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방법원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8. 12. 선고 2020가합502847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 A에 대하여 한 2019. 6. 5.자 견책의 징계처분 및 원고 B에 대하여 한 2019. 6. 19.자 경고의 징계처분은 각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피고는 1941. 5. 10.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5,800여 명을 사용하여 자동차 타이어 제조 및 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산하에 대전공장, 금산공장 및 중앙연구소 등을 두고 있다.

2)

원고 A은 2010. 10. 18., 원고 B는 1996. 8. 7. 피고에 각 입사하여 재직 중인 근로자이다.

3)

피고 소속 노동조합으로 상급단체를 D단체으로 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인 E노동조합(1962. 5. 31. 설립, 조합원 수 3,975명가량)과 상급단체를 F단체으로 하는 산업별 노동조합인 G노동조합 산하 H지회(2014. 11. 27. 설립, 조합원 수 412명가량, 이하 ‘이 사건 지회’라 한다)가 있는데, 원고들은 이 사건 지회 소속 조합원들이다.

나.

원고들에 대한 피고의 징계처분

1)

원고 A은 2019. 3. 5. 및 2019. 3. 7., 원고 B는 2019. 2. 11., 2019. 2. 27. 및 2019. 3. 19. 피고의 금산공장 본관동 앞에서 아래 표 ‘피켓팅 내용’란 기재와 같은 내용의 피켓을 들고 확성기, 스피커 등을 활용하여 1인 시위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시위’라 한다).

2)

피고는 2019. 3. 2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시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아래와 같이 원고 A에 대하여 ‘견책’의, 원고 B에 대하여 ‘경고’의 징계처분을 의결하고, 2019. 6. 5. 원고 A에게, 2019. 6. 19. 원고 B에게 이를 각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징계처분’라 한다).

다.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내용

피고가 2017. 10. 10. E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 및 피고의 취업규칙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각 시위는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 범위에 속하여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않고,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한 원고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시위를 하면서 ① 사전에 피고와 협의를 거치지 않았고, ②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이라 한다) 및 같은 법 시행령에서 정한 기준치를 넘어서는 소음을 유발함으로써 본관동에서 근무 중인 다른 직원들의 업무수행을 방해하고 피고의 시설관리권을 침해하였으며, ③ 주간조(08:00 ~ 17:00) 및 3교대 오후조(14:00 ~ 22:00)의 근무시간인 14:00경 이 사건 각 시위를 함으로써 타인의 취업을 방해하였고, ④ 피고 회사의 지속적인 중단 요구에도 불구하고 시위를 계속하여 사내 질서를 훼손하였다. 이는 단체협약 제63조를 위반한 것으로서 정당한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의 취업규칙 제87조 제10호, 제11호, 제28호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며, 시위 장소, 시위 횟수, 업무 방해의 정도 등에 비추어 징계양정도 적정하다.

3.

판단

가.

관련 규정과 법리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1호의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란 일반적으로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을 가리킨다고 할 것이나, 조합원이 조합의 결의나 구체적인 지시에 따라서 한 노동조합의 조직적인 활동 그 자체가 아닐지라도 그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을 때에는 그 조합원의 행위를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2. 24. 선고 2008다29123 판결 등 참조).

2)

사용자가 징계사유로 삼은 근로자의 행위가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배포인 경우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배포가 사용자의 허가를 받도록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노동조합의 정당한 업무를 위한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배포 행위까지 금지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그 행위가 정당한지 여부는 사용자의 허가 여부만을 가지고 판단하여서는 아니되고, 그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내용, 매수, 배포의 시기, 대상, 방법, 이로 인한 기업이나 업무에의 영향 등을 기준으로 노동조합의 정당한 업무를 위한 행위로 볼 수 있는지를 살펴본 다음 판단하여야 한다.

한편 노동조합 활동으로 이루어진 선전방송이나 배포된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에 의하여 타인의 인격․신용․명예 등이 훼손 또는 실추되거나 그렇게 될 염려가 있고, 또 그 선전방송이나 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사실관계의 일부가 허위이거나 그 표현에 다소 과장되거나 왜곡된 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선전방송이나 문서를 배포한 목적이 타인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노동조합원들의 단결이나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과 근로자의 복지증진 기타 경제적, 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또 그 선전방송이나 문서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보아 진실한 것이라면, 그와 같은 행위는 노동조합의 정당한 활동범위에 속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징계사유로 삼은 근로자의 행위가 선전방송이나 유인물의 배포인 경우 그 행위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7. 8. 18. 선고 2017다227325 판결 등 참조).

3)

집회의 목적․내용과 집회의 장소는 일반적으로 밀접한 내적인 연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집회의 장소에 대한 선택이 집회의 성과를 결정짓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집회장소가 바로 집회의 목적과 효과에 대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누구나 '어떤 장소에서' 자신이 계획한 집회를 할 것인가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만 집회의 자유가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되는 것이다. 따라서 집회의 자유는 다른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정당화되지 않는 한, 집회장소를 항의의 대상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을 금지한다[헌법재판소 2003. 10. 30. 선고 2000헌바67, 83(병합)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4)

한편 집시법 제14조 제1항, 구 집시법 시행령(2020. 9. 1. 대통령령 제3098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4조, [별표 2]는 주간에 주거지역, 학교, 종합병원, 공공도서관 외의 지역에서 확성기 등의 소음기준을 75dB 이하로 규정하면서, 소음은 관할 경찰서장(현장 경찰공무원)이 측정하고, 소음 측정 장소는 피해자가 위치한 건물의 외벽에서 소음원 방향으로 1 ~ 3.5m 떨어진 지점으로 하되, 소음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의 지면 1.2 ~ 1.5m 높이에서 측정하며, 그 외 측정방법 및 평가단위 등에 관한 사항은 「환경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항 제2호에 따른 소음 및 진동 분야 환경오염공정시험기준 중 생활소음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인정 사실

앞서 본 기초사실에 갑 제3 내지 5, 12호증,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노동조합 사무소 미제공 관련 공정대표의무 위반 사건 경과

가)

이 사건 지회를 산하에 두고 있는 G노동조합은 2016. 11. 7.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교섭대표노동조합인 E노동조합이 피고와의 2016년도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과정에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고, 피고가 G노동조합에 근로시간 면제 한도와 노동조합 전임자를 배분하지 않고 노동조합 사무소와 게시판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로 공정대표의무 위반행위에 대한 시정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를 신청하였다.

나)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 3. ‘피고가 2016년도 단체협약을 체결․ 이행하는 과정에서 G노동조합에 노동조합 사무소와 게시판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 등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피고에 노동조합 사무소와 게시판을 제공할 것 등을 명하고 G노동조합의 나머지 시정 신청 및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4. 12. ‘피고가 G노동조합에 노동조합 사무소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 등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고, 노동조합 게시판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는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 일부를 취소하고, 피고에 노동조합 사무소를 제공할 것 등을 명하며, 피고와 E노동조합의 나머지 재심신청과 G노동조합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다)

피고와 E노동조합은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3717, 65494(병합)호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8. 5. 3. ‘피고가 이 사건 지회에 노동조합 사무소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는 합리적 이유 없이 이 사건 지회를 차별한 것으로서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가운에 노동조합 사무소 관련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취소 청구 부분을 각하하고, 피고와 E노동조합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라)

이에 피고와 E노동조합이 서울고등법원 2018누47914, 2018누47921(병합)호로 항소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8. 10. 10. 이 사건 지회에 노동조합 사무소를 제공하지 않은 행위가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항소를 기각하였고, 피고와 E노동조합이 대법원 2018두62577, 2018두62584(병합)호로 상고하였으나 2019. 1. 31. 심리불속행으로 기각되어,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마)

그 후 피고는 2019. 2. 12. 및 2019. 2. 23. 이 사건 지회에 대전공장 I와 금산공장 J 홍보관에 노동조합 사무소를 제공하겠다고 제안하였으나, 이 사건 지회는 금산공장 J 홍보관의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2)

가처분신청 사건 경과

가)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들은 혼자 또는 여럿이서 2019. 2. 7.경부터 2019. 5. 13.경까지 자신들의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피고의 대전공장 및 금산공장의 각 본관 앞에서, 피고가 이 사건 지회 설립 전부터 존재하던 E노동조합에 제공한 노동조합 사무실에 준하는 접근성 있는 건물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해달라고 요구하면서 피켓 또는 현수막을 들고 확성기, 스피커 등을 사용하여 집회 및 1인 시위를 개최하였다.

나)

피고는 2019. 4. 4. 대전지방법원 2019카합50186호로 G노동조합 및 원고들을 비롯한 이 사건 지회의 조합원들을 상대로 하여 피고의 대전공장 및 금산공장의 본관 근처 특정 구역 내에서 1인 시위를 포함한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고, 그 밖의 구역 외에서 집회 및 시위를 함에 있어서 집시법 및 시행령에서 정하는 기존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 10명 이상이 집회 및 시위를 개최하는 행위, 1시간 이상 집회 및 시위를 개최하는 행위, 채권자를 비난하는 내용을 유인물에 기재하여 배포하거나 피켓․현수막에 기재하여 게시하는 행위를 금지하여 달라는 내용의 가처분신청을 하였다.

다)

위 법원은 2019. 7. 24. 원고들 등에 대하여 피고의 대전공장 및 금산공장의 본관 근처 특정 구역 내에서 집회 및 시위를 함에 있어서 집시법 및 시행령에서 정하는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와 10명 이상이 집회 및 시위를 개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나머지 신청은 기각하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들 등이 대전지방법원 2019카합50513호로 이의하였으나, 2019. 11. 25. 원결정이 인가되었다.

라)

원고들 등은 위 가처분인가결정에 대하여 대전고등법원 2019라259호로 항고하였고, 위 법원은 2019. 12. 17. 피고의 대전공장 및 금산공장의 본관 근처 특정 구역 내에서 집회 및 시위를 함에 있어서 확성기, 스피커 등을 사용하여 집시법 및 시행령이 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키는 행위를 금지하고, 피고의 나머지 신청(위 구역 내에서의 10인 이상의 집회 및 시위 금지 등)을 기각하는 내용으로 제1심 결정을 변경하는 내용의 결정을 하였다.

마)

이에 피고가 2020. 2. 24. 대법원 2020마5303호로 재항고하였으나, 2020. 4. 24. 재항고가 기각되었다.

다.

징계사유 인정 여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위 인정 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을 제2,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의 징계사유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이 사건 각 시위가 이루어진 경위나 전후 경과 등에 비추어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시위에 대하여 이 사건 지회의 묵시적인 수권 또는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지회로부터 이에 대한 공문이나 의견을 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각 시위가 ’노동조합의 업무를 위한 행위‘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2)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 사무실이 가지는 중요성을 고려하면, 사용자가 단체협약 등에 따라 교섭대표 노동조합에게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한 이상,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에게도 반드시 일률적이거나 비례적이지는 않더라도 상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일정한 공간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두40655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피고에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해달라는 주장은 근로자들의 단결강화에 도움이 되는 행위에 해당하고, 설령 그 주장에 원고들이 소속된 이 사건 지회가 원하는 위치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 자체만으로 목적이 부당하다 할 수는 없다.

3)

이 사건 징계사유는, 원고들이 이 사건 시위를 함으로써 ‘회사 질서를 문란하게 하고(취업규칙 제87조 제10호), 취업시간 중에 취업을 태만히 하거나 타인의 취업을 방해하고(같은 조 제11호), 회사의 사규나 금지사항 및 기타 준수사항 등을 위반하였다(같은 조 제28호)’는 것으로, 이러한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징계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피고에게 있다. 한편 집회 및 시위는 자신의 의견을 타인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어서 소음의 동반은 필연적이므로 인근의 사람들은 적정한 정도의 소음을 용인하여야 하나, 그렇다 하더라도 타인의 사생활, 업무 등의 권리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며 이와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집시법은 이를 반영하여 일정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인근의 사람들을 소음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소음이 이 기준을 넘는지 여부는 참을 한도를 정하는 데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그런데 5회에 걸친 이 사건 각 시위는 15분 내지 30분 이내에 종료되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각 시위 당시 집시법에서 정한 기준치를 초과한 소음이 발생하였다고 인정할 분명한 증거가 없다. 먼저 을 제2호증의 1 내지 5로 제출된 사진들은 그 중 을 제2호증의 4, 5만 원고들에 대한 것으로, 원고들이 1인 시위를 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과 소음측정기를 촬영한 사진이 나란히 편집되어 있는데, 소음측정기에 나타난 수치가 얼마인지 알아보기 어려울뿐더러, 측정시기 및 방법 등을 확인할 객관적인 자료가 나타나 있지 않다. 을 제9호증으로 제출된 영상에는 소음측정기에 집시법에서 정한 소음기준치인 75dB를 초과하는 소음이 측정된 것으로 나타나 있기는 하나, 위 영상에는 오로지 소음측정기만 촬영되어 있을 뿐 시위 모습 등 주변 정황이 촬영되어 있지 않은 데다가 노동가 등 음악소리 외에 구호를 외치는 소리 등이 녹음되어 있지 않으므로, 2019. 2. 7.경부터 2019. 5. 13.경까지 피고의 금산공장 본관동 앞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시위들 중 어느 시위에서 발생된 소음을 측정한 것인지 객관적으로 확인하기 어렵고, 위와 같은 수치가 집시법 및 그 시행령에서 정한 것에 준하는 방법에 의하여 측정되었는지도 불분명하다. 또한, 을 제1호증으로 제출된 진술서 4건은 1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업무를 방해받았다는 일시가 특정되어 있지 않고, 나머지 1건의 경우 업무를 방해받았다는 일시가 2019. 2. 8. 14:10경이어서 이 사건 각 시위와 그 일시가 상이하므로, 이 사건 각 시위의 구체적인 소음 정도를 증명할 수 있는 증거라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2019. 2. 7.경부터 2019. 5. 13.경까지 피고의 금산공장 본관동 앞에서 이루어진 일련의 시위들에서 집시법과 및 그 시행령에서 정한 소음기준치를 넘어선 소음이 발생한 적이 있다 하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그러한 소음이 이 사건 각 시위 당시 발생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각 시위를 하면서 관계법령에서 정한 소음기준치를 초과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의 취업을 방해하였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

4)

원고들은 이 사건 각 시위를 하면서 ’착취경영 그만하고 사원위한 경영하라‘, ’일 시킬 땐 가족이고 돈 나눌 땐 머슴이냐‘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사용하였다. 위 문구는 다소 과격한 표현 등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근로조건의 개선 및 근로자의 경제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내용으로 볼 수 있고, 경영진 등에 대한 허위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거나 그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유인물을 배포한 것도 아니므로, 이로써 피고나 피고 소속 경영진의 명예가 훼손되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

5)

원고들은 자신들의 근무시간 외의 시간에 이 사건 각 시위를 하였으므로, 원고들이 이 사건 시위를 함으로써 자신의 취업을 태만히 하였다거나 피고의 노무지휘권을 침해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6)

이 사건 각 시위는 이 사건 지회에게도 E노동조합에게 제공한 노동조합 사무실에 준하는 접근성 있는 건물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해달라는 것이고, 이를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사람은 금산공장의 본관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집회장소는 그 집회 및 시위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지고 있으므로, 위 본관 앞에서의 집회 및 시위를 제한함에 있어서 신중하여야 하고, 외부 방문객들이 자주 방문하는 건물이라는 이유만으로 위 건물 앞에서의 시위가 부당하다고 볼 수는 없다.

바.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모두 무효라 할 것이고, 피고가 이를 다투고 있는 이상 그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명수(재판장) 김미경 김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