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 10. 27. 선고 2019가합567954 판결

2019

주문

1.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160,487,177원 및 그 중 147,160,000원에 대하여는 2019. 5. 23.부터, 13,327,177원에 대하여는 2019. 10. 5.부터 각 2022. 10. 27.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합하여 그 95%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C’이라는 상호로 교육훈련 장비, 정보통신망 실습장비 등의 제조․판매업을 영위하는 자이다.

2)

피고는 D법에 의하여 그 조직 및 예산․결산 등이 규율되는 사단법인이다. 피고 산하의 기관인 E기관은 전문 직업교육훈련기관으로서 직업능력개발훈련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나.

물품구매계약 입찰 및 계약 체결

1)

피고 산하 E기관장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을 통하여 F일자 ‘G 실습장비 등 3종(이하 ‘이 사건 장비’라 한다) 물품 구입‘에 관한 입찰(이하 ’이 사건 입찰‘이라 한다)을 공고하고 H일자 입찰을 실시하였다. 이 사건 입찰공고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피고는 2019. 4. 11. 이 사건 입찰의 낙찰자로 선정된 원고와 이 사건 장비에 관한 물품구매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이 사건 계약에 적용되는 물품구매계약일반조건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4)

피고는 2019. 5. 23.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대금 중 선급금 147,160,000원을 지급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직접생산확인취소 처분과 이 사건 장비의 납품

1)

원고는 2019. 6. 2. 이 사건 장비를 설치․납품하기 위하여 피고 산하 E기관으로 장비를 운반하였다.

2)

피고는 2019. 6. 4. 원고에게 ’이 사건 장비가 직접생산 제품이 아니라는 민원이 제기되었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장비의 설치 및 검수 절차를 보류한다고 통지하였다.

3)

중소벤처기업부장관은 2019. 6. 11. 원고가 종래 다른 계약 건과 관련하여 하청업체의 완제품을 납품한 사실이 있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직접생산확인취소 처분을 하였다.

4)

원고는 피고에게 위 처분의 경위와 관련한 소명자료를 제출한 뒤 피고의 승인을 받아 2019. 6. 21. 이 사건 장비의 설치를 완료하였다.

라.

이 사건 장비의 검수 및 해제통보

1)

피고는 2019. 6. 24. 이 사건 장비에 관한 검수를 실시하였다(이하 ’이 사건 검수‘라 한다).

2)

피고는 2019. 6. 25. 원고에게 ’표준사양 중 26개 항목에 관하여 사양에 현저히 미달한다‘는 검사․검수결과서(이하 ’이 사건 검수결과서‘라 한다)를 송부하면서 2019. 7. 1.까지 이를 보완하여 재검사를 받도록 통지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피고는 2019. 7. 2. 원고에게 이 사건 장비의 보완을 거부하면서 재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한다고 통지(이하 ’이 사건 해제통보‘라 한다)하였다.

4)

피고는 2019. 7. 8. 이 사건 장비에 관한 재입찰을 공고한 후 2019. 9. 18. 제3의 업체를 통하여 장비를 납품받았다.

마.

관계 법령

이 사건과 관계된 법령은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이하 관계 법령에서 인용한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국가계약법‘, 중소기업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을 ’판로지원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7호증, 을 제1, 2, 5, 7, 10 내지 12, 2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

가.

원고

1)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2019. 6. 21. 피고에게 이 사건 장비를 인도하였으므로, 미지급대금 220,74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2)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피고의 해제 통지는 부적법하고 원고가 납품의무를 지체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의 선급금 반환 및 지체상금 청구에 응할 수 없다.

가)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 제26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해제권 행사

(1)

이 사건 계약은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하여 전자문서로 체결되었는데, 위 전자계약서의 첨부문서에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 파일이 첨부되지 않은 채 누락되었으므로 위 계약일반조건이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에서 정한 약정해제 사유를 주장할 수 없다.

(2)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원고가 계약서상 납품기한 내에 계약된 규격과 같은 장비 납품을 거부하거나 완료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계약일반조건 제26조에 따른 약정해제 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도 없다.

①

이 사건 계약에 준용되는 국가계약법령과 계약일반조건에 따라 계약담당 공무원이 검수를 담당하여야 함에도, 피고는 원고 경쟁업체의 임원을 검수위원으로 선임하여 검수 절차를 불공정하게 진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검수는 불공정하고 국가계약법령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그 검수 결과에 따른 피고의 보완 요구는 부적법하고, 원고가 표준사양을 충족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②

이 사건 장비는 교육훈련에 제공한다는 계약 목적에 부합하는 성능을 갖추고 있고, 표준사양과의 차이를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보완할 수 있다.

③

원고는 피고가 요구한 보완기간이 지나치게 촉박하여 상당한 기한인 2019. 7. 9.까지 보완할 의사를 밝혔으므로, 납품을 거부하였다고 볼 수 없다.

④

설령 원고가 납품기한 내 장비 납품을 완료하지 못하거나 거부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의 표준사양서 내용이 모호하고 피고가 민원제기 등을 이유로 원고의 최종 설치․납품 업무를 방해하였기 때문이므로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

나)

민법 제544조에 따른 해제권 행사

위 가)항에서 본 이유에서 원고가 이 사건 장비 납품의무의 이행을 지체하였다거나 그 이행을 거절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민법 제545조에 따른 해제권 행사

피고는 계약 체결 과정에서 이 사건 장비를 2019. 7. 1.까지 납품하지 않으면 교육훈련을 진행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한 사실이 없고, 피고가 위 기한이 도과한 후 제3의 업체를 통하여 장비를 납품받았다는 점에서 해당 기한까지 장비를 납품하지 않으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정기행위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해제 주장은 이유 없다.

라)

판로지원법 및 이 사건 계약 제26조 제1항 제6호, 제7호에 따른 해제권 행사

(1)

원고가 직접생산확인 취소 처분을 받은 것은 이 사건 계약과는 전혀 무관한 계약과 관련된 것이고, 그 처분의 효력도 이 사건 계약 기간 종료 후 발생하였으므로, 판로지원법상 해제사유가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2)

설령 판로지원법상 해제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계약이행 진도 등에 비추어 볼 때 판로지원법 제11조 제6항 단서에 따라 계약을 해제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3)

피고는 2019. 6. 25.자 통지로써 판로지원법상 해제권을 포기하는 의사표시를 하였으므로, 그 후의 해제통보는 효력이 없거나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피고

이 사건 계약은 아래에서 보는 이유로 피고의 해제통보에 따라 적법하게 해제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에게 위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선급금 147,160,000원을 반환하고, 피고가 이 사건 장비의 검수를 완료한 다음 날인 2019. 6. 25.부터 제3의 업체를 통하여 장비를 납품받은 2019. 9. 18.까지의 지체상금 23,729,500원(= 계약금액 367,900,000원 × 약정 지체상금율 0.075% × 지체일수 86일)을 지급하며, 이에 대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1)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 제26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해제

원고가 납품한 장비는 PC기반 제어 기술을 구현하거나 MES를 탑재하고 있지 않고, 기타 규격에 미비하는 등 표준사양에 현저히 미달하였고, 원고는 피고가 연장해 준 납품기한인 2019. 7. 1.까지 이를 보완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 사건 검수가 부당하다고 다투면서 표준사양에 부합하는 장비를 납품하기를 거부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일반조건 제26조 제1항 제1호의 약정해제사유(‘납품기한 내에 계약상대자가 계약된 규격과 같은 물품납품을 거부하거나 완료하지 못한 때’)가 발생하였다.

2)

민법 제544조에 따른 해제

위 1)항에서 본 것과 같이 원고는 하자 있는 장비를 납품한 후 피고가 제시한 일정까지 하자 보완을 거부하였으므로, 민법 제544조에 따른 이행지체 또는 이행거절로 인한 해제사유가 발생하였다.

3)

민법 제545조에 따른 해제

피고는 2019. 7. 1. 진행할 교육훈련에 이 사건 장비를 사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서 이는 정기행위에 해당하는데, 피고가 위 기한까지 표준사양서에 부합하는 장비를 납품하지 못함으로써 민법 제545조에 따른 해제권이 발생하였다.

4)

판로지원법 및 이 사건 계약 제26조 제1항 제6호, 제7호에 따른 해제

①

피고는 공공기관으로서 조달계약을 체결한 중소기업자의 직접생산확인이 취소될 경우 그 계약을 해제하여야 하는데(판로지원법 제11조 제6항, 제2조 제2호), 원고가 2019. 6. 11. 직접생산확인취소 처분을 받았으므로 이 사건 계약은 판로지원법 제11조 제6항에 따른 해제사유가 발생하였다.

②

피고는 직접생산증명을 취득한 업체만을 대상으로 입찰을 실시하였는데, 원고가 입찰참가서류로 제출한 직접생산증명이 그 후 취소되었으므로, 이 사건 계약일반 조건 제26조 제1항 제6호, 제7호의 약정해제사유(‘입찰에 관한 서류 등을 허위 또는 부정한 방법으로 제출하여 계약이 체결된 경우’, ‘기타 계약조건을 위반하고 그 위반으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될 경우’)가 발생하였다.

3.

공통된 쟁점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계약에 국가계약법령이 적용되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9,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 산하 E기관은 고용보험법 시행령 제145조 제3항 제13호, 근로자직업능력개발법 시행령 제52조 제2항 제4호에 따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위탁된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사업을 수행하는 공동훈련센터에 해당하는 사실, ② 한국산업인력공단의 ‘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 운영규칙’은 공동훈련센터가 지원금으로 훈련시설 및 장비 등의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국가계약법 등에 따라 계약을 체결하고 집행하여야 하고(제58조 제1항), 해당 법령에서 정한 금액 이상의 계약을 체결하려는 경우에는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하여 공고․입찰․계약체결 등을 하여야 한다고 정한 사실(제58조 제2항), ③ 피고 산하 E기관장은 이를 준수하여 국가계약법에 따라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을 이용하여 이 사건 입찰을 공고 및 실시한 후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계약에는 국가계약법이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이 계약상 효력을 갖는지 여부

국가계약법령이 적용되는 계약이라고 하더라도 기획재정부계약예규가 계약상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해당 계약예규를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하여 계약을 체결하여야 하는바,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을 이 사건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시키기로 하는 의사의 합치가 존재하였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은 이 사건 계약의 일부로서 계약상 효력을 갖는다.

①

피고는 이 사건 입찰공고 시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을 완전히 숙지한 후 입찰에 응하기 바라며, 이를 숙지하지 못하여 발생하는 사항에 대한 책임은 입찰참가자에게 있다’고 공고하였고, 원고는 위 입찰공고에 따라 이 사건 입찰에 참가하였다.

②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을 완전히 숙지하고 이에 따라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다’고 명시함으로써 위 계약예규를 이 사건 계약의 내용으로 편입시킨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③

원고는 이 사건 계약이 전자문서로 체결되는 과정에서 계약일반조건 등의 문서파일이 실제로 첨부되지 않은 채 누락되었으므로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나, 위 계약 체결 경위 등에 비추어볼 때 당사자들이 입찰공고 및 계약서의 기재와 달리 계약일반조건을 계약의 내용에서 배제하기 위한 의사로 이를 첨부문서에서 누락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원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이 계약상 효력을 갖는다’고 먼저 주장하면서 위 계약일반조건의 내용을 토대로 검수절차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는바,<1>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의 내용을 숙지한 채 이를 계약의 내용으로 삼는다는 의사로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다.

다.

이 사건 계약의 해제 여부

1)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 제26조 제1항 제1호에 따른 해제 여부

가)

원고가 표준사양서에 따른 장비 납품을 거부하거나 완료하지 못하였는지

앞서 본 사실과 갑 제2, 6호증, 을 제6, 7, 13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감정인 K의 2021. 1. 20.자 및 2021. 12. 6.자 각 감정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의 연장된 납품기한인 2019. 7. 1.까지 표준사양서에 따른 장비 납품을 거부하고 이를 완료하지 못하였다고 인정된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일반조건 제26조 제1항 제1호(‘계약서상의 납품기한 또는 연장된 납품기한 내에 계약상대자가 계약된 규격 등과 같은 물품납품을 거부하거나 완료하지 못한 때’)에서 정한 해제 사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이 사건 장비는 피고의 교육생들이 L 시스템<2>을 설계․제작․제어하는 과정을 실습하기 위한 기자재로서 L 시스템의 전 과정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L 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한 요소 중 이 사건에서 표준사양에 부합하는지 문제된 핵심적인 요소는 ① PC 기반 제어 기술과 ② 제조실행시스템(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이하 ‘MES'라 한다)이다.

㈎ ’PC 기반 제어 기술‘이란 하나의 산업용 통신망으로 묶인 공정 내 여러 설비들을 통합적으로 제어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술 중에서 퍼스널컴퓨터(Personal Computer, 이하 'PC'라 한다)를 기반으로 한 기술을 말한다. 즉, PC 기반 제어 기술은 C++, C# 등의 PC용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하여 개발한 제어 프로그램을 PC에 설치한 후 해당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각 설비에 명령을 내리는 방식으로 설비를 제어하는 기술이다. 이와 대비되는 ’PLC 기반 제어 기술‘은 PC가 아니라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이하 ’PLC'라 한다)라는 디지털 조작형 공업용 전자장치를 이용하여 명령을 내림으로써 설비에 대한 제어 동작을 행하는 기술을 말한다.

㈏ ‘MES’는 여러 설비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관리․분석하기 위한 시스템을 말한다. L 시스템에서는 생산 공정 관리, 재고 관리, 설비 유지보수 등 공장 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생산 활동을 MES를 통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2)

이 사건 표준사양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통하여 이 사건 장비가 ① PC 기반 기술을 구현하고 ② MES를 탑재해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다.

<3>

(3)

감정인 K의 감정 결과에 따르면, 원고가 납품한 이 사건 장비는 ① PC 기반만으로는 생산설비 등에 대한 제어가 불가능하고 1대 이상의 PLC가 갖추어져야만 제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등 ‘PC 기반 제어 프로그램과 연동되는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고, ② MES 역시 개발 및 설치되어 있지 않다.

(4)

피고의 검수위원들은 2019. 6. 24. 이 사건 검수 당시 원고에게 ① 이 사건 장비가 PC 기반 제어 기술을 구현하지 못하고, ② MES가 탑재되어 있지 않다고 반복적으로 지적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① PC와 PLC를 함께 사용할 경우 제어가 가능하다거나, PC 기반 제어도 가능할 것으로 보이므로 해당 자료를 제출하겠다는 등으로 답변하였고, ② MES는 탑재되어 있다고 주장하였다.

(5)

피고는 2019. 6. 25. 원고에게 이 사건 검수 결과서를 통하여 표준사양서와 부합하지 않는 26개 항목을 지적하면서 이를 보완하여 2019. 7. 1.까지 재검사를 받도록 통지하였는데, 그중에서도 이 사건 장비가 PC 기반 기술 및 MES 관련 사양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점이 다음과 같이 여러 항목에 걸쳐 지적되었다(을 제6호증).

(6)

원고는 2019. 6. 25. 및 2019. 6. 27. 두 차례에 걸쳐 피고에게 ‘이 사건 검수에 공정성이 의심되는 외부 검수위원이 참여하였으므로 검수 자체가 원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검수위원들의 신상을 공개하라는 회신을 발송하였다.

(7)

원고는 2019. 6. 28. 피고에게 ① 피고가 시정조치를 요구한 26개 항목 중 21개 항목은 이미 표준사양을 충족하는 상태로 납품하였으므로 보완할 의사가 없고, ② 나머지 5개 항목에 대해서만 2019. 7. 9.까지 보완하겠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원고가 수용할 의사를 표시한 5개 항목은 교육용 책자의 부수가 모자라다거나 어댑터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등의 부수적인 항목으로, 원고는 PC 기반 기술 및 MES와 관련된 시정조치 요구에 관하여는 모두 ‘표준사양을 충족하는 상태로 납품하였다’고 답변하였다.

(8)

원고는 2019. 7. 1.까지 이 사건 장비를 보완하여 납품하지 않았다.

나)

원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이 사건 검수가 불공정하거나 국가계약법령에 위반되어 무효라는 주장

앞서 든 증거와 갑 제4, 9 내지 14호증, 을 제9, 19호증의 각 기재, 감정인 K의 감정 결과 및 보완감정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① 피고가 내부위원 3인, 외부위원 3인으로 구성된 검수위원회를 통하여 이 사건 검수를 실시한 사실, ② 위 검수위원 중 P가 PC 기반 제어 기술과 관련된 'TwinCAT3’ 소프트웨어 제품의 관계회사 임원으로 재직한 사실, ③ 원고가 이 사건 장비에 TwinCAT3의 경쟁사 제품을 사용한 사실, ④ 피고가 검수위원의 신상을 밝혀달라는 원고의 요구를 거절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다른 한편, 위 각 증거, 감정인 K의 감정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보면,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 이 사건 검수가 불공정하다거나 국가계약법령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는 이 사건 장비의 검수 과정에서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 산하 E기관 Q을 위원장으로 하여 내부위원 3인, 외부위원 3인으로 검수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이 사건 계약이 L 관련 훈련장비에 관한 구매계약으로서 검수에 고도의 기술적 전문성이 요구되고, 피고가 R(Ethernet) 분야, I(CPS) 분야, J 분야 관련 전문가들의 경력을 검토하여 외부위원 3인을 위촉하였다는 점에서 피고가 검수위원회를 위와 같이 구성할 합리적인 필요성이 인정된다.

②

외부위원 P가 나머지 위원들로부터 견제를 받지 않고 이 사건 검수 결과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였다고 볼 사정이 없고, 오히려 위 검수 과정에서 일부 검수위원은 P가 재직한 회사의 경쟁사인 M 등을 언급하면서 해당 경쟁사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서라도 표준사양서에 따른 성능을 충족하도록 장려하기도 하였다(을 제19호증 21~22쪽).

③

피고가 원고에게 검수위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검수 절차 바깥에서 위원들을 접촉하는 것을 방지하여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정당한 조치로 보이고, 원고는 위 검수위원들이 모두 참석한 검수 절차에서 직접 장비를 시연하면서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부여받았다.

④

피고의 검수위원회는 표준사양서 중 26개 항목에 관한 시정조치를 요구하였는데, 이는 이 사건 감정인의 감정 결과와 대체로 일치한다. 감정인이 검수위원회와 다른 판단을 내린 것은 8개 항목<4>으로, 그중 4개 항목<5>은 검수 당시 원고가 스스로 해당 사양의 충족 여부에 관해 잘 모른다고 답변하였거나 표준사양서에 다양한 해석가능성이 존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를 고려할 때, 검수 절차의 공정성을 의심할 정도로 검수위원회와 감정인 사이의 견해 차이가 크다고 보기 어렵다.

⑤

국가계약법은 계약상대자가 계약의 이행을 완료한 때 계약담당공무원에게 필요한 검사를 받도록 정하고 있으나(제14조 제1항), 이는 국가계약에 관한 검사의 권한과 책임이 계약담당공무원에게 있다는 것을 규정한 것일 뿐, 원고 주장과 같이 국가계약법을 준용하는 모든 계약에서 국가공무원에게 위탁하여 검수를 실시하여야 한다거나, 다양한 영역을 망라하는 각종 계약에서 해당 영역 전문가의 심의와 참여를 배제한 채 내부 인력만으로 검수를 실시해야 한다는 취지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가 위촉한 외부위원들이 검수절차에 참여하였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계약이 국가계약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2)

계약 목적에 부합하는 장비를 납품하였다는 주장

㈎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장비가 표준사양에 미달함에도 불구하고 G 실습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갖추는 등 이 사건 계약 목적에 부합한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원고는 이 사건 장비를 표준사양서에 맞추어 보완하는 데 약 11,056,340원이 소요되므로 적은 비용으로 시정조치를 손쉽게 이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는 시정조치에 따라 장비를 보완하여 납품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하였는바,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피고의 해제권 행사가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3)

원고가 상당한 기간 내 장비를 보완할 의사를 표시하였다는 주장

갑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가 요구한 26개 항목의 시정사항 중 교육용 교재의 수량이 미달한다는 부분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보완을 거부한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가 상당한 기간 내 표준사양서에 부합하게 장비를 보완하여 납품할 의사를 밝혔다는 취지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원고에게 귀책사유가 없다는 주장

㈎ 표준사양서의 내용이 불분명하였다는 주장

감정인 K의 2021. 1. 20.자 감정 결과에 의하면, 감정인이 ‘이 사건 표준사양서 중 PC 기반 제어 기술에 관하여 상세한 규격이나 사양, 용어 설명 등이 미흡하여 PC 기반 제어의 정확한 의미에 관한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표준사양서에 MES의 정확한 의미에 대한 사항이 상대적으로 미흡하게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밝힌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 감정인 K의 2021. 12. 6.자 감정 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 즉 ① 이 사건 표준사양서는 PC 기반 제어 기술에서 사용되는 TwinCAT 프로그램을 여러 차례 구체적으로 예시하면서 ‘PC 기반 제어 기술’을 충족하여야 한다고 지시하고 있어 원고로서도 최소한 PLC가 아닌 PC 기반의 제어 기술이 구현되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보이는 점, ② 피고의 검수위원들이 2019. 6. 24. 이 사건 검수 당시 원고에게 PC 기반 제어 기술의 의미에 관하여 상세히 설명하면서 이 사건 장비의 문제점을 지적하였고,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적은 비용으로 피고가 요구하는 PC 기반 제어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가능함에도, 원고는 지속적으로 검수 절차 자체가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의 보완 요구를 거부한 점, ③ 원고는 이 사건 감정 절차에서 이 사건 장비가 별도의 보완 없이도 PC 기반 제어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원고의 주장과 같은 PC 기반 제어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감정 결과가 도출된 점, ④ 이 사건 표준사양서가 MES의 구체적인 규격에 관하여 정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피고에 대한 문의 없이 MES를 탑재하지 않은 상태의 장비를 납품하였고, 이후 피고의 보완 요구에도 응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보면,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에게 표준사양에 따른 장비를 납품하지 않은 것에 대한 귀책사유가 없다고 보기 어렵다.

㈏ 피고가 납품을 방해하였다는 주장

피고가 2019. 6. 4.부터 2019. 6. 17.까지 원고에게 이 사건 장비의 설치․납품을 보류하도록 지시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위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의 최종 설치․납품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도 이유 없다.

①

피고는 판로지원법이 정한 공공기관으로서(판로지원법 제2조 제2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 제7호), 하청생산 납품으로 인하여 직접생산확인취소 처분을 받은 중소기업자와 체결한 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할 의무를 부담한다(판로지원법 제11조 제6항, 제11조 제2항 제3호).

②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는 2019. 6. 11. 하청생산 납품으로 인하여 직접생산확인취소 처분을 받았으므로, 피고로서는 위 처분의 경위 및 효과에 관하여 검토할 필요성이 있었다. 나아가 피고는 원고가 소명을 마치자 납품기한을 연장하여 제품을 설치․보완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다.

2)

소결

따라서 이 사건 계약은 나머지 해제사유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해제통보 또는 2022. 7. 21.자 준비서면의 송달로써 적법하게 해제되었다.

4.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물품대금의 지급을 구하나, 앞서 본 것과 같이 이 사건 계약이 해제되었으므로 원고의 물품대금 청구는 이유 없다.

5.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선급금 반환 청구

피고가 2019. 5. 23.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대금 중 선급금 147,160,000원을 지급한 후 이 사건 계약이 해제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계약해제에 따른 원상회복으로 147,160,000원 및 이에 대하여 그 받은 날부터의 법정이자(민법 제548조 제2항)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지체상금 청구

1)

수급인이 완공기한 내에 공사를 완성하지 못한 채 완공기한을 넘겨 도급계약이 해제된 경우에 있어서 그 지체상금 발생의 시기는 완공기한 다음날이고, 종기는 수급인이 공사를 중단하거나 기타 해제사유가 있어 도급인이 이를 해제할 수 있었을 때를 기준으로 하여 도급인이 다른 업자에게 의뢰하여 같은 건물을 완공할 수 있었던 시점이다(대법원 2001. 1. 30. 선고 2000다56112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 계약에서 원고가 이 사건 장비를 납품기한 내 납품하지 못하거나 검사에 합격하지 못한 경우 지체상금율 0.075%에 따른 지체상금을 배상하도록 정한 사실, 피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납품기한을 2019. 7. 1.까지 연장해준 사실, 피고가 2019. 6. 28. 연장된 납품기한 내에 표준사양서에 따른 장비를 납품하기를 거부할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이 사건 계약의 해제사유가 발생한 사실, 원고가 2019. 7. 8. 재입찰을 공고하여 2019. 9. 18. 제3의 업체를 통하여 장비를 납품받기까지 73일이 소요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지체상금 발생의 시기는 납품기한 다음날인 2019. 7. 2.이고, 그 종기는 피고가 이 사건 계약을 해제할 수 있었던 2019. 6. 28. 기준으로 73일째인 2019. 9. 8.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지체상금 19,038,825원(= 계약금 367,900,000원 × 1일당 0.075% × 2019. 7. 2.부터 2019. 9. 8.까지 69일)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다만, 피고가 중소기업자인 원고에 비하여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 있는 점, 피고가 제시한 표준사양서에 다소 모호한 부분이 존재하였던 점, 원고는 이 사건 장비의 제작을 마쳐 최종 납품 단계까지 이르렀음에도 계약 해제로 인하여 선급금을 반환하게 된 점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지체상금은 과다하므로 이를 70%로 감액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지체상금 13,327,177원(= 19,038,825원 × 70%) 및 이에 대하여 피고가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로써 이행을 청구한 다음날인 2019. 10. 5.부터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지체상금에 대하여 2019. 9. 18.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나, 피고가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 전까지 원고에 대하여 지체상금의 이행을 청구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위 인정범위를 초과하는 지연손해금 청구는 이유 없다.)

다.

소결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160,487,177원(= 선급금 반환 147,160,000원 + 지체상금 13,327,177원) 및 그 중 선급금 147,160,000원에 대하여는 그 받은 날인 2019. 5. 23.부터, 지체상금 13,327,177원에 대하여는 이 사건 반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9. 10. 5.부터 원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2022. 10. 27.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계산한 법정이자 내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6.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피고의 반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문성관(재판장) 김용석 김승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