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9. 15. 선고 2019가단516301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받아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 중 '근무기간 초일'란 기재 각 해당일자에 피고와 사이에 채권추심 위탁계약(이하 '이 사건 위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피고가 채권자들로부터 수임한 채권의 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하다가 '근무기간 말일'란 기재 각 해당일자에 위 추심업무를 종료한 사람들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형식적으로는 위임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원고들은 피고와 대등한 입장에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독립사업자로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한 것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피고의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갑 제3 내지 27, 30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계약의 내용과 갱신

가)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이 사건 위탁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나)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은 6개월 정도의 기간을 정하여 피고와 최초 계약을 체결한 다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피고와 동일한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계약기간을 계속 연장해왔다.

2)

원고들의 업무수행 및 근무형태

가)

피고는 전국에 20여개의 지점 또는 출장소를 운영하면서 모회사인 F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채권추심을 위탁받아 각 지점 또는 출장소에 소속된 채권추심원들에게 담당채권을 배정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은 피고가 정한 구체적 업무처리기준, 유의사항 등을 준수하여 위탁계약에 따른 추심업무를 수행한 다음 피고의 통합전산망에 로그 인하여 당일 실시한 업무내용을 입력하였다.

나)

원고들은 현장조사를 위한 외근, 출장 등의 경우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피고의 지점 또는 출장소 내에 제공된 사무실에서 근무하였고, 원고들의 근무시간은 보통 09:00부터 18:00까지로 지정되어 있었다.

다)

채권추심원들은 근태관리기록부에 출근시간을 기재하였고 업무수행을 위해 외근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외출·조퇴 허가기록부에 행선지, 사유, 시간 등을 사전에 기재하였다. 피고는 근태관리기록부와 통합전산망 로그인 기록 등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의 출근 여부 및 출근 시간을 관리하였다.

라)

피고는 원고들의 업무수행을 위하여 필요한 책상, 컴퓨터, 전화기 등의 사무집기를 제공하고 위 기기들의 통신요금, 우편발송요금, 등본발급비용 등 채권회수와 관련하여 지출된 비용도 일부 지원해 주었다.

3)

원고들에 대한 관리 및 평가

가)

피고는 지점별 및 채권 유형별로 채권회수 목표치를 부과한 후 통합전산망을 통해 정기적으로 채권회수 실적을 평가하여 각 지점에 통보하고 게시판을 통해 이를 공개하였다. 피고는 이러한 채권회수 실적과 근무시간 준수 여부, 업무지시불이행, 민원발생, 복장 등과 같은 항목들을 평가한 점수(비계량 평가실적)에 따라 채권추심원들의 평가등급을 나누어 채권을 차등 배정하였고 우수 추심원에게는 포상을 지급하고 평가하위권의 추심원에게는 경고 조치를 하였으며 경고가 누적된 추심원들은 위탁계약이 해지되거나 계약갱신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하였다.

나)

피고는 채권추심 회수증대를 위한 강조기간을 운영하면서 연장근무, 토요근무 및 집중근무시간 등을 실시하고 그 기간 중 채권추심원 개인별 목표달성율을 평가하여 채권추심을 독려하기도 하였다.

다)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근무태도, 업무수행 관련 지시사항을 수시로 공지하였고 출·퇴근 및 중식시간 준수, 회사업무에 지장을 주는 일체의 겸업과 부업활동 금지, 피고의 신용. 명예를 실추시키는 행위 금지에 관한 교육을 하였으며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하여 민원예방교육 등 관련 내부교육도 주기적으로 실시하였다.

4)

수수료의 지급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채권추심 실적과 피고의 평가등급에 따라 산정된 수수료를 매월 25일 지급받았다.

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에다가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원고들은 피고의 각 지점 또는 출장소 소속으로 배치되어 피고로부터 할당받은 채권의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는 그 업무의 구체적 처리기준을 정하여 원고들로 하여금 이에 따르도록 하였으며 통합전산망을 통해 그 업무실적을 관리하였다.

2)

비록 원고들이 피고가 정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였고 원고들과 피고가 작성한 계약서는 위탁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었지만, 그 계약내용과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실제 운용형태를 보면 사실상 피고는 업무수행방법, 징계해고사유와 유사한 계약해지사유, 보수 지급기준 등과 같이 취업규칙 등이 정하는 사항에 준하는 사항을 정하여 시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3)

원고들이 담당한 채권추심업무는 채권추심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의 사업에서 핵심적이고 중요한 업무임이 분명하므로 피고로서는 위 업무를 담당하는 인력이 상시적으로 필요했고,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과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적정한 업무수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채권추심원들의 업무에 대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고자 하는 유인이 클 수밖에 없다.

4)

실제로 피고는 채권추심원들을 대상으로 업무수행, 제한사항 등에 관한 각종 지시나 교육을 주기적으로 하였고 채권회수 실적과 업무수행 태도를 상시적으로 관리·감독하였다. 특히 피고는 채권회수 실적뿐만 아니라 업무태도 등에 관한 항목도 평가하여 그 평가결과에 따라 신규 채권배정, 수수료율 등에서 불이익을 주거나 계약갱신거절 또는 계약해지의 대상으로 하였으므로 원고들로서는 이러한 불이익을 피하기 위하여 피고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지시를 사실상 거절하기 곤란하였을 것이고 업무수행과정에서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5)

원고들은 피고가 배정한 채권의 추심업무만 수행했고 스스로의 노력으로 고객을 유치하거나 추심업무의 양을 늘림으로써 수입의 규모를 확대할 수 없었으며 피고가 아닌 다른 사업자로부터 그 업무를 위탁받아 이를 수행할 수도 없었다. 원고들이 제3자에게 추심업무를 위탁하는 것도 금지되었고 피고는 원고들의 업무수행에 필요한 주요 비품과 비용도 제공하였다. 이러한 점을 보면 원고들이 독립하여 자신들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거나 그로 인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6)

피고와 원고들의 위탁계약은 보통 6개월 단위로 지속적으로 갱신되어 사실상 근로제공의 계속성이 보장되어 있었고 피고는 원고들이 업무에 지장을 주는 일체의 겸업 및 부업활동을 하는 것을 금지하였으며 실제로도 원고들은 피고에 전속되어 피고의 업무를 수행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

7)

원고들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지만, 수수료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정해진 날짜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고 산정기준이 되는 수수료율과 할당 채권의 수는 피고의 업무수행과정에 대한 평가를 포함하여 등급별로 정해지게 되므로 수수료가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 가진다고 보기 어렵고, 위 수수료는 원고들이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8)

피고는, 원고들과 관련 없는 시기 및 지점에 대한 자료를 근거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각 지점 또는 담당 채권별로 별도의 운영방식을 정하고 관리·감독을 달리하였다고 볼 별다른 자료가 없는 점, 채권추심원들이 속한 지점의 관리자나 추심 담당 채권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인 업무지시의 강도나 그 지시에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불이익의 정도가 다소 다를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각 지점별로 또는 담당 채권별로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달리 판단할 만큼 본질적인 차이에 이르렀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9)

원고들이 건강보험 등 이른바 4대 보험에 가입되지 않았고 피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해왔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할 여지가 큰 사항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4.

퇴직금 청구에 대한 판단

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발생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들이 별지 퇴직금 산정표 중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기간 동안 근무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액수의 산정

원고들이 산정한 법정퇴직금 액수 자체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퇴직금은 별지 퇴직금 산정표 중 '법정퇴직금'란 기재와 같다.

다.

지연손해금 청구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판결이 일부 선고되기도 하였고, 피고로서는 소송과정에서 원고별로 구체적인 근무형태를 따져보고 청구액의 당부를 다툴 필요가 있으므로, 원고들의 퇴직금에 대한 지연손해금률과 관련하여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를 적용하는 것은 부당하고, 근로기준법 제37조 제2항, 같은 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 또는 제4호에 따라 근로기준법상 지연손해금률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가 드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의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1)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임금이나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연하는 경우 가중 이율에 의한 지연이자를 가산하도록 한 것은 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계 기초가 되는 임금과 퇴직금의 부당한 지급지연을 막고 사업주로 하여금 조기 청산을 유도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규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2)

피고의 주장처럼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아니한 하급심판결이 선고되기도 하였지만, 한편으로 원고들이 퇴직하기 전에도 피고와 같은 신용정보회사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대법원, 하급심 판결이 많이 축적되어 있었고 피고도 이를 잘 알고 있었으며 그 판결에서 나타난 근로자들의 근로형태와 원고들의 그것이 크게 다르지 아니하다.

3)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인 근무형태를 따져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이 사건에서의 원고들의 입증 정도, 피고의 주장 내용과 그 근거로 제출된 증거를 모두 종합해 볼 때, 피고의 주장을 결과적으로 배척하면서도 피고가 원고들의 청구를 다투는 것이 적절했다고 인정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4)

원고들의 근무형태가 전형적인 근로관계에서와 같이 그 사용종속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경우라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근무형태의 불명확함으로 인해 피고로서도 구체적인 근무형태를 따져 퇴직금 지급여부를 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지만, 이러한 사정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피고가 근로계약관계에 따른 제약과 부담을 회피하기 위하여 그와 같은 형태로 계약관계를 맺음으로써 유발된 것에 불과하므로 그에 따른 위험을 원고들에게 돌릴 수는 없다.

라.

소결론

결국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 퇴직금 산정표 중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원고들이 퇴직한 날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날인 '지연이자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모두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각주1) 퇴직금산정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