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1. 28. 선고 2019가단517511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보험업, 자산운용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 A, B은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자들이고, 원고 C, D, E은 피고 회사에 재직 중인 근로자들이다.

나.

피고는 2004. 6. 28. G노동조합 피고지부(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와 사이에, 근로자의 호봉이 승급되더라도 그 승급분을 지급하지 않고 이를 재원으로 하여 추후 근로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는 성과급제를 2006년도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하였다.

다.

피고는 2006년도부터 성과급제를 시행하여 오다가 2009. 9. 22. 이 사건 노조와 사이에, 성과급제를 확대하기로 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합의(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

라.

피고는 2010년도부터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원고들을 포함한 근로자들에게 임금인상분 일부(기본급의 3%),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급여로 지급하였고, 위 임금인상분 일부와 호봉승급분을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들에게 개인별 평가등급에 따른 성과급을 지급하여 왔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요지

노동조합이 단체협약을 체결함에 있어 임금청구권을 포기하기로 하는 약정은 개별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이를 임의로 체결할 수 없다. 그런데 이 사건 합의 중 임금인상분 일부와 호봉승급분을 임금에서 공제하기로 한 부분은 임금 일부에 대한 청구권을 포기하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동의나 수권이 없어서 무효이다. 또한 피고가 원고들에게 임금을 지급하면서 임금인상분 일부와 호봉승급분을 공제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43조에서 정한 임금전액불 원칙을 위반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위와 같이 공제된 임금 합계액과 기지급된 성과급 합계액의 차액인 청구취지 기재 각 금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상여금 포함)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 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이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는 이상, 사용자와 사이의 단체협약만으로 이에 대한 포기나 지급유예와 같은 처분행위를 할 수는 없으나,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다 할 것이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할 것이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합의는 2009. 9. 22. 체결되어 2010년도부터 시행되었고 위 합의에서 논의된 성과급 재원과 관련된 임금은 기왕에 제공된 근로에 관한 것이 아니고 장래 발생할 임금에 대한 것으로서 위 합의 체결 당시 이미 그 지급청구권이 구체적으로 발생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점, ② 성과급의 재원이 되는 임금인상분 일부와 호봉승급분을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으로 보게 되면 소득세원천징수의 기준이 되는 임금액, 국민건강보험을 비롯한 각종 의무보험금액의 지급기준이 되는 임금액 등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근로자 자신이 부담할 금액 부분도 달라지게 되므로 이에 관해서도 이 사건 합의 당시 논의가 있었어야 할 것이나 아무런 논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는 위 합의 체결 이후 임금인상분 일부와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기준으로 근로소득세 및 건강보험료 등을 산출하여 왔으며 이 사건 노조와 피고의 근로자들도 이에 대하여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한 점, ③ 피고가 임금인상분 일부와 호봉승급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을 근로자들에게 급여로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위와 같이 지급되지 않은 금원이 재원이 되어 추후 근로자들에게 성과급으로 지급되었던 점에 비추어, 이 사건 합의 중 성과급 재원과 관련된 부분이 현저히 근로자의 이익에 반하고 합리성을 결하였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합의 중 성과급 재원과 관련된 부분이 임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약정이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들의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무효라고 보기는 어렵고, 결국 피고가 위와 같이 유효한 합의에 따라 원고들에게 성과급 재원을 제외한 나머지를 급여로 지급한 것인 이상 이를 임금전액불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위와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상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준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