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 8. 22. 선고 2020가단5190617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 지위

피고는 1946년에 설립된 국립대학으로 국립대학법인 H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11. 12. 28. 법인으로 전환되었다.

피고 소속 근로자들은 소위 ‘법인직원’과 ‘자체직원’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법인직원은 주로 피고가 법인으로 전환되기 전 공무원이었던 근로자와 법인으로 전환된 후 피고 본부에 의해 채용된 ‘정규직’ 근로자이고(이하 ‘법인직원’이라 통칭한다), 자체직원은 각 단과대학, 부속시설, 연구시설, 부설학교 등과 같은 피고 소속 기관에서 자체 예산으로 소속기관 업무를 위해 채용한 무기계약직,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들(이하 ‘자체 직원’이라 통칭한다)이다.

원고들은 아래와 같이 단과대학 행정‧사무 업무를 담당하는 자체직원들로, 피고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에 따라 무기계약직 직군으로 편입되었다.

나.

수당 차등 지급

피고는 법인직원에게는 일률적으로 정근수당, 정근수당 가산금, 명절휴가비, 정액급식비, 맞춤형복지포인트(이하 ‘이 사건 각 수당’이라 한다)를 지급하나, 원고들과 같은 자체직원들에게는 위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개별적인 근로계약서 등(치의학대학원의 경우는 별도 취업규칙이 있으나 제46조에 의하여 수당의 구체적인 내용은 개별 근로계약서에 유보되어 있다)의 내용에 따라 정액급식비 등 일부 수당을 차등지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5, 8, 22 내지 28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 주장 요지

피고가 자체직원으로 무기계약직인 원고들에 대하여 정규직인 법인직원과 달리 이 사건 각 수당 중 일부를 지급하지 않거나 차등 지급한 것은 (1)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여 근로기준법 제6조에 따라 위법하고, (2)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에 실질적 취지에 반하여 위법하고, (3)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의하여 민사상법률관계에 적용되는 헌법 제11조 제1항에 반하거나, 그에 따라 도출되는 사용자로서의 배려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각 근로계약 해당 부분 무효에 따른 미지급 임금 내지 불법행위 손해배상으로 별지 기재와 같은 이 사건 각 수당 차액 합계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원고들은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을 근거로 무기계약근로자 사이, 즉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사이의 근로조건에도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이 정한 차별적 처우 금지 규정이 유추적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판결은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무기계약근로자로 간주되는 경우에 해당 사업장이 무기계약근로자에 대해 별도의 취업규칙을 마련한 바 없이 종전 기간제 근로계약의 경우와 같은 수준의 내용으로 근로계약서만 작성하여 온 경우, 해당 무기계약근로자들이 해당 사업장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종‧유사업무에 종사하고 있음을 전제로 해당 무기계약근로자에 대하여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의 취지에 따라 정규직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을 동일하게 적용하여야 한다는 것으로서, 단과대학별로 무기계약직인 자체직원에게 별도로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있기도 한 이 사건의 경우 위 판례의 법리를 원용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자체직원과 법인직원을 비교대상 근로자로 보아 정규직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이유 없다.

[한편, 원고들의 경우 자체직원에게 일괄적으로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마련된 2019년도 이전까지는 개별 근로계약으로 수당 등을 정하였을 뿐 별도의 취업규칙이 없었던 정황은 인정되고(치의학대학원도 개별 계약에 유보하고 있을 뿐이다), 자체직원으로서 동종‧유사업무에 종사하는 경우임이 증명된다면 같은 무기계약직인 기숙사 자체직원의 임금협약의 적용을 위 법리에 기초하여 주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원고들이 명시적으로 주장하고 있지 아니한 이상(원고들은 정규직 취업규칙의 적용을 명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나.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 여부(헌법 제11조 위반 여부 포함)

1)

헌법 제1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6조는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하여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고, 국적·신앙 또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근로조건에 대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적 처우’란 임금 및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라 함은 당해 근로자가 제공하는 근로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달리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위 규정에서 말하는 ‘차별적 처우’란, 법률 등 규범이 헌법상 평등권이 침해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는 것’을 말하며, 본질적으로 같지 않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는 경우에는 차별 자체가 존재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에서 금지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전제로서 차별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과 그가 비교대상자로 지목하는 사람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5. 10. 29. 선고 2013다1051 판결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6 내지 21, 29 내지 48, 51, 84, 85호증, 을 제4 내지 29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자체직원인 원고들이 그 주장하는 법인직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다고 보기 어려운바, 무기계약직이 근로기준법 제6조가 정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 없이 이 사건 각 수당 차등지급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근로기준법 제6조 및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의 대사인적 효력을 전제로 한 원고들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가)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는지 여부, 즉 불리한 처우가 합리적 이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인지 여부는 각 집단의 채용조건‧기준‧방법‧절차, 업무 범위‧권한‧책임, 노동시장의 수급상황 및 시장가치, 사용목적‧직무‧능력‧기능‧기술‧자격‧경력‧학력 등임금 및 근로조건의 결정요소를 고려하여 양 집단의 노동이 본질적으로 동일한 가치가 있다고 볼 수 있는지를 개별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고, 원칙적으로 그 증명책임은 차별적 처우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

나)

먼저 채용조건, 기준, 방법, 절차 등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법인직원과 자체직원은 채용 경료와 채용을 위한 필수 조건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바, 법인직원 중 법인 전환 전 공무원인 근로자들은 필기시험과 면접시험으로 구성된 7급 또는 9급 국가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에 의하여 채용되었고, 법인 전환 후에는 서류전형, 필기시험(인적성검사와 논술), 1, 2차 면접(영어인터뷰 포함)을 순차로 거쳐 선발하여 채용하였으며, 전체적인 정원을 관리한 반면에, 자체직원은 소속 단과대학에서 필기시험 없이 서류심사와 면접으로 채용하였다. 또한 법인직원의 경우 필수조건으로 상당한 수준의 영어성적(텝스 697, 토익 850, 토플 99점) 등을 요구하나, 자체직원은 대체로 학사학위 외에는 필수조건이 없다. 위와 같은 채용 조건과 기준의 현저한 차이는 단순한 채용경위의 차이라 보기 어렵고, 임금 및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사용자의 사용목적, 근로자의 능력, 선발된 노동력의 시장가치 등과 연결되는 요소라 판단된다.

원고들은 법인직원의 경우에도 기성회직의 경우는 자체직원과 채용조건 등에 큰 차이가 없어, 기성회직과 비교할 경우 자체직원이 법인직원과 합리적 사유 없는 차별적 처우를 받고 있는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기성회직의 경우 법인 전환 이전 피고 총장이 비국고재권인 기성회계를 재원으로 직접 예산 사정에 따라 채용하였고 법인 전환 이후로는 더 이상 신규채용하지 않고 있는데, 공무원 채용절차를 거치지 않는 기성회직의 경우에도 경우에 따라 상당한 수준 이상의 영어성적(2009년도 채용공고 : 텝스 701, 토익 850, 토플 100점) 등 필수 응시자격이 요청되고, 일반상식 등 필기시험을 치르기도 하는바, 자체직원의 채용요건이나 방법 등과는 다름을 알 수 있다(나아가 기성회직 채용시 공무원 임용결격사유가 없을 것을 명시하였고 별도로 정하지 않는 한 공무원 보수 규정을 준용하였다).

또한 기성회직이 당초 법인 전환 전에 공무원보다는 낮은 정도의 경쟁 등을 통해 채용되었다가 법인 전환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기존 공무원과 같이 법인직원으로 전환되었다 하더라도, 이는 기성회직과 기존 공무원과의 사이에서 총장이 직접 채용한 기성회직이 법인 전환 과정에서 다소 특혜를 누린 정황이라 볼 수 있을 뿐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원고들과 같은 자체직원이 그 채용 주체나 채용 조건의 상이함에도 불구하고 기성회직 법인직원과 동일한 비교집단에 포함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법인직원과 자체직원은 모두 공개채용절차에 의하여 채용되는데, 자체직원들도 법인전환 후 신규직원 임용절차에 지원할 수 있었고, 자체직원 중 피고 법인직원 공개채용절차에 지원하여 채용된 사례들이 있다(을 제10, 11호증). 원고들 또한 원고 D, C이 2012년도에, 원고 D이 2018년도에 각각 법인직원 공개채용절차에 지원하였으나 불합격하였다. 이와 같이 일정한 채용조건과 시험 등을 통하여 법인직원을 선발한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피고 대학이 법인직원에 대하여 일정 수준의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따라서 그에 대한 처우가 해당 선발을 거치지 않은 자체직원들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를 불합리한 차별이라 보기는 어렵다.

라)

업무에 관하여 보건대, 법인직원은 인사 등에 따라 대학 본부 업무나, 부속 단과대학 업무를 두루 담당하나 자체직원은 당초부터 각 단과대학장이 소속부서 및 담당업무를 특정하여 근로계약서에 명시하여 채용하여(갑 제22 내지 28호증), 그 특정업무에 한하여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며 법인직원에게 적용되는 순환보직 등 인사교류나, 승진을 위한 일반적인 교육훈련의무, 성과평가가 없다. 따라서 부속 단과대학 업무를 맡은 법인직원과 해당 단과대학 자체직원과 업무 인수인계를 한다던가, 부속 단과대학 업무메일이 법인직원과 자체직원을 일괄하여 보내는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갑 제8, 10, 11호증), 이는 법인직원이 인사에 따라 부속 단과대학 업무를 담당할 경우 자체직원의 업무와 일부 상호호환성을 가지는 경우에 불과하고 자체직원이 법인직원이 담당하는 업무를 일반적으로 담당할 수 있지 아니한 이상, 위와 같은 정황만으로 자체직원과 법인직원의 업무가 사실상 동일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법인직원이 단과대학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에도 단과대학 소속 법인직원을 직급별로 나열하고 그 아래에 자체직원을 나열하는 업무분장표의 형식, 법인직원의 경우 ‘학생 업무 전반’, ‘지원 업무 총괄’ 등 포괄적이고 망라적인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는 업무분장 내용, 법인직원이 자체직원의 근태관리나 평가 등을 담당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자체직원이 일부 부속 단과대학의 업무를 사실상 단독으로 맡고 있다 하더라도 이를 두고 자체직원과 법인직원의 업무가 사실상 동일한 경우라 보기도 어려우며, 오히려 자체직원이 법인직원의 총괄적인 감독을 받는 경우라 판단된다.

마)

한편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수당의 성격이 장기근속 장려, 복리후생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 정규직 직원들 내부에서는 업무나 호봉 등과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속인적으로 일괄 지급되고 있는 이상 적어도 이 사건 각 수당의 지급에 있어서는 자체직원과 법인직원이 동일한 비교집단에 속해 있다고 보아야 하거나, 이 사건 각 수당만큼은 자체직원에게도 법인직원과 동일하게 지급하는 것이 헌법 제11조 평등권의 대사인적 효력에 기한 사용자의 배려의무에 부합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적 처우 여부가 헌법상 상대적 평등의 개념을 포섭하는 이상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채용, 업무, 근로가치 등을 망라하여 동일 가치의 노동인지 여부가 같은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하고, 수당 또한 임금의 일부로 근로의 대가로서 지급되는 것이라는 측면에서 선택적으로 그 심사기준(동일한 비교집단인지 여부)을 달리보거나, 완화할 수 있다 보기 어렵다. 나아가 비교대상과 동일한 비교집단이라 볼 수 없어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헌법 제11조에 기한 사용자의 배려의무위반을 이유로 불법행위 책임 내지 부당이득 반환책임을 소구할 수 없다고 볼 것이다(일반적 균등의무 등에 따른 사용자 배려의무위반을 주장하여 불법행위나 부당이득을 소구하기 위하여도 적어도 그 위반 정도가 근로기준법 제6조 위반에 준하거나 비등할 정도임이 재판 과정에서 증명되어야 한다고 판단된다).

바)

원고들은 기숙사 자체직원 등 일부 무기계약직의 경우 정규직과 동일하게 이 사건 각 수당을 지급받기도 하므로, 원고들에 대한 차별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이 없을 경우 다른 동종‧유사한 근로를 제공하는 무기계약직의 취업규칙의 적용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와 별론으로(이 사건에서 쟁점이 되지는 않았다) 그와 같은 사정이 애초에 법인직원과 달리 채용되고, 달리 인사관리 되며, 담당 업무의 한계가 일정하게 정하여져 있는 원고들이 법인직원과의 본질적 동일성을 주장하는 근거가 되지는 아니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원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