파악 행위는 위임계약의 경우에 있어서도 사무의 원활한 처리 등을 위해 위임인 측에서 일반적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로 여겨지나, 이것이 계약해지 등 특정의 불이익 조치와 결합하여 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순간 사용종속성의 유력한 지표가 됨을 부정하기 어렵다.
원고들은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근무장소나 근무시간 등에 일정한 구속을 받았으며, 피고로부터 업무수행에 필요한 시설, 비품 및 비용 등을 제공받기도하였다.
원고들과 피고는 최초 3개월 내지 6개월 단위로 기간을 정하여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제로는 반복적으로 계약을 갱신하여 옴으로써 계속적 근로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또한 원고들이 다른 채권추심회사의 채권추심원을 겸하였다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는바, 원고들은 각 근무기간 동안 피고에 전속되어 피고로부터 배정받은 채권의 추심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한편 원고들이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으며, 피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해 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들의 업무수행 방식 및 그에 대한 피고의 관리실태 등에 비추어 볼 때, 위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할 당시 피고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한 바에 따른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들은 고정급이나 기본급이 없이 위 근무기간 동안 매월 피고로부터 채권회수실적에 따라 계산된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나 위와 같이 지급된 수수료 역시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지는 것으로서 종속 근로에 대한 대가인 임금으로 봄이 타당하다.
설령 채권추심원들이 속한 팀의 관리자나 추심을 맡은 채권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인 업무지시의 강도나 그 지시에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불이익의 정도가 다소 다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각 팀별로 또는 담당하는 채권별로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달리 판단할 만큼 본질적인 차이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사용자의 취업규칙 제정권 침해 주장에 관한 판단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들에게 지급된 수수료를 임금으로 해석하게 되면 원고들이 채권추심실적을 높임으로써 임금 액수를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게 되어 근로기준법 제9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용자의 임금 결정에 관한 취업규칙 제정권을 전면적으로 부인하게 되므로 원고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이 피고로부터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없이 채권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그 수수료율은 전적으로 피고에 의하여 책정되었고,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동기 부여를 위하여 채권회수실적에 따라 수수료율을 달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는바, 원고들의 채권회수실적에 따라 지급받는 수수료 액수가 달라진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임금에 관한 취업규칙 제정권이 전면적으로 부인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비진의 의사표시에 관한 주장에 관한 판단
또한 피고는,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근무하겠다는 의사를 가지고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외부적으로는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고 피고가 원고들의 위와 같은 내심의 의사를 알지 못하였으므로, 민법 제107조 제1항에 따라 외부에 표시된 대로 원고들과 피고는 위임관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체결된 계약의 형식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함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원고들이 외형상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것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판단함에 있어 고려요소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법률관계가 비진의 의사표시의 법리에 따라 위임관계로 규율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설령, 원고들의 위임계약 체결을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원고들과 피고가 임금을 목적으로 실질적인 사용 · 종속관계를 설정하였다고 인정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들 내심의 의사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퇴직금 청구에 관한 판단
퇴직금청구권의 발생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함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서를 작성한 후 1년 이상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담당하다 퇴사한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들이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여 고액의 수수료를 지급받았고, 피고의 취업규칙도 적용받지 않았으며, 보직발령, 인사명령, 직무명령을 받는 등 관리·감독을 받지 않았음에도 위임계약의 내용에 반하여 퇴직금 청구를 하고 있는바, 피고가 원고들과 같은 채권추심원들에게 퇴직금을 지급하게 된다면 막대한 비용 지출로 인하여 피고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게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신의성실의 원칙은 법률관계의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추상적 규범으로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고,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2406 판결, 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1840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이 업무의 편의성과 높은 수수료를 지급받기 위하여 원고들 스스로의 선택으로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였다거나(오히려 이 사건 위임계약의 내용은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정하였을 여지가 크다), 피고가 원고들을 포함하여 피고에 근무하는 채권추심원들에 대하여 부담해야 할 예상 퇴직금 액수 등을 고려하더라도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로 말미암아 피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거나 피고의 존립이 위태롭게 되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하여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설령 피고가 위와 같은 신의를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를 정당하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피고의 신의에 반하여 근로자인 원고들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기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퇴직금 액수의 산정
평균임금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은 피고로부터 각 퇴직일 전 3개월 동안의 수수료로 별지2 '퇴직금 계산표'의 '산정기간 수령액'란 기재 각 해당액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에 기초하여 1일 평균임금을 계산하면, 원고들의 1일 평균임금은 위 표의 '1일 평균임금'란 기재 각 해당액이 된다[원 미만은 버린다. 한편 원고 C의 경우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받은 수수료는 21,782,310원, 퇴직 전 1년간 지급받은 수수료는 38,588,890원으로,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받은 수수료에 기초한 1일 평균임금은 236,764원, 1년간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초로 한 1일 평균임금은 105,722원이어서 전자와 후자의 비율은 2.24:1로, 전자가 후자에 비하여 현저하게 많아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부당하므로 이를 대신하여 퇴직 전 1년 동안 지급받은 수수료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한다(대법원 2010. 4. 15. 선고 2009다99396 판결 참조). 또한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받은 수수료로 원고 A은 7,547,910원, 원고 B는 5,936,350원이라고 주장하나, 갑 제2호증의 21, 22, 2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위 원고들이 퇴직 전 3개월간 지급받은 수수료는 각각 7,446,300원, 5,740,450원인 사실이 인정되므로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만 받아들인다].
재직기간
원고들이 위 별지2 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시기부터 종기까지 근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원고들의 총 재직일수는 위 표 '총 재직일수'란 각 해당 기재와 같다.
계산
원고들의 퇴직금을 '평균임금 × 30일 × 산정기간(= x년 + y/12개월 + z/365일, 원 미만은 버림)'의 산정식에 따라 계산하면, 위 별지2 표의 '법정퇴직금'란 각 해당란 기재 금액과 같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 B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에게 별지2 '퇴직금산정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위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날의 다음 날인 위 표의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 A, B에게 위 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위 표의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피고가 퇴직금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8. 8. 1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위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 A, B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의 각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 A, B의 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종섭(재판장) 임상은 송인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