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9. 28. 선고 2020가단5056557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C, D, E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 A, B의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C, D, E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A, B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A, B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피고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신용정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금융위원회의 허가를 얻어 채권추심업, 신용조사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나.

원고들은 아래 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시작일 무렵에 피고와 채권추심 위임 업무 수행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근무기간 동안 피고가 채권자로부터 위임받은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이하 ‘채권추심업무’라 한다)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의 근무기간과 그 근무기간 동안 소속되어 있던 부서(지점) 및 담당하던 채권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들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였으나, 실질적으로는 업무수행에 있어 피고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등 피고에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으로 별지2 청구금액표의 ‘법정퇴직금’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1)

원고들은 피고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의 내용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고 수수료를 받아 온 독립적인 사업자일 뿐,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종속되어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설령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더라도, 피고는 계약서 양식을 개정하고 채권관리시스템을 변경하는 등 업무 구조를 대폭 변경하여 근로자로 오인될 수 있는 요소들을 제거하였으므로 2015년 이후 최초로 위임계약을 체결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의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 및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심리 결과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사정들이 밝혀지거나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증명할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당해 사건에서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실을 증명할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등의 경우에는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부정될 수 있다(대법원 2016. 4. 15. 선고 2015다252891 판결 등 참조).

나.

원고 C, D, E에 관한 판단

1)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 4호증, 갑 제5호증의 1 내지 3, 5, 7, 8, 갑 제 6호증의 1 내지 3, 갑 제7호증의 1 내지 5, 갑 제8 내지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채권추심업무에 관한 계약 체결

(1)

원고 C, D, E는 피고와 계약기간을 6개월로 하여 채권추심업무에 관한 계약을 각 체결한 다음,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계약기간이 만료될 때마다 동일한 내용의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계약기간을 계속 연장해 왔다.

(2)

위 원고들이 피고와 체결한 계약서(2012. 2. 9. 변경되기 전의 것, 이하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업무 배정 방식

피고는 서울에 본사를 두고 수도권 3개 지점, 지방 6개 지점을 운영하였다. 채권추심원인 원고 C, D, E는 피고가 지정한 부서(지점)에 소속되어 피고가 추심을 위임한 서울신용보증재단 채권, H카드 채권, I 채권 등에 대한 채권추심업무를 담당하여 왔다. 다) 업무 수행 방식

(1)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사무실에서 업무용 컴퓨터, 책상, 업무용 전화기 등 집기를 무상으로 제공 받았고, 피고로부터 사내 전화번호를 부여받았다.

(2)

피고는 개별 채권추심원들에게 사원번호를 부여하였고, 채권추심원들은 피고 소속임이 표시된 명함을 사용하였다.

(3)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은 원칙적으로 09:00까지 출근하여야 했고, 업무집중시간(오전 9:30~11:00)에는 자리이석 및 사적인 통화, 잡담이 금지되었다. 이들은 필요한 경우 실적향상을 위해 토요일 근무, 야근, 방문실사 등을 하도록 지시받았다.

(4)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은 피고의 전산관리시스템 접속 시 개인별로 등록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피고의 전산관리시스템에 접속하여 채무자의 정보를 수집하고, 채무자에 대한 문자․통지서 발송 업무를 수행하며, 활동일별로 발신성공/발신실패/수신/기타/방문/법조치 내역 등을 입력하였다. 또한 이들은 활동일별 약속현황으로서 약속금액, 이행금액을 입력하는 등 피고의 전산채권관리시스템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였다.

(5)

피고는 채권추심원들로 하여금 방문실사 전 방문예정등록을 하도록 하고, 방문등록이 되지 않으면 방문비용 및 방문기록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공지를 하였다. 채권추심원들이 조사대상자를 방문하여 조사하는 경우 조사대상자와 조사내용에 대한 방문활동기록부를 작성하여 피고에 제출하였다.

(6)

피고는 채권추심원인들에게 채권추심업무 수행에 소요된 경비, 우편요금, 민원서류발급비 등을 사후적으로 정산하여 주었다.

라)

관리 및 평가

(1)

피고는 매월 지점별, 팀별로 채권추심원들에게 월별 통화 건수, 입금약속, 방문 등 추심과 관련한 업무수행 건수와 압류 등 법적 조치 건수, 회수 건수의 월간 추진목표를 부여하였고, 각 파트 별 팀장은 소속 채권추심원들의 추심활동량을 점검하여 예상목표 달성률, 회수실적 및 실적 부진 시 그 구체적 내용 및 조치를 기재한 ‘추심활동량 점검일지’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보고하였다.

(2)

피고는 ‘캠페인’ 실시 기간을 설정하여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시상을 하거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실적이 저조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패널티로써 수수료를 차감하거나 신규채권 배정을 축소하는 등의 방법으로 채권추심원들의 실적증대를 독려하였다.

마)

수수료의 지급

피고의 채권추심원들은 피고로부터 고정급 또는 기본급 없이 매월 21일경 전월의 채권회수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받았다.

2)

판단

위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 C, D, E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원고 C, D, E는 피고가 지정하는 각 지점의 파트와 팀에 소속하여 할당받은 채권의 추심업무를 수행하였고, 피고의 전산관리시스템을 통해 업무를 처리하였으며, 개인별로 업무실적이 관리되었다. 피고는 각 지점별로 채권회수 실적을 산정하여 일일회수속보의 형태로 공지․회람하는 등 전체적으로 채권회수 실적을 공유하면서 각 지점별 채권추심원들의 회수 목표율 향상을 위한 점검과 독려를 하였고, 피고의 각 지역본부 또는 지점들은 피고의 위와 같은 업무방식과 지시에 따라 각 지역본부 또는 지점 내에서 개별 채권추심원별 실적을 공개․회람하며, 순위 등을 공개하고 그에 따른 이익이나 불이익을 부여함으로써 채권회수 목표 달성과 실적 향상을 독려하였다. 이러한 업무 방식은 원칙적으로 피고의 각 지역본부 또는 지점별로 유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가 원고 C, D, E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을 구속하는 취업규칙이나 내규를 따로 정한 사실은 없고,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작성된 이 사건 계약서가 위임계약의 형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에 채권추심원의 신원보증의무가 규정되어 있는 점, 위 원고들이 피고와의 계약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타회사에 고용 또는 용역제공 기타 사업을 행하여 이 사건 계약의 이행에 차질이 있다고 이행되는 경우 피고가 계약해지 통보를 할 수 있다는 내용 등 취업규칙에 갈음할 만한 사항들이 다수 포함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계약이 실질적인 ‘위임’의 관계를 예정한 계약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다)

원고 C, D, E는 채권추심업무에 관하여 피고에게 전속되어 피고가 배정한 채권의 추심업무만을 수행하였고, 계약은 5~6개월 단위로 지속적으로 갱신되어 사실상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이 있었으며, 위 원고들이 제3자에게 추심업무를 위탁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라)

피고는 원고 C, D, E를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사무실과 컴퓨터, 업무용 전화 등 각종 집기들을 제공하였고, 채권추심업무 수행에 소요된 방문비, 우편요금, 민원서류 발급비 등 제비용을 보전하여 주는 등으로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비용들을 스스로 부담하였다.

마)

피고는 원고 C, D, E의 출근시간을 지정하고 외근을 감독하며 휴일․야근시간을 지정하는 등 근태에 대한 관리를 하였다. 피고는 위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으로 하여금 채권추심 업무 처리 경과와 수행 내역에 대해 피고의 전산관리시스템에 입력하게 함으로써 채권 추심 목표액과 통화건수, 법적 조치 건수의 목표량 달성을 확인하고 독려하였다. 이처럼 피고는 위 원고들로 하여금 채권추심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목표 설정에서부터 업무 처리 경과와 수행 내역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전산관리시스템에 입력하게 함으로써 업무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휘하고 관리ㆍ감독하였다.

바)

피고는 위 전산관리시스템의 입력된 내용을 근거로 부진한 직원에 대해서는 수수료 차감, 다른 팀으로의 이동, 이미 배정된 채권의 환수, 새로이 배정될 채권의 감소, 우대제도 적용의 배제 등 불이익을 주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피고는 ‘캠페인’ 실시 기간을 정하여 실적이 우수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시상을 하거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채권회수 실적을 평가하여 실적이 저조한 채권추심원들에게는 페널티로서 수수료를 차감하거나 신규채권 배정에 불이익을 가하기도 하였다. 원고 C, D, E는 피고로부터 이러한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피고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 지시를 사실상 거절하기 어려웠을 것이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도 이를 염두에 두고 집중야근이나 야간근무 등 피고가 요구하는 각종 조치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사)

채권추심원의 소속팀과 추심을 맡은 채권의 내용에 따라 개별적인 업무지시의 강도나 그 지시에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불이익의 정도가 다소 다를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이 각 팀별로 또는 담당하는 채권별로 채권추심원들의 근로자성을 달리 판단할 만큼 본질적인 차이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 아) 원고 C, D, E가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실적에 따른 수수료만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이는 건별이 아닌 월별로 산정되어 매월 21일경에 정기적으로 지급되었다. 또한 그 수수료는 단순히 건별로 일정액이 지급되는 것이 아니고, 위 원고들에 대한 활동 평가와 채권회수 실적 등을 고려하여 산정되었으므로 그 수수료는 업무수행의 결과물에 대한 대가로서의 성격만을 가진다고 보기 어렵고, 위 원고들이 제공한 노무의 질과 양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의 성격을 가진다고 볼 수 있다.

자)

원고 C, D, E는 건강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피고가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해 왔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할 여지가 큰 사정이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위 원고들의 근로자성이 부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원고 A, B에 관한 판단

1)

인정 사실

앞서 든 증거들, 을 제7 내지 10, 12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2012. 2. 9.경 및 2015. 11. 10.경 이 사건 계약서의 양식을 변경하였는데, 그 주요 변경 내용은 아래와 같다.

나)

피고는 2014. 2. 18. 채권관리시스템에 채권회수목표 및 활동계획을 등록하도록 하는 것을 폐지하고, 채권관리시스템의 조회화면에서 행정직과 팀장의 계획과 달성율을 조회가능항목에서 삭제하는 등 운영방식을 변경하였다.

다)

피고는 2015. 6. 22. 근무시간 준수강요(출퇴근 또는 외근 관리대장 작성/관리), 점검 및 비협조자에 대한 불이익조치(채권배정시 불이익조치, 각종 인센티브지급 제외 등) 등 부적절한 지휘통제를 예방하고, 추심활동비 지원을 최소화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업무수행 위험요소 예방을 위한 체크리스트'를 작성하여 전체 지점에 배포하고, 이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도록 하였다.

라)

피고는 2014. 1.경부터 본사 직원이 위임직 채권추심원들을 상대로 실시하는 회의를 폐지하고 부득이한 경우 팀장을 통하여 실시하도록 방침을 변경했으며, 외근시 보고서류를 작성하지 않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

마)

원고 A, B은 2015년 이후 최초로 피고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와 같이 2015. 11. 10. 변경된 계약서의 양식에 의하여 각 계약을 체결하였고, 계약 체결 시 계약서 말미에 따로 기재된 “본인은 본 계약서의 내용을 완전히 숙지하고 계약서의 모든 내용에 동의함으로써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님을 재확인하며 또한 근로소득세보다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는 것이 세제상의 이익이 보다 크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므로 온전히 수임인의 의사에 기초하여 위임인과 근로계약이 아닌 본 위임계약을 체결함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의 서약서에 별도로 서명날인 하였다.

2)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 A, B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2015년 이후 최초로 피고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위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위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가)

피고는 2012. 2. 9.경 및 2015. 11. 10.경 계약서의 양식을 차례로 변경하면서, ① 당사자지위 부분에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 나아가 취업규칙과 제반 규정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였고, ② 계약기간 만료 시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계약의 효력이 소멸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또한, ③ “수임인 ○○○이 위임인으로부터 위임 받아 담당할 채권은 수임인의 선택에 따라 ○○○○ 채권으로 한다.”라는 문구를 추가함으로써 채권추심원이 자신이 담당할 채권을 선택하였다는 점을 명시하였고, ④ ‘피고는 채권추심원에게 채권추심을 위한 최소한의 장소를 제공하며, 채권추심원은 관련 법규에서 정한 시간적, 장소적 제약에 따른 추심활동을 진행하되, 그 이외의 경우에는 자유롭게 업무시간과 장소를 결정하여 추심활동을 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추가하였다. ⑤ 기존 계약서에서는 ‘겸업으로 인하여 계약 이행에 차질이 있다고 인정될 경우’ 및 ‘위임업무 수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 등을 계약해지사유로 정하고 있었으나, 2012. 2. 9. 변경된 계약서에서는 계약해지사유에서 겸업 관련 사유를 삭제하고, 업무수행능력 관련 사유를 ‘업무실적이 회사가 정한 자격유지최저기준에 미달하는 경우’로 변경하였으며, 나아가 2015. 11. 10. 변경된 계약서에서는 계약해지사유에서 겸업 및 업무실적 관련 사유를 모두 삭제하고, “관련 법규에서 겸업을 제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본 계약상의 위임업무 이외의 사업 내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규정을 신설하였다. 또한, ⑥ 기존 계약서에서 계약 체결을 위하여 신원보증을 요구하였던 것을 재정보증만을 요구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피고는 채권추심인과의 관계에서 지휘․감독 관계 또는 근로관계로 인정될 수 있는 다양한 표지를 제거하여 왔고, 그 일환으로 이 사건 계약서의 내용을 위와 같이 개정하고 그에 따른 업무나 제도의 개선을 통해 채권추심업무의 내용을 변경하여 왔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는 2015년 이후 원고 A, B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전산시스템에 추심활동계획을 등록하지 않도록 하였고, 추심활동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채권을 적게 배정하거나 인센티브 지급대상에서 제외하는 등의 불이익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지점별로 관련 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내용의 내부 방침을 제정하여 이를 시행하였다.

피고가 2015년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에게 전산관리시스템에 문자 발송, 방문, 법 조치 등 각종 추심활동내역을 등록하게 하고 그 등록현황을 확인하였으며, 방문추심을 실시할 경우 방문결과보고를 작성하여 등록하도록 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추심활동내역이나 방문활동결과를 전산시스템에 등록하도록 요구한 것은 해당 채권추심원 외에는 추심업무의 진행현황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민법 제683조에 따른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파악하기 위한 보고의무를 이행하도록 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밖에 위와 같이 전산시스템에 등록된 활동내역이 채권추심원들의 업무 수행 과정을 평가하는 자료로 사용되거나 이를 기재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위 원고들에게 채권 배정의 감축, 수수료 지급률 삭감 등의 불이익이 가하여졌음을 인정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다)

피고는 2015년 이후 위 원고들을 비롯한 채권추심원들에게 목표 회수실적을 부여하거나 그 달성률을 점검하는 것을 중단하고, 실적이 부진한 채권추심원에 대하여 불이익 조치를 취하지 않도록 지점별로 관련 사항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내용의 내부방침을 제정하여 이를 시행하였다.

피고가 2015년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의 실제 회수실적 및 순위를 집계하여 공지하거나 분기별로 실적 우수자들에 대하여 시상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채권추심업무를 위임한 채권추심원의 회수실적을 집계한 것은 위임사무의 처리현황을 파악하고 그에 따른 수수료를 지급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조치로 볼 수 있고, 채권추심원별 회수실적의 순위를 공지하거나 분기별로 실적 우수자들을 시상한 것은 채권추심업을 주된 사업으로 영위하여 추심실적에 관해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피고가 추심실적을 높이기 위하여 실시한 조치 중 하나로 이해할 수 있다. 나아가 피고가 위 원고들의 채권 회수실적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채권 배정의 감축이나 수수료 지급율의 삭감 등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였음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라)

피고가 2015년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에게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오후 6시에 퇴근하라는 지침을 전달한 적이 있고, 전산시스템에 로그인할 수 있는 사원번호 및 사내전화번호를 부여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출․퇴근시간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피고가 원고 A, B 등에게 어떠한 불이익을 가하여 실질적으로 출․퇴근시간의 준수를 구속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사원번호, 사내전화번호는 원고 A, B이 피고와 계약한 추심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피고의 사무실에서 전산시스템을 이용하고 전화통화를 해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위 원고들의 업무수행의 편의를 위해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마)

피고가 채권추심원들에게 전화통화를 할 때 인사말로 소속과 직책을 밝히도록 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는 법령상 채권추심원에게 부과된 신분고지의무(신용정보법 제27조 제8항)의 이행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이를 두고 위 원고들의 업무 수행 과정을 감독하였다거나 위 원고들이 피고에게 전속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바)

피고는 2015년 이후에도 채권추심원들에게 각종 우편물 발송비용이나 주민등록초본 등 공부발급비용을 일정 한도 내에서 지급해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위임인은 민법 제688조에 따라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출한 수임인에게 그 비용을 상환할 의무가 있으므로, 위 비용의 일부 보전이 이루어졌다는 사정만으로 원고 A, B이 피고와 근로계약관계에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사)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2012. 2. 9. 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하면서 채권추심원의 겸업을 계약해지사유로 정한 조항을 삭제하고, 2015. 11. 10. 계약서의 내용을 변경하면서 신용정보법 등 관계법령에서 겸업을 제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권추심원들이 피고로부터 위임받은 추심업무 이외의 사업 내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허용하는 조항을 신설하였는바, 이와 같이 변경된 계약서의 내용에 앞서 본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원고 A, B이 피고와의 계약관계로 인하여 피고에게 전속된 상태로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4.

원고 C, D, E에 대한 퇴직금 지급 의무의 발생 및 범위

가.

퇴직금 지급 의무의 발생

원고 C, D, E가 근로기준법상 해당하고, 위 원고들이 별지1 인용금액표의 ‘근무기간’란 기재 각 해당 기간 동안 근무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서 정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퇴직금 지급 의무의 범위

원고 C, D, E가 근로자로 인정될 경우 피고로부터 받아야 할 퇴직금의 액수가 별지1 인용금액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금액과 같은 사실은 위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는 위 원고들에게 별지1 인용금액표의 ‘인용금액’란 기재 각 해당 퇴직금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위 원고들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이후로서 위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같은 표 ‘지연손해금 기산일’란 기재 각 해당일자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위 원고들이 청구하는 퇴직금 원금을 전부 인용하는 점, 원고들의 근로자성 정도 등에 비추어,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8조 제3호에서 정한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임금 및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법원이나 노동위원회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기간 전부에 대하여 위와 같이 연 20%의 지연손해금률을 적용한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 C, D, E의 청구는 이유있어 인용하고, 원고 A, B의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한다.

판사 경정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