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19. 4. 1. 개정한 피고의 차량운행보조비 지급기준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는 시멘트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1996. 1. 15. 피고에 입사하여 현재 피고의 부장으로 재직 중이다.
피고의 차량운행보조비 지급규정 및 차량운행보조비에 관한 지침 등
피고는 아래와 같은 내용의 차량운행보조비 지급규정(이하 ‘이 사건 지급규정’이라 한다)을 두고 그에 따라 피고의 근로자 중 차장 직급 이상의 근로자에게 차량운행보조비를 지급하여 왔는데, 부장 직급의 근로자에게는 매월 150,000원의 현금과 75리터의 유류에 상응하는 130,000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지급하였고, 차장 직급의 근로자에게는 120,000원의 현금과 45리터의 유류에 상응하는 80,000원 상당의 주유상품권을 지급하였다.
피고는 1983. 5. 1. 이 사건 지급규정을 제정한 이후 여러 차례 개정을 거쳐 적용하여 오다가 2018. 7.경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이 사건 지급규정을 폐지하는 대신 내부 품의서(제목 : 차량운행보조비 제도 변경 및 법인렌터카 도입의 건)를 통하여 차량운행보조비에 관한 지급근거를 사규에서 품의로 변경하고, 지급내용을 아래와 같이 종전의 매월 현금과 주유상품권(부장 28만 원, 차장 20만 원)을 지급하던 것에서 매분기 현물인 유류(부장은 최대 550ℓ, 차장은 최대 400ℓ)를 지급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이하 ‘종전 지급기준’이라 한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지급규정에 따라 2018. 7.경 이전까지 피고로부터 ‘교통비’ 내지 ‘현대차량보조’ 명목으로 매월 15만 원의 현금과 13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받았고, 2018. 7. 이후부터는 피고로부터 일정한 신용한도가 부여된 주유소 맴버쉽 카드를 교부받아 그 카드를 이용하여 부여된 신용한도 내에서 무상으로 주유소에서 유류를 제공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을 제1 내지 2,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및 판단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는, 피고는 취업규칙에 해당하는 종전 지급기준을 이 사건 지급기준으로 개정하면서 부장과 차장 직급의 근로자에게 제공하였던 차량운행보조비를 감액하여 불이익하게 변경하였음에도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정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지급기준은 무효라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피고가 일정 직급 이상의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차량운행보조비는 직원이 소요하는 업무활동지출비용에 대한 보전에 불과하여 임금이라고 볼 수 없어 그 지급여부, 지급기준, 지급방법은 피고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는 경영사항이고, 이러한 경영사항을 정한 이 사건 지급기준은 회사 내부적으로 작성한 기안문서를 상급자가 결재방식으로 정하는 사내 업무지침일 뿐 취업규칙에 해당하지 않고, ② 설령 이 사건 지급기준이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매분기별 차량운행보조비의 실제 지급내역 등을 분석하여 차장 이상 직급의 차량운행보조비의 지급한도액을 감액하되, 그 지급대상을 과장 직급의 직원까지 확대하여 피고 소속 전체 근로자들의 이익에 부합하는바, 이 사건 지급기준의 변경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므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정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유효하다고 주장한다.
판단
이 사건 지급기준이 취업규칙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조문 및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93조는 다음과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제93조 소정의 취업규칙이라 함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하고(대법원 1992. 2. 28. 선고 91다30828 판결 참조), 위 근로조건이라 함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에서 임금․근로시간․후생․해고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조건을 말한다(대법원 1992. 6. 23. 선고 91다19210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 갑 제5호증의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지급규정을 제정한 이후 일정 직급 이상의 근로자에게 차량운행보조비를 지급하여 왔던 점, ② 이 사건 지급규정 제3조에서 ‘총무담당부서에서 지급방법 등을 결정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지급규정에서 [표]로 차량운행보조비의 지급대상, 지급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어서, 피고의 총무담당부서는 이 사건 지급규정에 따르되 구체적인 지급시기, 지급방법 등 지급절차에 관하여만 결정하는 것일 뿐 위 기준을 벗어나 차량운행보조비 지급을 임의로 결정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지급규정을 2018. 7.경 근로자 과반수 동의로 폐지하였으나, 그와 동시에 품의서 형식으로 종전 지급기준을 정하였던 점, ④ 피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지급규정을 폐지하면서 근로자들에게 기존과 같이 차장 이상 직급의 근로자들에게 기존과 동일한 경제적 가치 상당(부장 : 월 28만원, 차장 : 월 20만 원)의 차량운행보조비를 지급할 것이라고 설명하였고, 실제 동일한 경제적 가치 상당의 차량운행보조비를 지급하였던 점, ⑤ 피고의 주장과 같이 차량운행보조비가 임금에 해당하지 않고 실비변상적 금품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기준법 제93조 제6호의 ‘근로자의 식비, 작업 용품 등의 부담에 관한 사항’으로서 취업규칙에 규정되어야 하는 근로조건으로 봄이 상당한 점, ⑥ 피고가 이 사건 지급규정을 폐지한 후에도 내부 품의서 형식으로 종전 지급기준 및 이 사건 지급기준을 정하여 위 각 지급기준에 따라 차량운행보조비를 지급하였던 점, ⑦ 종전 지급기준과 이 사건 지급기준은 차량운행보조비 지급대상, 자격, 방식, 시기, 기준을 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종전 지급기준과 이 사건 지급기준은 차량운행보조비의 성격과 무관하게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근로조건을 정한 취업규칙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를 포함한 부장 및 차장 직급의 근로자들에게 차량운행보조비를 감액하여 지급하는 내용으로 종전 지급기준을 이 사건 지급기준으로 변경하면서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지급기준은 무효이다.
이 사건 지급규정의 변경이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여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리고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이러한 판단은 개정 당시의 상황을 근거로 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32522,32539 판결 참조).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지급기준의 변경으로 차량운행보조비의 지급대상 근로자가 더 확대된 사실은 앞서 본 바 같으나, 이러한 사실만으로 원고와 같은 차장 이상 직급의 근로자를 포함하여 피고 소속 전체 근로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절차를 거칠 수 없을 만큼의 급박한 경제적 사정이 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음에도 이 사건 지급기준의 변경으로 차장 이상 직급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이나 기타 이익이 되는 요소는 전혀 없이 차량운행보조비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도록 일방적인 불이익만 감수하도록 하였는바, 차량운행보조비의 실제 지급내역 등을 고려하여 차량운행보조비 지급대상이 확대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근로자 집단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지급기준은 무효이고, 피고가 이 사건 지급기준이 유효하다고 다투고 있는 이상 그 무효를 확인할 이익도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명수(재판장) 김미경 김현영
각주1) 근로기준법 제94조(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