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 지위 등
피고는 공간정보체계의 구축 지원, 공간정보와 지적제도에 관한 연구 등을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국가공간정보 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들은 피고에서 근무하다가 별지 청구금액표 ‘퇴직일’란 기재 날짜에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피고의 임금피크제 도입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위한 합의를 진행하였고, 2015. 9. 24.경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 도입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피고는 위 합의서 내용을 기초로 2015. 12. 15.경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이하 해당 규정을 ‘이 사건 운영규정’이라 하고, 이 사건 운영규정을 통해 시행된 임금피크제를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을 제정하였고, 이 사건 운영규정은 2016. 1. 1.부터 시행되었다.
이 사건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노동조합의 동의만을 받았을뿐, 원고들을 포함한 비조합원들로부터는 동의를 받지 않았으므로, 비조합원인 원고들에 대하여는 불리하게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될 수 없고, 연봉액에 관하여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보다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근로계약이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이 사건 운영규정을 적용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임금 감소분만큼의 이익을 얻고, 그로 인하여 원고들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피고는 원고들에게 임금 감소분 상당의 금원을 반환하여야 한다.
판단
사용자가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의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를 받아야 한다(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여기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유무를 불문한 전체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고,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중 조합원 자격을 가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므로, 정년퇴직 연령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의 기존 퇴직규정을 변경하고 이에 관하여 기존 퇴직규정의 적용을 받던 근로자 전체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은 경우 그 취업규칙의 변경은 적법·유효하다(대법원 2009. 11. 12. 선고 2009다49377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과반수로 구성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변경된 취업규칙은 개별적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비노조원 내지 일정직급 이상으로서 노동조합에 가입할 자격은 없는 근로자에게도 당연히 적용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사건 운영규정에 의한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하므로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에 의한 동의를 요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는 피고의 근로자 전체이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피고의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시행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이 사건 운영규정은 취업규칙의 변경에 관한 절차적 요건을 충족하여 적법·유효하다. 따라서 이 사건 운영규정은 임금피크제의 도입에 동의하지 않은 비조합원인 원고들에게도 당연히 적용된다.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8다20070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4조, 제94조 및 제97조의 규정 내용과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 대법원 2018다200709 판결이 설시한 법리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근로조건을 개별 근로계약에서 따로 정한 경우에 한하여 적용될 수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피고와 원고들 사이에 이 사건 운영규정에 우선하는 유리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사실’을 증명하여야 할 것인데,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운영규정에 우선하는 개별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들은 ‘이 사건 운영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원고들에게 적용되던 취업규칙인 피고의 급여규정에 따른 임금액이 원고들의 개별 근로계약의 내용이 되었으므로, 피고의 급여규정에서 정한 내용으로 개별 근로계약이 체결되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① ‘근로계약에서 개별적으로 정해진 근로조건’과 ‘취업규칙에 의하여 정해진 근로조건’은 주체, 요건, 효과를 달리하는 점, ② 근로기준법이 제4조에서 개별근로계약에 대하여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외에 별도로 제94조에서 취업규칙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과반수 노동조합 내지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한 취지 등을 고려하여 볼 때, ‘불이익하게 변경되기 이전의 취업규칙이 적용된 경우’를 위 대법원 2018다200709 판결의 법리가 적용되는 ‘변경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개별 근로계약이 존재하는 경우’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국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거나 이 사건 운영규정이 원고들에게 적용될 수 없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적용하여 임금을 삭감한 것이 원고들에 대하여 법률상 원인 없이 이익을 취득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기선(재판장) 현재언 최윤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