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4. 15. 선고 2019가합52128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은행법에 따라 설립되어 은행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의 부지점장급인 3급(Ma) 이상 직원으로 근무하였던 사람들이다.

나.

피고는 2010년 및 2012년 희망퇴직을 실시하여 부지점장급인 3급(Ma) 이상의 직원들 중 이에 응한 직원들에게 특별퇴직금을 지급하고, 이들을 종전 총 급여의 60% 수준인 연 7,400만 원 정도의 급여를 지급하는 관리전담계약직으로 재채용하여 영업점 일일 거래 점검, 전행 여신 감리 및 기획감리, 여신 승인조건 사후이행 여부 점검, 특 명사항에 대한 검사수행, 혐의거래 및 거액현금거래 점검 등 영업점 자금세탁방지업무 관련 모니터링 업무 등을 수행하도록 하였다. 재채용된 직원들의 근로계약 종기는 2010년 및 2012년 당시 정년이던 58세를 기준으로 잔여 정년의 2/3가 되는 시점으로 정하되, 관리전담계약인력의 고용계약기간을 원칙적으로 1년 이내로 정하고 있는 관리전담계약인력 운용지침에 따라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다.

원고들은 별지 표의 ‘생년월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출생한 사람들로서,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던 중 피고가 2012년 실시한 희망퇴직에 응하여 퇴사하였다가 재입사하여 관리전담계약직원으로서 감사업무, 상담업무 등을 수행하며 근무하였고, 별지 표의 ‘퇴직일자’란 기재 각 해당일에 피고로부터 퇴직 처분을 받았다(이하 원고들이 재입사 후 받은 퇴직 처분을 ‘이 사건 각 퇴직 처분’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각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이 사건과 관련한 법령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고 한다)

제19조(정년)

①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②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

부칙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9조, 제19조의2 제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날부터 시행한다.

1.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제4조에 따른 공공기관,「지방공기업법」제49조에 따른 지방공사 및 같은 법 제76조에 따른 지방공단 : 2016년 1월 1일

2.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 2017년 1월 1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제4조(기간제근로자의 사용)

①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

6.

그 밖에 제1호부터 제5호까지에 준하는 합리적인 사유가 있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②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

기간제법 시행령

제3조(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

③

법 제4조 제1항 제6호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3.

원고들의 주장

가.

피고는 희망퇴직한 원고들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재채용하였고(1년 단 위 근로계약은 형식에 불과하다), 재채용 당시 근로계약기간의 종기를 잔여 정년(58세)의 2/3가 되는 시점으로 정한 것은 위 시점을 정년으로 정한 것이다<1>. 그런데 고령자고용법 제19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각 퇴직 처분은 원고들이 60세에 이르기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위 고령자고용법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는 희망퇴직 후 재채용 시 원고들과 같이 3급 이상 직원으로 재직하던 근로자들에게는 퇴직 전 정년 잔여 기간의 2/3까지만 고용관계를 존속하기로 한 반면, 4급 직원으로 재직하던 근로자들에게는 퇴직 전의 정년까지 고용관계를 보장하기로 정하였다. 위와 같이 직급에 따라 희망퇴직의 조건을 달리 하는 것은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6조에 반하여 무효이다.

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원고들이 퇴직한 날부터 정년인 60세에 이르는 달까지의 임금 및 퇴직한 다음 날부터 정년인 60세까지의 근속기간에 대하여 발생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판단

가.

이 사건 각 퇴직 처분이 고령자고용법 제19조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들의 재채용 당시 제시된 ‘정년잔여기간의 2/3’는 새로운 정년이 아니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 단위의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이 거절되지 아니하는 최장 한도를 의미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1)

피고가 재채용 당시 원고들에게 배포하여 근로계약의 기초가 된 ‘관리전담계약 직군 안내자료’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위와 같이 피고는 관리전담계약직의 신분을 ‘전문계약인력’으로, 계약기간을 ‘매년 단위 계약’으로 각 명시하고, ‘동 직무는 연간 근로소득 기준 기간제법 2년 기간 적용 예외의 전문직에 해당함’이라고 기재하여 기간제법의 적용을 당연한 전제로 하는 등 관리전담계약직군의 재채용 형태가 1년 단위의 기간제 근로계약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다만 ‘매년 단위 계약’에 대한 부수적인 설명으로 기재된 기본계약기간 및 추가계약기간에 관한 문구에 의하면, 정년 잔여기간의 2/3 시점까지는 추가계약기간의 경우와 달리 매년 단위 계약의 갱신이 당연히 이루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아가 위 문구에 이어 기본계약기간 중 계약 해지에 관한 문구도 기재됨으로써, 심각한 업무해태 등의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정년 잔여기간의 2/3 시점 이전에도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는 취지가 안내되어 있었다.

이러한 위 ‘관리전담계약직군 안내자료’에 나타난 여러 문구들을 종합하여 보면, 당사자들이 예정하고 있던 관리전담계약직의 재채용 형태는, 1년 단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매년 갱신하되, 정년 잔여기간의 2/3 시점까지는 심각한 업무해태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갱신이 거절되지 아니하고, 정년 잔여기간의 2/3 시점 이후에는 제한적으로 갱신이 이루어지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원고들은 위 ‘관리전담계약직군 안내자료’에 안내된 바와 같이 재채용 당시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정년이 정하여져 있던 기존의 근로관계를 퇴직으로 종료시킨 후 1년 단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앞서 본 바와 같은 시간적 기준 및 방법에 따른 갱신을 예정하고 있던 당사자들로서는 ‘정년 잔여기간의 2/3’의 의미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1년 단위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이 거절되지 아니하는 최장 한도로 인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2>, 그와 달리 희망퇴직 전의 정년인 만 58세를 그 기간만 2/3로 단축시켜 유지하는 것에 불과하다거나 새로 설정된 정년으로 인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2)

피고는 원고들과 같은 관리전담계약직군을 재채용하는 외에 4급으로 재직하다가 희망퇴직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여 관리지원계약직군을 재채용하기도 하였는데, 관리지원계약직의 재채용을 위하여 배포한 안내자료에서는 신분과 관련하여 ‘무기계약인력’, ‘은 무기계약인력 형태로 선발하나(근로계약의 기간의 정함이 없음)’ 등으로 기재하여, 이들을 기간의 정함이 없는 형태로 재채용한다는 것을 명시하였다.

즉 피고는 희망퇴직한 근로자를 재채용하는 동일한 절차를 실시하면서도 관리전담계약직에 대하여는 1년 단위의 기간제 형태로 채용한다고 밝힌 반면 관리지원계약직의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형태로 채용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양 직군의 채용 형태를 구분하여 안내하였으며, 근로자들은 이에 기초하여 재채용에 응하였는바, 이러한 채용 경위에 비추어 보면 위 1)항에서 살핀 위 ‘관리전담계약직군 안내자료’에 기재된 1년 단위의 기간제 채용에 관한 부분이 단순히 형식에 그치는 무의미한 것이었다고 할 수도 없다.

3)

피고는 실제 운영과정에서 원고들을 포함하여 희망퇴직 후 관리전담계약직으로 재채용된 근로자들에 대하여 1년 단위의 근로계약을 별도의 평가절차 없이 정년 잔여 기간의 2/3 시점까지 수회 갱신하여 주었다.

위 1)항에서의 검토에 이러한 실제 운영모습을 보태어 보면, 희망퇴직 후 관리전담계약직으로 재채용된 근로자들은 정년 잔여기간의 2/3에 도달할 때까지의 기간에 대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의 갱신을 기대할 수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는 여전히 1년 단위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으로서의 성질을 가지는 것이고, 그로써 곧바로 원칙적 갱신의 한도 기간이던 정년 잔여기간의 2/3 시점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서 새로운 정년을 합의한 것으로 전환 또는 의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

4)

원고들은, 정년이란 ‘근로계약기간의 종기’를 정한 것인데,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정년 잔여기간의 2/3를 ‘근로계약기간의 종기’로 정하였으므로, 정년 잔여기간의 2/3는 정년에 해당한다고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정년제’란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 또는 근무연한 등에 도달하면 그의 근로계속 의사나 능력에 관계없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기로 정한 제도를 말하는 것으로서, 정년과 ‘근로계약기간의 종기’는 그 취지 및 적용국면을 달리 한다. 예컨대 사용자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년을 정한 경우, 그 사용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는 해당 정년에 도달하면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되지만, 정년에 임박하여 사용자에게 고용된 기간제 근로자는 근로계약 등에서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근로계약기간 중 정년에 도달하였다고 하여 근로계약이 당연히 종료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정년을 ‘근로계약기간의 종기’와 동일시한다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에도 사실상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것이 되어 근로자 및 사용자는 그 계약기간에 구속되어 원칙적으로 정년에 이를 때까지는 근로계약의 이행 의무를 부담하게 되고, 이로써 근로자의 퇴직 및 이직의 자유를 제한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이유에서 정년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서의 당연종료사유로 파악하는 것이 통상적인 해석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계약기간의 종기로 정한 시점이 당연히 정년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5)

원고들은 근로기준법 및 기간제법의 취지에 의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제2호 내지 제6호에 해당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 근로계약기간은 2년을 초과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에서 2년을 초과하는 ‘정년 잔여기간의 2/3가 되는 시점까지’를 근로계약기간으로 볼 수는 없고 이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에 있어서의 ‘정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경우라 할지라도 그 근로계약기간은 2년을 초과할 수 없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다.”라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문구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이 사건 각 퇴직 처분이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피고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희망퇴직한 후 재채용된 직군 중 관리지원계약직군의 경우 원고들과 같은 관리전담계약직군과는 달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재채용되어 정년의 적용을 받게 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관리지원계약직군은 4급으로 재직하다가 재채용된 근로자들로서 재채용 후 어음․당좌 교환 및 결제, 예금압류 확인, 담보서류 관리, 여신 연기 상담, 개인채권 회수 등의 업무를 담당한 반면, 관리전담계약직군으로 재채용된 근로자들은 여신 감리 및 기획, 특명사항에 대한 검사, 자금세탁방지업무 관련 모니터링, 내부통제 등의 관리업무를 담당하여 양 직군의 업무가 달랐던 점, ② 그에 따라 보수에도 차이가 있어서 관리지원계약직군의 경우 기본급, 인센티브, 기타 복리후생을 모두 포함하여 총 연봉 5,300만 원 수준의 대우를 받은 반면 관리전담계약직군의 경우에는 총 연봉 7,300만 원 수준의 대우를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관리지원계약직군과 관리전담계약직군의 채용 형태를 달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하여 차별처우를 한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6조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석(재판장) 오주훈 성창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