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0. 9. 11. 선고 2019노4159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B, C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한 공소를 각 기각하였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만 유죄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인만이 각 원심판결의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으므로, 위 각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된다.

2.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불가피하게 이 사건 피해자들 3인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이므로, 피고인의 행위에 비난가능성이 없어 책임이 조각된다.

○

피고인은 2005년경 배우자인 G과 의류 제조, 판매업을 목적으로 한 개인사업체를 설립하여 사업을 영위하다가 2010년 법인으로 전환하였는데, 피고인은 디자인을, G은 대표이사로 경영 및 자금관리를 각 담당하였다. 피고인은 2018. 1.경 기술신용보증금 등의 대출기한 연장 및 신규 자금 지원 문제로 이 사건 회사의 경영 실사를 받는 과정에서 거래처에 대한 다액의 채무, 세금체납, 4대보험 연체 등 회사의 재정상황을 인지하고 2018. 4. 2. 각자 대표이사로 등재한 이후 실질적으로 경영에 관여하였다.

○

이후 피고인은 친정 언니로부터 3억 7천만 원, 친정 엄마로부터 2억 4천만 원을 각 차용하여 이 사건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는 등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하여 노력하였다.

○

이 사건 피해자 3인이 회사에 근무하던 중 횡령, 배임 등의 범죄행위를 하였다고 충분히 의심할 만한 상황에서 갑자기 회사를 그만두어 피고인으로서는 그들의 범죄행위가 확인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그대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산할 수 없어 그 지급을 미루게 되었고, 그러던 중 이 사건 회사가 2019. 5. 3. 법인회생 신청을 하는 바람에 이 사건 피해자들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사회봉사명령 120시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3.

판단

가.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기업이 불황이라는 사유만으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체불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모든 성의와 노력을 다했어도 임금이나 퇴직금의 체불이나 미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긍정할 정도가 되어 사용자에게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거나 불가피한 사정이었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사유는 근로기준법이나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의 책임조각사유로 된다(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4도12753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8. 4. 2.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에 취임하여 이 사건 피해자들 3인의 퇴직금 등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당시인 2018. 4. 15. 그 지급권한을 갖는 대표자의 지위에 있었던 점, 이 사건 회사에 대하여 2019. 5. 24. 회생절차 개시결정이 내려졌는바 이는 이 사건 피해자들 3인에 대한 퇴직금 등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1개월 정도가 경과한 후인 점, 위 근로자들이 회사에 대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이 모든 성의와 전력을 다했어도 임금 체불을 방지할 수 없었다는 것이 사회통념상 받아들여 질 정도가 되어 더 이상의 적법행위를 기대할 수 없는 특수한 사정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해 근로자가 3인이고 체불 임금 등의 액수 또한 적지 않다. 퇴직 이후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체불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그러나 근로자 H는 원심 이전에 근로복지공단 체당금 또는 이 사건 회사의 예금채권 추심을 통하여 체불 임금 등 전액을 지급받았고, 이 사건 회사가 근로복지공단에 체당금 상당액을 변제하였다. 근로자 F, K 또한 원심 이후 근로복지공단 체당금으로 합계 18,005,470원을, 나머지 금액을 이 사건 회사의 매출채권에 대한 강제집행을 통하여 지급받았고, 이 사건 회사가 근로복지공단에 체당금 상당액을 분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이 사건 회사의 경영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친정 가족으로부터 다액의 자금을 차용하여 퇴직근로자들의 임금 등으로 지급하였다. 초범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 중 양형부당 주장은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