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제1심판결 이유 중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부분을 아래 2항으로 교체하고, 제1심판결 이유 중 '3. 본안에 관한 판단' 부분과 관련하여 아래 3항과 같이 추가로 판단한다.
그 외에는 민사소송법 제420조에 의하여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한다.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15. 2. 6.자로 근로기간 중 급여, 상여, 연장 수당 등 제반 급여의 지급과 관련한 부제소 합의가 이루어졌으므로, 이에 위반하여 제기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판단
확인서의 내용과 관련하여
원고는 피고 회사를 퇴직할 무렵인 2015. 2. 6.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확인서 양식에 서명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을 4).
피고는 이 사건 확인서가 퇴직위로금의 지급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고(피고 대리인은 이 법원 제2차 변론기일에 구두로 '퇴직위로금은 회사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에 지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는 위 확인서 2항의 전단(퇴직위로금 관련 부분)과 후단(민형사상 이의제기 관련 부분)이 분리 가능한 것임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고 보인다.
그러나 위 조항의 전단과 후단은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된 것으로서 퇴직위로금의 지급이라는 선행 조건이 충족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조항 전체가 '현실적으로 합의가 이루어진 사항'이 아니라고 할 것이지, 전단과 후단에 각각 독립적인 약정이 존재하고 이들이 단순히 결합된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피고 회사가 이러한 주장을 하기 위하여서는 사전에 확인서 양식의 문구를 수정·정비하거나, 이 사건 확인서 작성 당시 2항 전단 부분을 삭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할 것이다. 이 사건 확인서 양식은 일종의 약관과 같은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고 할 것인데(갑 53 등 참조), 위와 같이 문언이 명확하지 않게 되어 있음에 따른 불이익은 피고가 부담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퇴직위로금의 지급이 없는 경우 이 사건 확인서의 2항 후단만이 분리하여 합의 사항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부제소 합의의 유효요건 구비 여부
관련 법리
소극적 소송요건의 하나인 부제소 합의는 합의 당사자가 처분할 권리 있는 범위 내의 것으로서 특정한 법률관계에 한정될 때 허용되며,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다63988 판결).
부제소 합의는 소송당사자에게 헌법상 보장된 재판청구권의 포기와 같은 중대한 소송법상의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으로서 그 합의 시에 예상할 수 있는 상황에 관한 것이어야 유효하고, 그 효력의 유무나 범위를 둘러싸고 이견이 있을 수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의 의사를 합리적으로 해석한 후 이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80449 판결).
판단
이 사건 확인서에는 '원고의 휴업수당청구권에 관하여 부제소 합의를 한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다. 이는 합의의 대상인 법률관계가 특정되어 있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여 부제소 합의로서의 유효성이 의문스럽다고 할 것이다.
나아가 이 사건 확인서 작성을 전후한 시기에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위로금의 지급에 관한 협의나 합의가 존재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고, 원고가 피고에게 퇴직위로금의 지급을 요구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이 사건 합의서 작성 당시 이 사건 분쟁이 거론(예상)되거나 쟁점화 된 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기타
이 사건에서 인정된 휴업수당은 2,300만 원으로 적지 아니한 금액이다. 그리고 부제소 합의와 관련하여 아무런 대가도 지급된 바 없다. 원고가 이러한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고서도 부제소 합의를 체결하였을 것인지 의문이 있다(원고는 서명 당시 이 사건 확인서의 내용이 부제소 합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하고 있다).
이 사건 확인서는 근로자들이 피고 회사를 퇴직하기 위하여 반드시 작성되어야 하는 의례적인 것이라고 보이고, 원고 역시 자유롭고 진정한 의사에 기하여[당시 원고는 피고 회사 퇴직을 전제로 하여 이미 주식회사 G에 취직이 확정되어 2015. 3.부터 근무가 예정되어 있던 상태로 보이고(갑 40, 86 등 참조), 원고는 다른 회사 취직을 위해 피고 회사가 발급한 퇴직증명서(갑 85 참조)가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하고 있다] 이 사건 확인서를 작성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변론종결 이후 제출된 피고의 2019. 4. 5.자 보충서면 중 관련 소송경과에 관한 주장(12~14면)과 관련하여 살핀다. ① H의 사직서 내용은 이 사건 확인서와 전혀 다르므로(위 보충서면 첨부 참고자료 12의 1 참조), 이와 관련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5197680 임금청구 사건의 제1심 재판부가 부제소 합의를 이유로 소각하 판결을 하였다는 사정(위 판결에 대하여 H이 항소하였으나, 인지보정명령 불이행을 이유로 항소장 각하 명령이 이루어져 항고, 재항고를 거쳐 확정되었다)은 이 사건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 ② I의 경우 이 사건 확인서와 같은 내용의 확인서가 작성되었던 것으로 보이나, 동인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울중앙지방법원 2016가단5098912)은 소를 취하하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으로 종결되었을 뿐이다. ③ J의 경우 이 사건 확인서와 같은 확인서 양식이 사용되기는 하였으나 퇴직위로금 부분이 보충 기재(540만 원)되고 지급된 사안으로(갑 53 등) 역시 이 사건과 상황이 같다고 할 수 없다.
소결론
이 사건 확인서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부제소 합의로서의 유효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수 없어 그 합의를 들어 원고의 이 사건 제소를 부적법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추가 판단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휴업수당) 적용 대상인지 여부에 관하여
피고의 주장
휴업수당은 위험부담에 대한 특칙으로 해석되고, 당사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사유로 인하여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그 위험부담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의 문제에 관한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화재로 인한 공장폐쇄, 파업으로 인한 직장폐쇄 등이 휴업수당의 주된 쟁점으로 논의되고 있을 뿐이다.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말하는 '휴업'이란 당사자들이 임금지급조건을 정할 당시에 예상하지 못하였던 휴업을 의미하는 것이고, 이 사건 급여제한 규정과 같이 당사자들이 미리 예상하여 임금지급조건을 정한 경우에는 애초부터 적용될 수가 없는 것이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말하는 '사용자의 귀책사유'라 함은 민법 제538조 제1항의 규정과 관련지어 볼 때 사용자가 기업의 경영자로서 불가항력이라고 주장할 수 없는 모든 사유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
주월 미군의 수급업자인 미국회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아 국내 기술자들을 모집하여 월남국 일대에 취업시킨 국내의 어느 회사가 월남전쟁의 국지적인 전황변경으로 인하여 하도급공사의 수량이 감축되어 근로자들의 취업을 중단시킴으로써 휴업하게 된 사례에서, 대법원은 이러한 경우에도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그들의 근로기간이 끝날 때까지 휴업수당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하여 근로기준법 상의 휴업수당 지급사유로 인정하였다(대법원 1970. 5. 26. 선고 70다522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업'에는 개개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따라 근로를 제공할 의사가 있는데도 그 의사에 반하여 취업이 거부되거나 불가능하게 된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휴직'을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인데,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하는 '휴직'은 어떤 근로자를 그 직무에 종사하게 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적당하지 아니한 사유가 발생한 때에 그 근로자의 지위를 그대로 두면서 일정한 기간 그 직무에 종사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사용자의 처분을 말하는 것이고, '대기발령'은 근로자가 현재의 직위 또는 직무를 장래에 계속 담당하게 되면 업무상 장애 등이 예상되는 경우에 이를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를 의미하므로, 대기발령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휴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가 자신의 귀책사유에 해당하는 경영상의 필요에 따라 개별 근로자들에 대하여 대기발령을 하였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46조 제1항에서 정한 휴업을 실시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사용자는 그 근로자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3. 10. 11. 선고 2012다12870 판결).
이 사건에서는 이 사건 급여제한 규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원고가 장기 근무가 예정되어 있던 공사현장의 감리용역에서 중도에 배제된 데 따른 휴업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다시 말해서, 피고는 2014. 3. 17.경 이 사건 책임감리용역 현장에서 원고를 철수시키면서 원고의 감리용역기간을 2012. 1. 27.부터 2014. 3. 17.까지 781일로 변경하여 감리용역 완료 후 철수자로 처리하면서 이에 따른 급여를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피고의 처리는 부당하고, 원고가 구하는 2014. 11.까지의 기간에 대하여, 원고가 이 사건 책임감리용역 현장에서 누리고 있던 지위를 박탈당한 데 대한 휴업수당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교체 경위에 관한 피고의 주장과 관련하여
이 사건에서 책임감리원 교체 경위에 관하여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객관적 증거자료가 발견되지 아니한다. 책임감리원의 교체는 피고 회사에 절차적 번거로움을 초래함은 물론 피고 회사가 향후 입찰시 감점을 당할 수 있고, 감리원에 대한 평가가 업체 선정의 중요한 요소인 경우에는 계약 해제 또는 해지까지 당하게 될 위험도 있다고 하는데, 위와 같이 피고 회사가 입게 될 불이익이 중대함에 비추어 그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필요성 등이 있다고 보임에도 책임감리원의 교체 경위에 관하여 피고 회사에 별다른 자료가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은 선뜻 수긍하기 어렵다.
원고는 이 사건 책임감리용역 현장에서 자신의 전임 책임감리원인 K 재임기간(38개월)의 공정진행률이 7.4%에 불과하였던 데 비해(갑 34) 원고의 재임기간 26개월간의 공정진행률이 56.6%라고 하고 있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별다른 반박을 하지 아니하였다. 이는 원고의 재임기간 중 공사 진행과 관련하여 상당한 성과가 있었음을 보여주고, 피고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스스로 교체를 요청하였다고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는 사정이라고 보인다.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유로 감리원이 스스로 교체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는지에 관하여 피고 소송대리인은 이 법원 제2차 변론기일에서 구두로 '흔치는 않은 걸로 아는데 더 확인해 보겠다'고 답변하였다(현재까지 추가로 서면이 제출된 바 없다).
원고는, 피고가 L 신도시 (M 신설공사 전면책임감리) 용역[갑 5에 의하면, 발주부서는 경기도 시흥시, 발주시기는 '2014. 3.', 계약방법은 PQ이고, 공사규모(예산액)가 60억 원에 이르는 상당한 규모의 용역이다]에 관한 발주 정보를 미리 입수한 후 그 수주 참여를 위해 원고를 교체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원고는 엔지니어링 업계에 그와 같은 관행이 존재한다고 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① 피고의 L 신도시 용역 수주참여를 위해서는 원고가 이 사건 책임감리용역 현장에 남아 있으면 안 되고, 원고가 이 사건 책임감리용역 현장에 계속 남아 있게 되면 L 신도시 용역 수주 참여 시 원고를 L 신도시 현장소장으로 참여시킬 수 없다고 하는 점, ② 피고는 원고가 아닌 D을 L 신도시 현장에 투입하면 족하다고 하나, D이 L 신도시 용역 수주 참여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 분명하지 않은 점(갑 48 등 참조, 피고가 주장하는 O, P, Q 등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③ 이 사건 책임감리용역 현장에서 원고가 교체될 무렵인 2014. 3. 3.부터 2014. 3. 7.까지 원고가 주장하는 대리교육[수석감리사 전문과정(A-2)]이 있었고(갑 12~14), 이는 L 신도시 용역 수주 참여 요건을 맞추기 위한 것이었다고 보이는 점, ④ J 사실확인서(갑 17)의 내용('2014년 3월 초순경 어느 날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본사의 긴급 방침에 다라 시흥시 발주 M 60억 규모 PQ 용역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되어 조만간 본사 복귀 철수할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있다. 그래서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집이 안산인데 시흥시 현장이 수주되면 같이 근무할 수 있게 부탁도 한 바 있다, 그 당시 근무하고 있던 감리단 직원이나 시공사 직원 거의 다 그렇게 알고 있는 사항이다') 등 원고의 주장을 수긍할 만한 사정들이 존재한다.
결론
제1심판결은 정당하다.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최한돈(재판장) 이광영 이성호
각주1) 제1심 제3차 변론기일 조서에는 원고가 청구취지를 '2014. 12. 9.부터 완제일까지로 정정하여 진술'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원고의 급여일이 매달 25일이었던 것으로 보여(갑 6의 2면, 감 33, 을 8~10) 지연손해금은 2014. 11. 26.부터 기산된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3. 6. 27. 선고 2003다1632 판결, 대법원 2003. 11. 28. 선고 2001다4750 판결 각 참조, 민법상 초일불산입 원칙(민법 제157조 참조)에 비추어서도 그러하다] 그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은 2014. 12. 9.이 아닌 2014. 12. 10.이라고 할 것이다. 다만, 위와 같은 변론조서의 기재는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것일 뿐, 청구취지 자체에 어떠한 변경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각주2) 굵게[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각주3) 굵게[제2조(정의)] 1. "약관"이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에 상관없이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여러 명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으로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을 말한다.
각주4) 굵게[제5조(약관의 해석)] ②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각주5) 굵게[제538조(채권자귀책사유로 인한 이행불능)] 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의 채무가 채권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는 채무자는 상대방의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 채권자의 수령지체 중에 당사자 쌍방의 책임 없는 사유로 이행할 수 없게 된 때에도 같다.
각주6) 이러한 측면에서 N가 피고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청구 소송과는 쟁점과 사안을 달리 한다(피고의 2019. 4. 5.자 보충서면 첨부 참고자료 11의 4~6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