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2. 5. 선고 2019고정1241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서울 서초구 B 2층에 있는 C 대표로서 상시근로자 20명을 고용하여 음식점을 운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퇴직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당사자 간의 합의에 따라 지급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05. 2. 15.부터 2015. 12. 30.까지 주방 조리업무 담당자로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7,351,233원을 당사자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자성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 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①

피고인은 호프형 주점 'C'의 대표자로서 서울 B 지상 건물 2층에 개장한 강남점, 서울 종로구에 E를 상호로 개장한 종로점에 관하여 피고인 명의로 각 사업자등록을 마쳤다.

②

피고인은 2011. 6.경 위 B 건물 3층에 F 매장을 열 무렵 4,000만 원을 투자한 D를 비롯하여 합계 4억 3,500만 원을 투자한 직원 15명(이하 '이 사건 투자자'라 하고, 피고인과 통틀어 '공동투자자'라 한다)과 위 F는 물론 기존 강남점, 종로점을 포함한 모든 사업장에 대한 수익금을 배분받기로 약정한 투자보증서를 작성하였다.

③

이 사건 투자자 중 G가 총괄매니저 또는 홀매니저라는 명칭으로 주방직원의 채용과 급여를 결정하는 등 C 경영 전반을 주도하였고, H가 총괄실장으로 메뉴와 주방 관리를 총괄하였으며, 근무일과 근무시간은 주방 직원끼리 정하였고 근무장소는 G와 H 등이 자율적으로 정하는 등 이 사건 투자자들은 C 각 매장의 운영에 관하여 피고인으로부터 구체적으로 지시, 감독을 받은 사실이 없다.

④

D는 피고인으로부터 C의 어떤 지점에 근무하라고 지시받은 적이 없이 2011. 6.경부터 2015. 12.경까지 I, J 등과 주방실장이라는 직책으로 자신들이 정한 순서대로 C의 각 매장 순환근무를 하면서 주방직원 평가와 인센티브 결정을 하여 왔다.

⑤

2012. 5.경 C의 논현점을 추가로 개장할 무렵 이 사건 투자자들은 추가로 약 3억 가까이 투자하여 총 7억 2,000만 원을 누적 투자하였는데, 위 논현점 영업손실이 한 달만에 1,000만 원 이상 발생하자 D를 비롯한 투자자들이 2012. 6.부터 C의 총 손익계산에서 논현점을 빼기로 결정하자 피고인이 이를 수용하였다. 논현점은 그 후 2013년 약 1년여만에 영업손실에서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되자 이 사건 투자자들이 논현점을 C의 총 손익계산에 다시 포함시키는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⑥

C 각 매장의 점장들이 해당 매장의 매월 손익계산서를 G에게 송부하면, G가 C 모든 매장의 수익과 손실을 취합, 계산한 결과에 따라 공동투자자들에게 분배한다.

⑦

공동투자자들에 대한 급여는 일반 근로자들 인건비와 마찬가지로 사업운영에 따른 매월 총 이익에서 비용으로 처리하여 지급하여 왔다.

⑧

C는 이 사건 투자자에게 매월 300만 전후로 지급하는 금원에 관하여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지만, 이 사건 투자자들은 피고인에게 부과된 사업소득세, 부가가치세를 비롯한 제세공과금, 일반 근로자들의 인건비, 건물임대료, 수선비, 세무기장료, 물건구입비 등 사업운영에 필요한 제반 비용을 투자금액에 비례하여 부담하였다.

다.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D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3.

피고인의 고의

가.

관련 법리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라면 사용자가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기준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 이유 및 지급의무의 근거,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제반 사항, 기타 임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 제반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하며, 사후적으로 사용자의 민사상 지급책임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같은 법 제36조, 제10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고(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0도14693 판결 등 참조), 이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위반죄에 관한 고의 여부를 판단함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

판단

위 법리와 이 법원에서 인정한 위와 같은 사정 및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인은 D가 위 투자보증서의 내용을 받아들이고 피고인과 동업자의 지위에서 C 각 매장에서 활동한 것이라고 인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② 피고인 측과 D 등 공동투자자들이 체결한 앞서 본 투자보증서의 형식과 내용, D가 C에 투자한 전후와 주방실장으로 있는 동안에 매월 지급된 금원 및 분배 받거나 받지 못하는 금원의 성격 등을 고려하면, D와의 계약관계가 법리판단이 필요 없을 정도로 명확한 것은 아니어서 C의 운영자인 피고인으로서는 D의 퇴직 무렵 D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 여부와 그 범위를 다투어 볼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고 볼 수 있는 점, ③ D가 퇴직금을 요구하기 이전에 H가 서울고용노동청 서부지청으로부터 비근로자 결정을 받은 이외에 D와 같은 지위에 있는 이 사건 투자자들이 퇴직 시 퇴직금 미지급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볼 만한 별다른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을 위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박상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