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 8. 18. 선고 2017노1500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

가.

이 사건 급여 지급행위에는 노동조합 활동을 저해하거나 노동조합을 조직·운영하는 것을 지배·개입할 의사가 결여되어 있으므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해외연수비용은 운영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지급한 행위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의 운영비 원조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노동조합과 관련된 비용을 모두 노동조합의 운영비로 간주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의 규정을 무분별하게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

2.

판단

가.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통한 부당노동행위의 점에 관한 판단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4호, 제24조 제2항, 제4항, 제81조 제4호의 입법 취지와 내용을 종합하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에서 정한 행위를 벗어나서 주기적이나 고정적으로 이루어지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운영비에 대한 원조 행위는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잃게 할 위험성을 지닌 것으로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본문에서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해석되고, 비록 운영비 원조가 노동조합의 적극적인 요구 내지 투쟁으로 얻어진 결과라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달리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2두12457 판결).

노동조합법 관련 규정의 형식이나 내용, 그 입법목적, 다른 부당노동행위 유형과 구별되는 특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노조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하거나 노동조합의 운영비를 원조하는 행위에서 부당노동행위의 의사나 고의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급여 지원 행위 혹은 운영비 원조 행위를 하는 것 자체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거기에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하거나 노동조합의 조직·운영에 대한 지배·개입을 할 적극적 의도나 동기 또는 노동조합을 지지하고 도와준다는 등의 인식까지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는 근로시간 면제자에게 과다한 급여를 지급한 것이 노조전임자 급여 지원 행위나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 행위로 평가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4도8831 판결)

2)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고속버스노동조합 F지부는 2015년 임단협 체결을 위해 사용자와 교섭하는 위원으로 노동조합의 교섭대표인 위원장(지부장) H 외 G, K, L, M, N 5명을 선정하였고, 2015. 5. 28.부터 같은 해 11. 27.까지 22회 교섭을 진행한 사실, ② 피고인은 2015. 6.부터 2015. 8.까지 교섭위원에게 교섭일수와 관계없이 임금 전액인 19,288,950원을 지급한 후 2015. 9.부터는 교섭당일과 그 전일을 근무한 것으로 보고 임금을 지급한 사실, ③ 교섭기간 중 교섭위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은 주식회사 F운수와 고속버스노동조합 F지부가 2007년에 합의하여 체결한 '2007년 임단협 추가 합의서'에 따르는데, 이에 의하면 교섭기간 중 상근은교섭개일일 이후 60일에 한하며, 이후 교섭중의 상근은 교섭전일과 당일만 인정한다고 정하고 있는 사실(증거기록 1권 160쪽), ④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위 2007년 임단협추가 합의서의 내용을 알고 있다고 하면서 "교섭위원은 교섭개시일로부터 60일 동안 근무한 것으로 인정하는 것이고, 그 기간을 도과한 이후에는 교섭전일과 교섭당일을 근무한 것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이다"라고 진술한 사실(증거기록 2권 762쪽), ⑤ 또한 피고인은 2007년 합의서를 위반한 이유에 대하여 임단협의 교섭기간이 지연되자 교섭위원들이 교섭에 집중해서 추석 전에 조속히 사태를 마무리하고자 60일 이후 다음 30일 기간도 상근한 것으로 하여 2015. 8.말까지 유급 처리하였다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3)

위 인정사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2007년 노사합의서에 의하면 최대 60일까지 상근으로 처리할 수 있으므로 2015년 6, 7월은 상근한 것으로 간주하여 급여 전액을 지급할 수 있으나, 그 이후 기간에 대하여는 실제 교섭일에 대하여만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2015년 8월도 근로를 면제해주고 상근한 것으로 간주하여 19,288,950원을 지급하였는데, 8월 중 교섭일 8일분(교섭일수가 4일이므로 위 노사합의서에 따라 8일을 유급 처리함)에 해당하는 급여를 제외한 14,145,230원을 초과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급여 지급행위는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원한 행위로서 별도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저해할 위험성이 있는지 가릴 필요 없이 그 자체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본문의 부당노동행위를 구성한다고 해석된다.

한편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는 "다만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제24조 제4항에 따른 활동을 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함은 무방하다"고 정하고 있고, 제24조 제4항은 "단체협약으로 정하거나 사용자가 동의하는 경우에는 사업 또는 사업장별로 조합원 수 등을 고려하여 제24조의2에 따라 결정된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근로자는 임금의 손실 없이 사용자와의 협의·교섭, 고충처리, 산업안전활동 등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서 정하는 업무와 건전한 노사관계 발전을 위한 노동조합의 유지·관리업무를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주식회사 F운수와 고속버스노동조합 F지부는 '2007년 임단협 추가 합의서'라는 단체협약으로 교섭기간 중 교섭위원들에게 지급하는 임금을 정하였는 바, 위 2007년 노사합의서에 따라 근로자가 근로시간 중에 사용자와 교섭 활동을 하는 것을 사용자가 허용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 제24조 제4항에 의하여 무방하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피고인은 위 2007년 노사합의서에서 정한 근로면제한도를 초과하여 근로를 면제해주고 상근한 것으로 간주하여 급여를 지급함을 인식하면서도 교섭을 빨리 끝내기 위해 유급 처리하였다고 시인하였는데, 이는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에 의하여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가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급여 지원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그 자체로 부당노동행위의 의사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

4)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를 통한 부당노동행위의 점에 관한 판단

1)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2012. 3. 22.부터 2015. 11. 13.까지 5회에 걸쳐 지부장(노조위원장) H의 해외연수비용 합계 13,650,000원을 지원한 사실, ②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고속분과위원회가 주최하는 해외연수의 경우 노동조합 대표자를 대상으로 친목도모 및 정보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연수로 고속분과위원회가 F을 포함한 고속버스 운수업체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여 각 업체가 협조 여부를 결정하고 고속분과위원회가 지정하는 계좌로 비용을 지급한 사실, ③ 서울강남서초중구 지역 노동조합협의회가 주최하는 해외연수는 2014년부터 건전한 노사문화 정착을 목적으로 관할 지역 내 24개 회원사 노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으로, 노동조합협의회가 F을 포함한 고속버스 운수업체에 협조 공문을 발송하였고, 각 업체가 협조 여부를 결정하고 위 협의회가 지정하는 계좌로 비용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연수비용이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본문에서 정하는 '운영비'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고속분과위원회가 주최하는 해외 연수는 연수참가대상이 O, P, F, Q, R, S, T 각 노동조합 대표 7명과 자노련 조직국장으로 노동조합 대표들의 친목도모 및 정보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고, 서울강남서초중구 지역 노동조합협의회가 주최하는 해외 연수는 월례회의를 대신하여 진행한 것이며 참석대상이 서울강남서초중구 지역 노동조합협의회 회원 및 사측 관계자라고 하지만 위 해외 연수에 항상 사측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고 H만 참석하였다고 하고(증거기록 2권 760쪽), H는 F지부장으로서 노동조합의 활동과 관련된 위 각 해외 연수에 주기적으로 참석한 것인 이상 이에 소요된 비용은 노동조합을 경영, 관리, 운영하는데 사용된 노동조합 위원장의 활동비라고 볼 수 있으므로 노동조합의 운영비라고 봄이 충분하다[피고인은 회사에서 공문을 받아 협조 여부를 결정하고 위원회에 직접 비용을 지급한 것이고, 노동조합에 지급하여 노동조합이 그 비용을 고속분과위원회에 납부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사용자가 노동조합 운영비를 대신 지급한다는 점에서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라는 성질에 대하여 달리 볼 여지가 없다].

3)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 단서에서는 사용자의 노동조합 운영비에 대한 원조행위 금지의 예외로 '근로자의 후생자금 또는 경제상의 불행 기타 재액의 방지와 구제 등을 위한 기금의 기부와 최소한의 규모의 노동조합 사무소 제공'을 정하고 있는데, 그 예외를 둔 노동조합법의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 통상적으로 위 단서에서 정한 경우에 포함되는 행위나 그와 동일시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라고 평가될 수 있는 행위는 허용될 수 있지만, 이 사건 해외 연수 경비는 최소한의 경비원조의 범위를 벗어나서 주기적이나 고정적으로 3년 이상에 걸쳐 이루진 사용자의 노동조합 운영비에 대한 원조행위이므로 노동조합의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하는 행위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잃게 할 위험성을 지닌 것으로서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가 금지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해석된다.

4)

따라서 피고인이 F지부장 H의 해외연수 경비를 지급한 행위는 노동조합 운영비 원조를 통한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되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성대(재판장) 권순건 이금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