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관계
원고는 선글라스, 안경테 등의 제품을 제조, 수입, 유통 판매하는 회사이고,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는 기입경영컨설팅 등을 영업으로 하는 회사이며, 피고는 D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사람이다.
원고와 D의 용역계약 체결
원고는 2011. 3.경 D과 사이에 원고의 2011년도 영업이익이 198억 원을 초과달성할 수 있도록 피고가 경영컨설팅을 제공하는 내용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보수액 중 전도금으로 1억 원을 지급하였다.
원고의 D에 대한 용역보수반환채권의 발생
원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단5184911호로 D을 상대로 하여 2011년도 영업이익이 198억 원을 초과달성하지 못하였으므로, 위 용역계약에 따라 기지급한 1억 원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위 법원은 2014. 11. 27.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D은 원고에게 1억 원 및 이에 대한 2014. 2. 21.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하 ‘관련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고, 관련 판결은 2014. 12. 24. 확정되었다.
D의 폐업
D은 2014. 12. 31. 폐업하였고, 2015. 12. 1. 상법 제520조의2 제1항에 의하여 해산 간주된 후 2018. 12. 3. 상법 제520조의2 제4항에 의하여 청산종결 간주 처리되었다.
원고의 자동차강제경매 신청 및 경매개시결정 취소 등
원고는 D 소유의 (차량번호 1 생략)(차대번호 E) 승용차(이하 ‘이 사건 자동차’라 한다)에 관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F로 강제경매신청을 하여 2015. 2. 2. 경매개시결정을 받았으나 이 사건 자동차를 인도받지 못하여 2015. 4. 17. 경매개시결정취소 및 경매개시신청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원고는 2016. 2. 16.경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하여 법원에 강제경매신청을 하여 2016. 2. 17. 강제경매개시결정을 받았으나 이 사건 자동차를 발견하지 못하여 2016. 4. 18. 취하하였다.
이 사건 자동차의 인도 집행
원고는 이 사건 소 계속 중인 2020. 3. 25. 서울중앙지방법원 G로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강제경매개시결정을 받고, 2020. 4. 6.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인도 집행이 이루어졌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호증, 제16호증의 각 기재, 을 제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피고는 확정 관련 판결에 따른 D의 원고에 대한 채무를 면탈하기 위하여 D을 폐업하고, 유일한 책임재산인 이 사건 자동차를 자가용으로 무단 사용하면서 은닉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위법한 강제집행 방해로 인하여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강제집행이 지연됨에 따라 이 사건 자동차의 환가가치가 하락된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늦어도 D의 폐업일인 2014. 12. 31.부터 이 사건 자동차 인도 집행 완료일까지의 이 사건 자동차 환가가치 차액인 23,015,540원 상당액을 손해액으로 배상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는 D이 폐업한 이후부터는 이 사건 자동차를 사용할 권한이 없음에도 장기간 이 사건 자동차를 무단 사용하여 경제적 가치를 소모시키는 등으로 부당 이득을 취하고 D에게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D의 채권자인 원고는 D을 대위하여 피고에게 위 환가가치 하락분 23,015,540원 상당의 부당이득액 내지 손해배상액의 지급을 구한다.
피고
D은 폐업 당시 원고에 대한 채무를 제외하더라도 순자산보다 부채가 많았다. 피고는 D의 대표이사로서 일반채권자인 원고보다 우선하여 변제하여야 하는 D의 정직원 H에 대한 퇴직금 및 미지급 임금채무액 79,993,000원에 충당할 목적으로 H으로 하여금 D의 유일한 적극재산인 이 사건 자동차를 점유·사용하게 하였을 뿐 원고에 대한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이 사건 자동차를 은닉한 사실이 없고, 위 자동차를 사용하여 부당이득하지도 않았다.
판단
불법행위 주장에 관한 판단
갑 제13호증, 을 제1, 2, 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제12, 13, 14호증, 제20 내지 26호증, 을 제28, 29, 30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및 주식회사 I에 대한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회신 결과에다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D의 폐업 무렵 이 사건 자동차 가액을 상회하는 H에 대한 미지급 급여 및 퇴직금 충당을 위하여 원고보다 우선하여 D으로부터 변제받을 권리가 있는 H에게 D의 유일한 적극재산인 이 사건 자동차의 점유를 이전한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피고가 임금채권자인 H에게 이 사건 자동차를 인도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일반채권자인 원고의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한 강제집행이 지연되었다 하더라도, 피고에게 D의 원고에 대한 채무 면탈의 고의가 있다거나 원고의 강제집행을 위법하게 방해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가하였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D의 폐업일이 속한 2014년 재무상태표에 의하면, 2014. 12. 31. 당시 D은 자본금 1,000만 원, 미처리 결손금 32,491,518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 있었고, D의 적극재산은 이 사건 자동차가 사실상 유일하다.
H은 2010. 6. 23.경 D에 입사하여 D의 폐업일인 2014. 12. 31.까지 55개월간 D에서 근무하였는데, 2014. 1.경 D과 사이에 2014. 1. 1.부터 2014. 12. 31.까지 근로하는 대가로 D으로부터 연 8,400만 원(월 7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연봉계약을 체결하였다.
D은 H에게 입사 이후 2013년도까지 임금을 정기적으로 지급하여 왔고, 2014. 1.분부터 2014. 5.분까지의 임금 3,500만 원을 지급하였으나, 경영 악화로 2014. 6.분부터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는데(H에게 5월분 급여가 가지급금 형식으로 지급되고, 위 5월분 급여를 5월부터 11월까지 7개월로 나누어 분할 정산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D의 경영악화에 따른 4대 보험료 지급 등을 위한 회계상 처리에 불과한 것으로 보인다), 2014. 12. 31. 기준 H에 대한 D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은 총 79,993,000원(= 임금 4,900만 원 + 퇴직금 30,993,000원)이다.
한편 민사집행규칙 제108조 전문에 의하면,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등록된 자동차에 대한 강제집행은 위 규칙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의 규정을 따른다고 규정되어 있고, 민사집행법 제145조 제2항과 근로기준법 제38조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2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이 사건 자동차에 대하여 강제집행이 이루어질 경우, 이 사건 자동차의 매각대금으로 배당참가한 모든 채권자를 만족하게 할 수 없는 때에는 D의 일반채권자인 원고보다 임금채권자인 H이 우선하여 배당받게 된다. 그런데 D은 2010. 12. 9.경 이 사건 자동차를 6,970만 원에 매수하였으므로, H에 대한 D의 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총 79,993,000원이 이 사건 자동차의 매수가액을 상회함은 계산상 명백하고, 통상 자동차의 시가가 구입 이후 사용연한이 증가함에 따라 급격히 하락함을 고려하면, 2014. 12. 31. 당시 이 사건 자동차의 시가는 위 매수가액을 하회한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피고는 D을 폐업 신고할 당시 열악한 재정 상태로 인하여 법인 청산 비용을 아끼기 위하여 정식 청산 절차를 밟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고, D이 별도의 청산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상법상 해산 간주 및 청산종결 간주 처리된 사실은 앞서 보았다. H 또한 ‘D의 폐업 당시 D에 대한 위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정산받기 위하여 피고로부터 이 사건 자동차를 인도받아 2015. 1.경부터 이 사건 자동차를 사용하다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자동차 인도 청구를 받은 피고가 이 사건 소 계속 중인 2020. 3. 11.경 D의 정식 청산 준비를 위하여 이 사건 자동차를 반환해 달라고 하여 그 무렵 피고에게 이 사건 자동차를 인도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고, 이후 이 사건 자동차는 피고의 주소지 부근에서 인도 집행이 이루어졌다.
부당이득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가 D의 폐업 무렵 이 사건 자동차를 H에게 인도한 사실은 앞서 보았으므로, 이 사건 자동차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이득을 얻었다고 볼 수 없고,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자동차를 무단 사용하여 부당하게 이득을 얻었다고 보기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윤양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