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9. 22. 선고 2019가합537595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O자치단체장이 지정하는 시설물을 효율적으로 관리·운영함으로써 시민의 복리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지방공기업법과 O자치단체 시설관리공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에 의하여 설립된 지방공기업으로, 소속 근로자를 기간제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한 근로자들 중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특정직 근로자 및 정규직원인 일반직 근로자로 구분하고 있는데, 각 직군의 채용절차는 다음과 같다.

나.

원고 G는 2013. 1. 10. 특정직으로 입사하였고, 나머지 원고들은 다음 표 기재 각 입사시기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였다가 같은 표 기재 각 특정직 전환시기에 특정직으로 전환되었다.

다.

피고는 일반직 근로자에게는 기본급과 호봉급 등으로 구성되는 호봉제 임금체계를 운영한 반면, 특정직 근로자에게는 직급에 따라 기본급만 달리할 뿐 호봉제 임금체계를 운영하지 않다가, 2013. 12. 30. P 노동조합(이하 ‘피고 노동조합’이라고만 한다)과 사이에, 2013. 4. 1.자로 소급하여 특정직 근로자에게도 호봉제를 시행하되, 특정직으로 입사한 시점에 1호봉을 부여하는 내용의 임금협약(이하 ‘2013년 임금협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만, 피고는 호봉제 임금체계 자체에 차등을 두어, 특정직 근로자의 호봉제 임금체계는 1호봉의 호봉급이 약 1만 원, 1년 단위 호봉 상승 시 호봉급상승폭이 약 1만 원인 반면, 일반직 근로자의 호봉제 임금체계는 1호봉의 호봉급이 약 40만 원, 1년 단위 호봉 상승 시 호봉급 상승폭이 약 4만 원이었다.

라.

이후 O자치단체가 피고를 포함한 공기업 등을 대상으로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을 추진하자, 피고는 2014. 12. 29. 피고 노동조합과 사이에, 2014. 12. 31.부터 특정직 근로자를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고, 노사합의서를 작성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노사합의’라고 한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마.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를 이행하기 위하여 2015. 4. 원고들을 다음과 같이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하였고, 전환 전후를 비교하여 임금 수준을 유사하게 맞추기 위하여 원고들이 기존에 부여받았던 호봉을 낮추었다(예를 들어, 원고 A은 2015. 3. 특정직다급 12호봉으로 기본급 1,596,900원, 호봉급 123,700원 등을 지급받았으나, 2015. 4. 일반직 6급 10호봉으로 기존 특정직 호봉보다 2호봉이 조정된 기본급 944,400원, 호봉 급 778,200원 등을 지급받았고, 위 각 기본급과 호봉급의 합계가 각 1,720,600원, 1,722,600원으로 전환 전후 임금 수준이 유사하게 되었다).

바.

한편, 원고 H는 2021. 1. 1. 피고에서 퇴사하였고,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기존 일반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던 인사규정은 별지2 인사규정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26, 27, 50호증, 을 1 내지 4, 6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

1)

피고는 원고들에게 인사규정 제10조 제3항에서 규정한 군 경력, 사회 경력 등을 모두 반영한 호봉을 부여하여야 함에도,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 규정한 특정직 전환 기본급을 호봉조정방식이라는 자의적인 방식으로 조정하여 일부 호봉만 부여하였는바, 이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당하다.

①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 일반직 전환에 따른 특정직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기존 일반직 근로자와 차별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원고들의 호봉을 조정하여 부여하는 행위는 이 사건 노사합의를 위반한 차별행위에 해당한다.

②

헌법 제11조 및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과 근로계약상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사정을 이유로 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음에도, 피고는 원고들을 특정직 또는 무기계약직이라는 이유만으로 기존 일반직 근로자와 호봉에 차 등을 두었으므로, 이는 헌법 및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차별행위이다.

③

설령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 특정직에서 전환된 근로자와 기존 일반직 근로자 사이에 호봉을 차등적으로 부여하기로 합의하였더라도, 원고들을 비롯한 특정직에서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는 Q노동조합 R지부 소속인데,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 과정에서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절차 참여를 제한하고, 특정직에서 전환될 일반직 근로자의 정당한 호봉 부여 요구 또한 묵살하였는바, 이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규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행위이다.

2)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2016. 6.부터 2020. 3.까지 원고가 인사규정 제10조 제3항에 따라 정당한 호봉을 부여받았다면 지급받았을 임금에서 기지급 임금을 공제한 차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 과정에서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과 사이에 호봉 부여와 관련한 논의를 거쳐 특정직에서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가 기존에 특정직 근로자로서 지급받던 임금이 감액되지 않도록 호봉을 조정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노사합의를 위반하여 특정직 근로자와 일반직 근로자를 차별하는 행위를 하였다거나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권익을 침해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①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와 기존 일반직 근로자는 채용절차가 다르므로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하지 않고, ② 특정직은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사회적 신분이 아닐뿐더러 피고는 특정직이라도 일반직 공개채용 시험절차를 거쳐 재채용된 근로자에게는 인사규정 제10조 제3항에서 규정한 호봉을 모두 부여하였으므로 특정직이라는 이유만으로 원고들을 차별한 것이 아니며, ③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 체결 과정에서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과 사이에 채용절차 및 실제 수행 업무의 차이, O자치단체의 추가 재정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호봉을 조정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특정직에서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에게 차등적으로 호봉을 부여한 것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3)

설령 피고가 헌법 및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차별행위를 하였더라도, 원고들에게 곧바로 정당한 호봉을 부여받았다면 지급받았을 임금에 대한 이행청구권이 발생한다고 볼 수도 없다.

3.

판단

가.

이 사건 노사합의를 위반한 차별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1)

단체협약서와 같은 처분문서는 그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기재내용에 의하여 그 문서에 표시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87. 4. 14. 선고 86다카306 판결 참조).

2)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특정직 근로자들을 대상으로도 2013년 임금협약을 체결하면서 일반직 근로자와 동일하게 호봉제를 시행하기로 하면서 특정직으로 입사한 시점을 1호봉으로 부여하기로 합의하였다가, 비정규직 고용개선의 일환으로 이 사건 노사합의를 거쳐 특정직 근로자를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하면서 특정직 근로자로서의 전환 기본급을 호봉조정방식으로 조정하되, 기존 임금 수준의 저하가 없게 하고일반직 8급과 9급을 신설하는 등 특정직의 일반직 전환에 따른 전환 직종과 전환 시 기본급 조정방식 및 새로운 직급 신설 등 일반직 전환에 따른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규정을 마련하였고, 앞서 든 증거에 갑 19, 39호증, 을 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 소속된 노동조합은 특정직 근로자의 일반직 전환과 관련한 전제조건으로 2014. 6. 23. 피고 공단 이사장을 방문하여 ‘현 수준의 급여에 맞는 호봉 재산정’과 군 경력 호봉 반영 및 3호봉 승급 조건을 제안한 사실,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은 2014년 하반기 특정직 노사화합 워크샵에서도 특정직의 일반직 전환에 관한 회의를 개최하여 O자치단체의 추가 재정부담 없이 호봉을 재산정하는 ‘호봉조정방식’에 관하여 합의하였으며, 2014. 10. 28. 단체교섭 공식 요구안에서는 기존의 군경력 호봉 반영 및 3호봉 승급 조건을 철회한 채, 특정직 가 내지 바급을 일반직 3급 내지 9급으로 직군을 통합하되, 일반직 8, 9급을 신설하고, 현 수준 급여에 맞는 호봉재산정을 요구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노사합의로 특정직 근로자들을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하면서 특정직 근로자로서 지급받던 기존 임금이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된다고 하여 기존 임금 수준을 하회하지 않기로 합의하였고, 이를 위하여 호봉조정방식을 도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와 달리 군 경력이나 사회 경력 전부를 기존 일반직과 동일하게 호봉에 반영해 주기로 합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따라서, 피고가 원고들의 군 경력과 사회 경력을 일부 호봉에 반영해 주지 않았다고 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에 위반하는 차별행위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나.

헌법 및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차별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1)

비교집단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참조).

살피건대, 원고들은 이 사건에서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된 이후 기간에 해당하는 2016. 6.부터 2020. 3.까지 기존 일반직 근로자와 차등 부여된 호봉으로 인하여 미지급 된 임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고, 특정직에서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와 기존 일반직 근로자가 이 사건 노사합의 체결 이후 일반직이라는 동일한 직군 내에 혼재되어 일원화된 승급체계를 구축하였음은 물론 시설, 설비, 사무직렬 등 동일한 직종 내에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음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그렇다면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와 기존 일반직 근로자는 이 사건 노사합의 체결 이후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사회적 신분에 관하여

먼저 원고들이 비교대상 근로자로 거시하고 있는 S, T, U에 관하여 보건대, 갑 17, 18호증, 을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S 등은 피고 소속 특정직 근로자로 근무하던 중 의원면직한 후 2010. 3.경 공개채용 시험절차에 응시, 합격하여 일반직 근로자로 재채용된 사실, 피고는 일반직으로 재채용된 S 등에게는 기존일반직 근로자와 동일하게 인사규정 제10조 제3항에서 규정한 군 경력과 사회 경력 등을 모두 반영한 호봉을 부여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피고는 원고들과 S 등이 이 사건 노사합의에 의하여 일반직으로 일괄 전환되었는지, 공개채용 시험이라는 일반직 채용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따라 호봉 부여에 차등을 두고 있을 뿐이다.

설령 피고가 원고들이 특정직 내지는 무기계약직이라는 이유로 호봉에 차등을 두었다고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기계약직’이라는 지위 내지 근로형태는 근로기준법 제6조가 규정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헌법 제11조 제1항에 의하면,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는바, 여기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한다(헌법재판소 1995. 2. 23. 선고 93헌바43 전원재판부 결정).

②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으로 인한 차별금지는 위 헌법 규정을 근로조건에 관하여 구체화한 것인바,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는 경우 같은 법 제114조에 따라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므로, 사회적 신분의 의미는 형벌규정의 적용에 있어서와 마찬가지로 국민에게 불리할 여지가 없도록 명확하고 예측가능성이 있도록 해석하여야 하고, 이를 확대하여 해석하여서는 아니 된다.

③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열거하고 있는 차별금지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성별, 국적, 신앙은 모두 사용자의 의사나 사업장에서의 근로형태 등과 관계없이 당해 근로자가 비교적 오랜 기간 이를 유지하면서 쉽게 변경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근로관계에 있어서 근로자가 선택하여 취득할 수 없는 요소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한 근로기준법 제6조가 위 요소에 따른 차별을 금지하는 것은 이를 기준으로 평가한 사회적 지위에 따라 근로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지함을 뜻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말하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고정성 내지 선택불가성’과 ‘사회적 평가 수반’이라는 요소가 전제되어야 한다.

④

무기계약직이라는 근로자의 지위는 위 두 가지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사회적 신분의 범위에 포섭되지 않는다. 먼저, 무기계약직이라는 지위 내지 고용형태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합치되어야 성립되므로,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일 뿐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고, 당사자의 의사합치에 따라 그러한 고용형태를 변경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려 있다. 또한 무기계약직이라고 하더라도 개별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이 정한 대우(보수, 승진 등)에 따라 사회적 지위가낮을 수도 있고 높을 수도 있으므로, 근로자의 특정한 인격과 관련된 표지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⑤

피고의 특정직, 서비스직 및 일반직 등 각 직군은 결코 변경될 수 없거나 계속적, 고정적인 지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고, 근로자의 인격과 관련된 일신전속적인 표지라고도 할 수 없으며, 일반직 채용절차라는 일정한 절차를 거치기만 하면 얼마든지 직군 변경도 가능하다.

3)

차별의 합리성에 관하여

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은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 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참조).

나)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갑 4 내지 12, 15, 16, 21 내지 23, 31, 33, 35 내지 38, 41 내지 4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피고는 원고들이 특정직 근로자로 근무하던 때부터 현재까지 특정 부서에 직군 구분 없이 전체 근로자들을 혼재하여 배치시켰다가 일정기간이 경과하면 다른 부서로 이동시키는 순환보직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사실, ② 원고 A, H는 공사 감독업무를, 원고 B, I, J, K은 도로 관리업무를, 원고 C, D, E, F, G, L은 주차장 관리 등 교통 관련 업무를 담당하여 온 사 실, ③ 원고들이 특정직 근로자이던 때의 업무분장표 기재 내용에 따르더라도, 각 부처에서 근무한 원고들의 세부업무 기재 내용이 일반직 근로자가 담당하였던 세부업무 기재 내용과 동일하거나 상당 부분 겹쳐있고, O자치단체가 주도하는 피고에 대한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 과정에서 작성된 보고서에도 ‘피고 특정직의 경우 일반직과 같은 직무를 수행’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가 특정직에서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와 기존 일반직 근로자 사이에 차등적으로 호봉을 부여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에 입사하는 경우, 계약직 근로자는 필기시험 자체를 보지 않고, 특정직 근로자는 인성 및 직무능력 검사라는 간소한 필기시험만 보는 반면, 일반직 근로자는 일반상식 및 전공에 관한 필기시험을 합격하여야 일반직 근로자로 근무하게 된다. 실제 원고 B, J 등은 2006년 계약직 근로자로 입사하였는데, 해당 공고에 따르면 필기시험 없이 서류 및 면접전형만 이루어진 사실을 알 수 있다.

②

피고는 O자치단체가 주도하는 비정규직 고용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인사규정상 일반직 채용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특정직 근로자를 일괄하여 일반직 근로자로 전환하였는바, 피고가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를 차별할 의도로 채용경로를 구분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에게는 여전히 인사규정상 일반직 채용절차를 거쳐 군 경력과 피고 공단에서 근무한 사회 경력 등을 모두 반영한 호봉을 부여받을 수 있는 채용경로가 열려있다. 한편, 피고는 2013년 임금협약에서 2013. 4. 1.자로 소급하여 특정직 근로자에게도 호봉제를 시행하되, 특정직으로 입사한 시점에 1호봉을 부여하기로 하였으나, 실제 호봉제를 운영함에 있어서는 원고들과 같은 특정직 근로자들이 계약직으로 입사한 시점으로 소급하여 1호봉을 부여하는 등 2013년 임금협약에서 정한 내용보다 원고들에게 유리한 호봉제 임금체계를 운영하였다.

③

특정직 근로자와 일반직 근로자는 하위 직급에서는 대체로 동일한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으나, 이 사건 노사합의 당시 특정직 근로자 최고 직급인 ‘나급’이 일반직 근로자 5급으로 전환되었음에 비추어 보면, 특정직 근로자와 일반직 근로자가 상위 직급에서는 관리감독권한의 유무 및 범위에 일정한 차이가 있었고, 이로 인하여 이원적 호봉제 임금체계를 설정하여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특정직에서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들은 이 사건 노사합의로 기본급과 호봉급을 포함한 전체 임금 수령액에 어떠한 불이익도 입지 않았고, 오히려 1년 단위 호봉 상승 시 호봉급 상승폭이 훨씬 더 큰 일반직 근로자의 호봉제 임금체계에 포함되는 혜택을 입었으며, 기존 일반직 근로자들과 경쟁하여 4급 이상의 직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 되었다.

④

원고들을 비롯한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가 소속된 노동조합은 이 사건 노사합의 체결 과정에서 피고에게 일반직으로 전환된다고 하여 월급이 인상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밝힌바 있고, 이에 피고는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과 합의를 거쳐 호봉에 있어 일정한 차이를 부여하였다. 원고들은 이 사건 노사합의 이후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 이전까지 6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일반직 근로자와 동일한 호봉이 부여되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하지도 않았다.

⑤

이 사건 노사합의에서는 일반직 전환에 따른 특정직 근로자의 전환 기본급을 호봉조정방식으로 조정한다고 되어있기는 하나, 이는 기존에 지급받던 임금수준이 하회하는 것을 막기 위한 부득이한 조치로 이해되고, 특정직 근로자의 근로조건 중 초과근로수장과 연차보전수당 및 부서별 장려금 등 각종 수당 지급에 있어서는 기존 일반직 근로자와 동일하게 적용하여 일반직과 사이에 차별이 발생하지 않기로 서로 합의하였다고 인정되는바, 피고와 피고 노동조합은 이 사건 노사합의 체결 당시 최초 호봉 산정 기준에 관하여 특정직에서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와 기존 일반직 근로자에게 서로 다른 호봉 기준을 적용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보인다.

⑥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 소속 노동조합의 2014년 단체협약 공식 요구안을 반영하여 이 사건 노사합의가 최종 타결되었는바, 피고가 이 사건 노사합의 체결에 이르게 된 일련의 경위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군 경력과 사회 경력 일부가 반영되지 않은 것에는 일응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된다.

4)

소결론

따라서 피고가 헌법 및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차별행위를 하였다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다.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 인정 여부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노사합의 과정에서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쳤고, 피고가 전환된 일반직 근로자와 기존 일반직근로자에게 차등적으로 호봉을 부여하는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노사합의 체결이 원고들이 소속된 노동조합의 절차적·실체적 권익을 침해한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라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봉기(재판장) 김성준 이진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