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9. 10. 선고 2018가합539662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85,629,599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1. 6.부터 2020. 6. 1.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울산, 아산, 전주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1996. 6. 3. 피고와 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협력업체 C에 입사한 이후 D, E(유), F, G, H을 거쳐 2018. 12. 31. I 소속으로 정년퇴직할 때까지 피고의 전주공장에서 계속 근무해 온 근로자이다.

나.

피고의 자동차 생산공정은 '설계 → 개발 → PILOT 생산(양산 전 시험차량 생산단계) → 양산 → 출고단계'로 구분된다. 그중 양산단계는 '프레스공정 → 차체공정 → 도장공정 → 의장공정'의 순서로 이루어지고, 각 공정과 관련된 공정 또는 업무로서 소재제작공정(엔진제작공정, 범퍼제작공정), 생산관리업무, 포장업무 등이 있다. 공정별 구체적 업무 내용은 다음 표와 같다.

(생략)

<1>

<2>

<3>

다.

피고는 정형화된 계약서를 사용하여 사내협력업체들과 도급계약 형식의 계약(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가 근무하던 시기를 전후하여 피고가 사내협력업체와 체결한 이 사건 도급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라.

사내협력업체들은 해당 업체 명의로 근로자들을 신규로 채용하고 이 사건 도급계약 등에 따라 피고의 공장에 투입하였다. 피고와 별개의 취업규칙을 마련하여 인사권과 징계권을 행사하였고,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및 납부, 연말정산 업무 등을 자체적으로 처리하였다. 해당 사내협력업체의 대표 명의로 국민연금, 고용보험, 건강보험, 산재보험에도 가입하였고,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등록을 마친 다음 이 사건 도급계약 수행에 따른 사업소득세를 납부하였으며, 소속 근로자들이 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신청 등에서 사용자로서 응소하기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53, 104 내지 112, 214, 226 내지 23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이를 모두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근로자파견 관계의 성립

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19072 판결 등 참조).

나.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앞서 든 증거, 갑 제1, 4 내지 52, 54 내지 103, 113 내지 212, 221 내지 225, 235 내지 24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1996. 6. 3. 사내협력업체인 C에 입사한 이후 피고의 전주공장에 파견되어 피고의 지휘·명령을 받으면서 자동차 생산 업무에 종사하였으므로, 피고와 근로자파견 관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이 최초로 시행된 1998. 7. 1.로부터 2년이 경과한 2000. 7. 1.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로 간주된다.

1)

피고의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상당한 지휘·명령

가)

컨베이어벨트에서 진행되는 자동차 생산작업은 '단순성'과 '반복성' 그리고 '분절성'을 그 특징으로 하고, 작업시간과 속도는 물론 작업의 양과 방식까지도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속도 등에 좌우된다.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작업의 위와 같은 '단순 반복성'과 '분절성'은 해당 업무에 투입된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 작업지시나 명령의 필요성을 저감시키는 한편(개별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명령은 컨베이어벨트의 속도와 작동 조건 등을 통제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 대체된다), 중단 없이 작동하는 컨베이어벨트의 특성으로 인해 개별 업무들 사이의 유기적 연관성이 증대되는 현상도 발견된다(일부 공정에서의 작업 중단은 곧바로 전체 자동차 생산업무의 중단으로 이어진다).

나)

피고의 자동차 생산량은 이와 같은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속도와 투입 인원에 비례하여 결정된다. 피고는 자동차 생산계획에 맞추어 사내협력업체들의 담당 공정에 관한 생산량, 월별 가동시간, 시간당 생산대수, 가동률, 작업 일정 등을 상세하게 계획하였고, 이에 따라 컨베이어벨트를 운영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량, 작업순서, 작업속도, 작업시간 등이 결정되었다. 한편 피고의 필요에 따라 사내협력업체의 담당 공정은 수시로 변경되었는데, 해당 공정에 피고 정규직 근로자가 투입되면 기존에 사내협력업체와 체결한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었고, 사내협력업체 사이에 담당 공정이 서로 바뀌기도 하였다. 피고는 정규직 근로자의 결원이 발생하면 사내협력업체와 비상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로 해당 공정의 업무 수행을 대체하도록 하였다.

다)

피고는 사내협력업체들을 관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내협력업체 관리'라는 대표적인 업무표준을 마련, 시행하였고, 그 외에도 '협력업체 안전관리', '협력업체 무상대여 물류장비 관리기준' 등 여러 업무표준을 제정하였다. 또한 피고는 안전점검계획을 수립하여 사내협력업체들로 하여금 자체적으로 안전점검을 시행한 후 안전점검표에 피고 부서장의 확인을 받도록 하였고, 주기적으로 사내협력업체의 운영상황을 상세히 평가하여 계약 갱신에 참고하였으며,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까지도 수범자로 하는 근무시간·이동속도 등 기초질서에 관한 감독 지침을 시행하는 등, 통일적으로 사내협력업체들을 관리하여 왔다.

라)

피고는 공정에 관한 사양일람표, 사양식별표, 작업표준서, 검사기록표, 서열모니터, 포장계획서, 일일작업지시서, 작업사양서 등을 마련하였다.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이에 맞추어 업무를 수행하였고 특별히 다른 방식으로 작업을 수행할 권한이나 방법이 없었으므로, 피고가 위와 같은 문서를 통해 작업 방식을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마)

작업현장에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과 피고의 정규직 관리자가 있었는데, 차량사양표 등에 따라 동일 작업을 반복하는 업무의 특성상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평소 피고의 정규직 관리자로부터 직접 작업 지시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인 '키퍼' 또는 'OK반' 근로자는 작업 중 발생하는 불량 여부를 관리하였는데, 불량 사례를 발견한 경우 사내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에게 불량 발생 및 수정 방안을 알려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로 하여금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였고,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불량을 발견한 때에는 현장관리인을 통해 피고의 정규직 관리자에게 불량 발생을 알리는 등으로 수정 조치가 이루어졌다. 이러한 수정 조치 등은 세부적인 공정별로 나뉘어 진행되는 연속적인 작업의 매 순간에 걸쳐 이루어졌으므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피고 정규직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고, 사내협력업체의 지휘·명령권 행사는 피고가 결정한 사항을 전달하는 데에 그친다고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신차 양산 등에 따라 작업 방식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피고의 정규직 관리자가 피고 산하 연구소로부터 습득한 변경된 작업 방식을 사내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을 통해 해당 업체 근로자들에게 전달하거나,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과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직접 시연하기도 하였다.

바)

사내협력업체가 근로자를 독자적으로 채용한 후 조퇴, 휴가 등의 근태를 직접 관리하며 징계권을 행사하였고, 임금의 지급과 근로소득세 및 고용보험 등의 납부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하여 왔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근로자의 채용, 임금지급, 4대 보험료 납부 등은 해당 업체의 존재가 형식적·명목적이 아닌 한,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는지와 무관하게 근로자의 사용자로서 당연히 실시·부담하여야 할 사항이다. 출·퇴근 및 휴가 사용 등에 관한 사내협력업체 차원의 근태관리 또한 기본적으로는 피고가 정한 근무시간 내에서 표준T/O 또는 공정별 적정 투입인원수의 유지를 전제로 그 한도 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졌다. 사내협력업체들은 피고에게 작업일보, 작업월보 등을 작성하여 제출하거나 그 소속 근로자들의 근무시간, 투입인원 등을 피고가 마련한 프로그램에 입력하는 방법으로 보고하여 왔고, 피고는 이를 통하여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근태현황 등을 파악하고 관리할 수 있었다. 따라서 사내협력업체의 위와 같은 근태관리 등은 피고가 담당한 노무관리를 일부 대신하는 측면이 크고, 단지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사내협력업체가 피고와 별도로 근로자들에게 독자적인 지휘·명령권을 행사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

피고 사업에 실질적 편입

가)

일련의 작업이 연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하는 자동차 생산공정의 특성상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와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의 담당 업무는 컨베이어벨트 전후로 배치되어 밀접하게 연동되어 이루어졌다. 피고는 정규직에 결원이 발생하면,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을 대체 투입하였고, 피고의 일부 공장에서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가 담당하는 공정을 다른 공장에서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가 수행하거나, 같은 종류의 업무를 구간별, 부위별로 나누어 피고와 사내협력업체의 근로자가 각각 수행하기도 하였다. 즉,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들과 공동 작업을 하는 등으로 하나의 작업집단을 이루었다. 원고가 근무하던 전주공장의 도장공정에서도 다음과 같이 사내협력업체(H) 근로자와 피고 정규직 근로자가 밀접하게 배치되어 함께 근무하였다.

나)

피고는 그 소속 근로자들과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혼재된 공정배치도 또는 작업편성표를 작성하였고, 배치도 등에는 피고 소속 직장이나 반장, 조장 아래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피고 소속 조장은 피고 소속 근로자들뿐만 아니라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인원관리, 근태관리, 업무조정, 투입지시 등에 관여하였다.

다)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시·종업시간, 식사시간, 휴게시간 등은 모두 전체 공장 단위로 가동되는 컨베이어벨트의 작동시간을 기준으로 결정되어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다르지 않았고, 정기휴가 또한 동일하게 실시되었다.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각자가 배치된 공정의 생산일정에 따라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구분 없이 연장·휴일근무 등을 실시하였고,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이 안전교육을 받거나 노동조합활동 등으로 작업을 쉬게 되면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도 작업을 하지 않았다.

라)

피고는 2012년 7월경까지 정규직 근로자들이 월차 등을 사용하여 발생하는 사고 공정 등에 투입하기 위해 '지원반'을 운영해 왔다. 지원반은 별도의 사무실이 없고 피고 정규직 근로자들과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혼재되어 있었는데, 해당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자신의 사무실에 대기하고 있다가 피고로부터 연락을 받으면 정규직 근로자의 결원이 발생한 공정에 투입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마)

피고는 사내협력업체 인원 현황을 지속적으로 파악하면서, 피고 소속 근로자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를 모두 '생산직' 또는 '생산관련' 인원으로 함께 편성하여 관리하였고, 생산계획 변경이나 직영화, 신규채용 및 정년퇴직 등으로 인한 피고 정규직 인원증감에 관하여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로 하여금 대응하도록 하였다.

바)

피고는 J 노동조합의 지본부장 이·취임식, 선거일 등으로 공장가동이 중단된 경우 사내협력업체들에 도급대금의 67%를 보전해 주었고, 비상업무도급계약이 해지될 경우 일정 기간 기성 도급대금을 보전해 주었다. 그리고 J 노동조합과 단체협약,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기본급, 상여금, 휴가, 휴일 등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관한 사항까지 합의하여 처우 개선안을 마련하였고, 담당 공정, 근속기간, 실근무일수, 지각·조퇴·결근횟수 등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에 따라 사내협력업체를 통해 유해수당, 격려금, 성과금, 귀향비, 생산장려수당, 명절선물 등을 지급하였다. 또한 사내협력업체들로 하여금 인원현황 등을 보고하도록 하여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하게 체육복 등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3)

피고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결정권 행사

가)

피고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시간, 휴게시간 뿐만 아니라 작업량, 작업방법, 작업순서 등을 결정하였고, 피고의 필요에 따라 사내협력업체의 담당공정 등을 수시로 변경함으로써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에 대한 일반적인 작업 배치 및 변경권한을 행사하였다. 뿐만 아니라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시간, 휴게시간, 연장 및 야간근로, 교대제 운영, 특근 일정뿐만 아니라 작업공수를 산출하고 세부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도 정하여 작업량, 작업속도 및 강도 등 직접적인 근로조건까지 결정하였다. 사내협력업체는 피고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정해진 근로시간을 임의로 조정할 수 없었고, 도급업무세부명세서 등에 규정된 UPH나 M/H 등을 고려한 적정 투입인원인 '표준T/O'를 임의로 변경할 수 없었으며, 피고가 설계한 생산계획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뿐 독자적으로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없었다. 사내협력업체가 소속 근로자들에게 행사하는 관리, 작업 배치 및 변경 권한은 피고가 정해준 근로시간에 따라 정해진 임금을 지급하고, 표준T/O에서 정해진 근로자를 투입하고 그 소속 근로자들이 근무하는 구체적 공정만을 변경할 수 있는 정도에 그친다. 이는 일을 완성하는 과정을 수급인이 자유롭게 결정하는 통상적인 도급과 거리가 멀다.

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신차 투입 등으로 생산방식이 변경된 경우 정규직 근로자를 통해 작업시범을 보이거나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에게 구체적인 교육내용을 전달하였고, 사고 처리 및 예방대책을 수립하여 사내협력업체 직원들에게 교육하도록 하였다.

다)

이와 같이 사내협력업체는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할 수 없었고, 피고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등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였다.

4)

원고가 담당한 업무의 특정성, 구별성, 전문성, 기술성 부족

가)

사내협력업체의 담당 공정이 피고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었음에도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의 노동력이 피고의 생산과정에 곧바로 결합될 수 있었고, 자동차 생산 작업 중 특정 공정을 담당하던 사내협력업체가 계약을 해지당하는 등 다른 업체로 변경되는 경우에도 기존에 근무하던 근로자의 대부분이 신규 업체에 고용이 승계되었다. 이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피고가 미리 작성하여 교부한 차량사양표(조립작업지시표), 작업표준서, 사양식별표 등에 따라 전문적인 기술이나 숙련도가 특별히 요구되지 않는 반복적인 작업을 주로 수행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내협력업체가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다거나 고유하고 특화된 업무를 위탁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나)

이 사건 도급계약서에는 사내협력업체가 수행할 업무의 범위에 관하여 아무런 내용이 없고, 도급업무세부명세서에도 담당 업무의 명칭만 기재되어 있을 뿐 구체적인 업무의 내용 또는 이행기한 등에 대하여 정하고 있지 않다. 피고가 사내협력업체에게 지급하는 도급대금은 기본적으로 투입된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책정됨으로써['임률도급'은 물론이고, '물량도급' 또한 도급대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생산물량이 컨베이어벨트의 이동 속도와 투입된 근로자의 수에 직접 연동되어 있고 시간당 생산차량대수(UPH)는 고정되어 있으므로, '임률도급'과 그 성격이 다르지 않다] '일의 결과'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투입된 노동력의 양과 근로시간에 따라 변동적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즉, 이는 노동력 제공 자체에 대한 대가로 보이고, 결국 이 사건 도급계약의 목적 또한 근로자의 노동력 제공에 있다고 볼 수 있다.

다)

사내협력업체는, 피고가 정한 표준T/O에 따라 투입한 인원 또는 피고가 설정한 UPH 등 컨베이어벨트의 이동속도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생산량에 따라 산정된 도급대금을 수령할 뿐,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노력과 판단 하에 독자적인 이윤을 창출할 여지가 사실상 봉쇄되어 있다. 통상의 근로자 공급업체와 피고의 사내협력업체를 달리 평가할 만한 사정을 찾아보기 어렵다.

5)

사내협력업체의 독립적 기업조직, 설비 등 미비

가)

사내협력업체들은 피고만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였고, 피고가 작업현장 내에 제공한 사무실 외에는 별도의 사무실이 없었다. 사내협력업체의 기업조직은 오직 이 사건 도급계약을 수행을 위해 존재한 것으로 보인다.

나)

사내협력업체들은 작업과정에 사용되는 소모품이나 사무실, 작업장 내 비품을 마련하거나 지게차, 트럭 등을 일부 보유하였다. 그러나 업무 수행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생산 관련 시설·장비, 작업도구, 부품 등은 모두 피고의 소유이고, 사내협력업체들은 무상으로 위와 같은 설비 등을 사용하였다. 달리 사내협력업체들이 이 사건 도급계약 이행을 위해 고유한 기술을 보유하였다거나 특별한 자본을 투입하였음을 인정할 자료도 없다.

3.

피고의 임금 지급 의무

가.

구 파견법은 제6조 제3항 본문으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는 내용의 규정(이하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라 한다)을 두고 있는데, 이는 근로자파견이 있고 그 근로자파견이 2년을 초과하여 계속되는 경우에는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는 의미로서, 이때 그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한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그리고 파견법은 제1조에서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기준을 확립함으로써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그 입법 목적으로 밝히고 있으므로,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도 고용안정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점, 파견법 제21조는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사업 내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종근로자와 비교하여 차별적 처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용사업주와 직접고용관계를 형성하게 된 파견근로자를 사용사업주의 동종 또는 유사업무 수행 근로자와 균등하게 대우하는 것이 공평의 관념에도 합치되는 점, 개정된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도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함으로써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할 경우의 근로조건에 관하여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되는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을 경우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근로조건과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6. 1. 28. 선고 2012다17806 판결 등 참조).

나.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같은 공정에서 근무하는 피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한 기준에 따라 산정한 임금과 원고가 사내협력업체에서 실제 수령한 임금의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원고는 기초 사실과 달리 사내협력업체에 최초로 입사한 때가 1999. 3. 1., 고용의제일이 2001. 3. 1.임을 전제로 호봉을 산정하여 임금을 계산하였으므로 이에 따르고, 2015년 11월부터 2016년 2월까지, 그리고 2017년 6월부터 같은 해 12월까지 휴직하였으므로, 그 기간에 해당하는 기본급, 통상수당, 상여금을 공제하는 등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을 임금 산정에 반영한다. 원고가 2015년 6월분부터 2018년 12월분까지 피고로부터 지급받아야 할 임금에서 사내협력업체에서 실제 지급받은 임금을 공제하면 다음과 같다(공제할 금액 부분을 제외하면, 해당 임금의 존재 및 계산 방식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1)

기본급, 통상수당, 성과급, 연장근로수당, 상여금(제출한 엑셀 표의 금원 1)

원고의 호봉, 아래 2), 3)항 기재 각종 수당에 생산성수당, 교대근무수당, 단체개인연금, 조정수당을 반영하여 통상임금을 산정하고, 이를 토대로 기본급, 통상수당, 성과급, 연장근로수당, 상여금을 계산하면 아래 표 기재와 같이 합계 170,399,413원이 된다.

<5>

2)

일시금, 주식, 귀향비, 선물비, 주간연속2교대포인트(제출한 엑셀 표의 금원 2)

아래 표 기재와 같고, 원고가 2015년도 관련 금액 8,517,020원에서 1,650,000원을 공제하여 6,867,020원을 구하므로, 이에 따른다. 합계 금액은 31,836,170원(= 6,867,020원 + 12,769,150원 + 6,200,000원 + 6,000,000원)이다.

3)

근속수당(제출한 엑셀 표의 금원 3)

피고가 2011년 4월 이후부터 정규직에게 지급하는 근속수당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원고는 2015. 3. 1. 근속 14년차가 되었으므로, 받아야 할 근속수당은 2015년 85,000원, 2016년 이후(휴직하여 3월부터 근무하였다) 95,000원이고,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2015년 425,000원(= 85,000원 × 5개월), 2016년 950,000원(= 95,000원 × 10개월), 2017년 475,000원(= 9,500원 × 5개월), 2018년 475,000원(원고가 구하는 금액), 합계 2,325,000원(= 425,000원 + 950,000원 + 475,000원 + 475,000원)이 된다.

4)

약정금

통상급의 70%인 근속 15년차 휴가비 1,704,197원, 휴직 기간 지급받을 수 있는 통상임금의 70%인 9,566,327원, 근속 15년차에 지급받을 금 5돈의 시가 995,000원(= 199,000원 × 5돈), 합계 12,265,524원(= 1,704,197원 + 9,566,327원 + 995,000원)이 된다.

5)

공제

가)

피고는 사내협력업체인 H 또는 I에서 원천징수영수증에 기재된 금액을 기준으로 2015년 23,851,350원(= 40,888,029원 × 7개월/12개월), 2016년 42,586,921원, 2017년 18,964,807원, 2018년 45,793,430원, 합계 131,196,508원(= 23,851,350원 + 42,586,921원 + 18,964,807원 + 45,793,430원)의 임금을 수령하였음을 자인하고 이를 공제한 금액을 청구한다.

나)

피고는 원고가 공제하는 근로소득에 명절선물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245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관련 민사소송 중 서울고등법원 2017나2067729 사건에서 피고의 다른 사내협력업체인 K, L이 법원의 사실조회에 대하여 '명절선물비를 모두 포함하여 국세청에 근로자들의 소득을 신고하였다.'는 취지로 회신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의 사내협력업체들은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가 공제하는 금액에 명절선물비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볼 만한 증명이 없으므로,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다.

피고는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한 다음 달 5일에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85,629,599원[= 1)항 기재 170,399,413원 + 2)항 기재 31,836,170원 + 3)항 기재 2,325,000원 + 4)항 기재 12,265,524원 – 5)항 기재 131,196,508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마지막 2018년 12월분 임금의 지급일 다음 날인 2019. 1. 6.부터 이 사건 2020. 5. 2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인 2020. 6. 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원고는 이 사건 2020. 5. 29.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부터 연 15%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지만,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의 법정이율에 관한 규정이 2019. 5. 21. 개정되어 2019. 6. 1. 시행됨으로써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 본문에서 정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이 연 12%가 되었으므로, 위 인정 범위를 넘어서는 부분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되,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8조, 제101조 단서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형표(재판장) 박수진 배인영

각주1) 자동차의 부식이나 백화현상을 방지하고 자동차의 내구연한을 높이기 위해 방청액을 뿌리는 작업

각주2) 주형·조형 과정에서 소재 표면에 붙은 모래나 돌기 등을 제거하는 작업

각주3) 모래, 주형틀 등을 다시 사용할 수 있도록 파쇄한 후 탕도의 지하와 주변을 청소하는 작업

각주4) 원고가 구하는 금액과 1원의 차이가 있는데, 제출한 엑셀 서식의 반올림 때문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