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4. 5. 17. 선고 2018가단5243822 판결

주문

1.

원고에게,

가.

피고들은 공동하여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10. 18.부터 2024. 5.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피고 사단법인 C는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 12. 22.부터 2024. 5. 1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B 사이에 생긴 부분의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B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사단법인 C 사이에 생긴 부분의 3/7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사단법인 C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피고 사단법인 C(이하 ‘피고 협회’라 한다)에서 2016. 7. 12.부터 근무하던 사원이고, 피고 B은 같은 무렵 피고 협회의 팀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피고 B은 2016. 10. 18. 22:30경에서 24:00경 사이에 서울 용산구 D에 있는 E호텔 ‘F’ 주점 앞에서, 원고와 회식을 하면서 어울리던 중 원고가 귀가하겠다고 하자 원고에게 “나랑 사귀자”라고 하면서 갑자기 원고의 어깨를 잡아 입맞춤을 하고 원고가 피하면서 저항함에도 불구하고 상의 안으로 손을 넣어 등을 만지고 브레지어 끈 사이에 손을 넣어 잡아당기고 손으로 가슴과 배를 만지고 바지 안으로 손을 넣는 등 원고를 강제로 추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강제추행’이라 한다).

다.

피고 협회는 2018. 2. 20.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 B의 이 사건 강제추행 등 행위가 ‘직장 내 성희롱 행위’로서 협회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복무 규정 위반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 B을 해고하기로 의결하고 2018. 2. 21. 피고 B을 해고하였다.

라.

피고 B은 이 사건 강제추행과 관련하여 2023. 10. 19.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노1569호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보호관찰 및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23. 10. 27. 확정되었다.

마.

한편, 피고 협회는 이 사건 소송 계속 중이던 2020. 11. 20. 원고에게 ‘매출액 급감에 따른 경영상 위기’를 이유로 한 해고예고 통지를 한 후 2020. 12. 22.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 24, 26, 30호증, 을 제1,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협회의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원고가 피고 협회에 대하여 피용자인 피고 B의 강제추행으로 인한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 및 피고 협회의 부당해고 등에 기한 손해배상을 구하는 이 사건 소에 대하여, 피고 협회는 원고의 피고 협회에 대한 당초 청구인 피고 B의 성추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과 2021. 5. 20.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에 따라 추가된 부당해고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청구기초의 동일성이 없으므로 이와 같은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은 부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청구의 변경은 소송절차를 현저히 지연시키는 경우가 아닌 한 청구의 기초가 바뀌지 아니하는 한도 안에서 사실심 변론종결시까지 할 수 있는데(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 소 변경 제도를 인정하는 취지는 소송으로서 요구받고 있는 당사자 쌍방의 분쟁에 합리적 해결을 실질적으로 달성시키고 동시에 소송경제에 적합하도록 함에 있으므로, 동일한 생활사실 또는 동일한 경제적 이익에 관한 분쟁에서 해결 방법에 차이가 있음에 불과한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의 변경은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5. 1. 29. 선고 2013다14941 판결, 대법원 1987. 7. 7. 선고 87다카22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의 청구취지 변경신청은 이 사건 소송 중에 이루어진 원고에 대한 피고 협회의 해고통보에 따른 것으로, 변경 전의 청구는 피고 B의 성추행으로 인한 원고의 피해에 대한 배상을 구하는 것이고 변경 후의 청구는 피고 협회가 성추행 피해자인 원고를 부당해고하는 등 위 성추행 사건에 관하여 원고에게 2차 가해를 가하였음을 이유로 그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를 추가한다는 것이므로, 동일한 생활사실에 관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청구의 기초가 동일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 전 항변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피고 B의 강제추행 행위에 관한 피고들의 불법행위책임

1)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가)

피고 B의 불법행위책임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 B은 2016. 10. 18. 원고를 강제추행함으로써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이로써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협회의 사용자책임

(1)

당사자의 주장 원고가 피고 협회의 피용자인 피고 B의 이 사건 강제추행 행위에 대하여 피고 협회가 사용자로서 민법 제756조에 따른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 협회는 피고 B이 원고의 인사 평정 등에 불이익을 가할 권한이 없는 팀장급 직원에 불과하고, 이 사건 강제추행 행위는 업무시간이 종료된 후 사적인 술자리에서 피고 B의 개인적 동기에 의해 발생한 행위여서 사무집행관련성이 없으므로 사용자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다툰다.

(2)

관련 법리 민법 제756조에 규정된 사용자책임의 요건인 ‘사무집행에 관하여’라 함은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업활동 내지 사무집행행위 또는 그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일 때에는 행위자의 주관적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이를 사무집행에 관하여 한 행위로 본다는 것인바, 피용자가 고의에 기하여 다른 사람에게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그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사용자의 사업과 시간적.장소적으로 근접하고 피용자의 사무의 전부 또는 일부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거나 가해행위의 동기가 업무처리와 관련된 것이라면 외형적.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보아 사용자책임이 성립하고, 이 경우 사용자가 위험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였는지 여부도 손해의 공평한 부담을 위하여 부가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한편, 피용자가 다른 피용자를 성추행 또는 간음하는 등 고의적인 가해행위를 한 경우, 그 행위가 피용자의 사무집행 자체는 아니라 하더라도, 피해자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등 그 가해행위가 외형상 객관적으로 업무의 수행에 수반되거나 업무수행과 밀접한 관련 아래 이루어지는 경우뿐만 아니라, 피용자가 사용자로부터 채용, 계속고용, 승진, 근무평정과 같은 다른 근로자에 대한 고용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고 있음을 이용하여 그 업무수행과 시간적, 장소적인 근접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피해자를 성추행하는 등과 같이 외형상 객관적으로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사안에서도 사용자책임이 성립할 수 있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8다89712 판결 등 참조).

(3)

판단 피고 B이 피고 협회의 직원인 사실, 피고 B이 원고를 강제추행한 사실은 위에서 본 것과 같다. 나아가 갑 제30, 32호증의 각 기재, 을가 제5호증의 1 내지 3의 각 일부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피고 협회의 직원들은 회장을 제외하고는 팀장, 과장, 대리, 사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사건 강제추행 당시 피고 B은 팀장, 원고는 가장 말단인 사원이었던 점, 이 사건 강제추행 당일 있었던 회식은 피고 B, 원고를 비롯한 협회 직원들이 G를 무사히 마쳤음을 축하하는 전 직원 회식이었던 점, 회식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일부 직원들이 귀가하고 원고 역시 귀가하려고 하였으나, 피고 B이 이를 만류하여 피고 B, 원고 및 H가 위 기초사실 기재 F로 함께 이동하여 술자리를 이어가게 되었던 점, 이후 원고가 알지 못하는 시점에 H가 먼저 귀가하였고, 피고 B이 이 사건 강제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강제추행 당시 팀장인 피고 B은 사원인 원고의 업무를 지시, 감독할 수 있는 상사의 지위에 있었고, 위 F에서의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며, 위 회식을 가리켜 피고 B과 원고만의 개인적인 모임이라거나 피고 협회의 사무집행행위와 무관한 회식으로 볼 수 없다. 피고 협회는 직원들에게 성폭력 관련 교육을 실시하여 왔고, 사후적으로도 피고 B에 대한 징계절차를 조속히 실시하는 등 사용자로서 취하여야 할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으므로 면책되어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2015. 10. 29. 1시간 분량의 기업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한 것(을 제9호증)을 제외하면 피고 협회가 주장하는 조치들은 이 사건 강제추행 이후의 사정에 해당하고, 이 사건 강제추행이 발생하기 전에 피고 협회가 피고 B에 대한 사무감독상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국 피고 B의 이 사건 강제추행으로 인한 불법행위는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사용자인 피고 협회의 사무집행행위와 관련되어 있다고 판단되므로 피고 협회는 피고 B의 불법행위에 관하여 사용자책임을 부담한다(피고 협회의 사용자책임을 인정하는 이상 피고 B의 강제추행 행위와 관련한 원고의 협회에 대한 선택적 청구인 고용계약상 보호의무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 성부에 대하여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다)

기타 피고 B의 불법행위 주장에 대한 판단 그 밖에 원고는, 피고 B이 2016. 9.경 서울 종로구 소재 안국역 근처 식당에서 열린 회식 후 함께 탑승한 택시 내에서 원고의 어깨 및 허벅지를 만져 추행하고, 2016. 11. 대만 출장, 2017. 4.~5.경 회식 자리 및 회의 석상에서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발언을 하였으며, 2016. 12. 및 2017. 12.경 미국 출장에서 원고를 성추행하여 원고가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와 같은 성추행 내지 명예훼손 사실이 있었다거나 원고가 주장하는 사실관계가 성추행 내지 명예훼손을 구성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위 각 시기에 피고 B의 성추행이나 명예훼손의 불법행위가 있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손해배상(위자료)의 범위 피고 B이 원고의 직장 상사로서 업무상 위력관계를 이용하여 이 사건 강제추행의 불법행위를 저지른 점, 피고 협회는 피고 B의 사용자로서 이러한 불법행위를 사전에 방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막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은 점, 이 사건 강제추행의 구체적 태양이나 행위 전후의 사정에 비추어 그 불법성의 정도가 중한 점, 원고는 이 사건 강제추행 이후 불면증, 불안감 등으로 지속적인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으며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직장생활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었던 점, 뒤에서 살펴 볼 관련 형사사건의 수사 경과 및 공판 진행 경과(피고 B은 위 형사사건의 항소심 판결 선고기일 3일 전인 2023. 10. 16. 원고를 위하여 500만 원을 공탁하였다) 등 이 사건 변론에 드러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되, 원고가 2023. 11.경 위 공탁금을 수령한 점을 반영하여 피고들이 추가로 배상할 위자료 액수를 15,000,000원으로 정한다.

나.

부당해고에 따른 피고 협회의 불법행위책임

1)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 피고 협회는 이 사건 강제추행의 피해로 인해 정기적인 정신과 치료가 필요했던 원고의 병가 사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향으로 병가 사용에 관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고,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를 부당해고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 협회의 조치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인 원고에 대한 남녀고용평등과 일ᆞ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6항의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므로 피고 협회는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원고는 2021. 5. 20.자 준비서면(각주1)에서 이 부분 청구가 일부 청구임을 명시하였다. 다만, 원고는 최초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 당시 피고 협회의 불법행위(부당해고)로 인하여 정신적 손해 및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각 손해의 구체적인 액수 및 근거를 특정하지 아니하다가 이후 더 이상의 재산상 손해에 대한 주장, 입증 없이 2024. 4. 4.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 의하여 청구금액을 3천만 원으로 감축하였는바, 이로써 재산상 손해에 대한 주장은 철회하고 정신적 손해배상, 즉 위자료만을 구하는 취지로 본다}. 나) 피고 협회 병가사용에 관한 피고 협회의 취업규칙 개정은 무분별한 병가신청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던 기존 제도의 폐단이 심각하다고 보아 직원 전원에게 변경안을 공고, 열람시킨 뒤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이루어진 것이므로 적법하다. 이 사건 해고는 피고 협회의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의한 정리해고로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원고를 해고 대상자로 선정한 것일 뿐이므로 위법성이 없다.

2)

관련 법령 남녀고용평등과 일ᆞ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3)

인정사실 1 원고는 이 사건 강제추행이 발생한 이후 1년여의 기간 동안 누구에게도 위 사실을 밝히지 못하다가 2017. 12.경 피고 협회의 또 다른 팀장인 I에게 이 사건 강제추행에 관한 사실을 이야기하게 되었다. I은 위 사실을 당시 피고 협회의 회장인 J에게 알렸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결국 피고 협회의 인사위원회에서 2018. 2. 20.경 피고 B에 대한 징계(해고)를 의결하기에 이르렀다. 2 그러나 그 이후에도 수 개월간 원고는 2016년 당시 피고 협회 회장이었던 K으로부터 이 사건 강제추행 등에 대하여 다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싶다며 만나자는 부탁을 받거나 피고 B의 부모가 원고 내지 원고의 부모를 만나고 싶어한다는 전언을 수차례 접하였고, 피고 협회 사무실에서 근무 중에도 다른 직원으로부터 ‘피고 B이 마녀 사냥을 당했다’라거나 ‘피고 B의 부친으로부터 건물을 임차하여 L를 운영하는 M이 피고 협회의 차기 회장 출마를 생각하고 있다, 피고 B의 징계가 경감될 지도 모른다’는 등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원고의 어머니는 2018. 5. 29.경 미술계 관계자에게, ‘L 대표가 차기 회장이 되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면 원고는 지금이라도 그만두는 것이 맞는 것인지’를 묻거나, ‘(그렇게 된다면) 앞으로 원고의 미술계 행보에 제약이 클 것 같다’며 우려를 표시하기도 하였다. 한편, M은 2018. 2.경 피고 B에 대한 해고와 그 사유를 다룬 N언론의 2018. 2. 22.자 기사와 관련, 위 기사를 작성한 O 기자에게 연락하여 기사 수위를 조절해달라는 취지의 부탁을 하기도 한 사람으로, 2021. 피고 협회의 회장으로 선출되고 2023. 연임에 성공하여 현재까지 피고 협회의 회장직을 맡고 있다. 3 피고 B은 2018. 7.말경 피고 협회에 징계 해고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2018. 7.~8.경 원고에게 이 사건 강제추행 등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을 각 발송하였다. 4 원고는 2018. 11. 20. 피고 B을 강제추행죄로 고소하였다. 경찰은 2019. 7. 15. 피고 B을 기소의견으로 송치하였으나 검사는 2020. 12. 31. 피고 B에 대하여 불기소처분을 하였다. 원고의 항고에 의해 서울고등검찰청이 2021. 5. 7. 피고 B에 대한 재기수사명령을 하면서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다시 이루어지게 되었고, 결국 법원에서 이 사건 강제추행 부분이 유죄로 인정되어 피고 B은 2023. 10. 19.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게 되었다. 5 원고는 2018. 8. 말경 ‘직장 상사로부터의 성폭력 피해 이후 심리적 고통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심하게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끼며, 잠을 잘 자지 못하고 많이 예민해지며 일에 집중이 되지 않는’ 등의 증상으로 서울 강북구 P 소재 Q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방문하였다. 원고의 심리상태에 대한 2018. 9. 7.자 심리학적 평가 보고서(검사일 2018. 8. 29.)에 따르면, 당시 원고에게는 우울증 관련 지표가 임상적 수준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검사자가 제시한 진단적 인상은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이다. 원고를 진료한 정신과 의사는 2018. 9. 18. 원고에 대하여 ‘상세불명의 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으로 인해 부정 장기간의 정신과적인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치료 소견을 제시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 협회 취업규칙상의 유급 병가제도를 이용하여 위 무렵부터 2019. 7.경까지 정기적으로 위 정신과의원을 다니면서 정신과 상담 및 약물복용 치료를 병행하였다. 6 피고 협회의 취업규칙 제33조는 “협회는 사원이 업무 외 질병.부상 등으로 병가를 신청하는 경우에는 연간 60일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병가를 허가할 수 있다. 이 경우 병가기간은 유급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피고 협회는 2019. 7. 1.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유급 병가에 관한 규정인 제33조를 삭제하였다(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이라 한다). 2019. 1.부터 위와 같은 취업규칙 개정 무렵까지 약 반년 간 원고가 신청, 사용한 유급 병가는 총 19.5일<1>이다. 7 피고 협회는 2020. 10. 12. 간부회의에서 희망퇴직 및 권고사직에 관한 안건을 의결한 후 2020. 10. 14.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신청하라고 공지하였다. 그로부터 1개월간 희망퇴직 의사를 밝힌 직원이 없자 2020. 11. 9. 총무이사 R, 팀장 S, T이 각 참석한 회의에서 전 사원의 10%를 감원하기로 하고, 전년도(2019) 말 연봉협상 기준으로 사용했던 직원들의 업무평가서 및 근태기록을 기준으로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의결하였다. 8 피고 협회는 2020. 11. 20.경 원고를 해고 대상자로 선정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해고통보를 하였다. 해고 대상자 선정 당시 피고 협회가 근거한 자료는 2019. 12.경 실시된 ’직원 상호업무평가‘(이하 ’이 사건 평가‘라 한다)이다. 이 사건 평가는 팀장 T부터 사원 U에 이르기까지 총 13명의 피고 협회 직원에 대하여 각 평가대상자의 직급 이상의 직급에 해당하는 직원들이 ’근면성실하다‘, ’업무 전반에 솔선수범한다‘, ’창의력 있고 업무진행이 정확하다‘, ’동료들과 소통하고 협력한다‘, ’리더쉽이 있다‘, ’애사심이 있다‘, ’협회의 비전에 부합한다‘ 등 7개 항목에 대하여 최하 0점부터 최상 10점까지 사이의 숫자를 기입하여 총무이사 R에게 그 서면을 제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사건 평가 결과 원고는 위 각 항목에 대하여 순서대로 6, 6, 7, 5, 6, 5, 5점을 받아 총 합 40점으로 13명의 직원들 중 최하위를 기록하였다(나머지 12명의 직원들은 45~58점을 기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 9 내지 11, 13 내지 15, 17 내지 22, 24 내지 26, 30 내지 35, 38, 39호증, 을 제1, 17 내지 23, 26호증,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4)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여부 이 사건 강제추행은 그 행위 내용에 비추어 상급자인 피고 B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하급자인 원고에게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한 성적 언동에 해당하고, 이 사건 강제추행에 피고 협회의 사무집행 관련성이 인정됨은 위에서 본 것과 같으므로 이 사건 강제추행은 남녀고용평등법 제12조가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 아래에서는 피고 협회의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유급 병가규정 삭제) 및 이 사건 해고가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에서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한 처우’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가)

관련 법리

○

사업주의 조치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조치로서 위법한 것인지 여부는 불리한 조치가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문제 제기 등과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불리한 조치를 한 경위와 과정, 불리한 조치를 하면서 사업주가 내세운 사유가 피해근로자 등의 문제 제기 이전부터 존재하였던 것인지, 피해근로자 등의 행위로 인한 타인의 권리나 이익 침해 정도와 불리한 조치로 피해근로자 등이 입은 불이익 정도, 불리한 조치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하여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여부, 불리한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 등이 구제신청 등을 한 경우에는 그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등 참조).

○

기업이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는 이른바 정리해고가 정당하다고 하려면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의한 것인지 여부, 사용자가 해고 회피를 위하여 상당한 노력을 하였는지 여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해고 대상자를 선정하였는지 여부, 그 밖에 노동조합이나 근로자와의 성실한 협의 등을 거쳤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전체적,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해 해고가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지닌 것으로 인정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다52119 판결 참조). ▹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2두25873 판결 참조). ▹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 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ᆞ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당해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1. 15. 선고 2003두11339 판결 참조). ▹ 근로기준법 제24조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 중 합리적이고 공정한 해고의 기준은 확정적ᆞ고정적인 것은 아니고 당해 사용자가 직면한 경영위기의 강도와 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해고를 실시한 사업 부문의 내용과 근로자의 구성, 해고 실시 당시의 사회경제적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지만,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하여 정당한 해고대상자의 선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해고대상자 선정기준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해져 있는 경우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따라야 하고, 만약 그러한 기준이 사전에 정해져 있지 않다면 근로자의 건강상태, 부양의무의 유무, 재취업 가능성 등 근로자 각자의 주관적 사정과 업무능력, 근무성적, 징계 전력, 임금 수준 등 사용자의 이익 측면을 적절히 조화시키되,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해고임을 감안하여 사회적ᆞ경제적 보호의 필요성이 높은 근로자들을 배려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 ▹ 한편,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가 정당하기 위한 요건은 사용자가 모두 증명해야 한다(이상 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참조).

나)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이 남녀고용평등법상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는지 위에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36호증의 기재, 갑 제33 내지 35호증의 각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피고 협회가 피고 B을 해고한 이후에도 피고 B의 입장이나 존재감이 계속하여 원고를 압박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 무렵 피고 협회의 총무이사와 팀장들을 비롯한 대부분의 직원들이 원고의 이 사건 강제추행 피해 사실 및 그로 인한 정신과 진료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보이는 점, 피고 협회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 협회는 2019. 1.부터 2019. 7. 사이에 총 19.5회의 병가를 사용한 원고의 사례를 들어 ‘무분별한 병가 사용으로 인한 폐단이 심각하다는 판단’ 하에 취업규칙 개정을 시도하였다는 것인데, 피고 B의 해고 이후로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자신의 직장인 피고 협회 안팎에서 피고 B의 복귀 문제와 관련하여 지속적인 압박에 시달려야 했던 원고의 상황을 감안할 때 원고의 정신과 진료를 위한 17일 남짓의 병가 사용을 가리켜 무분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인 점, 달리 다른 직원에 의하여도 기존 병가제도가 오, 남용되고 있어 원고의 병가 사용 이전부터 그 개정의 필요성이 지적되어 왔다는 사정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점, 실제로 2019. 당시 피고 협회 회장이던 V, 총무이사 R 등은 원고에게 업무차질 등을 이유로 휴직을 권유하기도 한 점 등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은 사실상 직장 내 성희롱 피해 사실을 신고한 피해근로자인 원고를 직접 겨냥하여 스스로 피해를 회복하고자 했던 원고의 노력을 좌절시키는 조치로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제7호가 정한 ‘피해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한편,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에 관하여 피고 협회 근로자들 과반수의 사후 동의 내지 추인이 있었다는 등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은 개정된 취업규칙의 유효성에 관한 문제일 뿐, 그러한 사정만으로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에서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인지 여부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

이 사건 해고가 남녀고용평등법상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는지

(1)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사정들에 을 제24, 25호증의 각 기재, 갑 제35호증의 음성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 사정들을 모두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 역시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과 더불어 성희롱 피해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일련의 불리한 처우의 일환으로 행해진 불이익 조치(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제1호)라고 봄이 상당하다. 1 이 사건 해고가 원고의 직장 내 성희롱 신고에 따른 피고 B의 해고 시점(2018. 2. 20.)으로부터 2년 9개월 남짓 경과한 시점에 이루어져 시기상 다소 떨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피고 B의 해고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계속하여 피고 협회의 대내외 관계자들 및 피고 B로부터 위 징계 해고의 적절성에 대한 이의 내지 의문을 제기당하며 불안감과 압박감에 시달려 왔고, 급기야 ‘부정 장기간의’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할 지경에 이르렀으므로 위와 같은 시간적 간격은 남녀고용평등법 적용 여부를 크게 좌우할 만한 요소가 되지 못한다. 2 이러한 상황에서 2019.경의 정신과 치료 등 원고가 스스로 취한 피해회복의 노력조차 피고 협회로부터 지지받기는커녕 오히려 외면당하였는데, 2019. 7. 1.자로 이루어진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은 피고 협회의 그와 같은 태도를 여실히 보여준다. 3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해고 대상자의 선정 기준은 이 사건 해고 시점에서의 평가자료가 아니라 그로부터 1년 전인 2019. 12.경 작성된 직원들 사이의 상호평가자료이다. 위 평가는 앞서 살펴 본 원고의 잦은 병가 사용을 겨냥한 이 사건 규칙 개정 시점으로부터 불과 5개월만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는 특히 ‘동료들과의 소통/협력’, ‘애사심’, ‘협회의 비전’ 항목에서 직원들 중 최하위점을 받았다.<2> 당시 대리직급이었던 원고의 경우 평사원을 제외한 팀장 2인, 차장 1인, 과장 1인, 나머지 대리 2인 등 총 6명으로부터 평가를 받았는데, 피고 협회의 정리해고와 해고 대상자 선정 방안을 직접 결의한 팀장 T, S이 위 6명 중에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 협회의 총무이사 R과 위 두 팀장들은 위 자료를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으로 삼기로 의결할 당시 위 평가에서 원고가 최하위점을 받았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감안하면, 결국 피고 협회는 처음부터 원고를 해고 대상자로 겨냥하고 해고 대상자 선정 기준을 정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4 피고 협회는 원고가 2019.경 무려 59회나 정시출근시각인 09:00를 넘긴 시각에 출근하여 원고의 2019. 근태 역시 불량하였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 협회가 주장하는 59회 중 37회는 출근 시각이 오전 9시를 넘긴 정도가 1분 ~ 10분에 불과하거나 대부분 직장의 출근 시간이 오전 10시로 조정되었던 대학수학능력시험일(2019. 11. 14.)<3>의 경우이고, 다른 직원들의 2019. 근태와 비교하여 특별히 원고의 2019. 근태를 더 문제 삼을 만큼 불량하였다고 단정할 다른 자료는 제출되지 아니하였다. 5 피고 협회가 이 사건 해고를 결정한 무렵인 2020. 10.~11.경은 경찰에서 기소의견으로 송치되었던 피고 B의 강제추행 사건이 검찰 단계에서 1년 이상 경과하도록 결론이 나지 아니한 상태여서 피고 B을 옹호하는 측에서는 수사 결과가 뒤집힐 것이라는 점에 대하여 어느 정도 기대를 가지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4> 원고의 강제추행 피해 사실에 관하여 2018. 2.경부터 피고 B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하여 온 M은 원고의 해고 이후인 2021. 피고 협회의 회장으로 선출되기도 하였다.

(2)

다만, 이 사건 해고에 원고의 성희롱 피해나 그와 관련된 문제제기와는 별도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는 경우라면 이 사건 해고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볼 수 없을 것이므로(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취지 참조), 피고의 정리해고 주장에 대하여 살펴본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이 사건 해고가 긴박한 경영상 필요에 따른 정당한 정리해고에 해당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피고 협회가 그 요건 모두를 입증하여야 할 것인데, 위에서 든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협회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해고 당시 피고 협회가 정리해고를 단행해야만 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거나, 원고의 해고를 피하기 위하여 피고 협회가 취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였다거나, 피고 협회가 원고를 해고 대상자로 선정하는 데에 사용한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는 코로나19로 인해 피고 협회의 주 수입원이 되는 행사(W)를 개최하지 못함에 따라 재정이 악화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 사건 해고의 시점에서 볼 때 위와 같은 재정 악화 사유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이었다. 따라서 당시 직원들의 일시 휴직이나 단축 근무 등에 의한 연봉 조정 등의 여지가 없었는지는 의문이며, 원고 한 사람을 해고하는 것만이 당시 피고 협회의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2 피고 협회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평가 당시 업무능력 면에서 특별히 낮은 평가를

고를 해고 대상자로 선정하는 데에 사용한 기준이 합리적이고 공정한 것이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고는 코로나19로 인해 피고 협회의 주 수입원이 되는 행사(W)를 개최하지 못함에 따라 재정이 악화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적어도 이 사건 해고의 시점에서 볼 때 위와 같은 재정 악화 사유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한 것이었다. 따라서 당시 직원들의 일시 휴직이나 단축 근무 등에 의한 연봉 조정 등의 여지가 없었는지는 의문이며, 원고 한 사람을 해고하는 것만이 당시 피고 협회의 경영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필요 최소한의 유일한 방법이었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2 피고 협회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평가 당시 업무능력 면에서 특별히 낮은 평가를 받지 않았다. 피고 협회가 주장하는 재정위기는 코로나19로 인한 주요 행사 취소에서 비롯된 것이지 직원들 사이의 불화가 아니었다. 따라서 직원들의 평가에서조차 상대적으로 업무능력이 낮지 않았던 원고를 해고하는 것이 재정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이 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3 이 사건 평가는 2019. 12.경 전례 없이 1회적으로 이루어진 직원들 사이 상호 평가일 뿐 피고 협회가 직원 평가를 위해 오랜 기간 정착된 관례나 원칙에 따라 시행해 오던 평가가 아니다. 이 사건 평가의 내용 중 특히 원고가 최하위점(5점)을 받은 항목들은 ‘동료들과 소통하고 협력’, ‘애사심’, ‘협회의 비전에 부합’ 등 그 자체로도 모호하고 정성적인 항목인데다가 평가서 자체에 평가를 위한 세부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이나 예시도 제시되어 있지 않아 각 평가자의 자의적인 판단이 가능한 항목들에 해당한다. 이러한 기준에 의한 평가 결과를 적용한 이 사건 해고의 대상자 선정 행위를 가리켜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인 기준을 실질적으로 공정하게 적용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4 기본적으로 정리해고는 근로자에게 귀책사유가 없는 해고인 점, 특히 원고는 피해근로자로서 사회적 보호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근로자에 해당하였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설령 피고 협회에 당시 긴박한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인원 삭감의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였다 하더라도 피고 협회로서는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 원고와 같이 보호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근로자의 특수한 사정까지 배려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수립하였어야한다. 이 사건 평가는 이 사건 해고 시점으로부터 약 1년 전인 2019. 12.경 이루어진 평가이고, 피고 협회의 팀장 S도 이 사건 해고 대상자 통보 직후 원고와의 전화 통화에서, ‘원고의 업무능력보다는 2019. 원고의 근태 기록이 대상자로 선정된 주요 원인이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바 있다. 즉, 피고 협회는 피해근로자로서 2019.경까지도 일련의 사태들로 힘든 시기를 보낸 원고의 2019. 근태기록을 2020. 말 정리해고 대상자 선정의 기준으로 삼았다. 이를 가리켜 원고와 같은 피해근로자의 특수한 사정이 배려될 수 있는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 협회가 원고를 해고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피고 협회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소결 피고 협회의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과 이 사건 해고는 모두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을 위반한 불리한 처우에 해당하므로 피고 협회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그로 인해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5)

손해배상의 범위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시 남녀고용평등법령에 따라 신속하고 적절한 근로환경 개선책을 실시하고, 피해근로자 등이 후속 피해를 입지 않도록 적정한 근로여건을 조성하여 근로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6다202947 판결). 구체적으로 남녀고용평등법은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된 경우 사업주가 피해근로자 요청에 따라 유급휴가 명령 등의 조치를 취할 것(제14조 제4항) 등 적극적으로 피해근로자를 보호하고 배려할 것을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피고 협회는 피해근로자인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지위에 있음에도 오히려 이 사건 취업규칙 개정으로 원고의 병가 사용을 어렵게 하는가 하면, 급기야 원고를 정당한 사유 없이 해고하기에 이르렀다. 일련의 과정 속에서 원고가 감당하여야 했을 심리적 중압감과 불안감 등 정신적 고통의 크기, 개별 불리한 처우들의 경과 및 경위 등 이 사건 변론에 드러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피고 협회가 원고에게 배상할 위자료를 20,000,000원으로 정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에게, 피고들은 공동하여 이 사건 강제추행으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1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불법행위일인 2016. 10. 18.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5.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피고 협회는 남녀고용평등법 제14조 제6항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해고일인 2020. 12. 22.부터 피고 협회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5.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김효연 각주1) 위 19.5일에는 A형 독감으로 인한 병가 1일(2019. 1. 4.) 및 내과 진료를 위한 병가 1일(2019. 4. 19.)도 포함되어 있다. 각주2) 각 항목의 내용상 2019. 원고가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사정이기도 하다. 각주3) 당일 원고의 출근 시각은 09:55이었고 해당 일자의 출퇴근 기록이 제출된 다른 직원 역시 비슷한 시간대에 출근하였다. 각주4) 실제로 2020. 12. 31. 검사의 불기소처분이 내려졌음은 위에서 본 것과 같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