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C에서 약 17년간 근무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반도체 관련 회사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2015. 1. 26. D 주식회사(이하 'D'라 한다)와 사이에 'C 전략담당 매니저(Strategic Account Manager, C Electronics, 이하 'C전략매니저'라 한다)'로 근무하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5. 2. 23.부터 D에서 근무하였다.
D의 전자사업부 특수가스 및 신소재 사업 부문이 2015. 5. 1. 피고에 양도됨에 따라 원고는 피고로 전적하면서 피고와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도 원고의 업무는 C전략매니저로 정해졌고, 연봉은 125,000,000원이며, 성과급은 21,875,000원을 기준으로 성과 달성률에 따라 지급하는 것으로 정해졌다.
피고가 행하는 인사고과는ⅰ) 객관적인 지표에 의하여 평가가 이루어지고 성과급의 지급기준이 되는 업적평가(Objectives Assessment)와ⅱ) 주관적인 지표에 의하여 평가가 이루어지는 역량평가(Competency Assessment)로 나뉘고, 업적평가와 역량평가를 종합하여 최종 평점이 결정된다. 피고는 2016. 1.경 이루어진 2015년 업적평가에서 원고의 성과 달성률을 91.8%로 인정하였고, 역량평가에서 원고에 대하여 10가지 항목 중 7가지 항목에서 최하위 등급(development needed)을 부여하였으며, 최종 평가에서 하위 2번째에 해당하는 D등급을 부여하였다. 또한 피고는 2017. 1.경 이루어진 2016년 업적평가에서 원고의 성과 달성률을 57.5%로 인정하였고, 역량평가에서 원고에 대하여 7가지 항목 중 6가지 항목에서 최하위 등급을 부여하였으며, 최종 평가에서 D등급을 부여하였다.
피고는 2016. 12. 19. 원고를 C전략매니저에서 '특별프로젝트매니저(Special Projects Manager)'로 배치전환하였다(이하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인사명령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6. 13. 원고의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고(서울2017부해576), 이에 대하여 원고가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9. 14.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중앙2017부해711).
[인정근거] 갑 제1, 2, 3, 9, 14, 16, 19, 20호증, 을 제1, 2, 9, 1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업무 내용이 C전략매니저로 특정된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하는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을 하면서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았고,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을 할 업무상 필요성이 없고 원고에게 중대한 생활상의 불이익이 초래됨에도 불구하고 2015년 역량평가에서 원고에게 부당하게 낮은 등급을 부여하고 2016년 원고에 대한 업적평가의 일부 항목을 조작한 다음 위와 같은 저조한 인사고과 결과를 근거로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은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2016년 업적평가가 조작되지 않았더라면 원고의 성과 달성률은 110%로 인정되어야 하는데, 위 성과 달성률을 기준으로 계산한 원고의 2016년 성과급은 24,062,500원이고, 업적평가가 조작됨에 따라 삭감된 원고의 퇴직연금적립액은 770,000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성과급 11,484,375원(= 24,062,500원 – 이미 지급한 12,578,125원) 및 퇴직연금적립액 770,000원의 합계 12,254,375원(= 11,484,375원 + 770,000원)의 범위 내에서 원고가 구하는 12,25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배치전환처분 무효확인청구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이 근로계약 변경으로서 근로자의 동의를 받지 않아 부당한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무 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원고의 업무가 C전략매니저로 특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갑 제5, 6, 8, 11, 13, 15, 27, 28, 49호증, 을 제3 내지 8, 13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2015년 인사고과에서 저조한 평가를 받고 2016. 3.경 새로 부임한 직속 상사 F와의 관계에서 갈등이 지속되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오던 중 2016. 7. 29. F로부터 C전략매니저 업무가 원고에게 적합하지 않으니 다른 적합한 업무를 검토하자는 말을 듣고 F에게 기술직 또는 연구직 부문에서 원고에게 적합한 업무를 찾아달라고 부탁하였고, 2016. 8. 28. 에어리퀴드 미국지사의 기술관련 부서 담당자에게 기술제품 마케팅업무를 담당하고 싶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는 등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 이전부터 원고 스스로도 업무 변경을 희망하였던 점, ② 원고는 2016. 9. 26. 및 2016. 10. 26. 피고의 인사업무를 대행하고 있던 D의 G 상무와 원고의 건강, 업무 변경, 퇴직 등에 관하여 논의하였고, D의 대표이사인 H과도 2016. 9. 26. 및 2016. 11. 11. 같은 주제에 관하여 논의하였는데, 이후 2016. 11. 17. H에게 퇴직 및 업무 변경을 거부하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고, 2016. 12. 8. F에게 업무 변경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하였으나, 2016. 12. 14. 및 2016. 12. 16.에는 당시 피고의 대표이사이던 I와 원고가 새롭게 담당할 업무인 기술지원업무에 관하여 논의하였고, 2016. 12. 19. I에게 위 업무에 관한 초안을 작성하고 일일보고를 하겠다는 이메일을 보냄으로써 변경된 업무를 수행할 의사를 표명한 점, ③ 원고는 2016. 12. 21. I의 지시에 따라 영문으로 기재된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의 인사발령문을 한국어로 번역함으로써 업무 변경을 수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에 대하여 동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이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고, 그것이 근로자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휴직·정직·감봉 기타 징벌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고,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의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갑 제7, 21, 22, 23, 26, 35, 39, 55호증, 을 제15, 1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로서는 원고의 2015년 인사평가 결과가 저조하고 원고가 2016. 8. 4. 회의 도중에 과호흡 증상을 보이며 실신하는 등 원고의 건강이 악화된 점을 감안하여 피고의 핵심 거래처인 C를 담당하는 C전략매니저 업무에서 원고를 배제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는 2015년 업적평가에서는 높은 성과 달성률을 인정받았는데 역량평가에서 부당하게 낮은 등급을 받았다고 주장하나, 객관적인 평가지표에 의하여 평가가 이루어지는 업적평가와 주관적인 평가지표에 의하여 평가가 이루어지는 역량평가는 평가 기준과 평가 방법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업적평가에서 비교적 높은 성과를 인정받았다는 사정만으로 위와 같은 역량평가 결과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③ 원고는 2016년 업적평가 중 개인의 정량목표 순번 1, 2 항목은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이 조작되었고, 순번 3, 4, 5 항목은 평가가 완료된 제품의 개수가 조작되었으며, 개인의 정성목표 순번 1 항목은 원고가 C 임원과의 회의를 6회나 성사시킨 사정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업적평가의 평가항목은 회사의 목표(WBL Objectives), 개인의 정량목표(Individual Quantitative Objectives), 개인의 정성목표(Individual Qualitative Objects)로 구분되는바, 개인의 정량목표 순번 1, 2 항목의 경우 회사의 목표와 달리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에 대한 근로자 개인의 기여도에 따라 개인의 목표 달성률이 달리 평가되는 것이어서 이 부분이 조작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개인의 정량목표 순번 3, 4, 5 항목의 경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평가 완료된 제품의 개수가 원고 주장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개인의 정성목표 순번 1 항목의 경우 원고가 성사시킨 임원회의 회수와 무관하게 C와 피고와의 관계가 구축·개발되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할 것인 점, ④ 원고는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 이후에도 기존과 동일한 기본급과 수당을 받고, 변경된 업무인 기술지원업무의 수행성과에 따라서는 기존에 받던 성과급을 상회하는 성과급을 받을 수 있으며, 원고의 근무공간이 I의 대표이사실 바로 앞으로 변경되었다고 하더라도 I가 업무 변경 이후 원고의 직속 상사인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생활상의 불이익이 원고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할 수 없는 점, ⑤ 피고는 원고로 하여금 G, H, I와 면담을 하게 함으로써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 전에 원고와 사이에 업무 변경에 관하여 상당한 협의를 거쳤다고 할 것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배치전환처분은 정당한 인사권 범위 내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미지급 성과급 및 퇴직연금적립액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2016년 업적평가가 조작되었다고 주장하며 정당한 성과 달성률을 기준으로 계산한 성과급과 원고가 지급받은 성과급의 차액 및 퇴직연금적립액의 지급을 구하나, 원고에 대한 2016년 업적평가가 조작되지 않았음은 앞서 3. 나. 2) ③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도영(재판장) 이효은 정지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