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0. 20. 선고 2019가단5107473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2016. 12. 29. D 주식회사(이하 'D'이라고 한다)로부터 공사대금을 255,000,000원(부가가치세 별도)으로 정하여 용인시 처인구 E에 있는 D 용인센터 내 용인센터 정온설비 구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도급받았다(이후 2017. 2. 28. 공사기간만 변경함).

나.

피고는 2016. 12. 29. 이 사건 공사 중 정온설비공사(냉동기계설비, 이하 '이 사건 수급공사'라고 한다)에 관하여 원고 주식회사 A(이하 '원고 회사')에 하도급하였다.

다.

원고 회사는 2017. 2. 10. 망 F(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에게 이 사건 수급공사 중 배관자재 및 현장 공사, 보온공사를 공사대금 28,500,000원으로 정하여 재하도급하면서, '망인은 이 공사를 시행함에 있어서 안전사고 및 각종 재해에 대비하여 산재보험/근재보험에 가입하여야 하고, 망인의 종업원, 고용인, 하수인 등이 부상 또는 사망 등 재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관련 법규에 규정된 사업주로서 치료, 법적 보상 등 모든 책임을 지고 자기의 비용으로 처리하여야 한다'고 약정하였다.

라.

망인은 G라는 상호로 사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2017. 2. 15. 15:00경 가대(지지대, 거치대)의 수평을 맞추기 위하여 고소작업대를 이탈해 직접 가대 위를 오가다가 추락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고 한다)로 인하여, 같은 날 15:51경 사망하였다.

마.

피고는 이 사건 공사현장에 감독자 H을 투입하였고, 원고 회사는 원고 B을 현장대리인으로 배치하였다.

바.

망인의 유족들은 2018. 4. 12. 원고들을 상대로 이 법원 2018가합524943호로 병원비, 장례비, 일실수입, 위자료 등의 합계 425,647,245원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 원고들은 이 사건 수급공사에 대한 안전관리 책임이 피고에게 있다는 이유로 피고에 대한 소송고지를 신청하였고, 소송고지서가 2018. 12. 12. 피고에게 도달하였다.

사.

위 민사사건은 2018머590217호 조정사건으로 회부되었고, 피고가 2018. 12. 10. 조정참가인으로 결정되었으나 조정절차에 불참한 상태에서 2019. 1. 23.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 이루어져 2019. 2. 15. 확정되었는데, 그 주요내용은 '망인의 과실을 70%로 인정하고, 원고들이 공동하여 2019. 2. 28.까지 망인의 유족에게 합계 110,793,243원을 지급하라'는 것이었다.

아.

이에 원고들은 2019. 2. 28. 망인의 유족들에게 위 조정결정금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합계 137,383,961원을 지급하였고, 그 과정에서 변호사비용으로 2018. 8. 10. 착수금 12,000,000원, 2019. 3. 12. 성공보수금 10,158,000원, 합계 22,158,000원을 지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4호증, 을 제1, 2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원고들의 주장

1)

피고의 안전관리 의무 발생 근거

피고는 원사업자인 D으로부터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받았으므로 수급인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활용하여 산업안전보건관리 업무를 할 의무가 있을 뿐만 아니라, D과 사이에 피고가 이 사건 공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안전사고에 대하여 민, 형사상 책임을 지기로 하였으며, 피고가 원고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수급공사 현장에 감독자를 두고, "안전"에 관한 사항은 감독자가 지시하기로 하였고, 원고 회사는 피고로부터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받지 않기로 약정함으로써 하도급범위에서 산업안전보건관리업무를 제외하였으므로, 원고들은 이 사건 수급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사고에 대하여 안전관리책임이 없고 오로지 D이 실시하는 안전규정교육에 참석하여 안전교육을 받고 이 사건 공사현장의 안전관리를 담당한 감독자 H과 피고에게만 안전관리의무와 책임이 있다.

2)

피고의 책임

이 사건 사고는 피고가 그 직원인 H의 감독업무 소홀을 방치하고 제반 안전관리업무를 해태한 과실과 원고들이 하도급 과정에서의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한 과실이 경합한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들과 피고는 망인의 유가족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데,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서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피고에게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망인의 유가족에게 지급한 137,383,961원 및 이 법원 2018가합524943호 사건에서 원고들이 지출한 소송비용 중 12,656,472원과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이 규정하고 있는 사업주 등의 안전보건관리의무 등은 기본적으로 사업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는 경우의 사업주에 적용되는 의무이고, 그 외 건설물을 설계 건설하는 자에게 적용되는 것인데,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피고와 망인 사이에 실질적인 고용관계가 성립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한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3조 제3항에 의하면,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 물체가 떨어지거나 날아올 위험이 있는 장소, 그 밖에 작업 시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런데 구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목적이나 내용 등에 비추어 위 제23조에 의하여 도급인 사업주가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하는 것은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수급인(하수급인 포함)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일 뿐, 수급인 또는 하수급인과 같이 독립된 사업주체에 대한 관계에서 포괄적·일반적인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해석하기 어렵다.

이 사건에 관하여 살피건대, 망인이 관계수급인인 원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원고들이 자인하고 있으므로 피고에게 위 조문에 따른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피고가 원사업자인 D으로부터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받고도 원고 회사에게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도급금액에 계상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수급인인 원고 회사와 직접 근로관계가 형성되지 아니한 망인에 대하여 피고에게 산업안전보건법상의 규정에 따른 의무가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피고가 원사업자인 D으로부터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받고, 이 사건 공사에서 발생하는 "모든 안전사고에 대하여 민, 형사상 책임"을 지기로 하였다고 하여, 위 약정의 효력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발생하거나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들은 피고와 원고 회사의 계약에 의하여 피고가 이 사건 수급공사에 관한 감독자로서 안전관리 의무를 부담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제2, 4호증의 각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 회사의 이메일(I)을 통해 원고 회사의 J 상무에게 시방서를 보냈고, 위 시방서에는 '안전에 관한 사항은 감독자의 지시나 현장의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기재된 사실, 피고가 원고 회사에게 이 수급공사에 관하여 사건 산업안전보건관리비를 지급하지 아니하기로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수급공사에 관하여 원고 회사의 안전관리 업무를 배제하고 피고가 안전관리 의무를 부담하기로 약정하였다는 사실을 추인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4)

따라서 피고와 H에게 이 사건 수급공사에 관하여 구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관리 의무가 있다거나 계약상 안전관리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정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